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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려은 님의 서재입니다.

라포르리아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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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려은
작품등록일 :
2011.07.03 01:44
최근연재일 :
2011.07.03 01:44
연재수 :
20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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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08.11.1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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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La~port Liarta - 31장 결투 #02

DUMMY

제 31장 결투 #02


루치야는 방안에 올라와 잔뜩 씨근거리고 있는 상태였다. 바로 금발소녀 '성녀'인 마리아의 출현때문이었다. 어이가 없었다. 그렇게 불량해 보이고 막되먹은 여자애가 그런 순결한 성녀님이었다니……. 그런데 그 성녀님이라는 작자가 친히 여기까지 와서 천연덕스럽게 아란에게 수작을 걸고 있는게 말도안되게 황당했다.

그리고 더더욱 화가나는건 그녀의 아침식사 초대를 단박에 거절하지 않는 아란의 물렁한태도였다. 아란이 성녀복을 입은 마리아를 보고선 왠지 대하는 태도가 바뀐 것 같았기 때문이다. 어제의 단호한 태도와는 다르게 식사초대를 어영부영 승낙한 걸로 봐서도 명백히 티가 났다.

물론 아란입장에서는 성녀라는 존재가 너무 커보여 어려워졌을 수도 있다. 동경의 대상이었던 성녀의 실물을 눈앞에서 보게 되었으니 놀랐겠지. 하지만 옷이 날개라고 순백의 성녀복을 차려입은 마리아는 소녀의 눈에도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그게 불쾌했다. 마치 아란이 그녀의 아름다움에 반한 것 같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에 비하면 자신은….

문득 소녀는 벽에 걸려있는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들여다보았다. 잔뜩 골이 난 표정을 짓고 있는 검은머리 소녀의 모습이 비춰져 있었다.

정말 금발소녀의 말대로 '우중충한' 못난이 소녀가 표정을 찡그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루치야는 거울로 다가가 거울을 뒤집어 놓았다. 마음이 복잡해졌다. 그녀는 고개를 흔들어 생각을 멈추었다.

다시생각해보니, 자신은 그저 아란의 '친구'일뿐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친구가 식사초대를 받은 데에 간걸 화내는 사실 자체가 웃겼다. 아, 대체 뭐야. 소녀는 그렇게 자책한다.

자신이 너무 못되보였다. 그렇게 복잡한 마음에 고민하고 있는데 아래층이 쿵쾅거리며 소란스러워졌다. 평소 같았으면, 긴장해서 내려가 보았을 테지만, 지금은 자신의 고민만 해결하기에도 벅찼다. 소녀는 아래층의 소음을 무시한 채 침대에 몸을 파묻었다.

"하아…."

루치야는 침대위에 놓여진 푹신한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촤장!!

검과 검이 맞부딪힌다. 아란의 명검 크리사오르와 마리오의 날카롭게 잘 벼려진 세이버가 허공에 날선 궤적을 그리며 충돌했다. 마리오는 밀리지 않는 아란의 실력이 의외인 듯, 첫 번째 격돌을 뿌리친 후 눈동자에 이채를 띄었다.

"호오~! 제법인데 애송이!!"

"수사권까지 가진 기사가 어째서 용병들의 치졸한 짓거리를 돕는 겁니까?"

"글쎄, 일단은 돈을 받았기 때문이랄까."

마리오의 대답에 아란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아란은 첫 번째로 그와 맞부딪혔을 때, 나이트 마리오의 실력이 자신보다 한참 위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에게 항복 할 수는 없었다. 이건 아란에게 기사생명이 걸린 문제였기 때문이다.

거기다 기사도에 반하는 행동을 하면서도 뻔뻔하다 싶을 정도로 당당한 마리오에겐 절대로 무릎을 꿇을 수 없었다!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것, 그것은 아란에겐 마지막 자존심이자 목숨과도 같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현저한 실력차에도 아란은, 시리우스가 가르쳐 주고 간 '방어검술'로 간신히 버텼다. 해도, '방어검술'은 그저 방어만을 위한 검술. 공격이 거의 전무한 검술이었다. 거기에, 바닥을 어지럽게 뒤덮고 있는 접시며 쏟아진 음식물들이 방어검술이나마 정확하게 펼치는 데에도 어려움을 주고 있었다. 덕분에, 이래저래 아란은 점점 수세에 몰리고 있었다.

마리아는 나이트 마리오와 대치하고 있는 아란을 보며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아란…….'

그녀는 아란이 꼭 저 망할 놈의 기사를 이겨서, 저 녀석들의 코를 납작하게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란의 승리를 속으로 '기원'해도 보았다. 광장에서처럼 또 '이적'이 일어나지 말란 법은 없으니까 말이다. 어제, 엄청난 확률(?)을 뚫고 간신히 성공한 것처럼…, 게다가 지금은 성복까지 입고 있지 않은가?

"……."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란은 더구나 더더욱 수세에 몰리고 있었다.

'젠장….'

항상 이랬다. 여신이라는 작자는 항상 자신이 필요할 때에는 힘을 빌려주지 않았다. 힘을 모으려 노력 해봐도 코딱지만큼의 신성력도 모이지 않는다. 결국 포기하고, 여느 때처럼 진정으로 자신이 '성녀'인지 한 번 더 고찰하는 시간이 돌아오게 되었을 뿐…….

소녀의 눈에 갈색머리 소년기사의 조그만 등이 비친다. 지금은 불리한 상태이지만, 그래도 왠지 모르게 든든하다는 느낌을 주는 뒷모습.

'아란…….'

마리아는 멍하니 아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눈치 빠른 소녀의 시야에 은근슬쩍 자신 쪽으로 다가오고 있는 용병들이 걸렸다. 마리아는 그들의 의도를 눈치 채고 한탄했다.

"아, 진짜!! 쪼끔 반할 것 같은 멋진 장면이었는데, 꼭 초를 쳐야겠냐? 이 눈치 없는 것들아!?"

마리아의 말에 들킨 것을 눈치 챈 용병들이 확 그녀를 향해 달려들며 되받아친다.

"미친년! 지랄하네!! 넌 디졌어 이리와!! 이년아!"

"우왁!"

용병들의 생각은 그랬다. 골칫거리인 아란은 나이트 마리오에게 맡겨버리고, 그 사이에 혼자가 된 마리아를 잡는다. 뭐, 나쁘지는 않은 작전이었다. 지금 아란은 이쪽을 신경 쓸 겨를이 없는 상태였으니까. 허나, 그것은 상대가 마리아가 아닌 보통소녀였다면 적용되는 말이었다.

용병들이 자신을 향해 일제히 달려들자, 마리아는 황당하게도 그 치렁치렁하게 늘어진 성복 스커트를 치켜들고선 식탁 위를 화려하게 날뛰며 도망 다니기 시작했다.

-우당탕! 쨍그랑!

식탁이 뒤집히고, 접시가 깨졌다. 마리아의 발이 밟고 지나가는 자리마다 무언가가 -와르르 깨져나갔다.

-파바박! 우르르---!!

"오지 마! 이 등신들아! 너네들 진짜, 성당기사단이 출동하면 디진다! 꺄악!"

"개소리마! 이것아!!"

마리아는 용병들 사이를 요리조리 요령 좋게 빠져나가며 미꾸라지처럼 그들의 포위망들을 벗어났다. 신기에 가까운 몸놀림으로….

"저쪽으로 돌아!! 막아!"

"잡아! 저것!!"

스커트가 화려하게 하늘거리며 식탁위에서 춤을 춘다.

-우당탕!! 쨍그랑!

깨질 듯한 소음과 함께 소녀의 구두가 미끄러지듯이 식탁 위를 헤치며 나간다.

-와르르!! 철퍽!

용병들이 사방에서 마리아를 잡으려 설쳐대지만,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마리아 때문에 다들 얼굴이 시뻘겋게 열이 올라 소리를 지르며 소녀의 뒤를 쫓는다. 용병들의 수가 적지 않음에도 마리아는 식탁과 의자 그리고 숨어있던 사람들과 바닥의 음식물들까지 요령 있게 이용하며 화려하게 도망 다녔다.

식탁은 무대요, 그녀는 무희였다. 기적에 가까운 몸놀림으로 용병들의 포위망을 뚫어내는 그 모습이 마치 무도회장을 누비는 무희의 화려한 움직임같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그러나 무장 해제된 계집하나만 족치면 된다고, 별 것 아니라 생각했던 그들에게는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잡았다 이것아! 컥!!"

-철푸덕!

"헤헤~! 피했지롱~! 우왁!"

그 사이에 식당 안은 아수라장이 되어가고 있었다.

아란과 마리오는 치열하게 검격을 주고받고 있었다. 마리오는 자신의 세이버를 들어 크게 아란의 목을 노리며 휘돌아친다.

-카앙!

그러나 그 일격을 교묘히 빗겨 흘리는 아란의 기묘한 검술……. 마리오는 은근히 초조해하고 있었다. 분명 꼬마의 실력은 자신보다 아래였는데, 좀처럼 결정적인 기회를 잡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꼬마가 쓰는 특이한 검술. 실전경험이 풍부한 마리오로서도 처음 보는 검술 이었다.

막기만 해서 몰랐는데 그 검술은 제국기사들이 일반적으로 쓰는 제국 중검술도 아니었고, 자신이 쓰는 제국 경검술도 아니었다.

그래도 분명히 실력은 자신이 위! 마리오는 꼬마가 아무리 희한한 검술을 쓴다하더라도 자신의 승리가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 실제로 아란이 뒤로 밀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었고…….

아란은 마리오의 맹공을 받아넘기며 말했다.

"황당하군요! 기사가 한낮 돈에 명예를 팔아 버리다니……."

-촤륵~! 챙!

마리오는 자신의 세이버를 거두며 헛웃음을 짓는다.

"푸핫! 어리구나 애송아!! 그깟 명예가 밥이라도 먹여주더냐!? 기사도 일단 먹고는 살아야 할 것 아니냐!"

아란은 크리사오르를 몸 쪽으로 되돌리며, 자신의 심장을 찔러오는 마리오의 세이버를 '방어검술'두 번째 기술을 이용해서 막아낸다.

-콰각! 캉!

날카로운 금속음이 귓전을 울리고 아란은 다시한발 뒤로 물러났다. 손에 땀이 흥건히 가득 찼다.

"큿! 그렇다면 당신은 기사가 아닙니다! 긍지를 잃어버린 기사는 단지 허울 좋은 용병일 뿐!"

"아직, 뭘 모르는군. 이래서 초짜배기들은……. 네 녀석 같이 머리에 피도 안마른 녀석들은 모르겠지. 돈의 위력에 대해서 말이다!!"

마리오의 공격이 한층 더 세어졌다.

-챙! ~채쟁!

아란은 뒤로 밀리는 와중에서도 마리오의 빈틈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이대로 가면 자신의 방어검술이 파훼 될 테고, 체력이 떨어지는 것도 시간문제였다. 벌써 숨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크윽! 진짜 기사라면 그런 것 따윈 몰라도 되고, 알아서도 안 되는 것 아닙니까!? 명예로운 제국 기사라면 말입니다!"

"흥! 허울 좋은 소리하기는! 배부른 돼지들이나 그딴 걸 찾는 거다! 밑바닥에 서보지도 못한 위선자들이!!"

아란은 가슴 쪽을 찔러오는 세이버를 튕겨내면서 마리오의 틈을 찾았다. 방어검술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기술만 쓰면서 마리오의 버릇 하나하나를 세세하게 살폈다.

'베이에트는 생각을 멈추는 순간 죽는 것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해준 말. 그것이 끝까지 아란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었다.

'생각을 해라!'

그래. 자신은 '베이에트' 였다. 애초에 기사가 되지 못하는 자. 그러나 그렇다고 기사를 이길 수 없다는 건 아니었다.

'생각을 해라!'

그랬다. 아무리 상황이 어렵고 불리하다해도 생각을 멈추지 않는다면, 분명 방법은 있을 것이었다. 자신이 지금 찾아내지 못하고 있을 뿐!!

그 때, 아란은 마리오의 아주 작은 빈틈을 찾아냈다. 검격과 검격사이의 아주 작은 빈틈. 그건 사소한 그의 버릇이자, 자기 자신조차 알지 못할 아주 조그마한 틈이었다. 아란도 수세에 몰리면서까지 집중하지 않았다면, 절대로 찾아내지 못 할 그러한 작은 빈틈!

아란은 두 눈을 빛내며, 마리오의 일격을 쳐냈다. 팔 근육이 거의 한계에 다다른 듯, 팔이 부들부들 떨렸다.

"하아…, 하아…."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고 온몸의 근육이 비명을 질렀다. 그래도 굳은 의지를 지닌 표정만은 바꾸지 않고 눈앞의 상대방을 노려본다. 그러면서 크리사오르를 고쳐 쥐었다. 무언가 바뀌었다. 나이트 마리오는 아란에게서 그런 심상찮은 느낌을 받았는지, 약간 뒤로 물러섰다. 아란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래요. 올바른 기사도를 정직하게 외곬수적으로 추구하는 제가, 당신의 눈에는 위선자도 비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당신 말이 옳고 제가 틀렸을지도 모릅니다!"

"……!?"

"허나!"

아란은 그와 동시에 마리오를 향해 강하게 돌격해 들어갔다.

-채앵!!

아란의 처음이자 마지막 공격이었다. 주로 '방어검술'의 기술로 방어에만 치중하던 아란이었기에, 그 아란의 패턴에 익숙해져있던 나이트 마리오로서는 그런 아란이 급작스럽게 공격해 들어오자 당황하며 엉겁결에 자신의 세이버를 들어 소년의 공격을 반사적으로 막았다.

"큭! 이게!?"

허점투성이의 공격, 하지만 방심하고 있던 마리오에게는 꽤나 심장이 서늘할 만한 불의의 일격이었다. 한방 먹었다는 것을 안 마리오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 아란을 밀치며 세이버를 치켜들었다.

-채쟁!! 슈욱!

마리오의 반격이 날카롭게 들어왔다. 마침 아란은 뒤로 밀려 비틀거리고 있는 찰나, 마리오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마지막일격에 힘을 더했다. 그러나 그건 아란이 바라마지않던 바로 그 순간 이었다. 마리오의 작은 빈틈이 가장 크게 벌어져 있는 순간.

몸 밖으로 향했던 아란의 크리사오르가 거짓말처럼 돌아와 마리오의 찔러진 세이버의 검 날을 끌어들였다. 그에 마리오는 두 눈을 부릅떴다. 소년의 특이한 검술이, 마치 자신의 검을 뱀처럼 휘감아 타고 들어오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다음 순간, 마리오는 엄청난 반발력을 느끼고 손아귀에서 검을 놓쳤다.

-촤장! 까앙!

"컥!!"

아란의 '방어검술' 중 마지막 세 번째 기술, 상대방의 힘을 역 이용해 되받아치는 기술이었다. 마리오는 그 바람에 중심을 잃고 뒤로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졌다.

-떨그렁!

마리오의 세이버가 식당바닥에 떨어졌다. 마리오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크리사오르의 서늘한 검 날이 목젖에 닿아 있었다. 아란이 차가운 표정으로 마리오를 내려다보았다.

"허나, 지금 당신이 아녀자를 핍박하는 등. 기사도의 기본조차 지키지 못한다면! 저에게는 당신의 말이 비겁한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두둥!

"크으……."

아란도 힘이 부치는지 작게 숨을 고르며 말을 이었다. 그래도 묘한 박력이 느껴지는 아란의 말이었다.

헌데 그 순간, -두두두 하며 저쪽에서 뭔가가 몰려오는 소리가 울려왔다.

"꺅!! 비켜! 비켜!"

날카로운 마리아의 경고성이 울려 퍼진다.

-파박!

마리아의 신형이 아란과 마리오의 사이를 거칠게 훑고 지나갔다.

"왁! 마리아!!"

"저년 잡아!"

아란은 깜짝 놀라 검을 거두었다. 그녀의 뒤로 용병들이 우르르 따라붙는다.

"앗! 아란 미안해!!"

마리아는 급하게 미안한 표정으로 아란을 돌아본다. 아란은 당황한 얼굴로 그녀를 황당하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돌아 들어가! 그쪽 막아!"

"비켜! 이 자식아!!"

-팍!

"우왁!"

그런 아란을 화난 용병들이 거칠게 밀치고 지나갔다. 아란은 거기에 떠밀려 뒤로 -쿠당탕하고 나뒹굴었다. 용병들은 치렁치렁한 스커트 차림을 하고서도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마리아를 잡아 조지기 위해 이미 혈안이 된 상태라, 기사고 나발이고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그저 눈앞의 방해물이 거추장스러울 뿐.

쫓기는 자와 쫓는 자들이 한번 휩쓸고 지나가자 그 자리는 한 순간에 초토화 되고 말았다. 아란도 바닥을 한 번 나뒹굴어 정신없는 상태로 몸을 일으켰다.

"크으…. 헛!"

그러다 목 아래의 서늘한 느낌에 아란은 움직임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휴우~ 애송이라고 방심하다가 망신당할 뻔 했군."

"큿!"

바로, 마리오의 세이버가 아란의 목 아래를 겨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리오는 어느 새 일어나 비릿한 웃음을 입가에 띄운 채, 자신의 세이버를 아란의 목에 겨누고 있었다. 상황은 역전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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