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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타롯 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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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불타는검
작품등록일 :
2022.05.11 20:41
최근연재일 :
2022.09.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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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7,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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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2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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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아스타롯 10장 1화

DUMMY

다한과 아스타롯은 오랜만에 여유를 느꼈다. 운이 좋게 델리토 지방으로 가는 행상인들의 마차를 얻어 탈 수 있었다. 다한은 자신들이 부부 순례자라 금전적 여유가 없어 마차를 얻어 탈 수 있느냐는 제안을 상인들은 흔쾌히 받아 들였다.


원래 행상인들은 이동하면서 도적이나 몬스터들의 습격 대상 1순위이다. 그리고 순례자들은 행운의 상징으로 여기기 때문에 동승하면 자신들에게도 행운이 찾아온다는 미신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짐을 옮기기 위해 만든 짐마차는 원래 사람이 타기에는 불편하다. 덜컹거릴 때마다 충격이 몸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아스타롯은 오랜만에 심적인 평안을 느꼈다. 마차에 누워서 보이는 하늘은 맑고 상쾌했다.


기적에 대해 지긋지긋하게 물어볼 줄 알았던 다한은 지금 행상인의 일을 돕느라 정신이 없었다. 행상인들은 도와주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지만 다한은 자진해서 일을 도왔다.


다한은 행상인들의 일을 자진해서 도우려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아스타롯에게 물어볼 말이 잔뜩 있지만 물어봤자 별로 성과도 없지 못할 것 같았고 무엇보다 자신의 생각을 한 번 정리해야 했다.


한편, 아스타롯은 아스타롯대로 고민이 있었다. 생각지도 못하게 기적을 행한 것이다. 그것이 정말 기적인지 어떤지 확신할 수 없지만 느낌상 기적이 분명했다. 어째서 자신이 기적을 행할 수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물론 추측은 가능했다. 바로 아스타롯이 가장 하기 싫은 추측이다. 에스텔의 영향력이 벌써 기적을 행할 정도로 아스타롯의 정신을 잠식했다는 추측을.


일주일간 마차 여정 끝에 다한과 아스타롯은 델리토 지방에 도착할 수 있었다. 행상인들은 일주일간 굳은 일은 도와 준 다한에게 약간의 사례금을 주었다. 다한은 거절하고 싶었지만 앞으로 일이 어떻게 될지 몰라 감사의 인사를 하면 돈을 받았다. 다한에겐 처음으로 상대방을 도와주고 대가를 받은 것이다.



델리토 지방은 명목상으로 아델만 왕국의 관리에 있지만 사실상 아델만 왕국에서 손을 놓고 있는 곳 중 하나다. 특별한 특산품이 생산되거나 지하자원이 풍부한 곳도 아닌, 그저 황폐한 고원 지방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곳에는 마법사 조합원이 있다. 당연하지만 아델만 왕국은 마법사 조합원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마법사 조합원의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대신 많은 돈을 투자하기도 했다.


그리고 대부분 이 지방 사람들은 마법사 조합원에 기대 살고 있다. 땅이 척박함에도 사람들이 많은 이유 중 하나이다. 물론 행정적인 부분만 아델만 왕국이 담당하고 있다.


다한과 아스타롯이 들린 곳은 델리토 지방의 입구라 불리는 페토 마을이다. 길목답게 낡은 건물들이 길을 따라 양쪽에 죽 늘어서져 있었다. 다한은 주점 겸 여관을 겸하는 건물로 들어갔다. 대부분 이런 여관들이 값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얼마 안 되는 돈을 아끼는 것이 좋지만 일주일간 노숙으로 몸과 마음이 지쳤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껴 쓴다면 노르아드 산까지 가는데 넉넉하지는 않아도 모자라지도 않을 정도는 있었다.


“휘유. 난 또 오늘도 노숙하는 줄 알았네.”


“앞으로 또 나흘 간 노숙할테니까 여기 피로를 풀어야지.”


“중간에 마을이 없어?”


“있지만 마을을 들리려면 노르아드 산까지 둘러서 가야 돼. 그리고 마을을 들려서 여관에 쉴 만큼 돈도 없고. 빨리 가는 것이 중요하잖아.”


“그건 그렇지만.”


여유 있게 가고 싶은 마음과 빨리 마법사 조합원을 찾고 싶은 마음이 갈등했다. 요즘들어 이러한 갈등이 더 심해졌다. 그런 아스타롯은 무시하고 다한은 카운터로 갔다.


다한과 아스타롯은 3층에 있는 낡은 방을 받았다. 가장 저렴한 방이지만 방은 좁았고 가구라곤 침대 2개 밖에 없었다.


“진짜 간소한 방이네. 하룻밤에 얼마야?”


“30론.”


“켁! 맥주 한 잔 값밖에 안 되네.”


“여기선 맥주 한 잔도 10론밖에 안 해.”


아스타롯은 방을 한 번 둘러보더니


“싸긴 싸군. 하지만 이 정도 방에는 그 정도 값이 어울리지만.”


“대신 식사나 목욕비는 따로 계산해야 해.”


“뭐야? 포함된 것 아냐?”


“여긴 30론 밖에 안 하잖아.”


“설마... 목욕비도 아끼겠다는 거야?


“당연하지. 돈이 어디 있어?”


“난 좀 씻고 싶어! 일주일간 제대로 씻지도 못 해서 몸에 냄새까지 난다구!”


“냄새는 나도 놔! 그래서 이틀 전에 연못에서 목욕하지 그랬어!”


“어쩜. 넌 내가 누가 볼지도 모르는 밖에서 알몸을 드러내고 목욕했으면 좋겠어!”


“그... 그건 아니지만...”


“그래서 여기 오면 할 줄 알았잖아!”


그동안 잠잠했던 아스타롯의 땡깡이 다시 시작되었다. 다한은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


“좋아좋아. 너에게 선택권을 주지. 씻을래 밥을 먹을래?”


“이.. 이게 무슨 선택이야!”


“선택은 선택이지. 그리고 우린 돈이 별로 없어.”


“그럼 몰래 지나가는 사람 돈을 터는 건 어때?”


“우리가 도적이냐?”


“성기사도 아니잖아.”


아스타롯은 아차 싶었지만 이미 내뱉은 말은 무효화할 수 없었다.


“그럼 둘 다 하지 말든가!”


그 말을 마치더니 다한은 문을 쾅 닫고 밖으로 나갔다.


“우씨. 쟤는 왜 툭하면 성질이야. 다한. 잠깐! 기다려!”


다한과 아스타롯은 서로 험악한 분위기로 1층 주점으로 갔다. 주점과 여관을 운영하는 곳 대부분이 바로 여기 주점에서 수익을 내고 있다. 사람인 이상 먹지 않으면 살 수 없으니까.


“쳇, 주점도 그지같군.”


“싫으면 안 먹어도 돼.”


“누가 안 먹겠데. 그냥 그지같다는 거지. 음식도 그지같겠지.”


“음식이 그리 맛있는 것은 아니지만 안 먹을 순 없잖아.”


“맛없어서 죄송하군요. 손님.”


어느 새 다가온 여급이 떡하니 서 있었다. 여급은 키가 크고 빨강머리를 가지고 있었다.


“여기 음식 원래 변변찮죠. 근데 서비스는 더 변변찮죠. 그러니 주문하고 싶으면 빨랑 주문하고 그렇지 않으면 꺼지슈.”


“아니, 뭐 이딴 계집이 다 있어!”


여급의 말에 화가 난 아스타롯이 외쳤다. 하지만 여급은 자신이 제일 싫어하는 계집이라는 말에 분노게이지가 솟았다.


“그러는 너도 하찮은 계집이라는 걸 알고 있냐.”


“뭐!”


안 그래도 기분이 좋지 않은 아스타롯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하지만 여급은 키가 다한만할 뿐 아니라 그 키에 걸맞은 체격을 지니고 있었다. 의외의 덩치에 약간 겁을 먹은 아스타롯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는 다한을 불러 세웠다.


“뭐... 뭐해. 다한. 이 빨강머리 계집을 이대로 둘 거야.”


여급은 자신이 이 세상에 제일 싫어하는 두 가지 단어를 함께 여자 쓴 때문에 분노가 폭발했다. 여급은 아스타롯의 멱살을 붙잡고 들어올렸다.


“휘유! 지나는 10분을 못 버티는구나.”


“또, 누구랑 싸우는데?”


“몰라. 같은 여잔데?”


“여자들끼리 싸움이 제일 재미있지. 크크크.”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시선이 집중되자 다한은 그때서야 일어서 상황을 종료시키기로 했다. 우선, 멱살을 붙잡은 손을 풀고 뭔가 우위에 있는 사람이 타이르듯이 여급에게 말했다.


“아가씨. 저희 일행이 잘못한 것 같지만 그래도 아가씨가... 헉!”


다한은 사타구니를 붙잡고 주저앉았다. 2세 걱정보다 지금 자신의 목숨을 걱정해야 할 만큼 아팠다. 무력하게 다한이 쓰러지는 모습을 보자 아스타롯은 확연하게 겁을 먹고 여급에게서 멀어졌다. 주변의 사람들은 여자들끼리의 싸움에 신이나 소리를 지르며 열광했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매그넌스를 소환할까?’


아스타롯의 속을 홍염의 창 매그넌스를 소환하지 않았는데 시커멓게 타들어갔다.


“남자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년이 주둥이만 살아가지고! 나는 너 같은 년이 제일 꼴보기 싫어!”


빨강머리 여급 지나가 다가와 다시 아스타롯의 멱살을 붙잡았다.


“나한테 뭐라고 말했지. 다시 말해봐!”


“그... 그... 그게...”


“역시 남자가 없으니 한 마디도 못 하는군. 오늘 이 언니가 따끔한 맛을 보여주지!”


“딱콩.”


누군가 지나의 머리를 내려찍었다. 덕분에 아스타롯은 지나의 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누구야!”


지나가 뒤를 돌아보자 키가 큰 자신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크고 자신의 허벅지만한 팔뚝을 가진 남자가 있었다.


“니 애비다. 이 년이 또 하라는 일은 안하고 손님한테 시비를 걸어! 어서 부엌에 가서 엄마 일 안 도와줘!”


“철썩!”


그러더니 엉덩이를 솥뚜껑 같은 손으로 힘껏 때렸다. 지나는 억울하다는 눈빛으로 아빠를 쳐다보았지만 남자는 그 눈빛을 무시했다.


“죄송합니다. 손님. 하나 밖에 없는 딸을 너무 오냐오냐 키워서 버릇이 없습니다.”


“아, 에... 네...”


덩치 큰 남자는 고통에 겨워하는 다한을 일으켜 세우더니 의자에 앉혔다. 어쩐지 다한은 아스타롯의 눈을 마주보지 못 했다.


“죄송합니다. 손님. 저는 이 여관 겸 주점의 주인인 데일이라고 합니다. 사죄의 뜻으로 음식을 공짜로 드리겠습니다.”


다한은 여전히 고개를 돌린 채 고개만 끄덕였다.


“잠깐, 주인장. 나는 음식 대신 목욕물 좀 받아놔 줘.”


이럴 때, 아스타롯은 순발력이 빛을 발했다. 방금 전 있었던 소란은 없었던 일로 쳐버리는 능력을 말이다.


“알겠습니다. 젊은 아가씨께서는 목욕물을 원하시는군요.”


그때서야 다한은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야, 조금이라도 돈을 아껴야지. 씻지 말고 밥을 먹어.”


“내가 너처럼 야만인이냐. 차라리 한 끼 굶고 씻겠어.”


“하하하. 이거 애인분의 성격이 보통이 아니시군요.”


“애인이 아니라 아내입니다.”


덩치 큰 주인은 그 말에 예의를 갖추어 아스타롯을 부인 대우해주었다. 그 행동에 다한은 이 덩치 큰 사람이 그렇게 교양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고 느꼈다. 하지만 아스타롯의 표정은 마치 바퀴벌레가 목에 걸린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야, 임마! 너와 난 부부 순례자 행세하기로 했잖아!’


다한이 표정을 읽은 아스타롯은 그때서야 고개를 끄덕이며 표정을 풀었다. 다한이 너무 자연스럽게 자신을 아내로 소개하자 순간 어이가 없었던 것이다. 덩치 큰 주인장은 의외로 입담도 좋았다.


“이렇게 아름다우신 아내를 위해 싼 음식 값도 지불하지 못한 못난 남편을 두셨군요.”


“그러게 말이에요. 언제나 아껴 써라, 돈 없다. 이게 아주 입에 붙었어요.”


“부인처럼 젊고 아름다운 분이시면 훨씬 더 괜찮은 남자를 만날 수 있었을 텐데요?”


“그놈의 사랑이 뭔지. 젊었을 때는 사랑만 있으면 다 되는 줄 알았죠.”


“부인.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주인장은 우아하게 아스타롯의 손끝을 붙잡으며 말했다. 하지만 2m가 넘는 덩치가 우아하게 행동해봐야 우스꽝스럽기만 할 뿐이었다. 주인장과 아스타롯의 아주 쿵짝이 맞아 오버 액션을 펼치니 다한은 태클 걸 기운도 나지 않았다.


“쾅!”


“음식 나왔습니다.”


지나는 음식을 내던지다시피 했다.


“지나야. 이쪽 손님은 목욕하시니까 목욕물 받아 놓고.”


“내가?”


지나는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의기양양한 표정은 지은 아스타롯은 보니 더욱 화가 났다.


“또 궁디 맞고 싶지 않으면 빨랑 가서 해!”


“알았어. 하면 되잖아. 아, 그리고 엄마가 저 여자 손 한 번이라도 더 붙잡으면 손모가지 무사하지 않을 거라고 전해달라고 했어.”


그러더니 지나는 혀를 쏙 내밀고 목욕물을 받으러 사라졌다. 주인장은 뻣뻣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하하! 농담은 이 정도로 하죠. 혹시 불쾌하셨습니까? 손님?”


그런 건 미리 물어보라. 다한 역시 뻣뻣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하.하. 아닙니다. 사실, 저희 부부는 순례자라서 돈이 넉넉하지가 않습니다.”


“아니, 순례자가 왜 델리토 지방가지 오는 겁니까? 이곳에는 변변찮은 신전도 없는데요?”


다한은 생각지도 못하게 궁지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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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아스타롯 8장 9화 22.07.13 4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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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아스타롯 8장 6화 22.07.08 45 0 12쪽
49 아스타롯 8장 5화 22.07.07 44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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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아스타롯 8장 1화 22.07.01 4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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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아스타롯 7장 6화 22.06.21 49 0 10쪽
42 아스타롯 7장 5화 22.06.20 49 0 14쪽
41 아스타롯 7장 4화 22.06.17 49 0 14쪽
40 아스타롯 7장 3화 22.06.16 47 0 16쪽
39 아스타롯 7장 2화 22.06.15 49 0 11쪽
38 아스타롯 7장 1화 22.06.14 79 0 10쪽
37 아스타롯 6장 6화 22.06.13 61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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