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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검림(刀山劍林)

철혈마룡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도검
작품등록일 :
2010.05.22 18:50
최근연재일 :
2010.05.22 18:50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407,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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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글자수 :
52,730

작성
10.04.21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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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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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철혈마룡(鐵血魔龍) 제 4 장 폭풍신위 (三)

DUMMY

악무진은 고개를 갸웃했다.

듣기로 그다지 강하지 않은 적이라고 했다. 물론 척마단에게는 아니지만, 함께 출전한 백룡단과 적호단의 상대는 아니라는 것이다.

일격만 견뎌내면 백룡단과 적호단이 적들을 쓸어버릴 거라고 했다.

척마단 내에 일격만 받아내면 산다는 의식이 팽배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강하다!’

뭔가 잘못됐다.

백룡단과 적호단 보다 강하다.

적들의 기운을 읽을 수 있는 악무진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생각을 거기서 멈춘 악무진은 뒤를 돌아봤다.

명적 소리와 동시에 백룡단과 적호단이 물러나고 있었다.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지 않았다.

강한 적임이 확인되자 척마단을 버리고 백룡단과 적호단의 전력을 보존키로 한 것이다.

그때 자신을 응시하는 시선과 마주쳤다.

백리용추였다.

악무진은 입매를 비틀어 웃어주었다.

‘잘 봐둬!’

똑똑히 보여줄 참이다. 다시는 자신을 상대로 도발하지 못하도록.

악무진은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허공에서 덮쳐오는 적을 향해 묵빛 장포안의 기형의 쌍도를 벼락처럼 뽑았다.

슈악!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붉은 섬광을 터트리며 눈앞에서 교차했다.

수라혈참(修羅血斬)!

수라참룡도의 발도식.

푸학!

기세 좋게 덮쳐오던 적은 피분수를 뿜으며 양단되었다.

악무진은 고개를 돌렸다.

“크아아악!”

“크헉!”

“컥!”

섬뜩한 비명이 쏟아졌다.

붉은 피분수가 일제히 솟구쳤다.

일격만 버티면 산다던 척마단 선봉이 와르르 무너지고 있었다.

그들이 쏟아낸 피가 새하얀 눈밭을 붉게 물들였다.

“혈혼도수대다!”

누군가의 공포에 질린 고함.

하지만 늦었다.

정체가 뭐든, 적들과 이미 부딪쳤다.

악무진은 우측에서 맹렬한 기세를 터트리며 달려드는 도세를 느끼고 빙글 신형을 돌림과 동시에 기형의 쌍도를 빠르게 그었다.

첫 번째 기형도에 상대의 혈도가 튕기고, 두 번째 기형도에 가슴이 갈라졌다.

푸확!

핏물을 뒤집어썼다.

뜨거운 핏물에 가슴속의 무언가가 폭발했다.

흑풍단주에 대한 마음이다. 표하지 못한 고마움이 분노로 화했다. 또 자신을 비웃는 백리용추 등에 대한 분노다. 자신의 가문인 형양악가를 염려해 꾹 눌러 참은 분노가 지금 폭발했다.

그 폭발이 피와 죽음에 대한 거북하고 생경한 느낌을 집어삼켜 버렸다.

악무진은 비탈진 경사면을 횡으로 질주했다.

인세를 피로 휩쓰는 수라의 걸음.

수라폭풍보!

폭풍처럼 내달리는 악무진의 기세에 적들이 화들짝 놀라 혈도의 궤적을 틀었다.

기형의 쌍도가 춤을 췄다.

공간을 가르고, 혈도를 튕기고, 적들을 쪼갰다.

수라폭풍참(修羅爆風斬)!

폭풍처럼 휘몰아친 쌍도의 위력에 혈혼도수대는 수수깡처럼 베어졌다.

그 가공할 기세에 적들의 기세가 주춤했다.

그뿐이 아니다.

백리용추를 비롯하여 악무진을 희롱하던 자들의 가슴에 찬바람이 불었다.

저 폭풍 같은 쌍도가 자신들에게 휘몰아친다면 어떻게 막을까? 생각만으로도 섬뜩한 일일 것이다.


악무진이 처음으로 치르는 혈전이었다.

처음으로 사람을 쪼갰고 피를 흠뻑 뒤집어썼다.

그런데 거북스럽지 않다.

두렵지도 않다.

혈왕기 때문이다.

피를 탐하는 혈왕기라 되레 반가웠다. 거기에 억눌렀던 감정의 폭발이 다른 감정들을 지워버렸다.

슈가악!

“크악!”

걸리는 족족 쪼개버리는 기형도.

폭풍처럼 휘몰아친 수라의 질주.

그야말로 한 줄기 혈폭풍(血暴風)이었다.

악무진의 뒤로 죽음과 붉은 핏물이 새하얀 눈밭을 가로질렀다.

멀리서 본다면 한 마리의 혈룡이 전장을 휩쓰는 것처럼 보일 터였다.

“비켜라!”

가공할 일갈.

적들의 수장인 모양이다.

악무진은 눈 한번 깜박이지 않았다.

적은 강할수록 좋다.

자신도 모르게 입매를 비틀어 웃었다.

사악한 미소.

두 눈엔 붉은 기광이 번뜩인다.

부아악!

전방에서 튀어나오는 강렬한 도세.

상대가 누구이든, 강해서 마음에 든다.

악무진은 주저 없이 튀어나갔다.


“저자는 누군가?”

묻는 종리후의 얼굴에 놀라는 빛이 가득하다.

“단주님, 일전에 말씀드린 악무진입니다.”

“아! 흑풍단주가······.”

“단주님, 저대로 두면 위험합니다.”

관벽은 종리후의 말을 일부러 끊었다.

그러는 한편 고개를 돌려 백리극의 기색을 살폈다.

악무진의 신위에 놀라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다.

다행이다.

아직 악무진의 존재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백룡단을 위시한 삼단의 수뇌들이 알게 되면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강자에 대한 시기질투는 늘 있는 일이니까.

‘흑풍단주는 무슨 생각으로 마공을 익히게 했을까?’

마공을 익히고 있다고 해서 마인일 수는 없다.

하지만 반대로 마공을 익히고 있으니 마인으로 몰아갈 수도 있다.

하니 그러기 전에 악무진이 공을 세우도록 지켜주어야 한다.

저들이 무시할 수 없는 공적을 쌓아버리면 마인으로 몰아갈 명분이 없어지게 된다.

그리고 그때가 되면 저들도 척마단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관벽은 안도하며 다시 악무진을 바라봤다.

그때 질풍처럼 솟구쳤다가 악무진을 덮쳐가는 커다란 그림자가 보였다.

관벽은 그자의 정체를 한눈에 알아봤다.

“절심마도(折心魔刀)!”

혈혼도수대의 수장이다.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얼마나 강한지는 누구보다 더 잘 안다.

몇 해 전에 직접 격돌해 보았다.

팔성인 건곤십팔수(乾坤十八手)로도 상대가 되지 못했다. 간신히 버티는 것에 불과했다.

‘위험하다!’

저대로 두면 악무진은 필히 죽는다.

관벽은 종리후에게 말했다.

“그를 구해야 합니다.”


콰앙!

아찔한 충격파가 전신을 헤집었다.

삼 장을 밀려난 악무진은 상대를 노려봤다.

검은 수염에 흰줄이 들어서기 시작한 중년인. 사자 같은 기운을 내뿜고 있다.

‘강하다.’

그래서 더 반갑다.

지금까지는 너무 싱거웠다.

일방적인 싸움은 싫다. 숨을 거칠게 만들어줄 상대가 필요하다.

피를 들끓게 할 강자를 원한다.

혈왕기는 상대가 강할수록 더욱 광폭해진다.

씨익!

악무진은 웃었다.

혈왕기를 가득 끌어올렸다.

육 성의 혈왕기가 단숨에 폭출했다.

상대가 놀란다.

놀랄 여유가 어딨나?

수라의 현신.

수라폭풍보를 펼쳐 득달같이 달려들어 기형의 쌍도를 그어댔다.

종횡으로 무시무시한 혈광을 뿌리는 쌍도.

하늘마저 찢어버릴 혈룡의 발톱이다.

무지막지한 거력이 치솟고 있는 상대의 혈도를 폭풍처럼 몰아쳤다.

콰콰콰콰콰!

귀청이 먹먹해지고, 가슴이 진탕된다. 의식의 가닥이 흔들렸다.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혈왕기가 미친 듯이 날뛴다. 폭주다. 좋지 않다. 잘하면 죽을 것 같다.

히죽!

그런데도 웃음이 나온다.

상대를 죽이지 못했다. 하지만 가슴을 갈라놓았다. 죽을 정도는 아니지만, 웃음이 나온 걸 보니 만족스런 모양이다.

붉게 물든 세상.

그 안에서 적들이 몰려온다.

개떼들!

저것들은 수라폭풍참으로 휩쓸어야하는데······.

몸 안의 혈왕기가 마구 날뛴다. 쏟아내면 적들을 단숨에 난도질해버릴 기세다.

좋지 않다.

내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 명을 참하든, 천 명을 베어 넘기든 온전히 내 의지이어야 한다. 혈왕기의 살기에 잡아먹혀 한낱 살인귀가 될 수는 없다.

멈춰라! 단전으로 돌아가라!

당장 내 말을 들어라!

혈왕기가 반발한다. 흥! 소용없다. 주인은 나다. 내가 너의 주인이다.


“맙소사!”

정말 놀랐다.

악무진이 절심마도를 물리쳤다.

정확히는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절심마도는 가슴이 갈라졌으나 죽을 정도는 아니다. 반면 악무진은 외상은 없으나 무언가 몸 내부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생사결로 친다면 악무진의 패배고, 무공의 고하만을 가린다면 절심마도의 패배라 볼 수 있다.

틀렸다.

악무진이 날뛰는 혈왕기를 놓아버리면 끝장이다. 절심마도고 혈혼도수대고 간에 달려드는 족족 전부 죽는다.

관벽은 악무진의 내력이 폭주한 상태만 알아차렸지, 그 위력이 어느 정도일지 읽어내지 못했다.

어쨌거나 놀라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관벽은 단숨에 오 장을 날아가 쌍수를 휘둘렀다. 건곤십팔수가 맹렬한 기세로 퍼부어졌다. 악무진을 노리고 달려들던 두 명의 적이 피떡이 되었다.

하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수십 명이 마기를 줄기줄기 뿜어내며 사납게 몰려왔다.

“흥! 더러운 마졸들!”

관벽은 코웃음 쳤다.

하나 지금은 싸울 때가 아니다.

악귀처럼 일그러진 얼굴로 적들을 노려보는 악무진을 업고 대붕처럼 날아올라 단숨에 빠져나갔다.

백룡단과 적호단은 진즉 물러났고, 척마단도 악무진의 엄청난 신위에 힘입어 절반이나마 살아남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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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을 쓰지?

비가 와서 그런지 글 올리고, 멍 때리다가 갑니다.

술을 좋아한다면, 한 잔 하고 싶은 밤입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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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철혈마룡(鐵血魔龍) 제 4 장 폭풍신위 (一) +42 10.04.19 28,856 9 9쪽
10 철혈마룡(鐵血魔龍) 제 3 장 발악이라도 해봐 (三) +43 10.04.18 28,505 11 9쪽
9 철혈마룡(鐵血魔龍) 제 3 장 발악이라도 해봐 (二) +50 10.04.17 28,157 12 8쪽
8 철혈마룡(鐵血魔龍) 제 3 장 발악이라도 해봐 (一) +51 10.04.16 28,383 10 13쪽
7 철혈마룡(鐵血魔龍) 제 2 장 지옥동 (3) +64 10.04.15 28,638 10 11쪽
6 철혈마룡(鐵血魔龍) 제 2 장 지옥동 (2) +35 10.04.14 28,553 10 10쪽
5 철혈마룡(鐵血魔龍) 제 2 장 지옥동 (1) +21 10.04.14 29,134 9 7쪽
4 철혈마룡(鐵血魔龍) 제 1 장 약하면 당하는 것이니까 (3) +29 10.04.13 29,725 5 8쪽
3 철혈마룡(鐵血魔龍) 제 1 장 약하면 당하는 것이니까 (2) +25 10.04.13 30,544 6 10쪽
2 철혈마룡(鐵血魔龍) 제 1 장 약하면 당하는 것이니까 (1) +28 10.04.13 36,022 6 9쪽
1 철혈마룡(鐵血魔龍) 서장 +27 10.04.13 41,151 17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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