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수능.
고3들, 재수생들 파이팅.
초코를 먹어야 해.
지금 내 껍질을 벗기면
그 안은 텅 비어 있을 거야.
묵직하고 밀도 있는 당분으로 채워줘야 해.
반십년을 글만 쓰며 살았어.
병 들었어.
어째서 더 잘 쓸 수 없는 거야
매일 고민했어.
한 글자라도 더 써야 한다고
생각했어.
엉덩이로 쓰는 건 더 이상 답이 아니어서
책을 읽었어. 편협한 독서였지.
그래도 얻은 게 아주 없지는 않아.
자기 자신을 용서해줘라.
자신에게 거짓말하지 마라.
뭘 그리 죄 지었는데. 글을 쓴 게 그렇게 죄스러웠냐. 좋아하는 걸 하는 게 이기심이냐.
좋아하는 걸 한다고........ 그것만 판 게 잘못이지
글 쓰는 것 자체는 잘못한 게 아니야.
그런데도 그걸 수긍할 수가 없어서,
하나를 잘못 됐다 인정하면 글 쓴 거 전부가 잘못된 짓거리 같아서
글만 파왔는데
그게 잘못된 거라면
더욱 성공해서 글만 판 게 잘못한 것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싶어서
몸이 정신이 힘들다힘들다 그러는데도
매일 글 쓰기를 나 자신에게 강요해왔어.
잘못했어. 미안해. 내가 나빴어.
글 쓰기가 어려운 것이 되어버릴 정도로
내가 나 자신을 몰아서 미안해.
좋아하는 걸 좋아하며 할 수 없게 만들어서 미안해.
나 글 쓰고 싶어.
막 쓰고 싶어.
막히는 거 싫어, 지금 같은 상태 싫어.
아, 소설 쓰고 싶다.
그래도 일단은 지금 해야 할 것부터
일부터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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