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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영혼 님의 서재입니다.

2032 임자왜란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시간의영혼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6
최근연재일 :
2021.11.18 10:00
연재수 :
1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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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318
추천수 :
980
글자수 :
658,694

작성
21.05.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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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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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8쪽

7. 술자리의 인연 (2)

DUMMY

”김 애널리스트 잘 지냈나요. 전에 권 부장과 같이 만났던 윤기철입니다.“


”아, 윤 고문님 안녕하세요. 고문님도 잘 지내셨죠.“


”그래요. 난 괜찮아요. 저번에 우리 모두 술이 과해서 다음날 잘 들어갔는지 확인도 못 했네요.“


”네 하하. 괜찮았습니다. 고문님과 좋은 대화 많이 나눈 즐거운 술자리였는데요, 뭘.“


”그리 얘기해주니 고맙네요. 사실은 내가 쉬는 날 권 부장 통해 형민씨 번호 알아서 연락드린 이유가 있어요.“


”네 편하게 말씀하세요.“




전화를 끊은 형민은 머리가 멍해지는 듯 아득해졌다.




‘청와대라니, 그것도 대통령님이 나를 만나자고 하신다니...’


‘어제 먹은 술이 덜 깬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목뒤를 주물러보며 정신을 차리려 노력했다.



”구정 이후 뵙자고 하시니 괜찮으면 그때 며칠 시간 비워둘 것 부탁드려요.“


”네 네“ 하고 전화를 끊었지만,


갑자기 청와대라니 혹시 내가 무슨 사고를 쳤나 하는 불안감도 들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법에 저촉될 일 한 거 없고, 표창장 받을 선행을 했나 생각해 봐도 그런 일이 없었다.



창문을 열고 거울을 보았다. 분명 현실이고 어쩌든 닥친 일이 되었다.



그렇게 1월을 경황없이 보낸 뒤 설 연휴를 며칠 앞두고 윤 고문의 연락을 다시 받았다.




2020.1.29.


약속한 날이 왔다.



청와대로 향하는 차 안에서 형민은 긴장하지 않으려고 심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런 형민을 보며 윤 고문이 어깨를 툭 치며 미소를 보였다.



“좋으신 분이니 편하게 인사드리면 돼요.”


“네”


윤 고문에게 대통령님이 왜 만나자고 하는지 대충 얘기는 들었다.

작년 초에 윤 고문과 한 말이 대통령님까지 전달되었다는 말에는 당황스러웠지만, 여하튼 틀린 말을 한 것은 아니었으니 담담하게 만나 뵐 맘을 먹고 청와대로 향했다.


청와대 접견실로 향하는 복도의 늦은 오후 창가는 따뜻했다.


혼란스러웠던 요즘의 나라 밖 정세와 달리 한겨울임에도 맑은 날씨인 오늘은 햇살이 따듯하게 대통령의 마음을 반추하는 듯했다.


작년 7월에 시작된 기습적인 일본의 무역분쟁으로 나라 안팎에서 혼란이 크게 일어났지만, 8.15 선언으로 일본과의 긴장 관계를 진정시키고자 했던 대통령의 뜻도 일본의 냉대로 거부당한 상황이었다.


지소미아 군사정보 합의를 종료하겠다는 한국 정부를 향해 일본은 물론 미국까지 합세해서 압력을 넣는 상황에 직면한 한국은 6.25전쟁 이후 처음 겪는 역사의 급격한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느낌이었다.




창밖을 바라보는 대통령의 뒤에 비서실장이 다가왔다.



인기척에 뒤를 돌아본 대통령은 비서실장이 직접 따라온 아메리카노 커피잔을 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비서실장님이 직접 커피를 갖다주시니 고맙습니다. 허허”


“오늘 오후는 며칠 정신없이 지난 일들에 비해 조금은 짬이 있을듯해서 대통령님과 커피 한잔 마실 여유는 될 것 같아서 직접 가져왔습니다.”


“앉으시지요. 실장님”



접견실로 이동해 대통령의 맞은편에 앉은 비서실장은 커피잔을 놓고 대통령을 바라보았다.


커피 향을 음미하며 한 모금 마신 대통령은 말이 없었다.



“많이 힘이 드셨지요?”


비서실장의 말에 대통령은 말없이 입가에 미소만 보였다.



“일본은 그렇거니와 미국까지 이렇게 노골적으로 나올 줄은 정말 소설 속에나 있을법한 일이 현실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대통령의 마음을 아는지 비서실장의 목소리에는 울분과 답답함이 묻어있었다.


일본의 무역분쟁으로 촉발된 지소미아 대응까지 한미일이 얽혀 작년에는 나라가 한바탕 소동을 겪었다.


한국의 반도체 산업을 정조준한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 배제 조치는 세계적인 반도체 산업의 분업구조를 깨트리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IT산업에 충격을 주는 조치였다.


결국, 종료를 반대하는 미국의 노골적인 태도에 지소미아 연기라는 모호한 방법으로 연장되며 봉합되었지만, 일본과 미국의 협공 같은 모양새에 한국 정부와 한국인이 느끼는 감정은 복잡했었다.



“작년 일본의 무역분쟁은 저희 참모들도 어느 정도 느낌은 있었지만 이렇게 급작스럽게 일본이 기습적으로 수출규제를 시작할 줄은 예상치 못했습니다.“


”너무 자책하지 마시오. 일본이 그렇게 마음먹었다면 누구든지 정확한 예측은 힘들었습니다. 이제 일어난 일을 잘 대처하는 게 더 중요해요.“


”네 알겠습니다.“


”일본의 행동을 방치하는 미국의 의도가 뭘까요?”


“글쎄요. 미국까지 상황을 이렇게까지 어렵게 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비서실장을 바닥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 문제는 차차 해법을 찾아보도록 합시다.”


“네 대통령님.”


“오늘 만나기로 한 김형민씨 자료입니다.”



대통령은 비서실장이 가져온 형식적인 사전 조사를 그저 눈으로 한번 보았을 뿐 읽으려 하지 않았다.


대통령이 만나는 사람은 대공 용의점 등 안전을 위해 사전 조사를 하는 것이 청와대에선 필수 절차였으나 대통령은 그런 뒷배경을 미리 아는 것이 왠지 예의를 벗어난 거 같아 맘에 들지 않아 했었다.


대통령의 의중을 안 비서실장은 말로 보고를 대신했다.



“대학 때도 주식 동아리 활동하며 재미 삼아 모의투자 내기를 해도 항상 1등을 놓치지 않았던 똘똘했던 친구라 합니다. 졸업 후 증권회사 취업했다가 요즘은 투자카페를 운영하며 생활한다고 들었습니다.“


”왜 증권회사를 그만두었을까요?“


”글쎄요. 비서실에서 윤 고문님을 통해 들은 바로는 애널리스트 일을 할 때 투자 분석을 회사 입장을 곤란하게 써서 보직을 창구 영업으로 발령 냈는데, 펀드 판매하면서 부실하게 설계된 ETF 펀드를 나이 드신 고객들에게 팔라는 상사 요구에 다투고 회사를 나왔다고 하네요.”


“ETF 펀드요?”


“네 주가지수에 연동해서 수익이 발생하는 펀드인데 경우에 따라선 원금손실 위험도 있지요.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되는데 포트폴리오 구성을 잘못하면 손해가 날 수도 있는 상품입니다.”


“재미있는 친구군요. 요즘처럼 취업이 어려운 세상에 고소득 월급 받은 금융권 직장을 스스로 박차고 나오긴 쉽지 않을 덴데?”


“네, 윤 고문님이 본 바로는 믿을만한 젊은이인데 자기주장을 굽히지 못하는 고집이 있는 것 같다고 합니다.”



비서실장은 대통령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히 물었다.



"그런데 이분을 대통령님이 만나려 하시는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윤 고문이 공무원 외 사람들을 내가 한번 만나보자고 한 말 듣고 데려오는 중이니 한번 만나서 얘기나 나눠 볼 가해서요.”


”그런데 김형민씨는 국제관계 전문가도 아니고 그냥 작은 인터넷 투자카페를 운영하는 애널리스트에 불과합니다. 조사한 바로는 대통령님께 도움이 될 경력이나 배경이 없는듯해서요.“


”작은 투자카페를 운영하는 애널리스트가 경제부처 박사급들이 올린 보고서에도 없는 바이오산업과 감염병 관련 예측을 맞췄잖소.“


”네? 뭐, 그건 그런데...“


”같이 식사라도 하며 청와대 외부 사람의 시선으로 세상 얘기 한번 들어보자고 부른 거니 너무 의아해하진 마세요.“


”네. 대통령님 뜻이 그러하시면 오는 대로 바로 안내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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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 오랫만의 재회 (2) +4 21.05.23 358 11 8쪽
12 12. 오랫만의 재회 (1) +2 21.05.22 361 9 7쪽
11 11. 혼돈의 시기 (2) +2 21.05.21 377 9 8쪽
10 10. 혼돈의 시기 (1) +2 21.05.20 409 13 9쪽
9 9. 낯선 방문 (2) +2 21.05.19 438 11 7쪽
8 8. 낯선 방문 (1) +2 21.05.18 439 9 7쪽
» 7. 술자리의 인연 (2) +2 21.05.17 470 9 8쪽
6 6. 술자리의 인연 (1) +4 21.05.16 533 12 8쪽
5 5. 암울한 예감 (2) +2 21.05.15 576 11 8쪽
4 4. 암울한 예감 (1) +2 21.05.14 649 12 7쪽
3 3. 싹트는 음모 (2) +3 21.05.13 714 13 8쪽
2 2. 싹트는 음모 (1) +4 21.05.12 830 14 7쪽
1 1. 비밀 조사 +4 21.05.12 1,219 1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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