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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go님의 서재

짐꾼에 빙의한 S급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Chigo
작품등록일 :
2024.01.29 11:56
최근연재일 :
2024.03.06 01:45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62,860
추천수 :
1,594
글자수 :
206,459

작성
24.02.05 18:45
조회
2,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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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글자
14쪽

E급 게이트 (1)

DUMMY

애들 아침밥을 해주고 학교에 보낸 유성이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 핸드폰으로 적당한 가격의 게이트를 찾기 시작했다.


「E급 게이트 - 붕괴까지 남은 시간 19시 30분 (500,000원)」


“이거면 되겠지.”


유성은 망설임 없이 구매 버튼을 눌렀다.

몇 초 기다리자 접수가 완료 되었다는 메시지가 왔다.

이제 이 문자를 게이트 앞에 서 있는 협회 사람에게 보여주면 된다.


띠리리-


옷을 입고 나갈 준비를 하던 때에 누군가에게서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 안녕하세요. 헌터 협회입니다.


아까 산 게이트에 무슨 문제라도 생겼나?


“네···.”

- 혹시 신유성 헌터님이 맞으신가요?

“네, 맞습니다.”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닌 이상, 헌터 협회가 전화 올 일은 없을텐데.


- 그··· 죄송합니다만, 혹시 아까 구매한 게이트를 혼자 들어가신다는 게 맞으실까요?

“네? 맞습니다만.”

- 이건 저의 개인적인 참견 입니다만, 너무 위험 할 것 같으니 그만 두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아 그런 거였군.

대충 상황을 알 것 같은 유성이 코로 숨을 내뱉었다.


“무슨 말씀인지는 알 것 같지만, 괜찮습니다.”

- 아뇨 그래도··· 혹시 가족 있으십니까?

“네, 있습니다.”

- 가족을 생각해서라도 그만 두시는 걸 추천합니다. 외람된 말씀입니다만, E급 게이트는 절대 F급인 신유성 헌터께서 혼자 클리어 하지 못 합니다. 그러니 다시 생각해 보심이······.


이런 시대에도 남을 생각 할 줄 아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감탄한 유성이었다.

보통 누가 어디에 들어가서 죽든 말든 신경 안 쓸 텐데 말이다.


“걱정은 감사합니다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 당신 진짜 죽는다고요!! 남은 가족들 생각은 안 해요? 제발 목숨을 소중히 여주세요!!

“응···?”


갑작스러운 급발진에 유성은 당황했다.

아무리 남을 생각한다고 하지만, 이건 무슨······.


- 제발··· 그러다 죽은 사람이 한 둘이 아니란 말이야··· 그러니 제발 다시 생각해 주세요······.


아무래도 제법 사연이 있는 사람인가 보다.

하지만 미안하게도 이쪽도 나름 사정이 있단 말이다.


“무슨 말씀인지는 알겠습니다. 하지만 정말 전 괜찮습니다.”

- 신유성 헌터님··· 제발 다시 생각해 보심이······. / 서아씨, 그만해···! 사정은 알겠는데, 아무리 그래도 이건─


다른 직원이 말리러 왔는지, 전화 너머에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헌터님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 직원의 돌발 행동에 사죄드립니다.


사람이 바뀌었는지, 남자의 목소리로 바뀌었다.


“아··· 네. 괜찮습니다. 그것보다 별 일 없으면 끊어도 될까요?”


일분 일초가 아깝단 말이다.


- 네, 이번 일에 대해서는 다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헌터님께 행운이 따르기를 바라겠습니다.


직원의 사과를 들은 유성은 전화를 끊고 빠르게 현관으로 나갔다.

지도를 슬쩍 본 유성은 게이트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


“여긴가.”


게이트의 위치를 슬쩍 본 유성이 고개를 들었다.

바로 앞에는 푸른색으로 빛나고 있는 게이트가 있었다.

딱 봐도 협회 직원으로 보이는 남자가 유성에게 다가왔다.


“잠시만요, 혹시 게이트를 소유하신 분인가요?”


유성은 대답 대신에 휴대폰으로 문자에 들어가 내밀었다.

원래 같으면 파티장을 제외한 사람은 휴대폰을 들고 오지 않아도 되지만, 혼자면 어쩔 수 없이 확인을 위해 들고 와야했다.


“어디보자···.”


직원 또한 휴대폰으로 무언가를 확인 하고는 작게 중얼거렸다.


“신유성··· F급···?”


F급이라는 것에 직원의 행동이 잠시 멈췄지만, 이내 별 대수롭지 않다는 듯 휴대폰을 집어넣었다.


“확인 되었습니다. 혹시 무기가 따로 필요 하실까요?”


헌터 협회에서는 기본적인 무기를 지급해 주는데, 이게 썩 좋은 퀄리티는 아니여서 대부분은 개인 장비를 가지고 온다.


“아뇨, 괜찮습니다.”


유성을 살짝 훑어본 직원이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네, 뭐 그러시다면··· 헌터님께 행운이 있기를 바랍니다.”


그 소리에 유성은 슬며시 미소를 머금었다.


‘그래 이게 정상적인 반응이지. 방금 전화 온 그 여자가 이상한거고.’


자신의 일도 아닌데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없지.

이 직원의 행동은 당연한 것이다.

그렇게 게이트에 발을 디디려 할 때.


“잠시만요!!”


어디선가 들리는 여성의 목소리에 유성이 고개를 돌렸다.

한 여성이 다급히 달려오더니, 유성의 앞에 멈춰섰다.


“하아··· 하아··· 혹시··· 신유성 헌터···?”


여성은 많이 힘든지 몸을 기억자로 숙이고 다리를 잡으며 숨을 헐떡였다.

유성은 그런 여성을 보곤 물었다.


“맞습니다만··· 누구시죠?”

“후우···.”


숨을 돌린 여성은 유성의 질문에 답해주었다.


“아직도 게이트 들어갈 생각이세요?”

“네? 어··· 아!”


어디서 들어본 목소리다 싶었는데, 방금 전화 왔던 협회 직원이랑 같은 목소리였다.

설마 여기까지 와서 게이트 들어가지 말라고 하러 온건가?

이 사람 얼마나 오지랖이 넓은거야?

유성은 당황함에 남직원을 흘겨 보았다.

직원은 누구랑 통화를 하는지, 이쪽에 신경 쓸 겨를이 없어 보였다.

은색의 긴 장발을 가진 여성이 푸른색 눈을 빛내며 말 했다.


“안 들어가시면 안 될까요···?”


적잖게 당황한 유성은 뺨을 긁으며 답했다.


“도대체 왜 이러시는지 모르겠지만, 저도 나름 사정이 있습니다. 시간도 없는데 이러지 마시죠.”


더 엮여봤자 귀찮기만 할 것 같기에 유성은 등을 돌렸다.

여성은 그런 유성의 팔을 붙잡았다.


“그 사정이 목숨보다 중요한가요?”


집요한 여성 때문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전 죽을 생각 없습니다. 안 죽을거고요. 집에 가족들 있는데 제가 왜 죽습니까? 해야 할 일도 많아요. 걱정해 주시는 건 감사한데, 시간이 없으니 그만해 주시죠.”

“들어가지 않는다는 선택지는 당신에게 없군요···.”


눈을 질끈 감은 여성은 무언가를 결심한 듯 크게 말 했다.


“그럼 저도 같이 들어가요!”

“······ 뭐라고요?”


내가 잘 못 들었나?


“저도 같이 들어가겠다고요···!”

“예···? 그게 무슨···.”


여성은 오른 손을 들어 손바닥으로 가슴팍을 치며 말 했다.


“저도 각성한 헌터니까 게이트에 들어 갈 수 있습니다!”


유성의 눈썹이 움찔거렸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아니 중요하긴 한데, 왜 이렇게까지 필사적으로 남의 죽음에 신경 쓰시는 거에요?”

“누가 죽는 것을 알고도 어떻게 가만히 있어요?”

“아니 글쎄 안 죽는다니까···.”


한숨을 내쉰 유성이 물었다.


“등급이 어떻게 되는데요?”

“C급입니다. 서포트계라서 직접 싸우지는 못 하지만···.”


C급이라고?


“C급이 E급 게이트에 들어갈 수 있나요?”


아마 마나 때문에 안될 터인데.


“전 마나가 다른 헌터에 비해 적어서 가능 할 거에요.”


여성의 대답을 들은 유성은 곰곰이 생각했다.

확실히 혼자보다 둘이 낫긴 하다.

거기에다 C급 서포터라면 더더욱.

문제는 이 사람이 무슨 흑심을 품고 접근하는 것이 아닌가 인데······.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유성이었기에 그럴 일은 적다고 생각했다.


“하아··· 알겠습니다. 마정석 배분은··· 죄송하지만 제가 더 많이 가져 가도록 하겠습니다.”

“괜찮습니다. 그런 거 바라고 온 거 아니니까요.”


그런 걸 바라고 온 것이 아니라니···.

도대체 왜 이러는지 감도 안 잡힌다.


“전 최서아라고 합니다. 아까 말 했다 시피 C급 서포트계고요.”

“말 안 해도 아시겠지만, F급 근접계 신유성입니다.”


유성은 최서아에게서 등을 돌리곤 말 했다.


“그럼 들어갈게요.”

“아··· 네······.”


게이트의 앞 까지 갔음에도 들려오지 않는 발소리에 유성은 고개를 돌려 뒤를 보았다.

어째서인지 최서아는 두려운 표정으로 게이트를 보며 어깨를 떨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던 유성이 조심스레 물었다.


“혹시 게이트에 들어가는 게 두려우세요?”


가끔 있다, 게이트에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들이.

유성의 질문에 서아는 아랫 입술을 깨물더니 크게 심호흡을 한 번 했다.


“아니요···!”

“아니긴 무슨··· 무서우면 무리하지 않아도 됩니다.”

“괜찮습니다···!”


띠링-


그때 뜬금없이 기계음이 들려왔다.

반가운 소리에 유성은 재빨리 느낌표를 보았다.


[미완료 퀘스트]

최서아와 함께 게이트를 클리어 하십시오.

단, 최서아가 중상을 입게 된다면 퀘스트는 취소 됩니다.

보상: 능력치 포인트 +10, 액티브 스킬 (???Lv.1), 던전 열쇠


퀘스트를 확인한 유성은 서아의 팔을 잡았다.


“어···?”


당황한 서아가 유성의 얼굴을 흘깃 보았다.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가 말려 올라간 유성이 말 했다.


“괜찮으시다니 다행이네요. 어서 빨리 들어가죠.”

“가, 갑자기 왜 이러세요···?”


갑자기 바뀐 유성의 태도에 시아는 적잖게 당황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유성은 시아의 팔목을 잡은 체로 게이트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저 혼자서도 들어 갈 수 있어요···! 그러니 놔 주세요······.”


어차피 거의 다 들어왔기에 유성은 손을 놓았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몰랐지만, 어느새 자신이 게이트 안에 들어와 있다는 것을 깨달은 시아가 질린 얼굴로 몸을 잘게 떨었다.


“정말 괜찮은 거 맞아요?”

“······ 네 괜찮습니다.”


아무리 봐도 게이트에 안 좋은 기억이 있는 사람이 확실했다.

자신이 붙어 있으니 별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본인이 무서워 하는 것이랑은 별개다.

보다 못 한 유성이 말 했다.


“저랑 붙어있으면 괜찮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서아는 미심쩍은 눈으로 유성을 보다가 어째 더 심하게 몸을 떨었다.

하긴 F급이 이런 말 해봤자 전혀 믿음이 안 되겠지.

아무래도 이야기의 방향을 바꾸는 게 좋을 듯 하다.

무슨 말을 하는 게 좋을까 고민하던 유성은 한 가지가 떠올랐다.

생각해 보니까 이 사람 협회에서 일 하고 있던 거 아니였어?


“최서아씨, 당신 일 하던 건 어떻게 하고 여기로 온거에요?”


서아는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답 했다.


“일보다 사람의 목숨이 더 중요한 거 아니에요? 당연히 때려 치우고 달려왔죠.”

“와······.”


유성은 이 여자에게 진심으로 감탄했다.

이 정도면 헌터 협회에서 일 할게 아니라 자살 방지 위원회 같은 곳에서 일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럼 안 짤립니까?”

“음··· 아마도 안 잘릴거에요.”

“아마도···?”

“그러지 않을까요···? 아닌가? 어떻하지? 진짜 잘리는 거 아니야?”


그냥 생각이 없었던 거구나.

뭔가 피곤한 상대인 것 같음에 유성은 한 숨을 내뱉었다.

그래도 계속 대화를 하다 보니, 서아의 긴장이 어느정도 풀린 듯 보였다.

계속 최서아와 대화를 하던 유성은 문뜩 궁금해졌다.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생각한 것 보다 젋어 보였기 때문이다.

처음 전화를 받았을 때는 적어도 30대는 넘어갈 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보니 꼭 20대 초반 같아 보였다.


“22살입니다.”


역시 유성의 예상대로 최서아의 나이는 많지 않았다.


“그쪽은요?”


내 나이가 몇이었지···?

유성은 몸 주인의 기억을 더듬었다.


“23살입니다.”

“별로 차이 안 나네요. 그··· 혹시 괜찮으시다면 반말 해도 괜찮을까요?”

“편하신데로.”


오히려 반말이면 유성도 편했다.

서아가 어느정도 괜찮아진 것 같자 유성은 서서히 게이트 안으로 걸어갔다.

혹여나 시아가 긴장할까 유성은 계속해서 말을 걸었다.


“너 은발은 염색 한 거야?”

“우와··· 바로 반말하네······.”


유성의 눈썹이 움찔거렸다.


“네가 하자며.”

“농담이야.”


농담 할 정도면 완전히 긴장 다 풀렸구만 뭐.

괜히 걱정했나 싶은 유성이었다.

서아는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입을 벌렸다.


“염색한 건 아니야.”

“그럼 자연?”


이번에도 서아는 고개를 저었다.


“그것도 아니야.”

“그럼?”

“내가 헌터로 각성 했을때 어느새인가 머리가 하얗게 변했더라고. 알아보니까 마나 때문에 머리카락의 색이 바뀔수도 있다더라.”


유성도 들어본 적이 있는 이야기였다.

가끔 드물게 각성을 한 사람들 중에는 머리카락 색깔이 바뀌는 사람들도 있다고.

실제로 김민우 시절에도 몇 번 본적이 있고.

계속해서 자잘한 이야기를 하며 걸어가던 유성이 발걸음을 멈췄다.


“마물이다, 준비해.”

“응···?”


그 말에 서아가 앞을 응시하였다.


“키히히······.”


이상하리만치 찢어진 눈.

까칠해 보이는 초록색 피부.

비정상 적으로 큰 코와 길쭉한 귀.

고블린이었다.

비릿한 미소를 지은 고블린이 손에 있는 단검을 핥았다.


“한 놈이 아니군.”


동굴의 어두운 부분에서 고블린 세 마리가 더 나왔다.

보통 고블린은 무리 생활을 하기 때문에 한 마리가 보이면 몇 마리가 더 있는 것이 정상이다.


[실버 스피어]


창을 양 손으로 잡은 유성이 자세를 잡았다.


“하아··· 하아··· 하아······.”


심상치 않은 숨소리에 유성은 고개를 돌려 보았다.

서아는 고블린을 보고는 떨며 숨을 헐떡였다.


“괜찮냐?”

“괘··· 괜찮아. 응··· 내, 내가 지켜줄게······.”


서아의 눈에는 초점이 풀려 있었다.

전혀 하나도 괜찮아 보이지 않았지만, 우선 달려오는 고블린들을 처리하는 것이 먼저다.

유성은 제일 선두로 달려오고 있는 고블린에게 창을 찔러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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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혐오감 +3 24.02.04 2,391 55 14쪽
6 헌터 교환소 +4 24.02.03 2,475 53 13쪽
5 자이언트 오크 +4 24.02.03 2,575 52 13쪽
4 오크 +4 24.02.02 2,694 60 12쪽
3 레벨이 증가 하였습니다 +4 24.02.01 2,885 62 13쪽
2 기회 +3 24.02.01 3,054 56 13쪽
1 Prologue. 오류! +2 24.02.01 3,182 62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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