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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go님의 서재

짐꾼에 빙의한 S급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Chigo
작품등록일 :
2024.01.29 11:56
최근연재일 :
2024.03.06 01:45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62,865
추천수 :
1,594
글자수 :
206,459

작성
24.02.03 06:45
조회
2,575
추천
52
글자
13쪽

자이언트 오크

DUMMY

쾅-


유성이 방에 들어오자 마자 대문이 큰 소리를 내며 닫혔다.


“아무것도 안 보이네.”


방 안에는 한치 앞도 안 보일 만큼 어두웠다.

우선 언제 어디서 어떤 녀석이 튀어 나올지 몰랐기에 긴장해야만 했다.

재빨리 한 쪽 구석에 배낭을 던져놓은 유성은 장검을 움켜쥐고 사주 경계를 하였다.


화르륵-


벽에 걸린 횃불 하나에 불이 붙었다.

곧이어 모든 횃불이 켜지고, 방 전체를 환하게 비추었다.


“이번에도 오크인가.”


지금까지 상대해 왔던 녀석들과는 달랐다.

우선 크기부터가 1미터는 더 커 보였다.

근데 어째서인지 바닥에 가부좌를 틀고는 고개를 숙여 앉고 있었다.


‘왜 안 움직이지?’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오크는 붉은 안광을 휘날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크르윽-”


등을 돌려 뒤로 터벅터벅 걸어가더니, 바위 위에 있는 긴 창 하나를 들어 올렸다.

화려하게 창을 돌리던 오크는 뜨거운 콧김을 내뿜으며 자세를 잡았다.

그러자 오크의 위에 빨간색으로 된 글이 떳다.


[자이언트 오크 Lv.10]


“자이언트 오크?”


녀석에게도 별칭이 있었다는 건 오늘 처음 알았다.

그리고 처음 보는 것은 이름 뿐만이 아니라, 오크가 든 무기도 그러했다.


‘창을 든 오크라니···?’


리자드맨 같은 녀석들이면 몰라도, 그 멍청하다는 오크가 창이라니.

들어본 적도 없는 상황이었다.


‘이것도 시스템하고 관련이 있나?’


다시 생각해 보니 이건 아닌 것 같다.


‘하긴, 게이트는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는데 뭐.’


창을 든 오크 보다 훨씬 이상한 일도 많이 있었는데 이 정도야.

그렇게 생각한 유성은 마음을 다잡고 전투 준비를 하였다.


“크르으아아아아아-!!”


때마침 오크가 포효를 하며 창을 들고 달려왔다.

족히 3미터는 넘어 보이는 녀석이 저렇게 뛰어오니 제법 위압감이 있었다.

하지만 주로 A ~ S급 게이트를 돌던 유성에게는 귀여운 애교로 보였다.


“시끄럽게 소리는 왜 질러?”


공격이 닿을 거리까지 온 오크가 창을 찔렀다.


치잉-


유성은 최소한의 행동 만으로 오크의 공격들을 흘렸다.

역시 게이트의 보스 격이라서 그런지, 다른 오크보다 행동이 빨랐다.

계속되는 공방 속에 기회를 엿보던 유성이 공격을 흘리는 동시에 창을 걷어찼다.


“그륵-?”


순간 빈틈을 만든 유성은 재빨리 오크의 머리 위로 검을 휘둘렀다.


팅-


하지만 오크가 재빨리 창을 들어올려 머리를 보호했다.

만약 창의 자루가 은이 아니라 나무였다면 진작에 싸움은 끝났을 것이다.

유성이 들고 있던 검은 반발력에 위로 튕겨졌다.

그와 동시에 강제로 오크에게 턴이 넘어갔다.


“크륵-”


비릿하게 웃은 오크는 시뻘건 안광을 휘날리며 창을 휘둘렀다.

위험하다 판단한 유성은 빠르게 바닥을 굴러 자리를 벗어났다.


휘익-


피했다고 생각했지만, 어느새인가 왼쪽 어깨의 생체기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두근-


순간 몸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오크는 쉴 틈을 안 주겠다는 듯, 길쭉한 창을 다시 찌르기 시작했다.


‘몸이 무겁다···!’


아까 전보다 움직임이 굼떠졌다.

창에 독이라도 발라져 있는 것인가?


팅-


타이밍을 맞춰 창을 튕겨낸 유성은 재빨리 오크와 거리를 뒀다.


“후우··· 후우···.”


몸 상태가 점점 악화된다.

빠른 움직임에 독이 퍼져 나가는 것이리라.


“하··· 씨발, 가지가지 한다.”


상황이 좋지 않다.

독이 전신에 퍼져 못 움직이기 전에 오크를 죽여야 한다.

오크는 그런 유성의 상태를 아는 것인지, 끈적한 미소를 지으며 달려왔다.


‘스킬은 어떻게 쓰는 거지?’


분명 고유 기술은 생각하는 것으로 써졌는데.


[스킬 사용: 신속한 이동 Lv.1]


‘됐다···!’


유성은 빨라진 발놀림으로 재차 오크의 공격을 피했다.

속도가 드라마틱 하게 빨라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없을 때 보다 훨씬 편했다.

지속 시간은 10초.

이 안에 뭐라도 해야만 한다.

발의 속도가 빨라진 것 만으로 아까보다 빈틈이 더 잘 보였다.


팅-


검으로 창을 튕겨낸 유성은 빨라진 걸음걸이를 이용하여 오크의 뒤를 잡았다.

순간 당황한 오크는 뒤로 몸을 돌렸지만, 유성이 검을 휘두르는 속도가 훨씬 빨랐다.

깔끔한 검로를 그리며 나아간 칼날이 오크의 목덜미에 박혔다.

어째 지금까지 만났던 오크의 피부보다 훨씬 단단한 느낌이 들었다.


‘독 때문에 팔에 힘이 안 들어간다···!’


오크의 피부가 단단한 것이 아니라 유성이 약해진 것이다.

독이 점점 퍼지면서 몸을 장악해 나가고 있었다.

여기서 더 지체했다가는 정말로 죽을 수도 있다.


“으아아아아아아아!!!”


우렁찬 기합을 내지르며 온 힘을 손과 팔에 집중 시켰다.

그러자 검날이 목 뼈까지 닿은 게 느껴졌다.

하지만 오크는 자신의 목이 잘리는 것을 보고만 있지는 않았다.


“크르아아-!!”


자신이 움직이는 것 보다 목이 잘리는 게 더 빠를 것 같자, 오크는 마치 어디로 신호를 보내는 듯 소리쳤다.


피슈욱-


그러자 어디에선가 화살 하나가 빠른 속도로 포물선을 그리며 유성의 정수리로 날아왔다.

무언가 날아오고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유성은 아랑곳 않고 목을 베는 것에 집중하였다.

지금 이 순간을 놓치면 두 번 다시는 못 일어날 것 같기 때문이다.

화살이 유성의 머리를 뚫기 바로 직전.


[스킬 발동: 살기 감지 Lv,1]


날아오던 화살은 그 자리에서 바닥에 떨어졌다.

아직 한 번도 발동되지 않았던 패시브가 발동 된 것이다.


“으아아아아아아아-!!”


유성은 목에 핏줄을 세워 가면서 사력을 다해 검을 우겨 넣었다.


콰득-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나고.


촤아아아악-


오크의 머리통이 베어져서 날아갔다.

그와 동시에 유성은 자신의 힘에 못 이겨 그대로 자빠졌다.


“하아··· 하아······.


더 이상은 안 된다.


‘포션···.’


이 이상 지체 했다가는 핏줄에 피 대신 독이 가득 찰지도 모른다.


피슉-


그때 어디선가 날아왔던 화살이 다시 한 번 힘 없이 기어가는 유성에게 날아갔다.


‘씨부레······.’


본능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팔이 올라가지 않았다.

화살은 빠른 속도로 접근해 유성의 코 앞까지 왔다.


슉-


가까스로 고개를 꺾은 유성의 옆으로 화살이 박혔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공중에는 화살 하나가 더 날아오고 있었다.

피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검으로 튕겨 내거나 차라리 팔로 막아야만 한다.


‘씨이이이발, 팔 좀 움직여라···!!!’


화살촉이 유성의 눈과 닿기까지 10cm도 안 남은 그 때.


[레벨이 증가 하였습니다]

[레벨이 증가 하였습니다]

[레벨이 증가 하였습니다]

[레벨이 증가 하였습니다]


팅-


레벨업과 동시에 풀 컨디션이 된 유성이 화살을 막아냈다.


“진짜 레벨업도 존나 느리네. 뒤지는 줄 알았잖아.”


유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화살이 날아온 방향을 노려 보았다.


“끼릭-? 끼릭-!!”


웬 고블린 한 마리가 활을 들고는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갑자기 건강해진 유성의 모습에 당황한 모양이다.


“고블린 새끼··· 넌 뒤졌다.”


고블린은 유성을 피해 어디론가 달아나려 했지만, 이런 밀실에서 도망칠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흐흐흐······.”


미소를 보이며 장검을 질질 끌고 오는 유성의 모습은 고블린에게 공포 그 자체였다.

어느새 구석에서 벌벌 떨던 고블린 앞 까지 온 유성은 장검을 높이 들어 올렸다.


콰직-


그렇게 고블린의 몸은 양단이 되어, 내장을 바닥에 흩뿌렸다.

유성은 허리춤에서 단검을 꺼내들어 뱃속을 휘젓다가 작은 마정석 하나를 꺼냈다.


“이게 다 돈이 된단 말이지.”


혹시 인벤토리에 넣을 수 있나.


“오.”


손에 들린 마정석은 깔끔하게 인벤토리로 들어갔다.

이럼 굳이 배낭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 보였다.

사실상 다른 헌터의 고유 능력인 아공간과 같은 인벤토리 덕분에 스킬이 하나 더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자리에서 일어난 유성은 질퍽거리는 피웅덩이를 밟으며 목이 잘린 오크의 시체로 갔다.


“이게 탐이 났단 말이지.”


오크가 휘둘렀던 창에 손을 대려던 그 때.


[아이템을 자동 회수 하시겠습니까? (Yes/No)]


유성은 손을 잠시 멈추고 글을 읽었다.


“응···? 예스.”


[아이템을 획득 하였습니다]

- 실버 스피어

- 자이언트 오크의 마정석

- 오크의 손톱 x10


“뭐야··· 이런 게 있으면 진작 알려줘야지!”


시스템에게 성질 내 봤자 달라지는 게 없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짜증 나는 건 어쩔 수 없다.


“실버 스피어··· 오크의 손··· 뭐? 내가 잘 못 읽었나?”


아이템 획득 창은 얼마 못 가 사라졌다.

유성은 자신의 눈을 의심하며 인벤토리에 들어갔다.

그러자 정말로 오크의 손톱이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거 어따 쓰는건데?”


[아이템: 오크의 손톱]

입수난이도: E

종류: 재료

오크의 손톱이다.

상점에 팔면 돈을 벌 수 있다.

(인벤토리에 보관이 가능합니다)


“상점이라고···?”


유성은 상점이라는 단어를 보고 작게 중얼거렸다.


“상점.”


말이 끝남과 동시에 눈 앞에는 상점이라 쓰여진 창이 떠올랐다.


[상점]

하급 포션: 10G

해독제: 100G

로프: 50G

···

···

···

(30레벨에 해금 됩니다)

(40레벨에 해금 됩니다)

···

···

···


상점은 위에서부터 여러 물건들이 있었으며, 그 아래로는 레벨에 부족해서 못 산다고 써져 있었다.


“이런 것도 있구나.”


창의 아래에는 판매 버튼과 구매 버튼, 그리고 0원인 골드만 떡 하니 있었다.


“음··· 그럼 재료를 팔아서 돈을 벌면 되나?”


유성인 판매 버튼을 눌러 오크의 손톱 10개를 팔았다.


[‘오크의 손톱 10개’ 를/을 정말 판매 하시겠습니까? (Yes/No)]


“이런 거 가지고 있어봤자··· 예스.”


말이 끝나자 마자 골드의 숫자가 바뀌었다.


[판매 / 구매 / 100G]


“손톱 하나에 10골드인 건가.”


유성은 다시 상점의 상품들을 보았다.


“10골드에 포션 하나면··· 나쁘지 않네.”


하급 포션이 어느 정도의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없는 것 보다는 낫다.

거기에다 해독제 하나도 살 수 있으니 나쁘지 않았다.


“음··· 다른 것도 팔 수 있으려나?”


궁금증이 생긴 유성은 판매 버튼을 누르고 시미터를 눌렀다.


[‘뭉툭한 시미터’를/을 정말 판매 하시겠습니까? (Yes/No)]


“오 되는구나. 당연히 노, 시미터는 아직 쓸만 한 것 같거든.”


아마 인벤토리에 있는 물건은 전부 팔 수 있는 모양이다.

대충 궁금한 것은 해결한 유성은 상점을 닫고 인벤토리를 보았다.


“사실 제일 궁금했던 실버 스피어.”


유성은 조심스레 실버 스피어의 정보창을 띄웠다.

게이트에서 제일 강한 놈이 쓴 무기인 만큼 분명 성능도 좋을 것이다.


[아이템: 실버 스피어]

입수난이도: D

종류: 창

공격력 +10

민첩 +15

자루와 칼날이 모두 은으로 되어있는 창입니다.

창 끝에는 독이 발려져 있어 공격 시 일정 확률로 마비 효과가 발동됩니다.

마비: 일정 확률로 적의 움직임을 둔하게 만듭니다.

(인벤토리에 보관이 가능합니다)


“오오!!”


유성은 진심으로 감탄하였다.

김민우 시절에 비하면 정말 형편 없는 무기였지만, 지금은 더할 나위 없는 좋은 무기였다.

우선 장검보다 능력치가 두 배는 높았으며 거기에다 마비라는 특수 효과까지 붙어있으니···.

시미터와 장검을 쓸 일은 두 번 다시 없을지도 모르겠다.


“자, 다음으로는 상태창이다.”


[정보]

이름: 신유성

레벨: 15

직업: 없음

칭호: 증오의 감정

HP: 310

MP: 160


[능력치]

힘: 27 민첩: 17 체력: 21 지능: 16 감각: 23

(사용 가능한 능력치 포인트: 0)


“음, 좋아 순조롭군.”


유성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아까 던져둔 배낭 쪽으로 걸어갔다.

아쉽게도 배낭은 인벤토리에 안 들어갔기 때문에 메고 가야 했다.

그래도 안에 든 마정석과 포션들은 들어갔기에 전부 옮겼다.

처음보다 훨씬 가벼워진 배낭을 어깨에 걸친 유성은 어느새 열린 대문 밖으로 나갔다.


‘밖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으려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S급 헌터, 김민우가 죽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분명 나라가 떠들썩해 질 것이다.

하지만 신종호 그 새끼가 곧이 곧대로 말 했을 리가 없다.

분명 어떻게든 자신의 죽음을 덮거나, 얼버무려서 넘길 것이 뻔했다.


“우선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지.”


바로 마정석을 수거하는 일이다.

이게 다 돈이 되거든.


[아이템을 획득 하였습니다]

- 작은 마정석 1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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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레벨이 증가 하였습니다 +4 24.02.01 2,885 62 13쪽
2 기회 +3 24.02.01 3,055 5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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