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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검 님의 서재입니다.

아스타롯 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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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불타는검
작품등록일 :
2022.05.11 20:41
최근연재일 :
2022.09.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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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7,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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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2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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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타롯 10장 2화

DUMMY

델리토 지방에까지 순례자 행세를 할 순 있지만 신전도 없고 마법사 조합원 탓에 주신전의 영향력까지 미치지 않은 곳이라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 했다.


“혹시 노르아드 산에 있는 파우웰 신전에 가실 생각이십니까?”


다한은 빠져나갈 실마리를 찾았다. 그 옛날 노르아드 산에 지어졌다는 파우웰 신전. 지금은 정확히 어디 있는지 위치도 모른데다가 우연히 파우웰 신전을 찾은 사람들은 그곳이 이미 폐허가 되어있다는 목격담만 있는 전설의 신전이다.


하지만 이 전설의 신전은 소수의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었고 전설의 신전을 방문 하는 것이 평생소원인 순례자들도 있을 정도이다.


“물... 물론입니다. 저희 부부도 그 파우웰 신전을 방문 해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위치도 모르지 않으십니까?”


“사실, 정말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은 안 합니다. 하지만 저희들은 아직 젊고, 젊었을 때 이런 일에 도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끄떡없는 건 근육질의 너겠지.”


다시 다한과 아스타롯의 신경전이 시작되려 했다. 다행히 주인장이 제때 끼어들어줬다.


“하지만 이런 시기에 순례 여행이라니.”


그 말에 다한과 아스타롯은 긴장했다. 여기까지 주신전의 소식이 전해진 것이 분명했다. 다한과 아스타롯은 서로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먼저 다한이 운을 떼기로 했다.


“저희도 델루로스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들은 용사 다한님과 성녀 에스텔님을 믿고 있습니다. 그러니 언젠가 주신전에서 그 사실을 알아줄 것입니다.”


“아니, 그 소식 말고요. 하긴. 그 소식도 충격적이긴 하지만요.”


주인장에 말에 아스타롯은 긴장하고 다한은 더 긴장했다. 아니, 자신과 에스텔이 주신전을 배반하고 도망친 것보다 더 대단한 일이라면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닐 것이다.


“예끼! 주인장. 순례자에게 헛소문이나 들려주지 말고 그 입단속 잘 하라구.”


“헛소문이요?”


이것으로 술집은 난장판으로 변했다. 술집에 있는 모든 남자들이 대화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괴성을 지르는 것을 참여라고 말할 수 있다면 말이다.


“누가 헛소문이야! 누가!”


“그럼, 네 놈이 그 눈으로 보기로 했단 말인가!”


“하지만 사람들이 다 그렇게 말하잖아!”


“그러면 네 놈 주변에 모든 사람들이 똥은 맛있다고 말하면 진짜 똥이 맛있는 거야?”


“그거랑 이거랑 다르잖아! 이 머저리야! 그리고 똥은 직접 찍어 먹을 수 있잖아!”


“너 똥 찍어 먹어 본 적 있다구?”


“이 자식아, 왜 똥 얘기가 나와. 중요한 것은 주신전이 마왕정규군에게 항복한 얘기지!”


그 말에 다한은 머리에 스파크가 터지는 듯했다.


“뭐라고요.”


낮은 저음이 주점을 가득 채웠다. 크진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주점의 모든 사람들을 입을 다물게 만드는 박력이 있었다. 사람들의 눈이 모두 다한에게 집중되었다. 아스타롯마저 처음 본 다한의 무서운 표정이었다.


“방금 전에 뭐라고 하셨습니까?”


그렇게 날뛰던 사람이 갑자기 온순한 양이 되었다.


“에, 그러니까 주신전이... 마왕정규군에게... 항복을...”


“그게 사실입니까?”


“그건... 소문에...”


“그럼 사실인지 아닌지도 모른 말을 그렇게 사실인 것처럼 떠들고 다니는 것입니까?”


다한에게 찍힌 남자는 괜히 쓸데없는 말을 꺼낸 것을 후회했다.


“이보게. 젊은이. 진정하게.”


주인장은 다한을 다시 자리에 앉히고 맥주를 주문했다. 주인장은 다한 못지않게 대중을 다루는 재주가 있었다. 이제 술집은 다시 주인장에게 눈이 집중되었다.


“소문에 그렇다네. 주신전이 마왕정규군에게 항복 선언을 했다고. 물론 우리도 그 진위를 확인할 수 없다네. 여기서 델루로스까지는 멀리 떨어져 있으니까. 하지만 소문이 여기에만 퍼진 것이 아니라네. 이미 서(西) 전역에 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세. 자네도 알다시피 여기 델리토 지방은 깡촌이 아닌가. 그런데 여기까지 소문이 퍼졌다는 것은 이미 그 소문이 사실이라는 증거가 아니고 무엇이란 설명하란 말인가.”


“소문이 잘못 될 수도 있지 않습니까?”


“우리도 그렇게 멍청한 자들은 아니라네. 매일 할 일이 없어 술집에서 죽치고 있다 보면 할 얘기가 정치 얘기 밖에 없지. 그런데 지금 각국에서 움직임이 심상치가 않다네. 용병을 소집하고 국경에 병력을 집중하고 있지. 그리고 조금 있으면 주신전에 각국에서 기부 금을 전달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움직임이 전혀 없다네.”


“델루로스에 문제가 생겨서...”


주인장은 다한의 말을 끊고 말했다.


“우리가 소문을 사실이라고 믿는데는 또 다른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네.”


다한은 침을 꼴깍 삼키며 주인장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주인장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말했다.


“한 이틀 전쯤에 이곳에 델루로스에서 온 행상인이 있었지.”


주변에서 ‘아아, 그 친구’ 하면서 주인장의 말에 동의를 구했다.


“말을 횡설수설하고 정신이 반쯤 나간 것이 미친 것처럼 보였지. 그래서 내가 ‘이 친구야. 술집에 왔으면 즐겁게 술을 마셔야지. 헛소리를 하는 곳이 아니야.’ 그러자 그 녀석이 ‘원래 술집에서 헛소리를 지껄이는 곳 아닌가.’하고 반문을 한 거야. 속으로 이 녀석이 완전히 정신이 나간 것이 아니구나 생각했지.

그런데 그 행상인이 이왕 자기 말 들어 줄거면 계속 헛소리 할 테니 들어달라고 부탁을 하더군. 물론 그에 상응하는 술을 주문했으니 나는 이 주점의 주인으로서 헛소리를 들어줘야 되는 의무가 생겼던 거지.”


다한은 갈증에 옆에 있는 맥주를 단숨에 들이켜 버렸다. 아스타롯은 성기사가 웬 술이야라고 지적하려다가 이미 다한은 성기사도 아니고 술은 이미 다 마셔버렸기에 그냥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어쩌면 자기도 마실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졌다.


“그래서 내가 물었지. ‘아무리 상인이라지만 정신마저 팔아버리면 안 되지.’라고 말하니 그 친구가 ‘차라리 팔아버렸으면 좋겠군. 있어도 쓸모없는 건데. 주인장은 내가 델루로스에 무슨 일을 겪었는지 모를 걸세.’ 알 턱이 있나. 나는 여기 페토 마을에서 40년 넘게 살았는데.”



델루로스에서 온 행상인의 증언


델루로스에 주신전의 영웅 다한님과 에스텔님이 귀환 하신다길래 델루로스로 가면 한몫 잡을 줄 알았지. 하지만 이게 웬걸? 델루로스의 분위기가 심상찮은 거야. 알고 보니 주신전에서 성녀 에스텔님을 사형에 처한다고 하더군.


이봐, 주인장. 아직 놀라기에는 일러. 델루로스의 주민들은 분노해서 주신전을 비난했지. 하지만 다행히도 성녀 에스텔님은 용사 다한님의 도움으로 주신전을 탈출하게 되었지. 문제는 바로 그 다음이었어.


주신전과 마왕정규군과 무슨 밀약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다음 날 마왕정규군의 사신이 온 것이야. 이게 에스텔님을 사형시키는 것보다 더 대단한 일이냐고? 대단하고말고. 그 사신이 바로 용의 바다의 일곱 수호자인 뇌룡왕 퀘아리브가 직접 행차한 것이니!


나는 드래곤을 본 적이 있다네. 워낙 여기저기 돌아다니다보니까.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지만 일행들은 모두 드래곤의 밥이 되었지.


그때 마주친 드래곤을 생각만 하더라도 오금이 저리고 때론 악몽에 시달릴 정도지. 드래곤을 한 번이라도 마주치면 옛날 동화에서 드래곤을 물리친 용사 얘기가 헛소리라는 것을 느껴질 것일세.


그런데 뇌룡왕 퀘아리브는 그냥 드래곤과 달랐어. 무서울 정도가 아니라네. 델루로스가 천둥폭풍에 휩싸이고 사람들은 공포에 정신이 나갔지. 도망치고 싶지만 도망칠 수도 없었고 도망쳐도 살아남을 수 있는지 알 수 없었지.


죽을 지도 모른다가 아니고 진짜 죽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지. 왜 사람들이 일곱 수호자들을 두려워하고 경배하는지 알 것 같았다네. 다른 드래곤들이 하찮은 도마뱀처럼 느껴질 정도였다네.


하지만 주신의 가호인지 뇌룡왕의 가호인지는 몰라도 뇌룡왕 퀘아리브는 주신전의 답변만을 원했지. 그 내용이 바로 주신전이 마왕정규군에게 항복하겠다는 답변이었지. 그동안 주신전에서 이걸 숨겨왔던 것이었어. 그래서 그 사실을 안 성녀 에스텔을 사형시키려했는지도 모르지.


아무튼 중요한 사실은 주신전은 무너졌어. 나는 뇌룡왕 퀘아리브가 떠나자마자 모든 물건을 팔아버리고 델루로스에서 최대한 멀리 도망쳤지. 아마, 나 말고도 델루로스를 탈출한 자들이 많을 거란 얘기지.


그러니 이 소식은 곧 서(西) 전역에 퍼져나가겠지. 이곳에도 공식적인 성명이 도착할 거야. 이제 주신전은 끝이야.



주인장의 얘기가 끝나자 다한은 할 말을 잊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몰랐다. 주신전이 무너진 것이다. 5천 년의 역사동안 위기도 많았지만 단 한 번도 굴복한 적이 없었던 주신전이.


하지만 사룡(邪龍) ‘카’를 직접 대면한 적이 다한은 그보다 강하다고 불리는 일곱 수호가 직접 델루로스로 갔다면 달리 도리가 없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래도 주신전이 무너지다니...


주인장의 말이 끝나자 잠자코 있었던 사람들은 다시 열띤 토론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 다한이 있었고 주신전이 무너지든 말든 관심이 없었던 아스타롯은 자리에서 몰래 빠져나왔다. 실의에 빠진 다한을 위로라도 해줄까 했지만 지금은 내버려두는 것이 상책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에게 맥주가 오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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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아스타롯 10장 1화 22.07.28 43 0 12쪽
63 아스타롯 9장 7화 22.07.27 43 0 18쪽
62 아스타롯 9장 6화 22.07.26 42 0 14쪽
61 아스타롯 9장 5화 22.07.25 44 0 12쪽
60 아스타롯 9장 4화 22.07.22 43 0 19쪽
59 아스타롯 9장 3화 22.07.21 44 1 12쪽
58 아스타롯 9장 2화 22.07.20 45 0 13쪽
57 아스타롯 9장 1화 22.07.19 43 0 16쪽
56 아스타롯 8장 12화 22.07.18 44 0 14쪽
55 아스타롯 8장 11화 22.07.15 46 0 11쪽
54 아스타롯 8장 10화 22.07.14 46 0 16쪽
53 아스타롯 8장 9화 22.07.13 43 0 11쪽
52 아스타롯 8장 8화 22.07.12 46 0 10쪽
51 아스타롯 8장 7화 22.07.11 48 0 14쪽
50 아스타롯 8장 6화 22.07.08 45 0 12쪽
49 아스타롯 8장 5화 22.07.07 44 0 14쪽
48 아스타롯 8장 4화 22.07.06 44 0 10쪽
47 아스타롯 8장 3화 22.07.05 43 0 10쪽
46 아스타롯 8장 2화 22.07.04 44 0 10쪽
45 아스타롯 8장 1화 22.07.01 46 0 12쪽
44 아스타롯 7장 7화 22.06.22 46 0 15쪽
43 아스타롯 7장 6화 22.06.21 49 0 10쪽
42 아스타롯 7장 5화 22.06.20 49 0 14쪽
41 아스타롯 7장 4화 22.06.17 49 0 14쪽
40 아스타롯 7장 3화 22.06.16 47 0 16쪽
39 아스타롯 7장 2화 22.06.15 49 0 11쪽
38 아스타롯 7장 1화 22.06.14 79 0 10쪽
37 아스타롯 6장 6화 22.06.13 61 0 17쪽
36 아스타롯 6장 5화 22.06.10 51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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