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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려은 님의 서재입니다.

라포르리아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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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려은
작품등록일 :
2011.07.03 01:44
최근연재일 :
2011.07.03 01:44
연재수 :
206 회
조회수 :
326,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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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4
글자수 :
1,317,392

작성
08.12.1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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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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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7쪽

La~port Liarta - 33장 한밤중에 찾아온 손님 #02

DUMMY

제 33장 한밤중에 찾아온 손님 #02



사신의 낫이 휘둘러졌다.

-후우웅~!

그런데 그 순간!

-와장창~! 쨍그랑!!

누군가가 창문을 깨면서 난입했다.

-탕! 탕! 탕!

-피융~! 키잉! 쨍그랑!

그는 자신의 총을 난사하면서 방안으로 들어와 충격을 줄이기 위해 한 바퀴 바닥을 굴렀다. 그, 기습에 이노의 카드마법이 깨졌다. 그녀의 하트 퀸 카드가 유리장처럼 -쨍그랑! 하며 박살났고,

"헉!!"

그에 놀란 이노는 자신의 흑색죠우커를 급하게 회수했다.

"우, 우왁! 뭐야!!"

덕분에 최면이 깬 아란은 유리창이 비산하고 여기저기 박살나는 소리가 들리자 혼비백산하여 침대뒤로 넘어가 숨었다. 급하게 목숨을 살린셈이다. 이노의 마법을 깨버린 장본인은 자신의 검은 코트자락을 휘날리며 일어났다. 검은 삼각카우보이 모자에 하얀카니발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이 사내는 바로 제도까지 아란과 루치야를 호위하게 된 남자, 어설터 '신 발렌타인'이었다.

"내 이럴 줄 알았지."

하얀 가면의, 유령까마귀라 별명 붙여진 이 사내는 눈 앞의 암살자, 이노를 노려보며 피식웃는다. 그러면서 자신의 권총, 엄브렐러를 그녀를 향해겨눴다.

"큭! 일부러 잠복하고 있었던 건가!"

이노는 당했다는 말투로 외치며, 당황한 듯 자신 주위에 떠다니는 카드 중, 몇 장을 잡아 신을 향해 뿌린다.

-파밧!

뿌린카드는 총 세 장, '스페이드8'과 '클로버2' 그리고 '다이아3'이다. 마법의 발동!

갑자기 공중에 8자루의 대검이 생겨나서 날아간다. 크로스보우를 든 똑같이 생긴 궁수들이 나타나 한 번씩 쏘고는 그림자처럼 사라진다. 그러면서 그와 동시에 이노의 주변을 3장의 투명한 방패가 생겨나 보호했다.

신은 두 발의 볼트를 몸을 틀며피한다. 그에 8자루의 대검은 방향을 바꾸어 신을 향해 돌격, 신은 순간적으로 나머지 한 정의 엄브렐러를 더 꺼내어 양손으로 나란히 대검들이 날아오는 정면을 조준하며 몸을 살짝 앞으로 숙인다.

-딸칵!

더블액션으로 맞춰지는 두 엄브렐러의 조종간.

-후우웅~!

하고 날아든 8개의 검을 향해 사격한다.

-타당! 타당! 타다다--다다당!!

-카앙! 카앙! 캉! 쨍그랑!

순식간에 실린더가 한바퀴씩 회전하고, 순식간에 정면으로 쏟아진 12발의 탄환이 8개의 대검을 관통했다.

-키릭! 철컥철컥!

다시되는 리로드!

-쩔그랑 소리와 함께 탄피가 떨어지며 순식간에 그의 손목에 차여진 장전갈퀴가 6발의 총알을 코트의 소매안쪽에서 끌어와 엄브렐러의 실린더안으로 밀어 넣는다. 리로드 완료. 그리고 또다시 시작되는 사격!

-탕! 타당 탕! 탕탕탕!

신의 전방 난사에 이노의 '스페이드8'카드는 유리조각처럼 깨어져나갔고, 이노는 신의 총탄을 피하기 위해 이리저리 민첩하게 움직였다. 자신의 방패인 '다이아3'카드가 깨어지자, 그녀는 '다이아7'카드와 함께 '스페이드10'카드를 집어들어 던졌다. 공중에서 회전하다 -번쩍 하며 발동되는 마법.

-피융 피융~!

빗발치는 총탄을 막기위해 '다이아7'카드는 이노를 둥그런 막으로 보호했다. 그리고 '스페이드10'카드가 발동되자, 잿빛기사 10명이 나타나며 순식간에 신을 포위했다. 이노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10명이 동시에 덮쳐들면 자신에게도 승산이 있을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믿음은 오래가지 않았다.

-키릭! 철컥 철컥!

다음번의 리로드가 끝나자마자, 자신을 둘러싼 10명의 기사들을 향해, 신은 팔을 맹렬한 속도로 교차시키며 무차별 난사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탕탕! 탕타당! 탕탕! 타타타탕!

기사들이 미처 자신들의 무기인 커다란 팔치온을 치켜들기도 전에, 신의 탄환이 철갑을 뚫고 불꽃을 일으키며 그들의 갑옷을 관통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에 기사들의 몸이 경직되어 총탄의 굉음에 맞춰 부들부들 떨린다.

-키릭! 철컥 철컥!!

-타타타타타당! 탕탕 타당!

기사들과 아주 좁은 간격을 두고도 이리저리 팔을 꼬며 절도있는 사격을 구사하는 신에게 10명의 기사는 옷깃하나 건드리지도 못한 채, 그의 총알에 벌집이 되어 -푸석 하고 연기로 변해 사라졌다.

-타타탕!

기사들이 사라지자, 신은 남은 탄환을 이노를 향해 퍼붓는다.

-키잉! 키잉!

"큿!!"

스페이드10 카드의 마법이 이리도 쉽게 깨질 줄은 몰랐던지 그녀는 침음성을 삼켰다. 탄환이 이노를 보호해주는 붉은 막을 때리기 시작했다. 그에 이노는 둥근 막에 의지한 채 신이 뚫고 들어왔던, 창문 밖으로 몸을 날렸다. 그러면서 들고있던 '다이아J'카드를 던진다. 카드는 순식간에 문처럼 커져서 -벌컥 열리며 떨어지는 이노를 삼키고는 사라졌다.

이노의 퇴각에 신은 창밖을 내려다 봤으나, 공간이동으로 사라진 이노를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는 작게 혀를 찼다.

"치잇~!"

신과 이노의 싸움에 방안은 완전 난장판이 되어있었다. 거기에 굉장히 요란한 총소리까지 울려대자 사방에서 놀란 사람들이 일어나 몰려왔다. 그들은 친절하게도 연금술사의 등까지 켜들고와 엉망이 된 방안을 대낮처럼 환하게 비춰주었다. 그들 사이에는 루치야를 비롯 아이비와 마리아까지 몰려와 있었다. 마리아가 방안의 상태를 보곤 경악하며 외쳤다.

"뭐! 뭐야 이건!! 전쟁이라도 났어!?"

"……."

"……."

완전히 헤집어져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방안으로 하얀카니발 가면을 쓰고 양손에 권총을 든 신만이 홀로 우뚝 서있었다. 아란은 얼이 빠진 표정으로 침대뒤에 넘어져 있었다. 마리아는 그걸보곤 과도한 오버액션을 취하며 아란의 곁으로 달려간다.

"아란~! 괜찮아!? 많이 다치지 않았어?"

"괘, 괜찮아……."

아란은 마리아의 부축에 몸을 일으키다가, 루치야와 눈이 마주쳤다. 아란은 루치야의 시선을 피한다. 아까 환상으로 보았던 루치야와의 그렇고 그랬던 일이 기억났던 것이다. 그게 너무나 낯뜨거워서 아란은 루치야와 똑바로 마주 볼 수 조차 없었다. 물론 루치야의 입장에선 그걸 알리가 없었기에 아란 옆에 붙어있는 마리아만이 죽일 년이 되어 있었다.

"……."

루치야가 마리아를 노려보자, 마리아도 가벼운 눈웃음으로 루치야의 그 시선을 받아넘긴다. 아란이 그사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을 때 진짜 큰 일은 바로 옆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호오? 이게 누구야?"

아이비가 신을 향해 눈을 가늘게 뜨며 자신의 오르젠스팅거를 반쯤 뽑았다. 그리고서는 조용히 대치.

"……."

"……."

분위기가 싸해졌다. 아이비와 신, 둘은 서로를 견제하며 천천히 원을 그리며 돈다. 금방 싸움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듯한 분위기. 모였던 사람들이 그 싸늘하게 식은 공기에 슬금슬금사라졌다. 마리아와 루치야도 둘 사이에 흐르는 냉기어린 미묘한 긴장감에 조심스레 각자의 위치로 움직였다. 루치야가 아란쪽으로, 마리아는 아이비 뒤로 가서 신과 아이비의 대치를 마음졸이며 지켜본다.

"누구야? 아는사람?"

마리아가 궁금함을 참지 못했는지 한참 신을 노려보고 있던 아이비의 귀에 속삭였다. 그러나 그녀의 입에서는 좋은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아~아니!! 전~혀 모르는 사람이야. 내가 저런 참을성이라고는 코딱지 만큼도 없는 '성격파탄자'를 알 것 같아?"

"……."

'모르는 사이라면서 성격파탄자인 걸 아는 것 자체가 이상한데?'

아란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지만 입밖으로 내뱉지 않았다. 분위기상 말을 함부로 했다가 명줄을 재촉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흥! 이쪽도 마찬가지다. 이런 입만 살은 괴팍한계집 알까보냐."

"뭐, 뭐라고?"

신의 나직한 빈정거림에 아이비가 발끈한다.

"모르는 사람과는 별로 말을 섞고 싶지않군."

조용조용한 목소리에 비해 그 파장은 컸다.

"어머머, 저런 뻔뻔한! 흥! 그래, 이쪽도 '처음 뵙겠습니다'닷!!"

어느 새 팽팽했던 긴장감은 사라지고, 소소한 말다툼이 끊임없이 계속되었다. 아이비의 입술에선 감정섞인 놈!놈!놈!자가 연신 튀어나왔고, 신은 '꺼져버려'라는 말을 끊임없이 중얼거렸다. 그, 둘이 왠지 철천지 원수 같았던 처음의 대치상황과는 많이 달라진 분위기에 아란과 루치야는 황당해 했지만, 둘은 그에 아랑 곳하지 않는 것 같았다.

결국, 신이 아이비를 무시하고 돌아섰다. 뒤에서 욕하건 말건 신경도 쓰지않는다. 그리고 아란과 루치야를 향해 진지한 말투로 말했다.

"여튼 여기는 더 이상 안전하지 않게 되었다. 짐을 싸도록, 일단 이곳을 뜬다."

"엣? 지금요?"

아란은 생각보다 빠른 출발에 놀랐다.

"야! 너 지금 내 말……!!"

아이비의 떽떽거리는 소리가 울렸지만, 아란은 신의 뜬금없는 출발명령에 놀라 아이비쪽은 신경도 쓰지 못한 채 뜨악한다. 허나 신의 다음 이어지는 말에 수긍 할 수 밖에 없었다.

"여기서 자고싶다면 말리지는 않겠다만……."

신은 반파된 방안을 둘러보며 어깨를 으쓱했다.

"……."

"야! 이 망할 자식아 사람이 말하는데……!!"

화가 난 아이비가 신을 향해 욕하는 소리가 프라이팬 두들기는 소리처럼 크게 들려왔다. 아란과 루치야는 그럼에도 전혀 눈길조차 주지않는 신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바로 출발하자는 신의 말에 루치야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한다. 오직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닌 두 여자를 빼고선 말이다.

"엣!? 아란 가는거야!?"

한참 폭주하는 아이비가 설치지 못하도록 뒤에서 두 팔로 묶고있던 마리아가 놀란 표정으로 묻는다.

"으, 응. 그런 것 같아."

"아, 안되는데. 그럼!!"

"빨리, 짐부터 챙기도록!"

"야!!"

마리아가 매달리건 말건 아란은 신의 독촉에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루치야도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짐을 챙겼다. 그걸 주욱 보던 아이비가 신을 향해 한마디 한다.

"그래! 가라 가! 당장 꺼져버렷!!"

그리고는 마리아의 팔을 거칠게 잡아끌며 말했다.

"가자 가!"

"에? 언니! 잠깐만!!"

"뭔, 잠깐만이야 이 계집애야! 돌아가! 돌아가! 또 소동에 말려들고싶어?"

"아, 아냐! 그냥 난!"

아이비와 마리아는 투닥거리며 요란하게 사라졌다. 아란일행도 일이 커지기 전에 짐을 싸서 여관을 나왔다. 물론 카운터에 숙박료를 지불하는 것을 잊지는 않았다. 마침, 여관주인이나 종업원들 대부분이 그때의 소동으로 손해배상을 위한 기사단의 진상조사에 가는 바람에 불쌍한 여급 한 명 만이 신의 박력에 오들오들 떨며 아란이 건네주는 돈을 받았다. 아란과 루치야는 후에 큰 곤욕을 치를 그 여급에게 상당히 미안한마음을 가졌지만, 자신들을 노리는 암살자들이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라 어서 빨리 라하드를 떠야하는 입장이라 어쩔 수가 없었다. 그리고 신을 비롯한 아란과 루치야는 새벽시장에서 간단한 식료품과 여행물품들을 구입한 뒤 라하드를 나섰다.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굵은 장대비였다. 추적추적 광장 한가운데를 적시는 빗물 속에 소년은 앉아있었다. 가드너도 죽었다. 체르니도 죽었다. 신뢰할 만한 동료였는데, 꽤나 매력적인 여자였는데 그런데……, 죽어버렸다.

이얀은 비오는 거리에서 상처투성이의 몸을 이끌고 주저앉아 있었다. 비에 흠뻑 젖어버린 몰골로 상처자국에서 피가 배어나와 비에 엉겨 흘러내린다. 이미 넝마가 된 셔츠가 피에쩔어 붉게 물들어 있었다. 검은 진작에 부러져 잃어버렸다. 이얀은 자신이 왜 이런 꼴이 되어버렸는지 멍하니 회상해본다. 로시오 패거리와의 싸움. 그 속에서 동료들과 그는 치명상을 입고 쓰러졌다. 비겁한 로시오 패거리는 이얀의 일행을 안심시킨 다음 끌어들여 기습을 가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변명일 뿐, 그것은 전부 자신이 힘이 없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 적어도 이얀은 그렇게 생각했다. 모든 것은 자신이 약하기 때문이었다. 홧김에 기사수행을 나온 것까지는 좋았다. 자신은 수련기사였으니까. 그런데 세상을 몰랐다. 세상은 기사의 도를 맨몸으로 실천하기에는 너무도 험난했다. 이얀은 수사권도 기사수첩도 없는 햇병아리 기사지망생일 뿐이었다. 그런 그에게 기사도라는 것은 철저히 무력한 빛 좋은 개살구일 따름이었다.

그러던 차에 용병분쟁에 휘말려 로시오 패거리와의 싸움이 벌어졌다. 그리고 소수였던 이얀의 동료들은 철저하게 유린당했다. 그나마 그중에서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었던 이얀만이 그 분쟁에서 살아남았다.

거기에서 이얀은 의문을 품었다. 자신은 기사였기에, 정의였기에 살아남은 것인가? 정담은 아니다 였다. 그는 자신들의 동료보다 강했기에 살아남았을 뿐, 그뿐이었다. 거기에 화려한 미사여구따위를 붙이고싶은 여유따위, 소년에게는 없었다. 그럼 과연 기사만이 정의인가? 아니다. 강한 힘, 그것이 정의다. 일단 정의는 살아남은 자의 편이라는 것, 이얀은 기사수행의 기간동안 그것을 뼈저리게 느꼈던 것이다.

그러기위해 정의가 되기위해 힘이 필요했다. 그들정돈, 용병들 따윈 우습게 찍어눌러죽일 수 있는 그런 강력한 힘이 필요했다. 기사의 길따윈 개나 줘 버리라지. 이얀은 냉소적이고 너무나도 자조적인 미소를 입가에 띄웠다.

그러다보니 아란이 생각난다. 고향에 두고 온 자신의 증오해 마지않는 단 하나의 '친우'. 아란을 향한 증오의 감정. 그것은 언젠가부터 소년의 그늘진 마음 한 구석에서 자라난 이끼같이, 조용히 피어나 소년의 마음을 지배해버린 독버섯 조각같은 감정이었다. 그것은 아무래도 녀석에 대한 열등감 일지도 모르겠다. 자신에게는 없지만 녀석에게는 있는 그 미묘한 능력, 사람을 자신쪽으로 끌어당기는 그 묘한 능력. 또한, 그 폭발적인 열정. 자신은 그런 아란에게서 위협을 느꼈는 지도 모르겠다. 그런 아란이 앞으로 자신의 앞길에 걸림돌이 될 것만 같은, 어떤 운명적인 무언가가 있을 것만 같은 예감이 그에게 항상 경고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녀석이 싫다.

허나, 그런 녀석도 이같은 현실의 벽 앞에서는 좌절하겠지. 힘이 없는 기사는 정의가 될 수 없으니말이다. 그런 건 당연한 결과였고, 그래야만 했다.

상처가 쓰라리다. 차가운 빗물에 상처가 저미는 듯이 아려왔다. 그런데 다음 순간 이얀은 갑자기 비가 그친 것 같이 느껴지는 바람에 위를 올려다 보았다. 그러나 비가 그친게 아니었다. 누군가가 그에게 우산을 씌워준 것이었다. 이얀에게 우산을 씌워 준 그, 아니 그녀는 핓빛처럼 선명한 붉은 눈동자가 인상적인 금발의 젊은귀부인 이었다. 묵빛의 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이얀을 바라보며 생긋 웃었다.

"안녕. 꼬마야? 내 이름은 루아. 힘이 필요하지 않아?"

힘? 멍해졌다. 그 악마적인 달콤한 속삭임에 이얀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

그 루아라고 자신을 소개한 금발의 젊은 귀부인은, 마치 그에게만 가르쳐 주는 비밀이라는 듯, 고혹적인 입술을 이얀의 귓가에 대고 작게 속삭이며 말을 이었다.

"후후훗, 너에게 세상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을 만한 강력한 힘을 줄게. 나의 기사가 되어줄래?"

그녀는 그러면서 검은실크 장갑을 낀 오른손을 내밀었다. 이얀은 홀린듯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


라하드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외진 산 속이었다. 저 멀리 새벽의 차가운 공기에 싸인 도시 라하드가 보인다.

-구구궁

갑자기 -웅웅 거리는 소리와 함께 공중에서 밝은 빛이 -번쩍 하곤 2미터 높이의 커다란 카드가 생겨났다. 그 카드가 -지익 하고 열리며 잿빛머리의 마술사 이노가 튀어나왔다.

-털썩! 파바박~!

그녀는 바닥을 짚음과 동시에 관성을 이용하여 용수철처럼 탄력있게 지면을 한 바퀴 구른 후 일어났다.

"크윽! 이런 치욕스런……!!"

이노는 바닥에서 일어나며 로브에 붇은 흙먼지를 털어낸다.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보라색 실크햇이 흙바닥에 엉망으로 구겨져 처박혀있는 것을 본 그녀는 인상을 찡그리며 그것을 줏어들었다.

"크으, 설마 그 막무가내라던 팬텀크로우가 매복씩이나 하고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그녀는 실크햇을 고쳐쓰며, 아직까지 그녀의 주위로 전개되어있던 트럼프 카드들을 회수했다. 이노는 카드들을 확인해 보더니 분한지 표정을 팍 일그러 뜨린다.

"다이아가 세 장이나 파괴되다니…. 피해가 만만찮은데? 어쩔 수 없지.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겠군. 으득! 팬텀크로우!!"

그녀는 이를 악다물며 손을 튕겨 카드를 공중에 전개시켰다. 그리고 그중 한 장을 빼들고는 공중에 띄웠다. 마법의 발동!

그러자 그녀의 모습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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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1

  • 작성자
    Lv.1 텅빈가슴
    작성일
    08.12.11 11:37
    No. 1

    첫번째 리플이자 첫번째 댓글인가요..; 첫편부터 봐온 독자이고 선호작까지 한 독자이니 영광이네요. 흐음.. 약간 던파와 일본 에니메이션의 흐름같은 줄거리라 약간 이질감이 느껴지긴 하는데; 잘읽고 있어요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IvyLeagu..
    작성일
    08.12.11 11:42
    No. 2

    감시히 읽고 갑니다... 그동안 않보이던 이얀도 흑막의 체스말로 전락할것 같은 예감이 드내요.

    아이비와 신은 언젠가 함께 의뢰를 수행하면서 너무나도 상반된 두 사람의 성격때문에 사이가 틀어진 것 같군요...

    분기점쯤 된다는 느낌이 드내요..여러모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0 키리샤
    작성일
    08.12.11 15:45
    No. 3

    감사히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9 프윌
    작성일
    08.12.11 23:23
    No. 4

    ... 기사가 검만 쓰라는 법은 없으니?(? 잘 모르겠지만요... )...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1 키온
    작성일
    08.12.12 02:51
    No. 5

    ㄱ ㅓㅍ ㅣ 하시길, ^ㅡ^]
    ..ㄴ...ㄹ 작가님 화이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월하려은
    작성일
    08.12.12 17:53
    No. 6

    텅빈가슴 님 ^^ 감사합니다. 첫댓글 좋은 말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열독해주세요

    IvyLeague 님 네^^ 이얀의 재등장이 좋은 편은 아니죠? 신과 아이비의 사이는 미묘하고도 미묘한....여튼 많은 관심 감사합니다^^

    키리샤 님 네 감사해요^^

    프윌 ^^ 네! 아란이 검으로 강한기사가 되란 법은 없으니까요~!

    키온님 ^^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이천(異天)
    작성일
    09.08.03 13:25
    No. 7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루안
    작성일
    09.12.06 17:08
    No. 8

    이얀과 아란의 대립이야 이미 글 내용에서 누가봐도 잘 보이도록 암시를 하고 있었으니 후음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월하려은
    작성일
    09.12.13 13:35
    No. 9

    루안 님 ^^ 암시정도가 아니죠. 대놓고 대립이 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7 모란
    작성일
    10.01.02 18:18
    No. 10

    오타요..
    중간에 ~~힘? 멍해졌다. 그 악마적인 달콤함에 아란은 자신도 모르게~~
    라고 나오는데 아란이 아니라 이얀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월하려은
    작성일
    10.01.05 19:04
    No. 11

    모란 님 ^^ 네 감사합니다. 늦었지만 오타수정완료!!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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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La~port Liarta - 34장 포르테(Forte) #01 +4 08.12.14 1,031 4 13쪽
» La~port Liarta - 33장 한밤중에 찾아온 손님 #02 +11 08.12.11 1,056 5 17쪽
109 La~port Liarta - 33장 한밤중에 찾아온 손님 #01 +7 08.12.04 1,022 5 14쪽
108 La~port Liarta - 32장 라하드의 축제 #03 +8 08.11.29 1,027 5 14쪽
107 La~port Liarta - 32장 라하드의 축제 #02 +9 08.11.22 1,043 4 17쪽
106 La~port Liarta - 32장 라하드의 축제 #01 +7 08.11.19 1,075 5 18쪽
105 La~port Liarta - 31장 결투 #03 +13 08.11.16 1,110 5 15쪽
104 La~port Liarta - 31장 결투 #02 +9 08.11.12 1,091 5 15쪽
103 La~port Liarta - 31장 결투 #01 +10 08.11.06 1,123 5 13쪽
102 La~port Liarta - 30장 이상한 성녀 #04 +14 08.11.02 1,171 5 20쪽
101 La~port Liarta - 30장 이상한 성녀 #03 +10 08.10.29 1,160 4 14쪽
100 La~port Liarta - 30장 이상한 성녀 #02 +13 08.10.26 1,182 6 18쪽
99 La~port Liarta - 30장 이상한 성녀 #01 +10 08.10.24 1,213 5 18쪽
98 La~port Liarta - 29장 팬텀크로우(Phantom Crow..) #04 +10 08.10.22 1,184 5 11쪽
97 La~port Liarta - 29장 팬텀크로우(Phantom Crow..) #03 +16 08.10.19 1,237 5 17쪽
96 La~port Liarta - 29장 팬텀크로우(Phantom Crow..) #02 +14 08.10.15 1,254 5 14쪽
95 La~port Liarta - 29장 팬텀크로우(Phantom Crow..) #01 +12 08.10.11 1,224 5 15쪽
94 La~port Liarta - 28장 도시 라하드 #04 +10 08.10.07 1,230 5 12쪽
93 La~port Liarta - 28장 도시 라하드 #03 +7 08.10.02 1,217 5 21쪽
92 La~port Liarta - 28장 도시 라하드 #02 +6 08.09.29 1,240 5 13쪽
91 La~port Liarta - 28장 도시 라하드 #01 +5 08.09.25 1,341 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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