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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르리아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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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려은
작품등록일 :
2011.07.03 01:44
최근연재일 :
2011.07.03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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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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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7,392

작성
09.01.0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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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La~port Liarta - 35장 잿빛바람 #01

DUMMY

제 35장 잿빛바람 #01


-콰과광!

벼락이 쳤다. 비바람이 -촤아악 하고 안개처럼 휘몰아친다. 폭풍우가 거센이빨을 들이밀어 구름이 짙게깔려 새카맣게 물든 밤 하늘을 난도질했다. 그 아래, 침목이 빽빽하게 솟아있는 산길을 거세게 질주하는 커다란 마차가 한 대 있었다.

8마리의 검은 흑마가 끄는 시커먼 강철마차다. 옆으로 나있는 창문에는 쇠창살이 흉흉하게 세워져 있어 거대한 이동용 감옥같다는 느낌을 주고있었다. 그리고 바퀴까지 전부 강철로 되어있는 탓에 상당히 견고해 보였다.

그 마차를 끄는 마부는 검은로브에 후드를 깊게 눌러쓰고있어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달리는 검은 강철마차 양옆으로는 어두운 묵빛 갑옷으로 중무장한 두 기의 기사가 육중한 마갑이 씌워진 검은 말을 탄채 마차를 호위하고 있다.

그 앞으로 강철마차의 선두에서 달리는 새하얀 재질로 된 또 다른 마차가 한 대. 그 마차는 흰 이미지에 걸맞지않게 여기저기 새하얀 해골로 삐죽삐죽 장식되어 섬찟한 분위기를 풍기는 마차였다. 그안에는 중요한 인물이라도 타고있는 듯 강철마차를 호위하고있는 흑기사들과 똑같이 생긴 흑기사가 넷 정도 마차의 옆으로 말을 탄 채 호위하고 있었다.

-쿠궁! 쾅!

그 때, 그 뒤의 강철마차 안에서 두드려 부수는 듯한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 바람에 그 거대한 강철마차가 기우뚱 기우뚱 하지만, 박살이 나거나 하지는 않았다. 일단 그런 소리가 들리자 강철마차의 마부는 말들을 더욱 채찍질했다.

곧, 그 앞으로 거대한 제단 같이 생긴 성. 어마어마하게 큰 성곽이 모습을 드러냈다. 여러개의 탑들이 까마득한 높이까지 솟아 오른 그 사이를, 고공에 걸려있어 마치 실타래같이 보이는 돌 회랑이 그 탑들 사이를 잇고있는 그런 모습이었다.

-구구구궁-----!! 쿠웅!!

육중한 성문이 열리고 그 안쪽으로 마차들이 들어간다. 그리고 곧, 내성 입구에 도착한 선두의 흰 마차가 멈추고 마차안에서 누군가가 나와 로브자락을 휘날리며 황급히 성 안으로 들어갔다. 천공을 찌를듯한 기세로 솟아있는 거대한 칠흑빛 제단이 -꽈과광하고 내리치는 벼락에 빛났다.

잿빛로브를 입은 그가 성안으로 들어서자 거대한 회랑이 그를 맞이한다. 죽음의 조용한 안식같은 농염한 어둠이 짙게깔려있는 회랑이었다. 그 양옆으로 어마어마한 높이의 기둥들이 일렬로 늘어서있다. 그 회랑의 가운데, 붉게 깔린 핏빛 양탄자 위를 뚜벅거리며 걸어가는 로브의 주인공. 잿빛로브의 후드 속에 가려진 붉은 안광이 번뜩였다. 그의 예리한 감에 누군가가 잡혔다.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목소리가 울려왔다.

"익스큐터(집행관) 마테우스를 뵙습니다."

음산하게 울리는 목소리였지만 상대에 대한 두려움과 존경심이 진심으로 흘러나오는 말투였다. 그 마테우스라고 불린 남자가 어둠 속에 숨어있는 이를 향해 나직히 답했다.

"음, 로드께서는 안에 계신가?"

"네, 로드께서는 지금 서쪽 내성 침소에 계십니다."

"로드께 '그것'이 도착했다고 전해드리게……."

집행관 마테우스가 '그것'을 강조하며 은근한 태도로 말했다. 그 모습은 왠지 '그것'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 초조함 등 복잡한 감정이 뒤섞인 말투였다.

"예스 마이로드……."

어둠속의 목소리는 그렇게 말하고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집행관 마테우스는 사라져가는 그의 기척을 느끼곤 다시 걸음을 재촉했다.

까마득한 높이의 탑들, 그리고 그 탑들을 서로 이어주는 돌로된 기나긴 공중회랑 위, 비바람이 몰아치는 그 아슬아슬한 공중회랑 위를 빠른 걸음으로 재촉하는 이가 있었다. 그, 아니 마도사는 새까만 칠흑의 바탕에 고풍스런 황금빛 문양으로 장식된 로브를 휘날리며, 재빠른 걸음으로, 그 까마득한 높이의 공중회랑을 걷고있었다. 어깨에 붙은 황금빛 깃털 장식이 그의 걸음에 맞춰 흔들렸다.

회랑의 끝, 마도사는 자신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커다란 철문앞에 바로서서 문의 손잡이로 손을 가져갔다. 순간적으로 마도사의 두 팔뚝 근처의 공간이 일그러 지면서 새하얀 뼈의 팔들이 튀어나와 철문을 잡아끌며 육중해 보이는 철문을 순식간에 열어젖혔다.

흑암의 어두운 속을 내보이는 철문, 마도사는 그 탑 안으로 아무런 주저없이 들어갔다. 마도사가 서있는 곳은 커다란 회색벽돌로 만들어진 계단의 맨 윗 층계였다. 탑의 안쪽, 가장자리로 난 돌계단은 둥근 벽을 따라 저 까마득한 아래의 지하까지 빙글빙글 이어져있었다. 마도사는 그 아래, 공허한 그 심연의 밑바닥을 주시했다. 마도사가 들어서자 큰 탑의 저 어둠아래에서 -크롸롸롸 하는 괴물의 기성이 들려왔다. 마도사는 오만한 눈빛을 번뜩였다. 그러자 그 앞의 공간이 일그러지며 어둠 속에 몸을 숨기고 있던 권속이 나타나며 허공에 부복했다.

"마이 로드! 이 익스큐터 마테우스! 판데모니엄에서 오르크하이리스를 지나 방금 도착했습니다."

집행관 마테우스. 죽음을 봉인하여 불사의 육체를 얻는데 성공한 데미리치(흑마법사)들의 수장. 마도사의 가장 강력한 권속이 마도사의 군대를 이끌고 카난으로 도착한 것이다.

"잘 와주었다. 익스큐터 마테우스."

"다시 존안을 뵈니 영광이옵니다. 로드. 그리고…, 저것이 명령하오신 '그것'입니다."

"음……."

마테우스의 말에 마도사의 눈길이 탑 가장 아래쪽으로 향했다. 탑 아래로 향한 마도사의 눈길이 가늘어졌다. 탑 아래쪽의 맨 밑바닥. 지하감옥같이 온통 시커먼 철창이 막고 있는 그 곳의 홀에서는 구속구로 전신을 장식하고있는 검은 피막의 날개를 가진 파충류를 닮은 거대한 '괴물'이 날뛰고 있었다.

-크롸롸롸롸!!

소름끼치는 '괴물'의 기성이 무시무시하게 울려왔다. 탑마저 무너뜨려 버릴 것만 같은 괴물의 흉폭한 행동에, 주변을 포위한 검은 흑기사들이 굵기가 엄지손가락만한 쇠사슬을 던져 구속구에 사슬을 걸어 끌어당기자 괴물은 허우적거리며 그 파괴본능을 배출하는데 실패한다. 그사이 흑기사들의 제압이 시작되었다.

-촤라라라락! 철컥!

-크롸롸롸!!

거미줄처럼 빽빽하게 교차하며 괴물을 감아 묶은 쇠사슬이 팽팽하게 당겨지자 '괴물'은 기성을 질렀다. 괴물은 쇠사슬의 틈으로 팔을 뻗어, 흑기사를 향해 휘둘러 보지만 얄밉게도 흑기사는 날렵한 몸놀림으로 절묘하게 '괴물'의 공격을 피해버린다.

-크롸롸롸롸!!

그와 동시에 흑기사의 그림자에서 무언가가 불쑥 솟아나 '괴물'에게 검을 꽂는다.

-푸북! 푸부북!!

가죽 찢기는 소리와 함께 흑기사들의 그림자 속에 숨어있다 튀어나온 그림자 기사들의 검이 '괴물'의 육신을 파고들었다.

-크아아아아----!!

고통에 찬 비명소리가 울려퍼진다. 그렇게 흑기사들과 그림자의 기사들은 탑 아래에서 날뛰는 '괴물'을 제압해 나가고있었다.

"이지는 없는 것 같습니다만, 흉성이 강해져 제압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권족으로 삼으시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합니다만……."

몸부림치는 '괴물'의 시끄러운 기성에 맞추어 마도사는 고개를 끄덕인다.

"알았다."

그러면서 그림자 기사들에게 제압당한 '괴물'을 내려다 본다. '괴물'의 육신은 이미 흑기사들의 쇠사슬과 그림자 기사들의 검에 난자당해 만신창이가 되어있었다.

'이것이 한때 세상을 뒤흔들었던 마왕의 최후란 말인가?"

마도사는 편치않은 마음으로 '괴물'을 내려다본다. 아래에는 마도사의 권능에 의해 되살아나 흉성과 본능밖에 남지않은, 어둠의 종주이자 판데모니엄의 일곱주인중 하나인, '바빌론의 군주'의 육신이 마도사의 노예로 전락하여 비참한 몰골을 하고있었다.

'그래, 너는 그렇게 마지막 남은 너의 육신까지 나에게 빼앗겼다. 그런데 무슨 수로 이 나를 이길 수 있다는 거지?'

마도사는 마왕이 최후에 내뱉은 말이 기억나 속으로 묻는다. 당연히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크롸롸롸-----!!

커지는 괴물의 기성에 마도사는 자신의 화려한 로브를 한 차례 펄럭이며 뒤돌아 나갔다.

"제압이 끝나면 보고하도록!"

마도사의 말에 부복하고 있던 집행관 마테우스가 낮게 고개를 숙이며 외쳤다.

"예스! 유어 마제스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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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La~port Liarta - 35장 잿빛바람 #04 +9 09.01.25 885 4 9쪽
118 La~port Liarta - 35장 잿빛바람 #03 +8 09.01.20 874 4 10쪽
117 La~port Liarta - 35장 잿빛바람 #02 +12 09.01.14 905 5 15쪽
» La~port Liarta - 35장 잿빛바람 #01 +9 09.01.08 933 5 9쪽
115 La~port Liarta - 34장 포르테(Forte) #05 +8 09.01.03 944 4 15쪽
114 La~port Liarta - 34장 포르테(Forte) #04 +7 08.12.29 949 5 15쪽
113 La~port Liarta - 34장 포르테(Forte) #03 +6 08.12.26 957 5 18쪽
112 La~port Liarta - 34장 포르테(Forte) #02 +8 08.12.19 991 5 12쪽
111 La~port Liarta - 34장 포르테(Forte) #01 +4 08.12.14 1,031 4 13쪽
110 La~port Liarta - 33장 한밤중에 찾아온 손님 #02 +11 08.12.11 1,055 5 17쪽
109 La~port Liarta - 33장 한밤중에 찾아온 손님 #01 +7 08.12.04 1,022 5 14쪽
108 La~port Liarta - 32장 라하드의 축제 #03 +8 08.11.29 1,027 5 14쪽
107 La~port Liarta - 32장 라하드의 축제 #02 +9 08.11.22 1,043 4 17쪽
106 La~port Liarta - 32장 라하드의 축제 #01 +7 08.11.19 1,075 5 18쪽
105 La~port Liarta - 31장 결투 #03 +13 08.11.16 1,110 5 15쪽
104 La~port Liarta - 31장 결투 #02 +9 08.11.12 1,091 5 15쪽
103 La~port Liarta - 31장 결투 #01 +10 08.11.06 1,123 5 13쪽
102 La~port Liarta - 30장 이상한 성녀 #04 +14 08.11.02 1,171 5 20쪽
101 La~port Liarta - 30장 이상한 성녀 #03 +10 08.10.29 1,160 4 14쪽
100 La~port Liarta - 30장 이상한 성녀 #02 +13 08.10.26 1,182 6 18쪽
99 La~port Liarta - 30장 이상한 성녀 #01 +10 08.10.24 1,213 5 18쪽
98 La~port Liarta - 29장 팬텀크로우(Phantom Crow..) #04 +10 08.10.22 1,184 5 11쪽
97 La~port Liarta - 29장 팬텀크로우(Phantom Crow..) #03 +16 08.10.19 1,237 5 17쪽
96 La~port Liarta - 29장 팬텀크로우(Phantom Crow..) #02 +14 08.10.15 1,254 5 14쪽
95 La~port Liarta - 29장 팬텀크로우(Phantom Crow..) #01 +12 08.10.11 1,224 5 15쪽
94 La~port Liarta - 28장 도시 라하드 #04 +10 08.10.07 1,230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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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La~port Liarta - 28장 도시 라하드 #02 +6 08.09.29 1,240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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