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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더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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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더
작품등록일 :
2023.11.3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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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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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글자수 :
174,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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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7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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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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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2쪽

9화

DUMMY

“······뭐?”


강인한의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미리보기에서는 본 적 없는 상황이었다.


‘첫날에 사람이 죽지 않아서 지금보다 어렵게 한다니.’


미리보기를 통한 미래의 경험으로도 모를 수밖에 없었다.


‘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바뀌는 거지?’


본래 첫 번째 안전지대 축소는 비상계단의 안전지대가 해제되고, 여섯 개의 토템이 재생성 된다.


‘당장 떠오르는 경우의 수는 네 가지.’


하나, 해제되는 안전지대 범위 확대.

둘, 재생성 되는 토템의 숫자 증가.

셋, 재생성 되는 토템의 강화.

넷, 생성된 고블린의 강화.


이중 어느 하나만 적용될 수도 있고, 여러 효과가 동시에 적용될 수도 있었다.


어쩌면 강인한이 예측하지 못한 강화가 있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이전보다 어려워지고 위험해진 것만은 분명했다.


자칫 잘못하면 다른 파벌과의 경쟁은커녕 생존을 위해 협력해야 할지도 모른다.


온갖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해진 가운데, 옆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빠.”


고개를 돌리니 강소영이 불안한 얼굴로 강인한을 바라보고 있었다.


강힘찬과 김수미 역시 걱정하는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지금의 강인한은 강씨 일가의 장남이 아니라 하나의 팀을 이끄는 리더다.


리더가 흔들리면, 다른 사람들도 동요하기 마련이다.


지금 해야 할 일은 당황이 아니라 결단을 내리는 거였다.


‘진정하자.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해.’


강인한은 사고를 전환하여 상황 분석에 들어갔다.


‘네 종류의 강화가 전부 적용된다고 했을 때, 이쪽의 해결 가능성은?’


미리보기로 얻은 경험과 「고블린」 키워드로 얻은 지식을 토대로 가능성을 검토했다.


‘나 혼자라면 불가능. 하지만 네 사람이라면 충분히 승산이 있어.’


광범위 공격이 가능한 강소영.


딸과 마찬가지로 마법사인 김수미.


사냥꾼이지만 체력 능력치가 높아 전사 역할도 수행할 수 있는 강힘찬까지.


‘분명 지금 상황은 위기지만, 동시에 큰 기회이기도 해.’


위험한 만큼 획득할 수 있는 토큰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번 고비를 잘 넘긴다면 전력이 단숨에 강화될 거다.


그렇다면 해야 할 일은 하나뿐이었다.


“작전은 이대로 속행합니다. 최대한 빨리 이쪽을 정리하고 반상회 측과 합류합니다.”


강인한은 선두에 서서 옥상 문을 열고 아래로 내려갔다.


지금부터는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얼마나 신속하게 고블린과 토템을 제거하느냐에 따라서 피해 정도가 달라지리라.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첫 번째 토템이 20층에서 발견됐다.


허공에 나타난 비틀림에서 모습을 드러낸 토템은 명백히 이전보다 장식물이 많았다.


미리보기에서 봤던 제물을 통해 강해진 토템이었다.


‘토템의 강화 확인.’


강화된 토템은 한 번에 10마리의 고블린을 불러낼 수 있었다.


아무리 강인한이라고 해도 10마리와 동시에 싸워 이기는 건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쪽은 혼자 싸우고 있는 게 아니었다.


고블린이 생성되어 복도에 나타나는 순간, 강인한이 소리쳤다.


“어머니!”


지시가 떨어지자, 김수미는 기다렸다는 듯이 곧장 액티브 스킬을 사용했다.


“프리즈!”


손바닥에서 쏘아진 냉기 덩어리가 고블린들을 향해 날아갔다.


펑!

그리고 폭죽이 터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눈처럼 보이는 알갱이 흩뿌려졌다.


“케에엑!(차가워!)”


냉기에 닿은 고블린들은 반사적으로 몸을 움츠러뜨렸다.


“아버지, 지금!”

“알았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강인한과 강힘찬이 방패를 앞세운 채 돌진했다.


아파트 복도는 폭이 그렇게 넓지 않았다.


고블린이라면 넉넉하게 세 마리, 꽉꽉 채우면 네 마리가 나란히 설 수 있는 정도였다.


방패를 최대한 활용한다면 고블린들에게 공간을 내주지 않고 싸울 수 있었다.


“케헥?!”


냉기 공격에 당해 몸이 굳어 있는 고블린들은 그대로 방패에 치여 넘어졌다.


주위에 있던 고블린들도 거기에 휘말려 총 네 마리의 고블린이 바닥을 뒹굴었다.


강인한은 방패에 달린 작은 유리창을 통해서 고블린들을 살폈다.


따로 갑옷 같은 걸 착용하지는 않았지만, 사용하는 무기가 바뀌었다.


몽둥이를 들고 있던 이전과 달리 날카로운 단검을 들고 있었다.


딱 보기에도 예리한 것이 손쉽게 살을 베어낼 수 있을 듯했다.


‘고블린의 강화 확인.’


고블린의 강화는 분명 위협적이었으나, 일행에게는 큰 효용이 없었다.


전신 보호대 안쪽에 방검복을 받쳐 입었기 때문이다.


타격은 입을지언정 날붙이에 의한 자상(刺傷)은 막을 수 있었다.


‘이대로 밀어붙인다.’


강인한은 방패와 도끼를 부지런히 휘두르며 고블린의 숫자를 줄였다.


강힘찬 역시 옆에서 이를 거들었다.


처음 방패 돌진이 제대로 먹혀든 덕분에 고블린들은 우왕좌왕하여 수적 우세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고블린을 처치했습니다.]

[50토큰을 획득합니다.]


고블린이 강화되면서 얻을 수 있는 토큰이 확 늘었다.


40에서 60 사이로 기존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도끼로 장작 패듯이 고블린의 목숨을 수확하다가 냉기의 효과가 풀릴 시점에서 마무리에 들어갔다.


“소영아!”

“파이어!”


강소영의 광역 화염 공격이 고블린들을 강타했다.


화르륵!

넓게 펼쳐진 불꽃으로 인해 주변의 공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불꽃에 통구이가 되어버린 고블린들은 그대로 검은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후우······.”


열 마리의 고블린을 모두 처리하자, 강인한은 가볍게 숨을 골랐다.


마법의 보조가 있었던 만큼 체력 소모는 그렇게 크지 않았다.


이 정도 체력 소모면 휴식 없이 연전을 해도 문제없을 듯했다.


강인한은 다른 사람들은 괜찮은지 상태를 확인했다.


체력은 문제없는 듯했지만, 익숙지 않은 전투로 인한 정신적 소모가 엿보였다.


첫 전투였던 데다 액티브 스킬을 사용하면서 마력을 소모했으니, 무리도 아니었다.


강인한은 일행에게 휴식을 명한 뒤, 전리품을 챙겼다.


가장 먼저 고블린들이 떨군 단검들을 회수했다.


칼날이 짧은 만큼 근접전보다는 투척용으로 쓰는 게 좋을 듯했다.


단검을 한자리에 모아둔 뒤 이번에는 토템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분명 강화된 토템은 몬스터처럼 얻을 수 있는 토큰이 늘어났었지?’


도끼로 토템을 철거하자, 기대대로 메시지가 떠올랐다.


[고블린의 토템(2단계)을 철거하였습니다.]

[1000토큰을 획득합니다.]


아쉽게도 이번에는 최초 철거 보너스가 없었다.


그래도 보너스가 붙었을 때와 같은 수준의 토큰이 들어왔다.


고블린들에게서 얻은 토큰까지 합치면 총 1160토큰을 얻었다..


‘이거라면 그 스킬을 습득할 수 있겠는데.’


강인한은 스킬창을 열어서 마력 카테고리의 패시브 스킬을 살폈다.


+

[인벤토리]

[카테고리 : 마력]

[종류 : 패시브]

[레벨을 올릴수록 보유 아공간이 1칸씩 늘어납니다.]

[최대 레벨 : 10]

[현재 레벨 : 1]

[필요 토큰 : 1000]

+


인벤토리는 게임의 장비창에 해당하는 스킬이었다.


비싸기는 하지만, 습득하기만 하면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스킬이었다.


[스킬 ‘인벤토리’를 습득하였습니다.]

[1000토큰이 소모됩니다.]

[남은 토큰 : 700]


인벤토리를 사용하자 눈앞에 반투명한 창이 떠올랐다.


[빈칸]


강인한은 속으로 생각했다.


‘도끼 보관.’


그러자 손에 들고 있던 도끼가 사라지더니 창에 변화가 생겼다.


[도끼]


도끼가 보관된 것을 확인하자, 이번에는 인벤토리에서 도끼를 꺼내는 걸 생각했다.


‘도끼 반출’


그러자 비어있던 손에 도끼가 나타났다.


‘단검 보관.’


강인한은 고블린들에게서 회수한 단검들을 인벤토리에 보관했다.


[단검 10개]


같은 종류의 물건이라면 한 칸에 몰아서 보관하는 게 가능했다.


‘이거라면 싸우는 도중에 무기를 바꾸거나 투척할 수 있겠는데.’


인벤토리를 얻은 것만으로 전술의 폭이 넓어졌다.


‘단검은 아버지랑 반씩 나눠서 쓰자.’


강힘찬은 기량 능력치가 높으니, 스킬의 보조가 없더라도 명중률이 상당하리라.


그렇게 정비를 끝마치고 잠시 쉬려고 할 때였다.


아래쪽에서 올라오는 다수의 인기척이 느껴졌다.


맨발 특유의 터벅거리는 소리로 볼 때 아래층의 고블린들이 올라오는 듯했다.


아무래도 싸우면서 생긴 소음이 녀석들의 귀에 들린 모양이다.


다른 사람들도 소리를 듣고 고블린이 오는 걸 알아차렸는지 전투태세를 갖췄다.


“계단을 다 올라오기 전에 처리하죠.”


일행은 곧장 방화문을 지나 비상계단으로 나왔다.


층계참에 서자 아래층에서 올라오는 고블린들의 모습이 보였다.


아홉 마리는 조금 전 싸운 고블린들과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한 마리, 다른 고블린들과 무장이 다른 개체가 있었다.


머리에는 투구를 쓰고 있으며, 손에는 단검의 배 이상 되는 칼날의 검을 쥐고 있었다.


‘고블린 십부장.’


본래라면 3단계로 강화된 토템이 있을 때 등장하는 상위 몬스터였다.


소규모라도 부대를 이끄는 대장답게 돌출된 전투 능력을 가지고 있는 녀석이었다.


오죽하면 예지몽에서 고블린 수집가를 부르는 별명이 손목 수집가였겠는가.


그만큼 고블린 십부장과 싸우다가 손목이 잘려 나간 사람이 많았다는 뜻이다.


‘빌어먹을 놈의 변수.’


설마 고블린 십부장이 나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아래에 3단계 토템이 있는 건지, 아니면 난이도 조정으로 인한 특례인 건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면, 여기서 고블린 십부장을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이 강인한뿐이라는 점이었다.


“어머니, 소영아!”


강인한은 고블린 십부장을 상대하기에 앞서 선제공격을 단행했다.


“프리즈!”

“파이어!”


강소영과 김수미는 지시에 따라서 연달아 마법을 사용했다.


계단을 올라오던 고블린들은 쏟아지는 마법을 피할 수 없었다.


냉기로 인해 움직임이 둔해진 고블린들에게 불길이 타올랐다.


그 사이에 강인한과 강힘찬은 단검을 꺼내서 고블린들에게 던졌다.


단검은 던지는 족족 고블린들이 머리에 박혔다.


“케흑!”


단검이 머리에 박힌 고블린이 하나둘 뒤로 쓰러졌다.


뒤따라 올라오던 고블린들이 휘말리면서 도미노처럼 넘어지는 대참사가 일어났다.


그러거나 말거나 두 사람은 멈추지 않고 단검을 던졌다.


퍽! 퍽! 퍽!

단검이 박히는 소리가 날 때마다 고블린이 죽었다.


고블린 십부장은 부대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고블린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케륵(돌아가)! 케륵(돌아가)!”


지시를 받은 고블린들은 황급히 계단을 되돌아갔다.


아파트의 비상계단은 꺾는 형태였기에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도탄이라도 하지 않는 이상 공격이 닿지 않았다.


그래도 마법과 투척의 연계 공격으로 고블린 부대애게 큰 피해를 주었다.


다섯 마리의 고블린이 죽었으며, 다른 고블린들도 화상을 입는 등 멀쩡하지 않았다.


고블린 십부장만이 그 상황에서 유일하게 멀쩡한 상태였다.


녀석은 아래쪽 층계참에서 올라오지 않고 마법과 투척을 모두 피했다.


고블린들은 그대로 계단을 내려가 18층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일행은 고블린들의 뒤를 쫓아 계단을 내려갔다.


고블린들은 평지에서 싸우려는 건지 방화문을 통과해 18층 복도 쪽으로 들어갔다.


일행이 고블린들을 뒤따라 18층에 도달하자, 토템 앞에 진을 치고 있는 고블린들과 마주했다.


토템은 20층에서 봤던 2단계 강화 형태와 완전히 동일한 형상이었다.


아무래도 고블린 십부장이 나온 것은 난이도 조정으로 인한 특례였던 모양이다.


‘잠깐, 십부장이 없잖아?’


모여 있는 고블린 중 고블린 십부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 순간 오한이 강인한의 등줄기를 타고 내달렸다.


풀페이스 헬멧의 좁은 시야를 이용하여 파고들 수 있는 사각지대.


“천장!”


그리 소리치며 시선을 위로 돌렸다.


아니나 다를까 천장에 달라붙어 있던 고블린 십부장이 아래로 떨어지고 있었다.


녀석은 부하들과 토템을 미끼로 기습을 감행한 것이다.


그 목표는 다수를 공격할 수 있는 마법사, 강소영과 김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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