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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뮨 님의 서재입니다.

42번 환생한 백작가의 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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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뮨
작품등록일 :
2019.05.30 11:36
최근연재일 :
2019.06.08 13:47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44,884
추천수 :
750
글자수 :
73,422

작성
19.06.01 08:25
조회
2,649
추천
120
글자
11쪽

#10 공작가의 자제들

DUMMY

추천 100개 - 연참

추천글 1개 - 3연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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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렌은 지금 벌어진 상황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고작 15살도 안 되어 보이는 이 꼬마 놈의 움직임은 뭐란 말인가.. 학교에서 배우는 검술을 포함하여 아버지가 검을 운용 할 때마다 어깨 너머로 배워 온 것들도 있었다. 따로 시간을 내서 훈련을 한지도 족히 5년. 그런데.. 그런데.. 단 한 번도 공격을 적중시키지 못 하고 있었다.


“ 어째서.. ”

“ 방금 공격 같은 경우는 체력이 떨어져 뒤에 가서 힘이 부족했습니다. 뒷발이 조금 오른쪽으로 빠졌고, 몸의 균형 또 한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


마치 유렌을 어린애를 다루듯이 다루고 있었다. 이렇게나 치욕적인 적은 처음이었다. 처음 만난 천민의 아이에게 검술에 대해서 지적을 당하다니..


“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죠. ”


그 아이는 그렇게 한 마디를 남기고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홀로 남겨진 유렌이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 아버지.. 대체 무슨 일이 있으셨던 겁니까.. ”

.

.

.


확실히 습득력이 빨랐다. 남자로 태어났더라면 분명히 엄청난 기사가 됐을 것이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아이이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아이였다. 오랜만에 흥미가 생겼다. 나의 가르침을 받는다면.. 어느 정도로 강해질까..? 비록 양자가 됐지만 깊은 인연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알렌과 이 가족 간의 인연은 어차피 무책임하게 떠맡겨진 것, 내가 꼭 지켜야만 하는 의무는 아니었다. 이렇게 된 바에 저 아이에게 검술을 가르쳐 스스로 가족을 지킬 수 있을 때, 나는 떠나면 그만이었다.

피곤한 밤이었다. 푹신한 잠자리 위로 몸을 눕혔다. 얼마 만에 이렇게나 편안한 잠자리란 말인가.. 저절로 눈이 감겼다.

.

.

.


아침부터 시끌벅적했다. 꽤나 오랜 시간 자긴 했지만, 너무나도 편한 잠자리에 더 잠을 청하고 싶었다. 그러나 도저히 소음 때문에 잠을 이룰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식당으로 내려갔다.


“ 아니 그래서 그게 문제가 아니라니깐!! ”

“ 어쨌든 테레온 오빠가 했던 행동이 누군가에게 피해를 줬다면 그건 분명히 테레온 오빠의 잘못이야. 안 그래? 언니? ”


식당에는 딱 봐도 이 집안사람들이 아닌 사람들로 가득했다. 유렌과 에이렌을 제외하고 여자 아이가 둘, 남자아이가 둘. 남자 중에 한 명은 구면이었다. 제온 파르치 공작의 첫째 아들, 테레온.


“ 어!? 저 아이구나!! 이번에 알렌 아저씨가 양자로 삼았다던.. ”


가장 먼저 나를 발견한 남자아이가 성큼성큼 나에게로 다가왔다.


“ 안녕. 반갑다. 난 파르치 가문의 셋째 아들. 제르제온이다. ”


나와 비슷한 나이 대, 혹은 조금 더 많은 정도.. 아버지인 제온을 닮아 푸른 눈동자에 은빛의 머리칼, 형 테레온과 같이 호감형의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 미르시스 가문의 시드입니다. ”


너무나도 당당하게 손을 뻗어 제르제온의 악수를 받아드렸다. 천민의 아이라기에 주눅이 들거나 귀족에 대한 공포심에 빠져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제온의 자식들이 나의 당당한 모습에 일제히 놀란 눈을 동그랗게 떴다.


“ 어.. 어.. 그래.. ”


이번엔 테레온이었다.


“ 반갑다. 난 첫째 테레온. ”


이어서 가장 어린 여자아이가 다가왔다.


“ 넷째, 메리온 입니다. ”


에이렌과 비슷한 나이 대처럼 보이는 메리온은 나이에 맞지 않게 굉장히 점잖아 보였다. 게다가 공작가의 자제이면서 준남자 가문의 그것도 양자인 나에게 존칭을 쓴 것을 보면 기본적인 예절 교육을 잘 받은 아이 같았다.

이제 마지막 남은 건 한 아이. 모두가 인사를 건넸지만, 창가에 앉아 책을 보고 있는 여자아이만이 나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 미안.. 이해해. 리온 누나가 원래 좀.. ”


제르제온이 대신해서 사과를 했다.


‘ 공작가의 아이들이 맞는 건가..? ’


보통의 공작가의 아이들이라면 건방지고 무례하고, 준남작의 양자에게 사과 따윈 절대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은 달랐다. 확실히 제온의 자식들다웠다.


‘ 잘 키웠군. ’


그 때 가만히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유렌이 입을 열었다.


“ 인사들 다 하셨으면.. 이제 제 집에서 좀 나가주시죠..? ”


이번에도 상식 밖의 발언이었다. 준남작의 딸이 공작가의 아이들에게.. 그러나 돌아오는 답변이 더 가관이었다.


“ 에이~ 언니 조금만 더 놀다 가면 안 돼요? ”

‘ 언니라니.. 어떻게 이런 호칭을.. ’


메리온이 애교가 가득한 어투로 말하자 그녀의 등 뒤에 숨어 나를 견제하고 있던 에이렌이 거들었다.


“ 맞아!! 언니!! ”

“ 맞아! 유렌! 조금만 더 놀다가 가면 안 돼? ”


테레온까지 거들자 인상을 팍- 하고 구긴 유렌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 다른 분들이라면 모를까 테레온님은 이제 일반 학생이 아닌 백작의 신분입니다. 이런 곳에서 농땡이 피우실 때가 아닐텐데요? ”

“ 괜찮아~ 괜찮아~ 아버지만 모르면.. ”

“ 이 툴카탄 안에서 벌어지는 일인데, 제온 공작님께서 모르는 일이 있을까요? ”“ 아 괜찮다니까 그러네.. ”

“ 맞아요. 누나도 외롭잖아요~ 에이렌도 그렇고 조금만 놀다 갑시다! ”


제르제온마저 거들자 더 이상은 안 되겠다고 생각한 유렌이 아까와는 전혀 다른 차가운 어투로 입을 열었다.


“ 이런 동정 안 해주셔도 됩니다. 애써 저희를 위로하려고 찾아오시지 않아도 돼요. ”


정곡을 찔려버렸다. 알렌이 죽고, 에이렌과 유렌 둘이서 외로움으로 가득 차 슬퍼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 제온 가문의 아이들이 애써 위로를 해주기 위해 온 것이다. 그렇다고 동정을 하러 온 것은 아니었다. 티를 내지 않기 위해 더 밝게 연기를 하려했지만.. 역시나 들켜버렸다.


“ 아.. 아닌데? ”


너무나도 정곡을 찔려버렸기에, 테레온이 말을 더듬었다. 제르제온 마저 어색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괜히 딴청을 부렸다.


“ 그만들 돌아가세요. 매 번 말씀드리지만, 파르치 가문의 긍정적인 힘을 따라가기엔 역부족이거든요. ”


테레온이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돌리자 이번엔 메리온이 끼어들었다.


“ 싫어요!! ”


단호했다.


“ 예..? ”


메리온이 이런 적은 처음이었기에, 유렌이 당황한 얼굴로 되물었다. 늘 이런 말도 안 되는 고집을 부리는 건, 테레온과 제르제온의 몫이었다. 그런데 메리온이 끼어들다니..


“ 언니 때문이 아니에요! 에이렌 때문이라도 더 있을 거 에요. ”


에이렌을 꽉- 하고 껴안은 메리온이 또 다시 단호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 그러니 나가라 하지 마세요! 계속 그러면 테레온 오빠가 백작으로써 명을 내리실 거니까.. ”

“ 내가? ”


메리온의 말에 당황한 테레온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물었다.


“ 난 유렌에게 그런 명령을.. ”

“ 눈치껏 좀 하자 오빠? ”


메리온의 눈치에 그제야 사태파악이 된 테레온이 근엄한 얼굴로 유렌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 맞아! 명을 내릴 거다. ”

“ 하.. ”


어쩔 수 없었다. 어찌 됐든 그들은 공작가의 자제들이었으니까..


‘ 좋은 아이들이군.. ’


그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고 내린 결론이었다. 적어도 미르시스 가문과 파르치 가문 간의 위계는 없다. 편견 없이 한 가족 같이 지내고 있는 것 같았다.


‘ 준남작과 공작가가 가족이 될 수 있다니.. ’


천민인 나를 양자로 맞으면서도 크게 반감을 보이지 않았던 미르시스 가문의 아이들도 대단했지만, 파르치 가문은 그 이상이었다.


“ 넌 취미가 뭐야? ”


고심에 빠져있자, 제르제온이 물었다.


“ 취미요..? ”

“ 그래. 남자니깐 당연히 검술? 아니면 뭐 다른 걸 잘하는 게 있어? ”

“ 딱히.. ”


내가 애써 대답을 회피하려하자 갑작스레 유렌이 끼어들었다.


“ 검술에 소질이 있어. 엄청나지. ”

“ 뭐..? 유렌의 입에서 지금 엄청나다는 얘기가 나온 거야? ”


테레온이 흥미가 생겼는지 나에게로 다가왔다.


“ 정말이야? 검술을 배웠어? ”

“ 배운 건 아니고 그냥.. ”


나의 검술을 보여준 것은 유렌을 가르치기 위함이었지 뽐내기 위한 게 아니었다. 그러나 이들은 이미 나의 검술에 꽂혀버린 것 같았다.


“ 이왕 이렇게 된 거 대련을 해보자! 유렌이 극찬을 할 정도라면.. 기대되는 걸? ”


제르제온의 말에 테레온도 메리온도 흥미가 생겼는지 따라 나섰다.


“ 뭐해!? 어서 나와! ”


유렌 또 한, 잘 됐다 생각했는지 아까와는 전혀 다른 얼굴이었다. 아무래도 자신만 당하는 것에 억울함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았다. 유일하게 이 사건에 관심이 없는 둘째 리온 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마당으로 나오자 테레온이 미리 준비해두었던 목검을 나에게로 건넸다. 상대는 제르제온.


“ 이래 뵈도 파라멘타 3년생 중에 다섯 손가락 안에 드니까 긴장해야 할 거야. ”


파라멘타라면 귀족들이 다니는 학교. 날고 기는 귀족의 자제들이 수두룩한 그 곳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면, 출중한 실력을 가지고 있을 거였다. 그래봐야.. 나에겐..


동네 애기 수준이겠지만..


“ 하압! ”


짧은 기합소리와 함께 지면을 박찼다.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 그러나 지면을 박차는 힘이 약했고, 날아오는 중간에 균형이 틀어졌다. 게다가 시선은 나의 허벅지에 고정 돼 있는 걸로 봐서는 공격 범위도 오른 다리로 한정적. 기본기가 깔끔해 보여도 세세한 것까지 완벽하지 않았다. 잠시 놀아줄까 고민이 됐지만, 괜히 튀어선 좋을 게 없었다. 유렌에게 나의 검술을 보인 것은 그 만의 이유가 있어서였으니까..


- 빡!!


제르제온의 목검의 끝이 허벅지를 강타했다. 당연히 막거나 피할 줄 알았던 유렌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 무슨 저걸.. ”


제르제온의 공격이 약한 건 아니었지만, 못 피할 정도는 아니었다. 대체 왜?


“ 으윽! ”


고통 속에 신음을 내뱉었다. 아니 내뱉은 척이 했다는 게 맞았다. 맞기 직전에 다리를 틀어 비껴 맞았기에 큰 고통은 없었다.


“ 뭐야.. 이런 정직한 공격도 못 막는 거야? ”

“ 아무래도 너무 빨라서.. ”


조금은 기대를 했는데 모두가 실망한 표정이었다. 하기야 천민의 아이가 검술을 해도 얼마나 잘하겠는가..


“ 좋아. 너도 이제 파라멘타에 입학을 해야 할 테니 검술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려줄게. 운 좋은 줄 알아. 파르치 가문의 검술은 아무에게나 알려주지 않으니까.. ”


잊고 있었다.


파라멘타


귀족의 자제들이라면 그 누가 됐든 의무적으로 다녀야만 하는 학교였다. 그건 양자인 나도 마찬가지였다. 단 하루 만에 천민의 학교인 레그멘타에서 귀족들만 다니는 파라멘타를 다녀야 할 상황에 놓여버렸다.


‘ 하.. ’


또 하나의 시련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파라멘타에 발을 들인 이상 천민 출신의 양자라는 소문이 떠돌 테고.. 그 후엔..


안 봐도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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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2 격돌 +1 19.06.04 1,843 44 12쪽
11 #11 죽지않는 대마법사 +2 19.06.02 2,387 47 13쪽
» #10 공작가의 자제들 +4 19.06.01 2,650 120 11쪽
9 #9 미르시스 가문 +1 19.05.31 2,986 60 14쪽
8 #8 국왕의 교지 +1 19.05.30 3,242 53 16쪽
7 #7 차원 파괴자 제타(Zeta) +3 19.05.30 3,425 50 13쪽
6 #6 언데드로 살았을 때의 녀석들 +2 19.05.30 3,512 47 14쪽
5 #5 제스페르 가(家) +1 19.05.30 3,729 51 13쪽
4 #4 고블린으로 살았을 때 썼던 그것 +3 19.05.30 4,037 55 11쪽
3 #3 정체를 들키다? +6 19.05.30 4,388 56 11쪽
2 #2 전투 기초 수업 +4 19.05.30 4,857 60 13쪽
1 #1 또 태어나다 +12 19.05.30 6,309 7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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