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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세하루 님의 서재입니다.

황제를 위해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전쟁·밀리터리

맘세하루
작품등록일 :
2017.06.2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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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6.3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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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래인 조상

DUMMY

도래인 조상



두꺼비 바위를 향해 산비탈 길을 오르는데 벌써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힌다.


“오늘이 8월 13일이지. 내일 모레가 광복절이네. 금년이 2018년이니까 1945를 빼면, 73주년이나 되네? 5천년 역사에 고작 36년 일본 놈들한테 지배당하다가 해방된 것이 뭐 그리 자랑이라고, 강점기간의 두 배도 더 지난 지금까지 기념일로 삼는지 모르겠어. 하여튼 맘에 안 들어!”

정훈이 혼자 구시렁거리며 크고 작은 바위들이 잔뜩 박혀있는 악양루 뒷산으로 올랐다.


‘오늘은 도범이와 도미를 만나볼 수 있으려나? 그것들 어떻게 생겼는지 되게 궁금하네.’


도범과 도미는 백발도인 조상님이 보낸 지적인 생명체 수컷과 암컷의 이름이다.

조그만 도마뱀과 흡사하게 생겼다는 말만 들었고, 스마트팔찌를 통해 서로 대화는 몇 번 나눠 봤지만, 아직 한번도 직접 만나본 적은 없다.

스마트 팔찌를 차면 여기서 천리나 떨어진 경기도 시흥시에서도 이 외계에서 온 도마뱀과 사람처럼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지금 정훈이 만나러 가는 조상님은 지구에서 14광년 떨어진 별의 혹성에 계신다.


그 별은 2015년 12월 17일에 칠레에 있는 유럽남반구관측소(ESO)에서 발견되어 울프-1061로 명명되었다.

우리의 태양처럼 항성인 울프-1061은 지구와 같은 위성을 a, b, c, d로 4개 가지고 있는데, 조상님은 세 번째 위성인 울프-1061c에 살고 있다.


행성 울프-1061c의 크기는 지구의 4배정도이고 중력은 1.8배로 좀 높지만 그 정도 중력은 지구인도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행성 울프-1061c와 항성인 태양 울프-1061과의 거리가 여기 우리의 지구와 태양간 거리의 10분지 1정도밖에 안되어 매우 가깝다.

그래서 태양을 한 바퀴 도는 공전주기가 지구의 365일에 비해 매우 빠른, 18일에 불과하다. 1년이 18일인 셈이다.


지구에서 울프-1061c까지의 거리 14광년은 초속 30만Km의 빛의 속도로 14년이나 걸리는 엄청나게 먼 곳이다.

무려 126조Km나 되며, 지구에서 화성까지 거리의 30만배나 되는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거리이다.


그런데 그 울프-1061c에서 우주 비행체를 타고 도범과 도미는 불과 50일 만에 지구에 도착했었다.

조상님의 설명으로는 그들이 타키온(tachyon)이라는 물질을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지구상에서는 아직 상상 속의 물질이지만, 우리 울프 1061c 행성은 이미 그 물질이 실용화 되어서 지구까지의 거리면, 물체가 아닌 영상과 음성 같은 정보의 전송은 거의 실시간 송수신이 가능하다.

그래서 여기 앉아서도 지구의 변화를 동시에 살펴볼 수가 있는 것이다.

물론 사람이 타고 가야 하는 우주 비행체는 단순한 정보가 아니고 질량을 가지는 물체이기 때문에 정보전송처럼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우주선 제작 자체도 문제지만, 그 속에 탑승할 사람의 질량을 허수로 만드는 기술이 아직은 제한적이다. 그래서 정보의 전송과는 달리 이동하는데 시간이 소요된다.”

처음 만났을 때 조상님이 들려준 얘기다.


타키온은 그 질량이 허수인 물질로 에너지를 얻을수록 느려진다는 가상의 아원자 입자이다.

에너지가 가장 클 때 빛의 속도가 되고, 에너지를 모두 잃으면 그 속도는 무한대가 된다는, 상상 속의 신비로운 입자물질이다.

만약 타키온이 존재한다면 이론적으로는 미래뿐 아니라 과거로의 시간여행도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항성 울프-1061은 점점 식어가는 적색왜성의 별이다. 우리 태양의 온도가 5천도가 넘는데 울프-1061은 현재 3천도 정도로 매우 낮다.


오랜 과거에는 울프-1061의 위성들 중에서 맨 바깥에 있는 울프-1061d에 문명이 먼저 발달했던 것 같다.

울프-1061d는 크기도 지구의 5배나 되고 공전주기도 67일로 길다.


그런데 조상님 말씀으로는 약 7만년 전부터 울프-1061d는 매우 차가운 행성으로 변해갔다고 한다.

울프-1061d의 일부 첨단기술을 보유한 강대국들은 우주식민지(Cosmic Colony)를 찾아 떠나기 시작했고 후진국인 약소국가만 남았는데, 지금은 조금 덜 추운 울프-1061c로 이주해 오기도 했다고 했다.

그나마 태양에 가까운 울프-1061c는 아직 살만한 모양이다.


약 2만년 전쯤에 조상님의 나라에서도 어느 정도 첨단기술이 확보되어 우주식민지를 찾아서 가까운 우리 지구로 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거기 1061c 행성에 물은 충분히 있나요? 식물이나 동물 같은 건요?”

정훈이 제일 궁금한 것을 물어봤었다.


“~지구처럼 대기권이 있어서 대류순환에 의해 비는 내리고 개울도 흐른다. 지구의 바다 같은 건 없고, 조그만 호수와 습지 같은 게 많다고 보면 이해가 쉬울 게다. 물론 동식물도 지구와는 좀 다르게 생겼지만 다양한 종류가 있다.”


“그럼 그곳에도 지구인처럼 피부도 다르고 언어도 다른 종족들이 함께 살고 있나요?”


“~우리 1061c 행성의 인류는 단세포 동물에서 오랜 기간을 거쳐 인간으로 진화해 탄생한 것이다. 지역별로 종족은 달라도 생김새나 피부 색깔은 거의 다 비슷한 모습이다. 지구에서 인류가 자연진화로 탄생하려면 아직 수백 만년은 더 있어야 가능할 것이다.”


“예? 그 말씀은··· 우리 한민족 외에 현재 지구에 살고 있는 다른 인종도, 지구에서 유인원이 진화해서 발생한 인종이 아니고 우주에서 온 외계인의 후손이라는 말씀입니까?”

정훈이 깜짝 놀라서 어리둥절해했다.


조상님 말씀대로 한반도 백의민족은 울프 1061c 행성의 인류가 지구에 찾아와서 뿌린 후손일지 몰라도, 아프리카 흑인이나 서양의 백인들은 고생인류인 호모사피엔스의 후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면 뭐란 말인가?


“~선택된 후손아! 지금 백인들 중에 백계 러시아인은 우리 1061d 행성에서 이주해 간 백색 피부의 인류가 수만 년 전에 지구에서 변종으로 탄생시킨 지구인종이다.

다른 모든 지구의 인종들도 모두 외계의 다른 태양계에서 도래한 고대문명 인류가 그 무렵에 앞다투어 만들어 놓은 식민지 후손들이다!”


정훈은 갑자기 머리가 띵하니 어지럽고 현기증이 났다.

지구상의 72억 인류 모두가 외계 문명인들이 도래해서 만들어 놓은 지구식민지의 변종 인종들이라니!


어쩐지 불과 5만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흑인이 황인종과 백인종으로 변종 되었다는 고고학자들의 주장에 뭔가 모순이 있다 싶었다.

원숭이나 침팬지에서 인간으로 진화되었다면, 왜 아직도 다른 수많은 유인원들은 진화도 안하고 동물원 우리에 갇혀서 같은 종족인 인간들의 구경거리가 되어있는가 말이다.

이 조상님 말씀이 사실이라면 황당하긴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논리적으로 납득할만한 설명이 된다.


“아, 그렇게 된 거군요! 그럼 지구에 도래한 외계인들이 각각 적당한 지역에 자리를 잡고 살기 시작한 건가요? 그렇다면 지구에도 진작에 대단히 발달한 문명이 있어야 하지 않나요?”


“~그렇지가 않다. 우주에 흩어져 자연발생적으로 진화한 각 행성의 인류는 외모는 비슷비슷하지만 생리적인 구조는 다 다른 것이다. 빵 먹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쌀밥을 먹을 수 없는 거나 마찬가지 이치지. 지구에 정착해서 살아남아 후손을 남기는 게 우선 순위였지, 오자마자 문명세계를 만들 수는 없는 일이 아니겠느냐?”


“아, 지구의 동식물로는 당장의 식생활 해결방안을 찾을 수가 없었겠네요. 그래도 지구까지 우주선을 타고 올 정도의 기술을 갖춘 문명인이라면 음식 같은 건 화학적인 합성방법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을까요?”


“~물론 그런 정도의 생명유지를 위한 당분간의 음식섭취문제는 해결할 수가 있지. 그러나 전혀 새로운 기후와 토양 환경에 금세 적응해서 지속적으로 생활을 유지하는 건 별개의 문제다. 당장은 지구에 존재하는 수많은 바이러스가 문제가 되는 거야. 풍토병이라고 알지? 순식간에 전체 인원이 전멸할 수 있는 가장 무서운 적이다.”


“아, 예. 그랬겠네요. 그럼, 그 여러 종류의 외계 도래인 들이 어떻게 지구에 정착해서 인구도 늘리면서 새로운 생활을 할 수 있었나요? 행성마다 적어도 수천 명씩은 날아 왔겠죠?


정훈은 들을수록 점점 알고 싶은 의문만 늘어났다.


“~아니다. 많아야 수백 명, 적은 행성은 수십 명이 고작이었다. 그 무렵만해도 초 광속의 우주 비행체 제작이 그렇게 만만하고 쉬운 기술이 아니었다.”


“고작 수십 명 내지 수백 명 수준으로 왔다고요? 그럼 도래한 인종을 다 합쳐봐야 수천 명도 안 되는데 어떻게 1만년 전에 지구의 인구가 1천만 명을 넘어 섰대요?”

정훈은 뭔가 숫자적으로 아귀가 안 맞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그때는 조상님이 서둘러 떠나는 바람에 제대로 상세한 대답을 들을 겨를이 없었다.


두 번째 조상님을 만난 것이 이 녀석들 도범과 도미가 2년반 전에 우주 이동체를 타고 지구로 보내져 왔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였다.

조상님 말씀으로는 이 녀석들은 두꺼비바위 밑에 은신하면서 비행접시 같은 이동체를 타고 북한에 수시로 넘나들며 북한의 전쟁도발 가능성을 정탐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고 했다.


그때는 곧 한반도 주변에 전쟁이 터지고 백두산이 폭발해서 한반도가 쑥대밭이 될 거라며 엄포를 놓는 바람에, 그 얘기 하느라고 다른 궁금했던 것들은 더 이상 캐묻지도 못하고 보내드렸다.


조상님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은 짧다. 지구와 울프-1061c의 자전 속도 때문에 30여분을 넘기지 못하고 헤어져야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체세포 증식, 뭐 그런 방법으로 어느 시점부터 인구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지 않았겠나 싶기도 하다.


그때 말씀이 아무래도 올해 이맘때쯤 전쟁이 터질 것 같으니까, 선택된 후손인 정훈에게 미리 준비를 하라고 하셨다.



그래서 어쩌다 알게 된 어느 재벌급 사업가의 도움으로 거제도에 드론잠수정 기지도 만들었고, 정훈의 삼통사 조직과는 별도로, 부친의 친구가 이끄는 약 100여명의 ‘해미특전대’라는 애국 조직과도 합류하게 되었다.


그리고 조상님은 두 달 전에 도범을 통해서 오늘 와서 정훈에게 줄 물건이 있다며 12시에 맞춰 두꺼비 바위로 나오라고 한 것이다.


오늘이 그 조상님을 세 번째 만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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