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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go님의 서재

짐꾼에 빙의한 S급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Chigo
작품등록일 :
2024.01.29 11:56
최근연재일 :
2024.03.06 01:45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62,859
추천수 :
1,594
글자수 :
206,459

작성
24.02.02 18:45
조회
2,693
추천
60
글자
12쪽

오크

DUMMY

유성은 까먹은 것이 있는 듯 자리에 멈춰섰다.


“이걸 안 봤었네.”


상태창을 꺼낸 유성은 칭호인 ‘증오의 감정’에 대해 살펴 보았다.

이왕이면 하나라도 더 알고 가는 게 좋지 않겠는가.


[칭호]

증오의 감정: 자신에게 상처를 준 모든 생물에게 5%의 추가 데미지를 입힙니다.


“뭐··· 생각보다 별 것 없네.”


그러다 문뜩 자신의 손에 쥐어져 있는 것을 보았다.

아까 남성에게서 뺏은 장검이었다.


“아.”


생각해 보니 돌려주는 것을 까먹었다.

뭐, 본인이 안 가져갔으니 내 잘못은 아니다.

솔직히 목숨 값으로 이 정도는 줄 수 있잖아?

목숨 값이라면 이미 배낭에 든 것들로 받은 것 같긴 하지만, 유성은 굳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오크의 사체 옆으로 지나가던 유성은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허리를 숙였다.

그리고는 오크의 손바닥 위에 있는 시미터를 집어 들었다.


‘이것도 쓸 수 있지 않을까?’


[아이템을 획득 하였습니다]

- 뭉툭한 시미터


집어 든 순간 시미터가 손에서 사라지며 아이템을 획득 하였다는 문구가 떳다.


“뭐야, 어디갔어?”


당황한 유성은 아이템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생각해 보았다.

시스템에는 스킬이라든가 칭호, 상태창 같은 것이 있는 것으로 보면 분명 게임의 그것들과 같았다.

그럼 게임에서 아이템을 획득하면 어디로 가는 가.


“인벤토리?”


그렇게 말 하자 ‘인벤토리’라 써져 있는 푸른 창이 떳다.

창에는 여러 칸들이 있었으며, 제일 첫 번째 칸에는 방금 얻었던 시미터의 사진 같은 게 보였다.


“역시나 여기 있었군.”


생각보다 불친절한 시스템에 유성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쩌면 시스템에는 아직 더 많은 요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건 차츰 쓰다 보면 어떻게 알게 되겠지.’


그렇게 생각한 유성은 시미터를 꺼내 손에 쥐었다.

시미터를 꺼낸다고 생각하니 자연스럽게 쥐어졌다.


‘그럼 넣을 때는?’


역시 마찬가지로 넣는다는 생각만으로 인벤토리에 들어갔다.

혹시 인벤토리의 창을 끈 상태에서도 되나 실험해 봤는데, 이번에도 역시 자연스럽게 손에 쥐어졌다.


‘굳이 매번 인벤토리를 킬 필요는 없겠네.’


생각 이상으로 편리한 기능에 유성은 제법 만족했다.

너무나도 게임 같은 시스템에 유성은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게임에서는 무기 정보 같은 거 볼 수 있던데.’


[아이템: 뭉툭한 시미터]

입수난이도: E

종류: 시미터

공격력 +10

한 방 한 방이 강력한 무기.

그만큼 제법 무게가 나간다.

(인벤토리에 보관이 가능합니다)


“오.”


이 정도면 시스템이 못 하는 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그러면 이 단검은?”


[아이템: 낡은 단검]

입수난이도: -

종류: 단검

낡은 단검이다.

(인벤토리에 보관이 불가능 합니다)


“··· 끝이야?”


너무나도 조촐한 설명이긴 했지만 어느정도 예상은 했다.

인벤토리에 못 넣는 단검은 허리춤에 차고, 손에 쥔 장검을 살펴 보았다.


[아이템: 리자드맨의 장검]

입수난이도: E

종류: 장검

공격력 +5

민첩 +5

리자드맨이 애용하는 장검이다.

검의 크기에 비해 제법 가볍다.

(인벤토리에 보관이 가능합니다)


“어쩐지 단검을 들고 달렸을 때 보다 몸이 가볍더라.”


무기에 대한 설명은 생각보다 유용하게 사용 할 수 있을 듯 하다.

보통 게이트에서 나오는 물건들의 성능이나 특징들에 대해 알려면 한 세월을 걸쳐서 감정을 해야 결과가 나오는데···.

그에 비해 시스템은 바로 바로 능력치에 대해 알려주며, 성능이 어떤지, 어떤 특징들이 있는지 보여주니 훨씬 편하다.

솔직히 이 능력으로 감정만 전문적으로 해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유성의 목표는 그게 아니였다.


‘신종호··· 그 새끼한테 복수 하는 거지.’


갑자기 생각난 신종호의 얼굴에 유성은 이를 갈았다.

하지만 지금 이딴 몸뚱이로 복수를 하는 것은 택도 없었다.

S급인 신종호를 상대 할 수 있게 되려면 하루 빨리 강해져야만 했다.

그렇게 생각한 유성은 장검을 움켜쥐며 게이트의 안쪽으로 걸어 갔다.


***


“크르윽-”


둔덕진 동굴의 바닥을 따라 2분 정도 걸었을까.

오크 특유의 소리가 들려왔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오크 무리가 있군.’


오크들은 보통 무리를 지어 다니기 때문에, 한 마리가 보이면 더 있다고 생각 하는 것이 일방적이다.

세 마리의 오크는 모닥불 하나를 둘러 싸고 있었다.


‘지금 내가 오크 셋을 상대 할 수 있을까···?’


확신은 못 하겠다.

아무리 능력치가 오르고 스킬이 생겼다고 해도, 지금 자신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크륵-”


오크 한 마리가 이 쪽으로 걸어오기 시작한다.

아마도 방금 유성이 죽인 녀석의 안부를 확인하러 가는 것일터다.

기회라 생각한 유성은 조금 더 뒤로 가서 바위에 몸을 숨겼다.


[뭉툭한 시미터]


시미터를 손에 쥔 유성은 오크가 바위 앞을 지나기 만을 기다렸다.


터벅 터벅-


묵직한 발걸음 소리가 점점 가까워 진다.

드디어 오크는 유성이 위치한 바위 앞을 지나 갔다.

시미터를 꽉 움켜쥔 유성은 조용히 몸을 움직여 오크의 뒤로 접근하였다.

그리고 오크의 뒤통수로 있는 힘껏 시미터를 휘둘렀다.


촤아아악-


곡선을 그리며 휘둘러진 시미터는 어렵지 않게 오크의 피부를 갈랐다.

그리고 갈라진 피부 속에는 거무튀튀한 붉은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크르으으···.”


쾅-


갑작스러운 공격에 오크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 하고 엎어졌다.


[레벨이 증가 하였습니다]

[레벨이 증가 하였습니다]


순간 머리가 안 잘려서 죽지 않았나 했는데, 다행히도 충분히 죽을 만큼 치명상이었나 보다.

그래도 아까 올린 능력치의 효과가 있긴 한가보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다.


“크르으윽-!”


오크가 쓰러지며 들린 소리에 나머지 두 오크가 나왔다.

유성은 등을 돌리곤 시미터를 집어 넣었다.


[리자드맨의 장검]


이제 부터는 묵직한 한 방 보다 민첩한 움직임이 더 필요 할 테니까.

유성을 발견한 두 오크는 다짜고짜 달려오기 시작했다.

한 놈은 몽둥이를 들고 있었으며, 다른 놈은 너클처럼 보이는 무언가를 끼고 있었다.


“후···.”


오른손에 들린 장검을 다잡은 유성은 자세를 잡았다.

어느새 바로 앞 까지 온 오크가 커다란 몽둥이를 대각으로 휘둘렀다.

유성은 몸을 비틀며 검을 이용해 몽둥이를 흘려 냈다.


“크르아아아-!”


곧바로 너클을 낀 오크가 들러 붙기 시작하였다.


휘휙-


생각보다 빠른 속도는 아니였기에, 경험이 가득한 유성에게는 공격이 닿지 않았다.

마치 위빙을 하듯, 몸을 움직이던 유성은 오크의 빈틈을 발견하고 복부로 검을 쑤셔 넣었다.

하지만 본능으로 움직이는 오크 답게 팔을 내주며 복부를 막았다.


“쯧.”


유성은 어느틈에 머리 위에서 내려오고 있는 몽둥이를 발견하곤, 땅을 박차며 몸을 날렸다.


콰앙-


오크의 힘이 얼마나 무식한지, 몽둥이질 한 방에 바위가 깎였다.

만약 유성이 피하지 못 하고 저 자리에 서 있었다면 머리가 두부처럼 으깨졌을 것이다.

잠시의 쉴 틈도 주지 않겠다는 듯이 너클 오크가 주먹을 뻗으며 밀어 붙였다.


팅-


분명 주먹을 검으로 받아냈는데, 어째서인지 검을 쥔 팔이 후들거렸다.

오크가 오른 주먹을 내 뻗으려 할 때, 유성은 몸을 움츠리고 역으로 파고 들었다.

덕분에 주먹을 뻗은 오크에게는 빈틈이 생겼다.

유성은 그 틈을 놓칠까 재빨리 검을 횡으로 휘둘렀다.


촤아아악-


피부를 뚫는 피륙음과 함께 오크의 복부에는 커다란 칼집이 생겼다.

재빨리 발을 움직이며 몸을 돌린 유성은 고개를 숙여, 곧바로 날아오는 몽둥이를 피했다.

너클 오크는 피가 쏟아져 나오는 복부를 움켜쥐다가 결국에는 과다출혈로 쓰러졌다.


[레벨이 증가 하였습니다]

[레벨이 증가 하였습니다]


그 모습을 곁눈질로 본 유성이 작게 중얼거렸다.


“앞으로 한 마리.”


남은 적의 수를 세는 것은 유성의 오랜 습관이었다.


후우웅-


유성은 매섭게 휘둘리는 몽둥이를 피하며 장검을 집어 넣었다.


[뭉툭한 시미터]


시미터를 꺼낸 유성은 기회를 엿보다 검으로 오크의 공격을 흘렸다.

그리고는 재빨리 녀석의 왼손을 노렸다.


댕강-


“크르으으으으윽-!!”


오크의 왼손은 깔끔한 단면을 보이며 잘려 나갔다.

싸우면서도 레벨이 오르니, 자연스레 능력치가 올라간 모양이다.

흥분한 오크는 더욱 격렬하게 몽둥이를 휘두르기 시작 하였다.

하지만 역시 공격이 유성에게 닿는 일은 없었다.


치이잉-


계속해서 몽둥이를 흘려내던 유성은 몸을 낮춰, 다리를 베었다.

역시 다리는 두꺼워서 그런지 상처가 얕았다.


“크륵-”


얍삽한 유성의 움직임에 화가 머리 끝까지 차오른 오크는 이를 아득 물고 힘껏 몽둥이를 내리쳤다.

유성은 예상 했다는 듯이 몸을 비틀어 공격을 피했다.

그리고는 녀석을 향해 시미터를 휘둘렀다.

있는 힘껏 휘두른 시미터는 반달 모양의 곡선을 그리며 오크의 목으로 날아갔다..

오크는 몽둥이를 다시 들어 올리는데 시간이 드는 바람에 순간적으로 무방비 상태가 되었다.


그드득-


시미터는 오크의 목 뼈에 걸려서는 움직이지 않았다.


“크르으아아-!”

“흐아아아아아아아!”


유성은 온 힘을 다해 검을 깊숙이 밀어 넣었다.

오크 또한 죽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몽둥이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휘두르려던 그 때.


촤아아아아악-


끔찍한 소리와 함께 오크의 목이 양단되었다.

잘린 오크의 머리는 바닥을 나뒹굴고 있었고, 유성의 머리 위로는 오크의 피가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레벨이 증가 하였습니다]


“후······.”


유성은 경직된 오크의 몸뚱이를 발로 차서 넘어뜨렸다.

그러자 머리 위로 쏟아지던 피가 멈추었다.


“존나 더럽네··· 우웩.”


오크를 잡으며 레벨업을 한 덕분에 몸에 피로감은 없었다.

유성은 머리카락에 묻은 오크의 피를 털어내며 상태창을 켰다.


[정보]

이름: 신유성

레벨: 8

직업: 없음

칭호: 증오의 감정

HP: 240

MP: 90


[능력치]

힘: 20 민첩: 10 체력: 14 지능: 9 감각: 16

(사용 가능한 능력치 포인트: 0)


“5레벨이 올랐네.”


역시나 레벨이 오르면서 주는 경험치가 줄어드는 모양이다.


‘계속 같은 경험치를 줬으면, 하급 게이트만 다니면서 레벨업이나 하려 했는데···.’


속으로 아쉬워 하던 유성은 상태창을 보다가 뭔가를 발견하고 표정이 심각해졌다.


“왜 능력치 포인트가 없지···?”


처음 레벨업을 할 때는 분명 1포인트씩 줬었다.

하지만 총 5레벨을 올린 지금, 어째서 포인트가 없는가.


“설마 처음 한 마리 잡았을 때만 주고, 더 안 주는거야?”


게임에서의 시작 포인트 뭐 그런 건가?


“쩝··· 뭐 어쩔 수 없나.”


유성은 아쉬움에 혀를 차곤 상태창을 닫았다.

오크의 사체를 훑어보던 유성은 그냥 등을 돌렸다.

딱히 쓸 만한 게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니 마정석도 빼야하는데.’


마정석은 마물의 몸에서 응축된 마력의 결정체다.

그러다 보니 마물의 배를 갈라야 얻을 수 있었는데, 예전에는 항상 다른 사람이 해줬지만 이젠 그럴 사람이 없었다.


‘뭐, 나오면서 해도 되겠지.’


그렇게 생각한 유성은 더욱 깊숙한 곳에 들어갔다.


***


촤아악-


[레벨이 증가 하였습니다]


커다란 거미가 보라색 피를 흩날리며 힘 없이 쓰러졌다.

오크보다 비교적 상대하기 쉬운 녀석들이라 그런지, 넷에서 다섯 마리를 잡아야만 1레벨이 올랐다.

그래도 다행히 하급 고블린은 두 마리에 1레벨이었다.

그렇게 오면서 총 3레벨을 더 올린 유성은 뺨에 묻은 피를 닦으며 계속 걸어갔다.


“드디어 마지막이군.”


유성은 거대한 대문 앞에 멈춰 서서는 마음의 준비를 하였다.

모든 게이트의 끝에는 하나의 거대한 문이 있다.

문의 안쪽에는 일반 마물과는 비교도 안 되는 강함을 가진 마물이 자리해 있으며, 그 마물을 처리 해야만 게이트 붕괴를 막을 수 있고, 게이트가 닫힌다.


“후, 가보자.”


마음의 준비를 끝낸 유성은 나무로 된 거대한 대문을 있는 힘껏 밀었다.


끼이익-


소름끼치는 소리와 함께 유성은 당당히 앞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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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크 +4 24.02.02 2,694 60 12쪽
3 레벨이 증가 하였습니다 +4 24.02.01 2,885 62 13쪽
2 기회 +3 24.02.01 3,054 56 13쪽
1 Prologue. 오류! +2 24.02.01 3,182 62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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