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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균형자 님의 서재입니다.

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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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연재수 :
334 회
조회수 :
177,666
추천수 :
2,538
글자수 :
6,185,526

작성
12.01.27 08:51
조회
292
추천
9
글자
12쪽

4th 07. 검붉은 불꽃의 날개(1)

DUMMY

다각. 다각.


“휴우... 겨우 도착했군.”


드디어 게론의 수도에 도착했다. 나 혼자라면 이틀만에 날아올 수 있지만...


‘나머지도 있으니...’


자르카와 파리아, 게론기사단, 그리고 수도에 살던 병사들... 마지막으로 남쪽 사람들과 사막의 전사들을 대표하는 사절단.


“충성!”


“아, 그래.”


수도에 도착하니 외곽을 지키던 경비병들이 나에게 인사를 건냈다. 뭐 모습이 변했는데... 벌써 내 소문이 퍼졌나...


“왜 저 꼬마가 대답하는 거지?”


“글쎄?”


......윽. 자르카를 보고 경례한 거였나!


“에효......”


그러고 보니 생각해도 너무 심하게 변했다. 눈색도 변했지 머리색도 예전보다 조금 흐릿하지 외모는 20대 중반에서 10대 중반으로 10여년 어려졌지... 신아도 아프다고 하던데, 이 모습으로 가면 과연 알아 볼 수나 있을지.


‘정말 이번 일은 신예 덕에 잘 끝난 거지’


사준의 말에 의하면 사준의 말을 듣자마자 준비한 신예가 모든 식량을 동원해 전사들을 데리고 간 사막의 부족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사절로는...


“허허, 오랜만에 게론에 오는군요.”


사준과 그 둘째딸, 그리고 지난번의 그 떨거지까지 와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그때는 실례가 많았습니다.”


이 떨거지 녀석은 부담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계속 무시하고 있었지만, 어차피 지금부터 이번 일에 대한 사과를 하러(성씨가문은 잘못한 것도 없지만...) 황궁으로 가야하니 상대해주기로 했다.


“음... 이름이...”


“태진입니다.”


“아, 그래.......”


지금 이렇게 보니 태진이 나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것 같았다.


‘몸은 왜 작아져 가지고...’


왠지 기분이 나쁘잖아.


“지난번에 라드님의 활약을 보고, 저 태진은 엄청나게 감동했습니다!”


“아....... 그래?”


뭐랄까... 부담스럽다... 이 눈빛.


“그래서 저도 앞으로 양손검을 사용하기로...”


확실히, 태진은 등에 양손검을 하나 달고 있었다.


“......”


왠지 이상하게 이야기가 흘러간다.


“사준. 얘가 네 제자 아니야?”


“맞습니다.”


“그럼 사준을 따라 한손검술을 배워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지만......”


사준도 곤란한 표정이었다.


“이 녀석의 고집이 여간 강한게 아니라서...”


“......”


거 참. 사준도 난감하겠군. 어쨌거나 계속해서 사준이 가르치려면 다시 한손검을 사용하게 해야 한다.


“음... 태진.”


“네! 말씀하십시오!”


“나도 예전에는 한손검을 썼는데...”


“그러십니까?”


“그게... 지금 양손검을 쓰는 이유는 그냥 신살검이니까 쓰는 거고, 예전에는 에페리스라는 바스타드 소드를 사용했거든?”


“바스타드......”


태진은 손에 뭔가를 적기 시작했다.


“......뭐해?”


“아, 돌아가서 바스타드도 수련하려고 합니다.”


말을 말자. 결국 같이 쓰겠다는 건가?


“그럼 우리는 황성으로 복귀할게.”


갑작스런 자르카의 말이었다. 그 말에 기사단의 단원들은 전원 기겁하며 입을 벌렸다.


“응. 그래.”


게론기사단인가의 단장이라고 했지...


“파리아, 퇴직서는 준비했지?”


“여기.”


“단장님!”


파리아에게서 종이를 받아든 자르카는, 당황하며 말리려는 기사단을 향해 한번 웃어주고는 황궁으로 말을 달려갔다.


“부, 부단장님! 단장님이 도대체 왜...”


기사단은 파리아도 손에 종이를 들고 있는 것을 보고 다시 한번 경악했다.


“아, 미안.”


투두두두두!


파리아도 달려가고, 기사단은 할 말을 잃었다.


“허허...”


사준도 이 모습을 보고 헛웃음만 짓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라드님도 이제 일가를 차리실 때가 됐군요.”


“갑자기 그 말이 왜 나와?”


가뜩이나 몸도 어려져서 짜증나는데.


“마침 몸도 작아지셨으니......”


마침?


“사연과 잘 어울리는 한 쌍이 될 듯 합니다만...”


“......”


큰일났...다.


“뭐, 이번에는 사연의 의견을 먼저 물어보도록 하죠...”


“저기... 사준...”


사실, 예전 성전때 남쪽에 있는 성씨가문에서 쌀을 더 이상 못 주겠다는 말이 나왔다. 신예의 명령이라도 상단이 위험한 수준이라 거부하겠다는 것이었다. 그 때 사준이 나섰는데...


‘설마, 그걸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건가?’


자신이 나서면서 대신... 자기 둘째와 결혼하라고 했다. 나는 당연히 나이차이가 많이 난다며 거절했는데... 사준은 ‘외모’가 중요하다고 했고, 난 외모도 나이 들었으니 거부할 수 있었다...만.


“그때의 약속은 지키셔야죠.”


아, 아니다. 그러고 보니 일단 사연의 의견이 남아 있었지.


“......”


내 눈과 마주치자 나는 사연의 한심하다는 듯한 눈빛을 볼 수 있었다.


‘지난번에 나에게 소리질렀던 일... 잘 하면...’


사연 덕분에 벗어날지도...


“상관없어요.”


우욱! 이런 식으로 배신을!


“하하...... 사연과 라드님, 잘 어울리는 한 쌍이 될지도...”


태진이 나서서 속을 긁고 있었다.


“태진!! 너 사연을 좋아해서 따라다니는거 아니었어?”


내 손가락을 받은 태진이 황당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네? 전 부인이 있는데요.”


“?!”


부인?!


“제가 사연을 따라다닌건 어릴 때부터 같이 크다시피 해서 그런거고...”


태진이 부가설명을 했지만 이미 그런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부, 부인이라니?”


아니, 물론 저 나이라면 조혼을 할 때에 결혼할 수도 있는 나이지만...


긁적긁적


태진은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고 있었다.


“뭐, 남쪽은 조혼이 유행이라... 8살 때 미리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8살......


“허... 허...”


너무 빠른거 같은데...


“태진이야 원래 유명한 무가의 자손이니 태중혼약이 되어 있었던 경우고, 원래는 13살 정도는 되어야 결혼을 시킵니다.”


사준의 부가설명이었다.


“......”


“라드님...... 약속은...?”


난감하군.


“사준. 나 내년이면 서른이야.”


“외모는 그 반입니다.”


외모만 따지지 말라니까!


“게다가 반신이라 이대로 더 안 자랄걸.”


“괜찮습니다.”


정말.......


“그, 그래! 사연이 나와 결혼하면 이 게론에 있어야 하는데?”


“......”


이번엔 통한 것 같았다.


“괜찮습니다. 어차피 게론에 성씨상단의 분점을 낼 계획......”


“......정말로?”


거짓말 아냐?


“진짜입니다.”


“......”


으, 으윽... 피할 방법이 없다...


“나, 나한테는 아세아가 있다고!”


물론... 지금 이 자리를 빠져나가기 위한 핑계다.


“......으음...”


사준은 이번에도 고민하기 시작했다.


‘통하는 건가...’


“그럼 사연이 두 번째로 들어가는 대신...”


“시끄러!”


말이 안 나온다.


“자기 딸을 둘째 부인으로 주는 사람이 어디있어?”


“아니, 일단 부인이라는 것이 중요한...”


“사준...... 제발....”


본인이 있는 앞에서 이래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미안하지만 쟤는......”


그렇게 말하면서 사연과 눈이 마주쳤다.


“......”


같다. 정말, 소름 끼치도록 같다. 화를 낼 때는 다른 사람이라는 것이 느껴지지만, 이렇게 문득 바라 볼 때마다 놀랄 정도로 비슷했다.


“......아니야. 아무것도.”


도저히... 아란과 닮았다는 것은 말못하겠다. 사준은 모르는 건가? 하긴, 사준은 성도에 와서 아란의 저택에 왔던 적이 없으니까......


“그럼 결정된 거군요.”


“......”


사실, 지금 결혼해도 상관은 없다. 나도 슬슬 가정을 꾸려야 할 나이고(사실은 이미 늦었다)... 하지만... 문제는...


“하아... 사준. 솔직히 말할게.”


“말씀하시죠.”


“......아란... 알지?”


“압니다.”


아무리 제대로 만난 적은 없어도 한 두 번 본 적이 있겠지.


“사연이 아란과 닮았다는 생각은 못해봤어?”


“네?”


사준은 내 말에 아란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기 시작했다.


“별로 안 닮은 것 같습니다만?”


“뭐?”


내 눈에는, 아니 나만 아니라 자르카와 파리아도 같다고 했는데?


“눈의 크기도 차이 나고, 아란님이 약간 피부가 더 하얗고, 그리고......”


그러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했다.


“무엇보다 사연은 마녀의 교환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


하지만, 다르게 생각한다면...


“아란이야 집에서 잘 안나오니 사연보다 피부가 하얀거 아닌가?”


성격과 살아온 지역의 차이를 살펴보면... 오히려 놀랍도록 같은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으음...... 그래서. 아란님과 닮아서 못 받아들이시겠다... 이겁니까?”


“응.”


원래는 나이차이가 너무 심해서... 였지만 지금은 외모 때문에 더 못 받아들이겠다.


“......어차피 더 크면 외모도 바뀔테고. 그럼 그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끈질기군 사준.


“뭘 기다려. 그때쯤에 좋은 녀석 만나서 결혼시켜.”


“싫습니다.”


“......내가 계속 결혼 안해주면 어쩔거야?”


“노처녀로 늙겠지요.”


......협박이냐?!


“어효... 모르겠다.”


더 이상 상대하기가 싫다.


“가주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들려온 말에 누군가 바라보니, 바로 케이안이었다.


‘어, 그러고 보니 여기 우리 집이네’


어느새 우리 집을 지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케이안... 어떻게?”


“방금 자르카님이 저택에 들려서 아가씨와 저에게 한바탕 이야기하고 가셨습니다.”


“그래?”


“덕분에 아가씨가 오랜만에 일어나셔서 검을 찾고 계십니다.”


갑자기 무서워진다.


“그래서...?”


“지금 아가씨께서는 엉뚱한 짓 못하게 다리를 부러트리겠다며 가주님을 잡아오라고 하셨습니다.”


“......정말로?”


“눈빛을 보면 정말이신 것 같았습니다.”


이... 이런 난감한... 신아라면 진짜 할 거야. 지난번에 문어 못 잡으러 가게 한다고 내 어깨를 베어버렸던 신아인데......


“호오, 이쪽은 손님입니까.”


케이안은 절망하는 나를 버려두고 사절단에 관심을 가졌다.


“사준님은 오랜만이시군요.”


“허허, 그렇군요.”


둘은 수염난 중년의 끈끈한 우정을 과시하며 눈빛을 교환했다.


“케이안, 이쪽은 내 둘째인데, 이번에 라드님과 결혼하려고 왔소!”


“호오......”


케이안의 눈이 빛났다.


“......!”


그리고 케이안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작은... 아가씨?”


봐봐. 케이안도 아란과 착각한다니까.


“케이안. 저 애는 사준의 둘째 딸인 사연이야.”


“......”


케이안은 내가 한마디 하고 나서야 정신을 차린 것 같았다.


“죄송합니다. 너무 닮으셔서...”


그런 케이안의 모습을 본 사연이 사준에게 물었다.


“......아빠.”


“응?”


“아란이라는 사람이랑 제가 얼마나 닮았길래 만나는 사람들마다 이래?”


“글쎄... 나는 별로 안 닮은 것 같은데.”


닮았다니까.


“가주님. 어쨌거나 빨리 도망가셔야...”


퍼엉!


“......”


나를 도망 보내려던 케이안은 옆에서 날아온 먼지 속에 파묻혔다.


“케이안?”


“거기 있었구나!”


날카로운 고음의 외침에 놀라 부서진 벽을 바라보니, 그곳에는 굉장히 분노한 눈을 한 신아가 서 있었다.


“신아......”


일단 안심시키기 위해 다가가려고 하는데, 파랗게 빛나고 있던 신아의 검이 휘둘러졌다.


퍼엉!


“뜨헉!”


뭐야! 처음부터 검기를 이렇게 날리다니!


“사준! 나 먼저 갈게!”


“예? 그럼 안내는...”


“기사들 따라 가!”


퍼엉! 펑!


그 날, 나는 저녁때 파리아가 황녀와 함께 황궁 초대장을 가지고 올 때까지 신아에게 쫓겨다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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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 4th 07. 검붉은 불꽃의 날개(7) +3 12.01.31 330 11 9쪽
244 4th 07. 검붉은 불꽃의 날개(6) 12.01.31 279 7 8쪽
243 4th 07. 검붉은 불꽃의 날개(5) +2 12.01.31 359 8 8쪽
242 4th 07. 검붉은 불꽃의 날개(4) 12.01.30 334 7 9쪽
241 4th 07. 검붉은 불꽃의 날개(3) +3 12.01.28 354 7 9쪽
240 4th 07. 검붉은 불꽃의 날개(2) +1 12.01.27 326 8 12쪽
» 4th 07. 검붉은 불꽃의 날개(1) +3 12.01.27 293 9 12쪽
238 4th 06. 부활하는 마족사냥꾼(8) 12.01.26 323 9 9쪽
237 4th 06. 부활하는 마족사냥꾼(7) +4 12.01.25 325 8 10쪽
236 4th 06. 부활하는 마족사냥꾼(6) +2 12.01.24 390 11 14쪽
235 4th 06. 부활하는 마족사냥꾼(5) +3 12.01.23 387 5 13쪽
234 4th 06. 부활하는 마족사냥꾼(4) +3 12.01.23 323 8 19쪽
233 4th 06. 부활하는 마족사냥꾼(3) +1 12.01.22 335 5 13쪽
232 4th 06. 부활하는 마족사냥꾼(2) +1 12.01.21 338 4 14쪽
231 4th 06. 부활하는 마족사냥꾼(1) +2 12.01.20 309 5 14쪽
230 4th 05. 질병의 유타인(9) 12.01.20 326 4 12쪽
229 4th 05. 질병의 유타인(8) +2 12.01.19 304 9 9쪽
228 4th 05. 질병의 유타인(7) 12.01.19 321 8 11쪽
227 4th 05. 질병의 유타인(6) +2 12.01.19 342 5 9쪽
226 4th 05. 질병의 유타인(5) +1 12.01.18 309 8 10쪽
225 4th 05. 질병의 유타인(4) +1 12.01.17 335 5 10쪽
224 4th 05. 질병의 유타인(3) +5 12.01.17 352 6 10쪽
223 4th 05. 질병의 유타인(2) +4 12.01.17 258 6 9쪽
222 4th 05. 질병의 유타인(1) +1 12.01.16 386 7 13쪽
221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16) +2 12.01.16 367 8 15쪽
220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15) +1 12.01.16 320 8 9쪽
219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14) +1 12.01.14 344 8 8쪽
218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13) +3 12.01.14 297 1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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