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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go님의 서재

짐꾼에 빙의한 S급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Chigo
작품등록일 :
2024.01.29 11:56
최근연재일 :
2024.03.06 01:45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62,935
추천수 :
1,594
글자수 :
206,459

작성
24.02.10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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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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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글자
13쪽

고스트 웨폰

DUMMY

집에 도착하자 해는 어느새 얼굴을 감추고 달에게 바톤을 넘겼다.

현관에 들어선 유성은 신발을 벗고 주위를 둘러 보았다.


“오빠, 왔어?”

“형!”


보라가 머리를 빼꼼 내밀고, 이준이 양 팔을 벌리고는 달라붙었다.


“더러우니까 붙지 말아라.”


그러자 이준은 코를 막으며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


“응··· 형아 냄새나······.”


그 모습에 유성이 피식 웃었다.


“밥은?”


보라가 고개를 저었다.


“오빠 기다리고 있었지.”

“그래?”


방으로 걸어가던 유성이 말 했다.


“나 씻고 나올 때까지만 기다려. 금방 먹을만한 거 해줄게.”

“그··· 오빠.”

“응?”


보라가 문틀에 몸을 기대고는 걱정스러운 듯한 눈을 했다.


“또 게이트 갔다가 온거야···?”

“뭐 그렇지?”


뭘 말하려는지 보라가 우물쭈물거렸다.


“혹시 이제 더 이상 게이트 안 들어가면 안 될까?”


유성은 옷과 바지를 몇 개 챙기고 거실로 나왔다.

그리고 겉옷과 윗옷을 벗었다.


“응, 안 돼.”

“그래···?”


더러워진 옷을 빨래 바구니에 넣은 유성이 화장실 겸 샤워실로 향했다.

보라가 게이트에 들어가지 말라는 이유는 충분히 짐작 할 수 있었다.

분명 엄마를 게이트에서 잃고, 아빠도 사라졌으니, 나까지 사라질까 걱정스러운거겠지.

언젠가 보라에게서 들어가지 말라는 소리가 나올 줄 알았다.

그러니 난 내가 준비해둔 대답을 할 뿐이다.

걱정이 가득한 보라를 본 유성이 싱긋 웃었다.


“걱정 말아라. 너네 두고 어디 안간다. 아니면··· 나 못 믿어?”

“오빠······.”


유성의 자신 가득한 표정에 보라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는 똑같이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아니? 난 오빠 믿지.”

“그치? 조금만 기다려 금방 씻고 밥 해줄게.”


덜컥-


화장실의 문이 닫혔다.


쏴아아-


그리고 물이 쏟아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닫힌 문을 잠시 보던 보라가 작게 중얼거렸다.


“그래도··· 걱정된단 말이야······.”


뭔가 알 수 없는 복잡한 심정이 보라의 머릿속을 헤집었다.

개인적으로는 오빠가 게이트에 들어가지 않았으면 한다.

게이트에 들어가는 오빠를 생각하면 자꾸··· 하늘에 계신 엄마의 얼굴이 떠오르곤 하니까.

그래서 두렵다.

갑자기 오빠가 엄마의 곁으로 가지는 않을까.

차갑고 냉혹한 세상에 우릴 남기고 떠나지 않을까.

오빠가 돌아오지 않았던 몇 일은 너무나도 무섭고 두려웠다.

매일 아빠에게 맞는 고통보다, 매일 밤 꿈에서 봤던 오빠의 모습이 더욱 날 괴롭게 했다.

어둠 뿐인 공간에서 내 두 손을 잡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을 흔들며 멀리 가버리는 오빠의 모습이.

그래서 오빠가 돌아왔을 때는 기뻤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성격이 조금 달라진 것 같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떠나지 않고 우리에게 돌아와 주었고, 항상 그랬던 것처럼 우리를 도와주었다.

두렵고 무서운 어둠을 쫓아내주고 희망차고 밝은 빛을 들여주었다.

내가 항상 의지하고 존경하며 따르는, 내가 알고 있던 오빠가 돌아와 줬으니까.


“누나···?”


이준이 보라의 옷자락을 살짝 잡아 당겼다.

복잡한 표정을 하던 보라가 퍽 걱정스러웠으리라.

보라는 미소를 지으며 이준의 머리를 헝클였다.


“그래, 오빠를 믿는 게 맞겠지?”


풀린 보라의 표정에 이준 또한 밝게 웃었다.


“응!”


아직 어린 이준은 뭐가 뭔지 잘 몰랐다.

하지만 누나가 웃는다면, 형이 함께 한다면 무엇이든 좋았다.


***


식사를 마치고 설거지를 끝낸 유성이 침대에 앉았다.


“와아! 누나 이거 엄청 폭신해!”

“이준아, 위험하니까 뛰지 마···!”


방 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유성이 피식 웃었다.

그 개새끼의 물건을 다 정리하고, 보라의 방으로 만들어 주었다.

보라도 한창나이대의 소녀인데 남동생과 같이 방을 쓰기엔 불편한 점이 많을 거다.

혹여나 그 새끼가 썼던 방이라 불쾌해 하지 않을까 했는데, 다행히 표정을 보면 그런 생각은 안 드나 보다.

뭐, 나도 제법 신경 써서 방 분위기를 바꿨으니까 괜찮겠지.


‘그것보다······.’


유성은 음침한 미소를 지으며 상태창을 꺼냈다.


[정보]

이름: 신유성

레벨: 26

직업: 없음

칭호: 증오의 감정

HP: 320

MP: 270


[능력치]

힘: 41 민첩: 28 체력: 32 지능: 27 감각: 34

(사용 가능한 능력치 포인트: 10)


“크~ 이거지.”


늘어난 레벨과 능력치 포인트를 보며 감탄하던 그때.


띠링-


‘뭐지?’


갑작스레 뜬 창에 눈을 돌렸다.


[아직 확인하지 않은 새로운 칭호가 한 개 있습니다]


‘새로운 칭호···?’


유성은 속으로 새로운 칭호에 대해 외쳤다.

그러자 또 다른 창이 떳다.


[칭호]

증오의 감정

도마뱀 학살자


‘도마뱀 학살자?’


이름 참 멋있는 것 같으면서도 멋 없었다.


[칭호]

도마뱀 학살자: 파충류 마물에게 주는 데미지가 10% 상승합니다. 리자드맨에게는 두 배의 효과가 적용됩니다.


칭호를 잠시 읽은 유성이 시원찮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뭐 좋긴 하네.’


파충류 마물이라고 하면 생각보다 종류가 많다.

리자드맨에게 20퍼센트의 데미지를 추가로 주는 것도 아주 좋다.

근데 그렇게 자주 쓸 수 있나···? 라고 생각한다면 애매하다.

파충류 마물이 많기는 한데, 다른 종류의 마물들의 수도 엄청나기 때문에 확률 적으로는 크게 높지 않다.

그래도 파충류 한정으로 엄청난 효율을 낼 수 있는 칭호였기에 잘 기억해 뒀다가 필요할 때 사용해야겠다.


‘아직 까지는 증오의 감정을 써야겠네.’


수치는 적어도 모든 마물에게 효과가 적용되니, 활용도만 놓고 보자면 도마뱀 학살자 보다 나았다.

칭호의 창을 전부 닫은 유성은 다시 상태창을 보았다.


[능력치]

힘: 41 민첩: 28 체력: 32 지능: 27 감각: 34

(사용 가능한 능력치 포인트: 10)


“흠···.”


이제부터 다시 고민의 시간이다.

어떤 부분이 지금의 자신에게서 부족할까.

유성은 이번 게이트에서의 기억을 천천히 떠올렸다.

우선 고블린을 빨리 처리한 것은 좋았다.

함정을 잘 피하고 리자드맨들을 잡은 것 까지도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대문을 넘어서고 난 후.


‘너무 자신에 가득 차 있었어.’


E급 정도의 게이트라면 좆밥이라며 얕보고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 됐지?

좆은 내가 될 뻔했지.

만약 최서아가 아니었다면 나도 해골 무리 중 하나가 됐을지도 몰랐다.

흑마법사라고 하더라도 E급 정도면 독침 같은거나 쏠 줄 알았다.


‘항상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며 행동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 해서 등에 상처를 허용했다.

최서아가 저주 마법을 무효화 하지 않았다면 더 큰 상처가 생겼을지도 모른다.

만약 고블린이 뭔가를 더 숨기고 있었다면 죽었겠지.

너무나도 안일했다.


‘스스로의 피드백은 여기까지.‘


이제 능력치는 무엇을 올리냐인데.

고민 할 것도 없이 민첩에 모든 포인트를 투자했다.

전투를 하며 느낀건데, 아무리 빨리 공격을 예상 하고 피하려 해도 몸이 굼떠서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애초에 힘을 어느정도 찍어놓으면 민첩을 찍으려고 했으니 큰 고민은 필요 없었다.

이제 다음에 포인트가 생긴다면 찍을 것은 감각이다.

솔직히 처음에는 감각을 딱히 필요로 하지 않았다.

확실하게 느껴지는 것도 없을 뿐더러 굳이 필요성을 느끼지 못 했으니까.

하지만 이번 게이트에서 확실히 알았다.

감각이란 본능이다.

어떤 것이 위험하고, 무엇을 하면 안 되며, 살기를 느낀다던지, 옳은 선택이 무엇인지 하는 본능 말이다.

최서아가 화살에 박힐 뻔한 그때도 본능적으로 위험하다 느껴 뒷덜미를 당겼고.

지금은 충분히 감각 수치가 높아서 민첩을 찍었지만, 나중에 가면 갈수록 감각이라는 능력치는 굉장히 중요 해질 것이다.


‘능력치는 여기까지.’


다음으로 볼 것은 스킬.


[스킬]

패시브 스킬: 살기 감지 Lv.1, 쌓이는 공포 Lv.1

액티브 스킬: 신속한 이동 Lv.1, 고스트 웨폰 Lv.1


유성은 이번에 얻은 고스트 웨폰에 대해 살펴 보았다.


[스킬: 고스트 웨폰 Lv.1]

액티브 스킬

필요 마나: 무기 소환 당 10 (무기 한 개 유지 시 1초에 마나가 1씩 소모된다)

재사용 시간: 0

인벤토리에서 원하는 무기를 소환합니다.

사용자가 적의를 가진 상대를 추격해 목숨이 다할 때까지 노립니다.

원하는 경우 스스로 무기를 조종할 수 있습니다.

(소환 가능한 무기의 수 0/3)


스킬을 자세히 읽어보던 유성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드디어 쓸만한 것이 나왔구나!’


지금까지 무슨 이동 속도 올려주고, 뒤통수에서 날아오는 거 막아주고 하는 것만 나오다가 드디어 제법 좋은 스킬이 나왔다.

쌓이는 공포도 나름 나쁘지 않긴 했지만, 고스트 웨폰 만큼 활용도가 높지는 않았다.

심지어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도 있다고 하니 제법 변수가 많아진다.

거기에다 버리기 아까운 무기들을 인벤토리에 처박아 두지 않아도 되는 점 또한 마음에 들었다.


‘자, 다음.’


유성은 기쁜 마음으로 인벤토리를 열었다.

마지막으로 받은 ‘던전 열쇠’에 대해 볼 생각이다.


“음······.”


인벤토리를 연 유성은 생각했다.

일단 정리 좀 하자고.

리자드맨을 잡으면서 얻은 잡무기들이 너무 많았다.

하나만 남기고는 전부 팔아야지.


[‘리자드맨의 장검’ 14개 를/을 정말 판매 하시겠습니까? (Yes/ No)]


- Yes.


[‘리자드맨의 창’ 10개 를/을 정말 판매 하시겠습니까? (Yes/ No)]


- Yes.


이왕 정리한 거, 나머지 잡템들도 다 팔았다.

그러자 제법 많은 골드가 모였다.

이걸로 당분간은 골드가 부족할 일은 없을 것 같다.

깔끔해진 인벤토리를 본 유성은 던전 열쇠를 살펴봤다.


[아이템: 던전 열쇠]

입수난이도: E

종류: 열쇠

던전 선택 장소로 갈 수 있는 열쇠.

언제 어디서든 사용이 가능합니다.

(인벤토리에 보관이 가능합니다)


‘던전 선택 장소···?’


이렇게만 봐서는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이건 나중에 따로 써봐야 할 것 같다.

던전 열쇠의 창을 내린 유성은 다른 아이템으로 시선을 돌렸다.

바로 흑마법사 고블린의 드랍 아이템인 마법 지팡이와 푸른 반지.

우선은 마법 지팡이 먼저.


[아이템: 마법 지팡이]

입수난이도: E

종류: 지팡이

지능 +20

마법 사용을 보다 쉽고 빠르게 보조해 주는 지팡이.

손에 쥐고 있으면 마력이 넘치는 듯한 기분이 든다.

다른 무기와 함께 사용이 불가능 합니다.

(인벤토리에 보관이 가능합니다)


설명을 읽으며 유성은 확신했다.

자신이 사용할 일은 절대 없을 것 같다고.

특히 다른 무기와 함께 사용이 불가능 하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야 자신은 마법을 주로 사용하는 마법사가 아니니까.

지능을 20이나 더 준다는 것은 솔직히 혹하지만, 지팡이로 대가리 부수고 다는 거 아니면 다른 무기에 비해 효율이 썩 좋지 않아 보였다.

다음으로는 푸른 반지.


[아이템: 푸른 반지]

입수난이도: D

종류: 반지

깊은 해저와도 같은 푸른색의 반지.

어느 마법사가 애용하던 마도구다.

마나 재생: 마나의 충전 속도가 1.5배 상승합니다.

마나 증가: 최대 마나가 1.5배 증가합니다.

(인벤토리에 보관이 가능합니다)


“오!”


나도 모르게 육성으로 감탄이 나왔다.


똑똑-


“오빠, 무슨 일 있어?”


보라가 문을 두들기며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공포 영상 보다가 놀라서.”

“아··· 그렇구나.”


문 앞에서 발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유성은 다시 아이템 설명 창으로 눈을 돌렸다.

마나의 재생과 최대 마나를 무려 1.5배나 늘려 주는 것은 엄청났다

스킬창을 킨 유성이 다시 한 번 고스트 웨폰의 설명을 읽었다.


‘소환 시 초당 마나가 사용되는 스킬에, 마나 재생력과 최대 마나가 늘어나는 아이템?’


이거 생각보다 시너지가 좋다.

어쩌면 다음 능력치는 감각과 지능을 골고루 찍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평소에는 쓸모 없다고 생각한 마나의 중요도가 갑자기 올라가버렸으니까.


‘지금 마나에 1.5배를 더해서 고스트 웨폰을 3개 소환한다고 하면······.’


머리를 굴리다 결국 포기한 유성이 계산기를 켰다.

이렇게 좋은 방법이 있는데 굳이 머리를 쓸 필요는 없지.

그렇게 숫자를 두들기고 등호를 누르니 답이 나왔다.

소환 마나까지 포함해서 고스트 웨폰 3개를 유지 할 수 있는 시간은 125초.

즉 2분 5초다.


‘시간이 지나면서 마나가 재생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 오래 쓸 수 있겠네.’


계산을 끝낸 유성의 입가에 은은한 미소가 번졌다.

아무래도 전투의 효율이 대폭 상승해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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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한 가정의 영웅 +3 24.02.04 2,404 54 13쪽
7 혐오감 +3 24.02.04 2,393 5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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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Prologue. 오류! +2 24.02.01 3,188 62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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