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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더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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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완결

사우더
작품등록일 :
2024.05.08 21:46
최근연재일 :
2024.06.01 22:30
연재수 :
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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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8
추천수 :
80
글자수 :
133,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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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1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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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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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14화 닭튀김(3)

DUMMY

바삭!

후라이드 치킨에 포크를 꽂아 넣자, 튀김옷에서 소리가 났다.


과연 갓 튀긴 튀김다운 반응이었다.


그대로 조심스레 후라이드 치킨을 입안으로 가져가서 크게 한입.


황금빛 튀김옷과 함께 새하얀 속살이 입안으로 들어왔다.


적절하게 된 염지와 튀김옷에서 느껴지는 후추향.


후라이드 치킨의 기본기에 충실한 맛.


일반적인 치킨이라면 이걸로 충분했다.


하지만 이 둘로는 부족하다는 듯이 숨은 주연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게 진짜 고기 맛이라고?’


릴리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자신이 먹던 후라이드 치킨을 바라보았다.


한입 베어 문 치킨의 단면에는 육즙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런 닭튀김은 처음 먹어 봐.’


포장마차에서 일하면서 릴리는 호크가 해주는 음식들을 여럿 맛보았다.


그중에는 닭튀김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본래 닭튀김은 닭고기가 지닌 본연의 맛보다는 염지와 튀김옷의 맛으로 먹는 음식이다.


그러나 이 닭튀김은 달랐다.


속살에 촉촉하게 스며들어 있는 육즙과 고기가 지닌 감칠맛이 염지와 튀김옷에 전혀 뒤지지 않았다.


도리어 그 둘을 포용하여 제 존재를 한층 높은 영역으로 끌어올리고 있었다.


‘고기가 다르다고 이렇게 차이가 난다니.’


릴리에게는 여러모로 충격이었다.


이전에 먹었던 로크 버드의 살코기로 만든 닭꼬치도 맛있지만, 그래도 닭고기의 범주 내였다.


반면에 코카트리스의 살코기는 닭고기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격이 달랐다.


어째서 이 고기가 고가에 거래되는 알 것 같았다.


식재료 자체가 미친 듯이 맛있으니, 그야 비싸게 팔릴 수밖에.


릴리가 정신없이 치킨에 몰두하고 있을 때, 호크가 무언가 담긴 그릇을 건넸다.


그것은 시큼한 향이 나는 물에 잠겨 있는 큐브 모양의 새하얀 물체였다.


“여기 치킨무”


무초절임이라고도 불리는 치킨과 궁합이 좋은 곁들임 반찬이었다.


치킨을 먹는데 치킨무가 빠진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만드는 방법도 어렵지 않았다.


설탕, 식초, 물, 소금을 섞어서 만든 단초물에 깍둑썰기한 무를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해서 숙성해주는 게 전부였다.


‘치킨무가 닭튀김이랑 잘 어울리는 건 알고 있지만, 코카트리스 고기랑도 잘 어울릴까?’


릴리는 먹던 치킨을 내려놓고 치킨무를 먹어보았다.


무 특유의 아삭아삭한 식감과 함께 초절임의 시큼한 맛이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재차 치킨을 먹자, 치킨의 맛이 한층 도드라졌다.


‘닭튀김과 치킨무는 재료가 달라져도 찰떡궁합이구나!’


릴리가 치킨과 치킨무의 조합으로 후라이드 치킨을 즐기고 있을 때.


앨리스는 간장 치킨에 도전하고 있었다.


그녀는 닭꼬치를 먹을 때도 간장 닭꼬치를 가장 선호했다.


그렇기에 흑갈색 간장 소스를 보자 기대감을 가졌다.


과연 이 간장 치킨은 이전에 먹은 간장 닭꼬치만큼 맛있을까?


앨리스를 간장 치킨을 베어 물었다.


걸쭉한 간장 소스로 범벅이 되었음에도 튀김옷은 눅눅한 느낌이 없이 바삭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본래 치킨이 가진 맛에 간장 소스의 달콤짭짤한 맛이 더해졌다.


간장 소스의 진한 맛은 자칫하면 치킨의 맛을 덮어버릴 수 있었다.


그러나 코카트리스 고기의 감칠맛이 자칫 지나칠 수 있는 소스의 맛을 중화했다.


후라이드 치킨에서 느껴졌던 맛의 조화와는 달랐다.


도리어 넘쳐나는 맛을 한계까지 수용하여 아슬아슬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여기서 한 발짝이라도 벗어나면 지나치게 달거나 짜진다.


그렇게 되면 소스는 물론, 치킨의 맛까지 버리게 된다.


간장 치킨은 그 빠듯한 경계선 위에서 위험천만한 맛의 곡예를 펼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곡예를 볼 때는 꼭 지참해야 하는 물건이었다.


바로 마실 거리다.


호크는 기포가 보글보글 올라오는 흑갈색 음료를 앨리스에게 건넸다.


“탄산수잖아? 그런데 왜 이렇게 검어?”

“콜라라는 거야.”


호크가 앨리스에게 제공한 것은 그가 만든 수제 콜라였다.


핵심 재료는 톡 쏘는 느낌을 주는 탄산수, 색과 맛을 내는 캐러멜시럽, 그리고 시큼한 맛과 향을 내는 라임이었다.


이 세 가지를 토대로 이런저런 향신료를 섞어보며 시행착오 끝에 만들어낸 것이 눈앞의 콜라였다.


진짜 콜라에 비교하면 손색이 있었지만, 그래도 콜라라고 부를 수 있는 수준이라고 자부할 수 있는 맛이었다.


‘이거 괜찮은 건가?’


앨리스는 기포가 올라오는 검은 액체를 보며 긴가민가했다.


호크가 내놓은 걸 보면 먹을 수 있는 게 분명하기는 한데······.


구정물을 연상케 하는 흑갈색은 도저히 신뢰가 가지 않았다.


이에 아트라가 자신이 먼저 먹어보겠다며 앞발을 들었다.


앨리스는 마나를 통해 아트라의 의지를 읽어냈다.


‘이쪽은 환수이니 먹다가 무슨 일이 생겨도 괜찮다고?’


주인을 지키겠다는 희생정신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새로운 음료수에 대한 호기심에 가까웠다.


“좋아, 알았어.”


앨리스는 스푼으로 콜라를 떠서 아트라에게 주었다.


“······!!”


콜라를 마신 순간, 아트라의 새하얀 털이 곤두섰다.


“아, 아트라? 괜찮은 거 맞지?”


그 격렬한 반응에 앨리스는 순간 당황했다.


다음 순간.


둠칫, 두둠칫!

아트라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입안에서 터지는 탄산의 느낌을 춤으로 표현하는 모습은 퍽 우스꽝스러웠다.


앨리스는 아트라가 왜 저런 반응인지 궁금하여 직접 콜라를 마셔보았다.


그러자 톡톡 터지는 탄산의 청량감과 함께 캐러멜시럽의 달콤함이 느껴졌다.


“푸하아!”


콜라가 든 잔을 입에서 떼자, 앨리스는 저도 모르게 탄성을 내질렀다.


술처럼 기름진 음식을 씻어주지만, 술 특유의 취하는 느낌이 없었다.


술의 취하는 느낌을 싫어하는 앨리스로서는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음료였다.


“간장 치킨도 맛있지만, 이 콜라라는 것도 마음에 드네.”


나빴던 첫인상은 콜라의 목 넘김과 함께 사라졌다.


앨리스의 의견에 찬성하는지 아트라는 긍정의 춤을 추었다.


거미 공주가 새로운 마실 거리를 즐기는 동안, 그녀의 연인은 양념 치킨에 손을 대고 있었다.


잭스는 양념 치킨의 불그스름한 소스를 유심히 관찰했다.


양념 치킨의 소스는 간장 치킨의 배 이상 많은 느낌이었다.


튀김옷의 바삭한 느낌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으나, 소스가 스며들어 촉촉한 느낌이 더 강했다.


‘그냥 닭튀김이나 간장 소스랑은 결이 다른 느낌인걸.’


생소한 느낌이지만, 그렇기에 도전하는 맛이 있었다.


잭스는 소스로 끈적거리는 양념 치킨을 한입 베어 물었다.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새콤달콤한 맛이었다.


이는 양념 치킨의 빨간색이 토마토의 색이라고 주장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를 부정하듯이 뒤따라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맛이 있었다.


바로 매운맛이었다.


다른 맛들에 의해 희석되었음에도 그 날카로운 칼날을 완전히 숨길 수는 없었다.


‘매워, 맵지만. 맛있어!’


매운맛은 분명 주역이었지만, 단독 주인공은 아니었다.


시큼한 맛, 달콤한 맛, 짭짤한 맛이 매운 맛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다양한 맛들이 날뛰는 무대는 코카트리스 살코기의 감칠맛이었다.


후라이드 치킨이 균형.

간장 치킨이 곡예였다면.

양념 치킨은 축제였다.


여러 맛이 뒤죽박죽 섞이며 혀 위에서 신나게 날뛰었다.


다양한 맛이 폭죽처럼 터지는 가운데, 고기 본연의 맛이 다른 맛들이 흩어지지 않도록 단단하게 중심을 잡고 있었다.


‘이거 술이 당기는데.’


다양한 맛의 향연은 다르게 말하면 수많은 자극이었다.


그리고 지나친 자극은 혀를 피로하게 만들기 마련이다.


그럴 때는 이를 씻어내 주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호크는 잭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눈치채고 술잔을 건네주었다.


“여기 맥주.”

“오, 센스 좋은데.”


잭스는 사양하지 않고 잔에서 찰랑거리는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맥주 특유의 향과 함께 술의 청량감이 입안을 말끔하게 씻어주었다.


“후우······. 닭튀김과 맥주. 상당히 위험한 조합이야.”


치킨과 맥주는 호크의 전생에서도 검증된 조합이었다.


그 조합의 강력함은 이 세계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치킨을 즐기고, 맥주로 내려보낸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연쇄였다.


이를 멈출 방법은 오직 하나.


치킨과 맥주가 떨어지는 것뿐이었다.


세 사람이 저마다의 방법으로 요리를 즐기는 모습에 호크는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


* * *


“잘 먹었어!”

“콜라라는 거 마음에 들더라. 다음에 또 먹으러 올게.”


식사를 마친 잭스와 앨리스는 포장마차를 나섰다.


잭스가 술을 많이 마시기는 했지만, 오러 능력자이니 문제 될 건 없으리라.


맥주는 알코올 도수가 높지 않은 데다 강화된 신체 능력은 주량도 포함되어 있으니까.


‘술 마셨다는 걸 핑계로 서로 달라붙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어른의 사정까지 호크가 신경 쓸 일은 아니었다.


호크와 릴리는 자리를 정리하며 저녁 장사 준비를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그릇을 치우고 식탁을 닦던 중 릴리가 말했다.


“저기,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는데요.”

“뭔데?”

“어째서 저를 위해 이렇게까지 해주시는 건가요?”


릴리는 호크의 호의에 의문을 표했다.


호크에게 훈련받기 시작했을 무렵에는 단순히 선배 모험가로서 후배를 챙겨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잭스와의 대련을 보여주거나, 앨리스와의 대련을 주선하는 건 단순한 호의의 영역을 넘어섰다.


“저한테 사심이 있는 거라면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호크 씨한테는 그런 게 전혀 느껴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릴리는 더더욱 혼란스러웠다.


어째서 호크가 자신에게 이렇게까지 잘해주는 건지 이유를 알 수 없었으니까.


이에 호크는 멋쩍은 듯 뒤통수를 긁적이며 말했다.


“별거 아니야. 내가 신참내기였던 시절에 주위에서 받았던 만큼 후배인 너한테 해주고 있는 것뿐이야.”


신참내기 F등급 모험가에서 A등급 모험가가 될 때까지 수많은 이들의 도움이 있었다.


상태창이나 타고난 재능이 있었다고 해도 주변의 도움과 인연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으리라.


“여러 만남과 인연의 끝에 내가 이렇게 살아있듯이. 나도 똑같이 돌려주는 거지.”


릴리는 부담스러웠던 모양이지만, 호크에게는 별로 부담될 만한 일이 아니었다.


오랜만에 만난 동료의 요구를 들어주는 김에 상위 모험가의 싸움을 견학시켜 주고.


새로 얻은 식재료로 만들 요리를 나누어주는 김에 성장을 도울 단초를 제공한다.


비싼 식재료를 쓰는 요리는 더더욱 문제 될 게 아니었다.


어차피 호크가 쓰는 식재료의 태반은 더럽게 비싸거나 가치를 책정할 수 없는 물건들이었다.


그걸 아무렇지 않게 사용할 수 있는 이유는 본인이 제작자거나 제작자와 협력하는 대신 무상으로 받고 있기 때문이었다.


“······.”

“이걸로는 납득할 수 없는 모양이네.”

“네, 별거 아니라는 설명을 들어도 마음에 켕기는 느낌이 있어서······.”

”정 마음에 걸린다면, 너도 나중에 네가 여유가 되는 선에서 후배들을 도와주면 돼.”


선의가 반드시 통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선의로 인해 도움을 받는 사람은 분명 존재한다.


포장마차에서 배고픈 아이에게 따뜻한 한 끼를 주는 것처럼.


“······네, 알겠어요!”


그제야 릴리는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그녀는 한결 후련해진 얼굴로 종업원 일을 재개했다.


호크 역시 멈추었던 손을 움직이며 저녁 장사 준비에 힘썼다.


그렇게 오늘도 모험가 길드 앞 포장마차는 영업을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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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0화 고기야채찜(4) 24.05.27 3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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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화 고기야채찜(2) 24.05.25 47 3 12쪽
17 17화 고기야채찜 24.05.24 42 1 11쪽
16 16화 부침개(2) 24.05.23 44 2 12쪽
15 15화 부침개 24.05.22 51 3 11쪽
» 14화 닭튀김(3) 24.05.21 51 3 12쪽
13 13화 닭튀김(2) 24.05.20 54 3 12쪽
12 12화 닭튀김 24.05.19 61 3 12쪽
11 11화 닭꼬치 24.05.18 55 3 12쪽
10 10화 계란찜 24.05.17 64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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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화 돈가스(2) 24.05.14 78 6 12쪽
6 6화 돈가스 24.05.13 90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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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화 완당(2) 24.05.11 100 6 12쪽
3 3화 완당 +3 24.05.10 115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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