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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검림(刀山劍林)

철혈마룡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도검
작품등록일 :
2010.05.22 18:50
최근연재일 :
2010.05.22 18:50
연재수 :
1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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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7,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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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2,730

작성
10.04.18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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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혈마룡(鐵血魔龍) 제 3 장 발악이라도 해봐 (三)

DUMMY

마공이라는 의미.

지금껏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문제다.

처음 혈왕기를 접하고 익히기 시작할 때만 해도 그런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마공이 아니라 그 어떤 것이라도 익혔을 것이다. 그만큼 간절했으니까.

관벽의 반응으로 보아 적어도 이곳에서만큼은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정작 문제는 돌아갔을 때다. 가문으로 돌아간 후 마공을 익히고 있음이 알려진다면 자칫 가문에 큰 화를 불러올 수 있었다.

그래서 심각한 문제다.

결코 가벼이 여길 사안이 아니다.

가문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모를까, 돌아갈 거라면 지금부터라도 대책을 강구해두어야 한다.

막사로 돌아가는 길.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될까?

우선 간단한 방법이 있다.

강해지는 거다.

누구도 넘볼 수 없을 만큼 강한 고수가 되어 마공이니 뭐니 따질 엄두조차 내지 못하도록 한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래서일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왜냐하면 어쭙잖은 강함은 더 많은 피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나 강해져야할까?

그렇게 강해질 수 있을까?

회의적일 수밖에 없는 방법이다.

물론 강해질 필요는 있다. 마공이라는 이유와는 별개로 강함은 또 다른 강함의 시기와 질투를 부르는 법이니까.

강하지 못하면 당하는 게 약육강식의 생리이다. 발을 들이지 않았다면 모를까, 이미 담갔다면 누구보다 강해져야 한다. 그래야 살아남는다.

그런 생각을 하며 악무진은 계속 걸었다.

생각이 꼬리를 물고, 실타래처럼 얽혀간다. 그리고 그러는 사이에 어느새 막사가 코앞이었다.


검은 날카롭고 면면부절을 지향한다.

반대로 도는 강력한 패력을 지향한다.

검은 만변을 꿈꾸지만, 도는 일도를 갈망한다.

검은 어렵고 더디게 출발하지만, 도는 단순하고 빠르게 시작한다. 그래서 막 시작한 검과 도가 부딪치면 도가 우위를 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검의 묘리를 깨닫기 시작해 검적에 경력이 뿜어지기 시작하는 일류의 단계가 되면 바뀌게 된다.

그때부터 도는 검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그 기간이 무척 길다. 검과 도가 더 이상 초식에 얽매이지 않게 되는 무경에 오르게 될 때까지 지속된다.

물론 일반론일 뿐이다.

세상엔 기인이사들이 많고, 그들이 만들어낸 상궤를 달리하는 절정의 도법들도 많다.

또 일반적인 범주를 벗어난 사람들도 많다. 같은 도법을 배워도 수 배는 더 위력이 뛰어난 도초를 뿌리는 사람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다.

하지만 척마육조 부조장 상비운은 일반론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 때문에 온통 피칠갑을 한 채 무릎을 꿇어야했다.

“약해빠졌군. 부조장이라고 해서 조금 다를 줄 알았더니, 쯧쯧쯧! 역시 이곳엔 귀수(鬼手)뿐인가 보군. 그는 어디에 있나?”

귀수는 척마육조장 유능양을 말함이다.

상비운은 천천히 백색 장검을 갈무리하는 백의사내를 올려다보며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백리용추!’

백리세가의 삼남으로 세상이 알아주는 난봉꾼이다. 하나 그의 검마저 한량인 건 아니다.

오 년의 복무기간이 끝났음에도 세가로 돌아가지 않고, 백룡단에 계속 남은 인간이다. 그 덕분에 주색을 탐하던 습성을 완전히 버리고 검귀가 되어가고 있었다.

검이 절정을 넘어서면 세가로 돌아간다고 했다는 소문이다.

그러든가 말든가. 그런 건 상비운의 관심 밖이다.

문제는 잊을 만하면 찾아와 시비를 걸고 자신의 검을 자랑한다는 것이다.

“개새끼!”

“뭐?”

“죽일 테면 죽여라! 너 따위는 하나도 두렵지 않다!”

피칠갑을 한 채 악에 받쳐 소리를 지르는 상비운.

그런 상비운을 싸늘히 내려다보는 백리용추.

백리용추의 두 눈이 번들거렸다.

살심을 일으켰음이 틀림없다.

좋지 않다.

“그만 하는 게 좋겠네.”

“시끄러워질 거네.”

두 사람이 백리용추를 만류하고 나섰다.

덩치 큰 놈이 팽조란 놈이고, 두 눈이 쭉 찢어진 놈이 모용백이란 놈이다.

백리용추는 목의 오른쪽에 난 기다란 상처를 긁었다.

척마육조장 유능양의 공령팔수(空靈八手)가 남긴 흔적이다.

처음 부딪친 날, 백리용추는 유능양의 공령팔수에 당해 목이 뜯겨 죽을 뻔했다. 이후 절치부심 검을 닦았고, 세 번의 격돌을 벌였으나 누구도 승부에 종지부를 찍지 못했다.

“죽여 달라고 하니 죽여줘야지.”

정말 좋지 않다.

백리용추는 살심이 극에 달하면 목의 상처를 긁는다.

팽조와 모용백은 흠칫 굳었다.

“그래, 죽여라! 이유 없이 사람을 무니까 개새끼지, 달리 개새끼겠냐!”

상비운은 눈에 보이는 게 없었다.

더 이상은 저런 개새끼 같은 놈의 유희의 대상이 되고 싶지는 않다.

유희의 대상?

그렇다. 저 개새끼는 척마단원을 괴롭히며 그것을 즐겼다.

천하영웅맹은 원래 정식절차를 밟지 않은 진검승부는 금지다.

하지만 예외는 있는 법.

백리용추 같은 명문대파의 후인들은 종종 척마단을 찾아와 시비를 걸고 실전을 벌이기 일쑤였다. 살아서 돌아가야 한다는 중압감과 오 년이라는 기간에 대한 지루함을 해소하고 또 실전감각을 유지시키기 위해서였다.

척마단을 비롯한 사단의 수장들은 그런 일이 심심찮게 자행되고 있음을 알고 있었지만, 제재하지 않았다. 그들의 배경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퍼억!

가슴을 걷어차인 상비운은 팽이처럼 회전하며 저만큼 나가떨어졌다.

백리용추는 살기어린 모습으로 검병을 잡았다.

하지만 검을 뽑지 못했다.

앞에서 다가오는 사내가 시선을 잡아끌었기 때문이다.

“흑풍단?”

묵빛 장포와 묵빛 영웅건.

흑풍단이 틀림없다.

“흥!”

백리용추는 코웃음 쳤다.

백룡단의 주축인 삼대세가의 후인들은 흑풍단을 동경하지 않는다. 흑풍단이 영웅맹의 최강이라는 것도 인정하지 않는다.

단원들의 신분 특성상 백룡단이 위험한 작전에 투입되지 않은 탓에 흑풍단이 어부지리로 부각된 것이라 여겼다.

그래서 흑풍단원들을 보면 배알이 꼴린다.

하나 흑풍단주의 존재감이 워낙 큰 탓에 함부로 시비를 걸지는 않았다.

악무진은 백리용추를 향해 똑바로 걸었다.

백리용추가 백룡단 소속임을 복장으로 알 수 있었다.

명문대파의 후인들.

군소문파에도 들지 못하는 자신의 가문과는 하늘과 땅만큼의 격차가 있는 곳에서 온 자들이다.

예전이라면 알아서 피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 흑풍단 소속답게 당당하게 대하면 된다. 적어도 흑풍단의 명성에 먹칠을 할 수는 없다.

악무진은 표정하나 변하지 않은 채 다가갔다.

백리용추는 싸늘한 표정으로 악무진을 바라봤다. 그는 악무진이 흑풍단 복장을 하고 있다는 것만 알았지 흑풍단주가 차기 흑풍단주로 예정한 사람들 중의 한 명이라는 걸 몰랐다.

자신의 검이 초절정을 코앞에 두고 있다는 것에 우쭐할 줄만 알았지, 악무진의 혈왕기가 신광의 경지인 것을 알아보지 못했다.

그런 눈이 없으니 입가의 조소를 지우지 못했다.

“흑풍단의 위세가 날로 커지는군. 크큭!”

시비를 걸겠다는 건가?

아니면 대화를 하자는 건가?

악무진은 딱히 대꾸할 말도 없었고, 그럴 필요조차 느끼지 못했다. 또 명문대파 출신인 자들과 말을 섞어서 좋을 게 하나도 없다.

악무진은 조소하는 백리용추의 곁을 말없이 지나쳤다.

백리용추는 얼굴을 와락 구겼다.

입언저리가 바르르 떨렸다.

자존심이 상한 것이 틀림없다. 오만이 하늘을 찌르는 그의 형도 이토록 그를 무시하지는 않았다.

백리용추는 차갑게 씹어 뱉었다.

“그 얼굴 기억해 두지.”

악무진은 걸음을 멈추었다.

얼굴을 기억해 두겠다는 의미.

어찌 모를까.

힘없는 자들에게는 두려움을 자아내게 만드는 말이거늘.

물론 지금의 악무진은 그렇지 않았지만.

악무진은 주위를 둘러봤다.

그때까지 땅바닥에 쓰러져있는 상비운. 기대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척마단원들.

악무진의 신위를 목격했던 척마단원들은 악무진이 백리용추를 박살 내주기를 바랐다. 그들은 자신들이 악무진에게 보냈던 외면을 생각하지 않았다. 아직은 같은 척마단원이라는 것만 생각했다.

악무진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짐작이 갔다. 하지만 이건 그가 끼어들 일이 아니었다. 또 구웅과 등적에게 받았던 대우 때문에라도 그러고 싶지 않았다.

자신의 감정을 속이는 대인 보다는 자신에게 충실한 소인이고 싶다.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그랬다.

당연히 악무진은 그들의 기대를 들어주지 않았다.

악무진은 다시 걸음을 옮겼고, 곧 자신의 막사로 들어가 버렸다.

백리용추는 눈빛을 차갑게 가라앉히며 척마단 숙소를 빠져나갔다.

찬바람이 장내로 불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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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철혈마룡(鐵血魔龍) 제 4 장 폭풍신위 (一) +42 10.04.19 28,855 9 9쪽
» 철혈마룡(鐵血魔龍) 제 3 장 발악이라도 해봐 (三) +43 10.04.18 28,500 11 9쪽
9 철혈마룡(鐵血魔龍) 제 3 장 발악이라도 해봐 (二) +50 10.04.17 28,156 1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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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철혈마룡(鐵血魔龍) 제 2 장 지옥동 (3) +64 10.04.15 28,634 10 11쪽
6 철혈마룡(鐵血魔龍) 제 2 장 지옥동 (2) +35 10.04.14 28,551 1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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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철혈마룡(鐵血魔龍) 제 1 장 약하면 당하는 것이니까 (3) +29 10.04.13 29,723 5 8쪽
3 철혈마룡(鐵血魔龍) 제 1 장 약하면 당하는 것이니까 (2) +25 10.04.13 30,542 6 10쪽
2 철혈마룡(鐵血魔龍) 제 1 장 약하면 당하는 것이니까 (1) +28 10.04.13 36,021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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