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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완결

사우더
작품등록일 :
2024.05.08 21:46
최근연재일 :
2024.06.01 22:30
연재수 :
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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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2
추천수 :
80
글자수 :
133,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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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5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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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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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8화 고기야채찜(2)

DUMMY

지상에서 공중으로 내려온 뒤 일행은 아트라에서 내려 도보로 이동했다.


들킬 가능성을 걱정한 것도 있지만, 합류를 우선한 판단이었다.


“레베카, 애쉬의 위치는?”

“잠시만.”


레베카는 품에서 수정이 달린 목걸이를 꺼냈다.


아군이 떨어졌을 때 합류를 위해 사용하는 마법 도구로 한 쌍이 되는 수정을 향해 끌어당기는 성질이 있었다.


상위 등급 모험가라면 분단되었을 때 서로를 찾을 수 있도록 이런 장비를 준비하는 게 당연했다.


“이쪽이야. 반응으로 볼 때 상당히 가까운 곳에 있어.”

“좋아, 내가 선두에 선다. 잘 따라오라고.”


레베카가 방향을 가르쳐주자, 호크는 앞장서서 일행을 이끌었다.


[길 찾기]

[빠른 탐색]

[흔적 죽이기]

[단체 은신]


스킬의 힘으로 길을 찾으면서 동료들이 들키지 않도록 유도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정이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근처에 짝이 되는 수정이 있다는 신호였다.


‘저기구나.’


호크는 근처 나무에서 인기척이 느껴지자, 일행을 멈춰 세웠다.


동시에 나무에 숨어있던 인물이 아래로 내려왔다.


호크가 착용하고 있는 은신 장비와 비슷한 우비를 뒤집어쓰고 있는 남자였다.


그가 바로 궁귀(弓鬼)라는 이명을 지니고 있는 A등급 모험가, 애쉬였다.


그는 레베카의 얼굴을 확인하자 안도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생각보다 빨리 왔네, 레베카.”

“아트라를 타고 공중에서 날아왔어.”

“거미 환수인가. 호크가 붙어 있었으니 이것저것 마법을 썼겠지. 빠를 만도 해.”


무뚝뚝한 얼굴과 달리 애쉬의 어투에는 부드러움이 묻어났다.


레베카 역시 목소리 톤이 은연중 밝아져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두 사람은 연인 관계였다.

분명 레베카 쪽이 먼저 대시했다 들었다.


마음 같아서는 이대로 두 사람만의 시간을 주고 싶었지만, 상황이 좋지 않았다.


“두 사람이 이야기하는데 끼어들어서 미안하지만, 던전 쪽 상황은 어때?”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너무 늦었다.”

“······그건 이 비구름이랑 연관이 있는 거야?”


호크의 물음에 애쉬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교도 놈들이 대악마를 소환했어.”


그 자리에 있던 전원의 표정이 일제히 굳어졌다.


대악마라면 A등급을 넘어서 S등급 안건으로 S등급 모험가는 물론, 왕국 기사단과 만신전의 멸마대가 직접 움직일 정도의 문제였다.


“우려했던 게 현실이 되었나. 소환된 악마에 대한 정보는?”

“외형은 이마에 큰 뿔을 가진 하얀 고래처럼 생겼다. 거기에 전신이 보석처럼 반짝이는 비늘을 달고 있더군.”


거기까지 설명을 듣자, 호크가 보유하고 있는 스킬이 반응했다.


[악마전서]


“······포르네우스. 물을 다루는 대악마구나.”


다른 이름으로는 백경(白鯨), 즉 하얀 고래라고도 불린다.


사교 집단의 이름이 하얀 고래인 이유도 포르네우스를 숭배하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아무리 대악마라고 해도 던전의 비구름을 바깥으로 날리는 건 어떻게 한 거지?”

“그건 포르네우스가 던전 코어를 삼켜서 그럴 거야.”


던전 코어.

말 그대로 던전이라는 아공간을 형성하는 핵을 의미한다.


본래 던전 코어는 아공간 내부의 몬스터를 모두 토벌하면 모습을 드러낸다.


이 던전 코어를 완전히 부수어 던전을 폐쇄해야만 던전 공략이 완수된다.


하지만 간혹 모종의 이유로 던전 코어를 몬스터가 삼키는 경우가 있다.


던전 코어를 삼킨 몬스터는 존재 자체가 뒤틀리며 던전의 지배자가 된다.


이렇게 변모된 몬스터를 레이드 보스 몬스터라고 부른다.


“잠깐, 그 말은 포르네우스가 대악마인 동시에 레이드 보스라는 거야?”

“정확히는 대악마의 소환 의식에 던전을 끼워 넣은 느낌이야.”

“어느 쪽이든 이제까지 들어본 사례라는 게 문제네.”


대악마인 동시에 레이드 보스라니,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감이 오지 않았다.


‘냉정하게 생각하자. 최악을 상정해야 해.’


본래 가지고 있는 대악마의 힘에 더해 레이드 보스의 힘이 더해져 터무니없이 강해졌을 가능성이 있었다.


그 증거로 침식된 공간 바깥으로 비구름을 뻗치고 있지 않은가.


‘아무리 포르네우스가 물을 다루는 악마라고 해도 이 정도로 광범위한 기상 조작을 단시간에 하는 건 불가능해.’


악마는 마계에서 찾아오는 이방인, 일종의 이물질이다.


계약을 통해 힘을 빌려주는 거면 모를까, 다른 세계로 소환되면 보통 힘이 약화하기 마련이다.


‘우선 힘이 그대로이거나 더 강해진 것으로 보고 움직인다.’


정확한 정보가 없는 이상 나머지는 직접 확인해 보는 수밖에 없었다.


“우선 위력정찰부터 하자. 애쉬, 포르네우스와 사교도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어?”

“포르네우스는 모르지만, 사교도는 알고 있어. 던전 중앙에 있는 섬이다.”

“좋아, 먼저 거기부터 가보자.”


대악마와 사교도, 어느 쪽도 처리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였다.


그렇다면 이쪽에 대해서 모르고 있을 때 사교 집단의 수를 줄이는 쪽을 골랐다.


어차피 사교도를 때리고 있으면 포르네우스는 알아서 올 게 분명하니까.


‘문제는 물이 가득한 던전 내부를 어떻게 이동하느냐인데.’


그거라면 마침 끝내주는 게 있었다.


호크는 앨리스를 곁눈질하더니 떠올린 작전을 설명했다.


“그거 좋은 생각인데?”

“나는 찬성!”


잭스와 앨리스는 좋은 작전이라며 찬성을 표했다.


“아니, 진짜 그렇게 한다고? 너무 막무가내 아니야?”


비교적 상식인인 레베카는 어처구니없어했다.


“막무가내라는 건 동의하지만, 나쁜 작전은 아니야.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까. 여기서는 속전속결이 나아.”


애쉬는 레베카의 의견에 동의하면서도 냉정하게 작전을 평가했다.


“좋아. 들키기 전에 사교도를 모조리 쓸어버리자고.”


작전명 <목격자가 없으면 암살이다>의 시작이었다.


* * *


던전의 한중간에 있는 섬,


사교 집단이 세운 거점에서 두 명의 악마 숭배자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주교님,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부주교인가. 현재까지는 문제없이 잘 되고 있다네.”

“다행이네요. 무리를 해서 던전 한복판에 제단을 세운 보람이 있었습니다.”


부주교라고 불린 사내는 거점 내부를 둘러보며 말했다.


섬 안쪽의 동굴을 깎아내서 만든 제단은 신전을 연상케 했다.


단지 숭배의 대상이 신이 아니라 악마라는 점이 달랐을 뿐.


“그래, 던전 내부에 제단을 만들어 던전의 힘을 역이용해 포르네우스님을 소환하는 작전이 생각보다 잘 먹혀들었지.”

“덕분에 본래라면 대량의 공물과 시간이 필요한 소환 의식을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었지요.”

“소환이 간단해진 만큼 다른 부작용이 생겼다는 게 문제지만.”


주교는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설마 악마의 힘과 던전의 힘이 반발해 폭주를 일으킬 줄이야.”

“던전 침식이 멋대로 시작된 데 더해 비구름까지 던전 바깥으로 뻗어나갈 줄은 생각도 못 했습니다.”

“그나마 비바람으로 침식 현상이 가려진 게 다행이었지. 덕분에 포르네우스님이 던전의 힘을 소화하기까지 시간을 벌 수 있었어.”


현재 포르네우스는 대악마의 힘과 레이드 보스의 힘이 서로 반발하여 동시에 폭주 중이었다.


그래서 힘을 완전히 소화하기 위해 바닷속에서 요양 중이었다.


“원래 레이드 보스가 만들어질 때 시간이 필요하다고 들었습니다만, 이런 소화 과정 때문인 걸까요?”

“아마도 그런 거겠지. 몬스터는 악마처럼 특별한 힘을 타고난 게 아니니까. 반발하여 폭주하는 일도 없었을 테고.”

“그래도 포르네우스님이 소화를 끝내시기까지 그리 많은 시간은 필요치 않을 터.”

“소화를 끝내신다면 대악마인 동시에 레이드 보스로서 막강한 힘을 휘두르실 수 있으시겠지.”


주교와 부주교는 만족스러운 듯이 미소 지었다.


길어야 앞으로 하루.


하루만 시간이 있다면 대악마가 활동을 시작한다.


그렇게 되면 왕국 기사단과 만신전의 멸마대도 막을 수 없을 터.


지금까지 둘이 움직였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


설령 모험가 길드에서 움직인다고 해도 신전의 방비를 생각하면 쉽게 돌파하지는 못하리라.


그래, 갑자기 하늘을 나는 괴물 같은 게 나타나서 들이박거나 하는 초유의 사태가 아니라면.


그리고 사교 집단에게는 안 된 일이지만.


그 설마가 일어났다.


콰쾅!

신전 전체가 뒤흔들리며 무언가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뭐, 뭐지?”

“제가 알아보고 오겠습니다!”


부주교는 상황 파악을 위해 황급히 소리가 들린 곳으로 달려갔다.


도착한 현장은 엉망진창이었다.


벽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고, 구멍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보이는 거대 거미가 날뛰고 있었다.


“아트라, 전부 쓸어버려!”


기수로 보이는 금발의 소녀가 소리쳤다.


“젠장,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환수다! 습격이야!”

“얼른 막아!”

“기수를 먼저 노려!”


왕급 환수의 난동으로 사교도들은 혼란에 빠져 있었다.


정신을 차린 몇몇은 환수의 기수를 노리려 했으나.


기수의 동료가 이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다.


“누구한테 손을 데려고!”


백발의 전사가 붉은 아지랑이를 내뿜으며 대검을 휘두르자, 네다섯의 동포가 반토막 났다.


“솔라시여, 악마를 숭배하는 자들을 몰아낼 수 있는 빛을 허락하소서!”


두터운 전신 갑옷을 두른 기사가 제 몸을 가릴 정도로 커다란 방패를 앞세우며 강렬한 빛을 내뿜자, 동포들의 눈이 멀어버렸다.


“오러를 쓰는 전사와 실명의 기적을 다루는 성기사라니?!”

“이길 수 없어! 도망쳐!”


일부 악마숭배자들은 습격자들의 위용에 위축되어 도망치려 했다.


그 등을 노리고 화살이 쏟아졌다.


날뛰는 환수의 등에 올라탄 궁수가 쏜 화살이었다.


성스러운 기름이 발라진 은의 화살은 악마와 계약한 사교도에게 치명적이었다.


‘안 돼. 이대로 있으면 전멸이다!’


어떻게든 동포들을 수습하고 전황을 뒤집어야 했다.


부주교는 악마와 계약하여 얻은 힘, 마기를 끌어 올렸다.


포르네우스와 계약한 그는 물을 다루는 힘이 있었다.


대악마의 소환 의식을 치르면서 힘이 약해지기는 했으나, 이를 보충할 환경적인 이점이 있었다.


환수가 들어온 구멍을 통해서 대량의 빗물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


대량의 물이 있는 장소는 그의 독무대나 다름없었다.


‘우선 파도를 일으켜서 침입자들만 벽으로 밀어낸다.’


부주교가 파도를 일으키려는 그 순간.


서걱.

날카로운 소음과 함께 부주교의 시야가 빙글빙글 돌았다.


‘어, 라?’


정신을 읽기 전 부주교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목 위가 사라진 자신의 몸뚱이였다.


* * *


“부, 부주교님이, 부주교님이 돌아가셨다!”

“암살자가 있어, 조심해!”


부주교의 죽음에 악마숭배자들이 크게 동요하였다.


‘신비 인지 스킬로 뭔가 하려는 걸 포착해서 쓱싹하기는 했는데, 부주교였나.’


우연히 암습으로 잡은 상대가 부주교였던 호크에게는 호재였다.


‘생각했던 것보다 쉬운데?’


적의 본거지에 돌입했는데 이상하게 사교도 놈들이 비실비실했다.


그나마 멀쩡해 보이던 부주교 역시 방어가 쉽게 뚫릴 정도였다.


‘대악마를 불러낸 소모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구나.’


과연 속공으로 쳐들어온 보람이 있었다.


‘이 기회를 놓칠 수는 없지.’


호크는 재차 몸을 숨기며, 부주교가 왔던 복도로 움직였다.


본래 이런 사교 집단에서는 높은 직위일수록 강자에 속했다.


조직에서 두 번째로 강한 부주교가 이 정도라면 주교 역시 상당히 악화하였을 터.


약해져 있을 때 재빨리 숨통을 끊어놓을 작정이었다.


‘대악마가 움직이기 전에 사교도들을 모조리 소탕한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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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화 계란찜 24.05.17 64 3 13쪽
9 9화 토스트 24.05.16 66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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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화 돈가스(2) 24.05.14 78 6 12쪽
6 6화 돈가스 24.05.13 90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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