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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영혼 님의 서재입니다.

2032 임자왜란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시간의영혼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6
최근연재일 :
2021.11.18 10:00
연재수 :
1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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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314
추천수 :
980
글자수 :
658,694

작성
21.05.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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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5
추천
11
글자
8쪽

5. 암울한 예감 (2)

DUMMY

대통령은 공무원들이 보고에만 의존해서 인지하지 못했던 일본과의 무역분쟁 같은 오류를 피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 밖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기로 마음먹었다.



무엇보다 애널리스트가 언급했던 보고서 마지막 줄에, 바이오산업 주가조작 가능성 외 사스, 신종 플루, 메르스 등 유행병의 발생 주기가 5년이 지나 또다시 다가올 수 있다는 언급을 그냥 넘겨보았는데, 2019년 12월 국정원이 올린 긴급 보고서에 중국에서 전염병으로 추정되는 괴질이 발생했다는 글을 보고 년 초에 윤기철 고문의 보고서에 언급되었던 마지막 줄이 생각났었다.



윤 고문에게서 답신 전화가 왔다.



“윤 고문님 일찍 일어나 계셨군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 하시길 바랍니다.”


“대통령님도 올해 건강하시고 국정에 좋은 일만 있으시기를 빕니다.”



덕담을 주고받은 대통령은 윤 고문에게 본론을 얘기했다.



“혹시 작년 초에 올려주신 시정보고서에 바이오산업 언급했던 후배의 지인이란 분 기억하시나요?”


“바이오산업이요? 네. 제가 아는 대학 후배를 통해 만난 사람이 있어 그런 소식도 같이 보내드렸습니다.”


“혹시 그분 연락 가능한가요?”


”아 그 친구요. 글쎄 저도 후배 통해서 만난 사이라 예전에 식사 한번 같이하고 작년 말 술자리에서 본 적이 있는데 후배가 투자 정보를 얻는 사이니 만날 수 있을 겁니다.“


”한번 윤 고문님과 같이 그 사람을 제가 만나볼 수 있을까요?“


”대통령님이 직접이요? 혹시 어디 투자라도 하려고 하시는 건가요?“


”하하, 제가 무슨 돈이 있다고 직접 애널리스트를 만나 투자까지 하겠습니까? 전에 윤 고문님이 올려주신 보고서의 내용에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요.“


“작년에 그 친구 얘기 듣고 올린 보고서가 대통령님을 불편하게 해드린 점이 있나요?”


“그게 아니라 윤 고문님도 언론을 통해 아시겠지만, 중국에서 발생한 괴질이 세계적인 감염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이네요.”


“중국에서 발생한 괴질이요? 음 그러고 보니 11월 말 술자리에서 제가 그 친구에게 예측이 틀린 게 아니냐고 말했던 기억이 나네요.”


“고문님이 보고서에 언급했던 감염병 발생 가능성이 연말에 맞은 것 같습니다.”


“네, 대통령님 무슨 뜻인지 알겠습니다. 한번 그 친구를 연락해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대통령님 시간은 언제가 괜찮으실까요?”


“저도 신년 초 업무들이 있고 그분도 개인사가 있을 테니, 구정 지나고 시간을 한번 맞춰볼까요?”


“구정 지나서라, 네 알겠습니다. 연휴 지나서 그때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윤 고문은 전화를 끊고 작년 망년회 술자리에서 후배와 함께 만난 김형민 애널리스트와 나누었던 대화를 돌이켜 보았다.



“증권사 내부에서 애널리스트 일을 할 때는 윗선에서 내려오는 의견을 무시하기 어려웠습니다.

방산과 바이오 관련 업무를 담당했었는데 저의 솔직한 의견대로 보고서를 올리면 호출당하기 일쑤였죠.

해당 기업들을 적나라하게 분석해서, 문제점을 미리 투자자들에게 알리는 게 애널리스트의 임무인데, 기업들의 이익을 해치는 보고서를 발표하지 말라 하면 결국 투자자들의 손실을 방치하라는 건데 저는 그런 일은 못 하겠다 해서 회사에서 충돌이 많았습니다.

저희 아버님도 IMF 때 이런 잘못된 증권사의 투자보고서만 보고 주식투자를 하셨다가 전 재산을 날리셨습니다. 저희 집안이 빚 정리하고 다시 일어서기까지 이십여 년이 걸렸네요.”


“그간 살아오신 시간이 우리 전후 세대 못지않게 힘드셨군요.“


”저만 그런 것은 아니니까요. IMF 사태를 비롯해 2008년 금융위기 등 최근 20년간 우리나라 국민들이 살아온 시간이 다 순탄하지 못했지요.

그런 비극에 방조하며 영혼을 파는 보고서나 만들면서 월급을 구걸하느니 내 생각대로 기업분석을 해보면서 먹고살 방법을 찾자는 생각에서 회사를 나와 개인적으로 기업 분석일을 하고 있습니다.”


”수입이 직장 다니실 때와 비교해선 어떠신가요?“


”직장 다닐 때와 비교할 수는 없죠. 유료 보고서를 카페를 통해 매달 만 원씩 배포하는데 투자카페의 수천 명의 회원 중 유료 보고서를 구독하시는 분들은 몇백 명에 불과합니다.”


“전에 비해선 힘드시겠군요.”


”그래도 마음은 편하니 퇴사한 것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투자 문화도 선진국들처럼 애널리스트의 분석에 대한 대가를 인정해 주는 문화로 바꿔 가고 있으니 유료 구독자들이 늘어나면 저의 수입도 따라서 안정되리라 생각하고 버티는 중입니다.”


“그런데 올해 초 말씀하신 내용 중에 연말인데 맞지 않는 부분도 있는 거 같습니다.”


“어떤 부분이 틀렸던 거죠?”


윤 고문의 농담 섞인 말에 술잔을 비우던 김형민은 윤 고문을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


“바이오산업 문제 언급은 맞은 거 같은데 감염병 부분은 올해 없지 않았나요?”


“아 선배님. 김 애널리스트가 점쟁이도 아닌데 어찌 다 적중하겠습니까? 조심해서 방지하자는 차원에서 한 말이겠지요. 자 술잔이 비우셨으니 술이나 받으세요.”


“저는 조심하잔 차원에서 한 말이 아닙니다.”


“응?”



형민의 말을 두루뭉술 넘어가려는 권 부장의 말을 부정하는 형민에게, 윤 고문도 조금 놀랐다.



“제 나름대로 통계적 근거를 갖고 말씀드린 거죠. 제가 권 부장님을 포함해서 고객분들에게 기업분석 자료를 보내드리는 것도 다 통계적인 근거에 의존해서 알려 드리는 보고서입니다.

그래서 제가 지금 증권사를 나와서도 밥벌이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정색하고 말하는 김형민의 태도에 말을 꺼낸 윤 고문도, 대학 후배인 권 부장도 뻘쭘해졌다.



“음. 그럼, 자네가 그런 예상을 한 통계적 근거가 뭔지 물어봐도 되겠나?”



윤 고문은 차분한 목소리로 김형민에게 물었다.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통계적 행동 근거 입각해서 그런 말씀을 드렸었습니다.

사스는 중국과 홍콩의 인접 지역에서 발생했었고, 조류 독감 진원지도 같았습니다. 같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부주의한 행동이 반복된 것입니다.

메르스와 에볼라, 사스의 원인으로 인간이 박쥐를 먹는 것이 원인이었죠.

동물에게만 존재하던 바이러스에 인간이 감염되는 통로가 되었죠.

신종 플루와 메르스는 미국과 중동에서 최초 발생했지만, 개인위생 부재와 식습관의 행동으로 인한 문제라는 점에서 역시 사스, 조류 독감 때와 같았습니다.“


”음, 사람들의 부주의한 행동이 문제의 시작이란 점에서 원인이 같다?“


”그때와 지금 사람들의 행동이 완전히 달라졌을까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초반에는 조심하며 박쥐와 같은 검증되지 않은 음식 재료 사용을 피하고 개인위생에도 주의를 기울이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예전의 습관대로 돌아가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런 행동으로 인해 다시 감염병이 유행할 확률이 생기는 거죠."


"반복적인 감염병의 유행이라, 시간이 지나면 통계적으로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뜻인가요?"


"단순히 시간이 지나서보다는 조심하는 행동이 없어지고 다시 예전의 습관대로 행동하는 경향이 위험을 불러온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겠죠.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등 감염병은 몇 년 주기로 다시 발생하곤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런 새 감염병 발생 주기가 5년 내로 단축될 것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세계화의 진전에 따른 이동 인구의 증가와 식습관 개선에 대한 인식의 부재 모든 주변 여건이 감염병 전문가들의 견해대로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봅니다."


"조만간 발생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군요."


"이런 인간의 모든 행동은 통계적으로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이런 행동 경향을 보고 '행동 통계'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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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 혼돈의 시기 (1) +2 21.05.20 408 1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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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 낯선 방문 (1) +2 21.05.18 439 9 7쪽
7 7. 술자리의 인연 (2) +2 21.05.17 470 9 8쪽
6 6. 술자리의 인연 (1) +4 21.05.16 533 12 8쪽
» 5. 암울한 예감 (2) +2 21.05.15 576 11 8쪽
4 4. 암울한 예감 (1) +2 21.05.14 649 12 7쪽
3 3. 싹트는 음모 (2) +3 21.05.13 714 13 8쪽
2 2. 싹트는 음모 (1) +4 21.05.12 830 14 7쪽
1 1. 비밀 조사 +4 21.05.12 1,219 1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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