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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영혼 님의 서재입니다.

2032 임자왜란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시간의영혼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6
최근연재일 :
2021.11.18 10: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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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316
추천수 :
980
글자수 :
658,694

작성
21.05.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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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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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10. 혼돈의 시기 (1)

DUMMY

한 달 만에 만난 형민과 석필은 반갑게 인사를 한 뒤 매콤하게 볶은 주꾸미 불고기에 소주를 곁들였다.


”그런 일이 있었구먼, 그래서 대통령님이 우리를 한번 들어오라는 건가?“


”네 다음 달 중 가능한 날짜 알려달라는 비서실 연락을 받았습니다.“


”대통령님 주변에 뛰어난 참모들이 얼마나 많은데 나를 보자 하실까? 내가 무슨 도움이 될지 모르겠네.“


”그냥 외부 사람들이 보는 여러 의견을 청취하시려는 차원인 듯합니다. 저에게도 친절하게 대해주셨으니 편하게 만나보시면 될듯해요.“


”대통령님도 요즘 고민이 많으실 거야. 북한, 중국부터 시작해서 일본, 미국까지 우리를 잡아먹지 못해서 난리니, 예전보다 얼굴이 많이 상하셨어.“


”고민이 많으신 듯 보이셨어요. 지금은 누가 대통령 자리를 앉더라도 답을 찾기 어려운 가장 힘든 시기인 듯해요.“


”내가 합참에 있을 때 핵 추진 잠수함 기획안 작성했던 것 말했었지.

그때 국방부 장관이 노현무 대통령께 보고했던 핵추진잠수함 사업을 승인받은 날이 2003년 6월 2일이야. 그래서 362 사업이라 불렸지.“


”네. 알고 있습니다. 그럼, 그때 지금 대통령님을 뵈었나요?“


”응. 핵미사일 탑재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지금도 그렇고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사찰을 받는 우리 상황상 불가능했지.

그래서 핵 추진 잠수함을 건조 또는 해외 직도입하는 방향으로 기획안을 올렸지.

지금의 국방예산으로도 비싼 핵 추진 잠수함을 그 당시 건조하려 했던 것은 자주국방을 향한 대통령의 결단이었지.

노현무 대통령이 비밀리에 우리 362 사업단을 방문해서 격려해 주신 적이 있어. 그때 비서실장이셨던 지금 대통령도 같이 오셨었지.“


”그랬었군요.“


”비밀리에 추진했던 사업이었지만, 결국 국내에서 완벽한 보안 유지는 힘들었어. 외국에 의해 조종당하는 사람이 워낙 많으니 결국 사업은 노출되고 주변국의 압력에 좌초하고 말았지.

그 당시 362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었다면, 우리는 핵추진잠수함을 항상 작전에 투입할 수 있는 3척 보유 체계를 갖고 있었을 테고 주변국들이 요즘처럼 이렇게 함부로 우리를 건드리지 못했을 거야.“


”네. 국방에 관심 있는 시민들이 모두 안타까워하는 일이에요.“



형민과 석필은 답답한 듯 소주잔을 단숨에 비우며 상추쌈에 매콤한 주꾸미를 입속에 몇 번 씹지도 않고 삼켰다.



식사 후 근처 카페로 자리를 옮긴 형민은 조용한 분위기에서 궁금한 얘기를 꺼냈다.


”일본과의 경제 분쟁은 어떻게 보세요? 국책 연구기관 등에서는 우리가 이길 수 있는 분쟁이라고 일본의 실수라고 보고하는 분위기던데, 대통령님은 신중하게 보시려는 듯해요.“


”당연히 신중해야지. 일본은 만주를 점령한 1920년대부터, 미국과의 전쟁을 대비한 계획을 세워가던 일본이었어.

2019년 7월 시작한 일본의 수출금지가 단순한 일회성 계획이었을까? 일본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사람들이 논리야.

그자들은 우리 시선을 그쪽으로 보내놓고 또 다른 무언가를 노리고 있을지 모르네.“


”네. 저도 일본이 단순히 6개월 만에 손해로 결과가 나올 일을 아무 생각 없이 저질렀다고는 보이지 않네요. 뭔가 꿍꿍이가 있겠죠. 그런 여러 의문점을 대통령님도 갖고 고민이 많으신 듯해요.“


”그래. 요즘 나라 안팎이 뒤숭숭하니 어쩌면 우리 같은 사람들의 의견을 말씀드릴 기회가 될 수도 있겠네. 부르셨으니 당연히 가봐야지. 한번 가봄세.“


”2월 중 언제 괜찮으세요.“


”대통령님 편한 날짜에 맞춰야지. 난 일정 조절 다 가능하니 자네 시간에 맞춰봐.“


”네. 그럼, 날짜 잡아서 그리 전하겠습니다.“


다음날 대통령님이 편하신 날에 맞춰 방문 드리겠다는 뜻을 비서실에 전한 후, 2월 15일에 방문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토요일이니 대통령님 일정이 조금은 여유가 있으신 듯했다.



김형민과 최석필은 2월 15일 일찍 만나서 청와대를 향해 출발하기로 약속했다.






2020. 2. 15



차량 1대로 이동하는 것이 편하다는 생각에 형민은 최석필의 상계동 집으로 픽업을 갔다.


중령으로 예편한 예비역 대령 최석필에게 지인들은 최 대령님 하며 편하게 부르곤 했다.


청와대로 향하는 차 안에서 석필이 형민에게 물었다.


“오늘 대통령을 만나러 간다고 집에서 며칠간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지난 일들이 많이 생각이 나더군. 362 사업을 현실화시키지 못한 아쉬움도 크고, 요즘 같은 정세에 그때 핵추진잠수함을 만들어 두었더라면 주변에서 우리나라를 이렇게 함부로 할 수 있겠나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지나고 보니 지금 같은 형편에 그때 만들었어야 했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많을 겁니다.”


“형민씨. 왜 우리가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하는지 이유를 생각해 본 적 있나?”


“글쎄요? 사회 대다수를 차지하던 백성들 즉, 민중들의 깨우침이 늦어서 그랬을까요? 아니면 지배층인 양반가들이 너무 권력과 돈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 그랬을까요?”


“난 둘 다 정확한 이유는 아닌듯해. 백성들의 각성이 늦었다고 하기엔 서양에서도 민주주의 사상이 싹튼 건 1700년대 말 프랑스혁명 이후로 최초의 직선제 국회의원을 선출한 19세기 중반 네덜란드에서 시작되었으니 근대 초까지 왕조시대에 살던 사람들은 동서양 차이 없이 절대왕권에 복종하며 살아온 생각들은 다 비슷했다고 봐.


지배층의 문제도 세금과 백성의 재산을 탈취하는 가렴주구가 심하긴 했지만, 동시대 다른 나라에선 피지배층을 향한 착취가 덜 했다고 말하기도 힘들고, 하여간 어떤 특정 계층의 문제라고 딱 집어 말하기에는 어려운 듯해.”


“음 그럼 이유가 뭘까요? 우리나라가 빈번했던 전쟁 대비를 제대로 못 해서일까요?"



궁금하단 표정으로 형민이 웃으며 물었다.



"글쎄, 그건 결론적인 상황이고 실상은 정치인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기 때문이야."


"책임이요?"


"그래. 임진왜란 때를 예로 들면 만약에 일본이 조선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조선이 일본을 공격하려 했다고 반대로 가정해 보세."


"네? 재미있는 가정이네요."


"일본을 침략하려는지 조선의 동향을 살펴보고자 도요토미 히데요시 즉, 풍신수길(豊臣秀吉)의 명령으로 가토 기요마사와 고니시 유키나가를 조선에 일본 통신사로 보냈다고 생각해 보자 구."



형민은 흥미로운 눈빛으로 이야기를 들었다.



"가토와 고니시가 당파가 달라 모두 알다시피 서로 사이가 안 좋다고 해서, 조선이 일본 침략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고한 가토의 말에 고니시가 그렇지 않다고 반대의 주장을 했다고 가정해 보자 구.

그래서 풍신수길이 고니시 말만 믿고 안심하고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조선의 함대가 일본 앞바다에 등장했다고 한다면 과연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풍신수길 입장에선 화도 나고 거짓 보고를 한 고니시를 엄벌했을 거 같아요."


"아마도 풍신수길이 처벌을 하기 전에 고니시 스스로 책임을 졌을 거야."


"책임이라면 할복이라도 했을 거란 뜻인가요?"


"그 당시에는 중요한 임무에 실패했다면 할복으로 목숨을 내놓았으니 전쟁이란 국가 중요대사를 막지 못한 책임을 스스로 어떻든 짊어졌겠지.

그런데 우리를 봐. 일본의 전쟁 준비를 사실대로 보고한 황윤길이 서인이라 하여, 동인인 김성일은 무조건 반대 의견을 보고해서 당파싸움에 몰두하지.

이후 전쟁 중에 이순신 장군의 파직을 주장하고 원균을 임명해서 칠천량해전에서 조선 수군 대부분을 전멸당하도록 한 비극을 일으켰던 조정의 신하들 역시 아무도 책임을 진 사람이 없었어.”


“고구마 먹은 것처럼 임진왜란 선조 때 역사를 학교에서 배우던 학생들이 답답해하던 시절이 떠오르네요.”


“마치 지금의 한국 정치처럼 경제난이 심해지고 정부가 위기가 더 빠져야 자신들이 정권 잡기에 유리해진다는 생각으로 무조건 정치 공세를 일삼는 야당들의 정치 행태가 그때와 다를 게 없지 않은듯해.

임진왜란이 지난 지 4백여 년도 훨씬 넘었지만, 한국 정치는 선조 때의 천박한 수준과 다를 바가 없는듯해."


"듣고 보니 그러하네요."



형민은 씁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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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1. 혼돈의 시기 (2) +2 21.05.21 377 9 8쪽
» 10. 혼돈의 시기 (1) +2 21.05.20 409 1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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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 낯선 방문 (1) +2 21.05.18 439 9 7쪽
7 7. 술자리의 인연 (2) +2 21.05.17 470 9 8쪽
6 6. 술자리의 인연 (1) +4 21.05.16 533 12 8쪽
5 5. 암울한 예감 (2) +2 21.05.15 576 11 8쪽
4 4. 암울한 예감 (1) +2 21.05.14 649 12 7쪽
3 3. 싹트는 음모 (2) +3 21.05.13 714 13 8쪽
2 2. 싹트는 음모 (1) +4 21.05.12 830 14 7쪽
1 1. 비밀 조사 +4 21.05.12 1,219 1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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