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빛의균형자 님의 서재입니다.

빛의 균형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연재수 :
334 회
조회수 :
177,395
추천수 :
2,538
글자수 :
6,185,526

작성
12.03.09 20:44
조회
484
추천
8
글자
12쪽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4)

DUMMY

"그런데 어떻게 알고 온 거야?"


"아, 그건..."


그는 자신에게 생겨난 이상한 능력을 설명하기 힘들었다.


"그냥... 불안해서 간 거야."


그렇기에 대충 얼버무려야만 했다.


"어쨌거나 정말 정확한 시간에 맞췄어."


"그래?"


그들은 이제 죽음의 사막을 날고 있었다.


"이거 참... 너무 빨라서 왠지 비현실적이군."


세키는 여전히 땅을 보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었다. 아무리 그라고 할지라도 이렇게 빠르게 지나치는 땅은 바라보기 힘든 모양이었다.


"어떻게 보면 꿈을 꾼 것 같은 기분인걸. 현실적으로는 며칠은 걸려야 하는데."


"하하..."


그는 웃음으로 세키의 말을 넘겼다.


"세키. 나 잠시 어디 들렸다 갈 곳이 있는데..."


"어디?"


"무란산맥."


세키는 그의 말에 그곳에 있는 것을 떠올려보았다.


"균형자들한테 가게?"


"그건 아니지만..."


"가자. 어차피 해가 뜨려면 아직 멀었으니까."


"응."


달이 약간 기울어졌을 때, 그들은 무란산맥에 도착해 있었다.


쿠웅! 탁.


이번에는 제대로 자세잡고 착지하는 세키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파리아는 느리고 탑승감도 좋지 않군."


"그건..."


세키는 뭔가 착각하고 있었다. 파리아가 일부러 그를 괴롭히기 위해서 이상하게 날았다고 말이다. 그 오해를 풀어줘야 할까? 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곧 말해봐야 제대로 설명할 자신이 없었기에 그냥 고개만 설레설레 젓고 그만두었다.


"그런데 여기는 어디지? 자르카의 집은 아닌데."


"아, 그건..."


그는 허리에 매달아뒀던 에페레오스를 꺼냈다.


"응? 그거 반으로 쪼개졌네?"


"아, 응......"


"쯧. 신살검 하나가 또 부서졌군."


세키는 은근한 눈빛으로 부러진 에페레오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혹시, 그걸 네리스에 흡수..."


그는 들을 가치도 없는 듯 말 중간에 입을 열었다.


"미안."


"......"


그의 거절에 세키는 다시 입을 다물어야 했다.


"아, 그러고 보니 그 검에 대해 물었던게 아니라, 여기가 어딘지 물었는데..."


"여기는..."


세키의 눈에는 반쯤 부서진 폐가만 보일 뿐이었다.


"에페레오스의 고향이야."


"......"


그의 말에 세키는 폐가의 안을 살펴보았다.


"아무것도 없는데?"


"그거야... 이 집의 주인이 뒤에 있으니까."


그는 조심스럽게 부러진 에페레오스를 받쳐들고 집의 뒤쪽으로 걸어갔다.


"......"


세키도 그의 진지한 얼굴에 조용히 그의 뒤를 따라갔다.


"......어..."


그리고 그는 빽빽하게 박혀있는 검들을 볼 수 있었다. 흡사 검으로 만들어 진듯한 무덤.


"뭐지... 이곳은..."


"모린의 안식처."


그는 조심스럽게 검들의 사이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갔다.


"......모린이라..."


세키도 검들을 피해가며 안으로 들어갔다.


"......"


그리고 작게 솟아있는 묘비를 볼 수 있었다.


-에페레오스와 에페리스의 아버지, 이곳에 잠들다-


"에페레오스의... 장인인가?"


"장인이 아니야."


그는 무릎을 꿇으며 에페레오스를 비어있는 검들의 정 중앙에 내려놓았다. 원래부터 에페레오스를 위해서 비워놓은 듯이 비어있는 곳에.


"에페레오스의 아버지야."


"......"


세키는 약간 이상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집이 저런걸 보니 가족이 없나보군."


"응."


"그럼 이 무덤은 누가..."


"......"


그는 잠시 눈을 감고 있었다.


"마황자..."


"어?"


"마황자가 이렇게 만들어 줬어. 세키와 헤어지고 돌아가기 전에."


"......마황자와 무슨 관계가 있었나?"


세키의 물음에 그는 다시 몸을 일으켰다.


"마족사냥꾼에게 에페레오스를 준게 모린이니까."


"......"


물론 세키도 마황자가 마족사냥꾼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렇기에 더욱 더 이해할 수 없었다.


"마황자는... 그를 증오하고 있지 않았나?"


"응."


"그럼 그를 죽인게 마황자?"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니야."


"그럼?"


"......"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자, 돌아갈까?"


"아, 응."


세키는 다시 네리스를 뻗어 그의 허리에 둘렀다.


'에페리스. 에페레오스'


그는 자신의 검을 주시하며 서서히 몸을 띄웠다.


'그동안 고마웠어'


휘익!


둘은 빠른 속도로 산맥을 빠져나갔다.



며칠 뒤, 슈발로이카 가문의 모든 가족이 무란산맥에 모였다.


“도대체 왜 다 온 거야?”


그는 꽤 불만이 많은 것 같았다.


“그거야 흔치 않은 기회니까.”


“그럼. 그럼.”


자르카와 세키의 말에 그는 인상을 찌푸렸다.


“뭘 그렇게 인상써. 여기 와서 간식이나 먹고 기다리면 되잖아.”


신아의 말에 그는 인상을 풀고 빵을 받아들었다.


“그나저나 정말로 할거냐?”


자르카의 말에 그는 묵묵히 빵만 뜯었다.


“정말 하겠다면 저도 끼겠습니다.”


그는 고개를 저었다. 파리아가 끼어 드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안 돼.”


“그래도...”


“걱정 마. 그들도 정신을 차렸으니까 목숨까지 위협하지는 않겠지.”


안심하라는 듯이 말을 꺼내는 그를 보며 자르카는 뭔가 다르게 생각하고 있었다.


“강자와 싸우는 것은 단기간에 강해질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지. 좋은 생각이야.”


“......”


그 말에 이 제안을 먼저 말한 본인은 지금 끼어든 누군가의 목소리에 당황함을 감출 수 없었다. 그것은 그뿐만 아니라 다른 가족들도 마찬가지였다.


“마황자까지?”


“아, 내가 불렀어.”


역시 범인은 세키였다.


“도대체 왜...”


“만약에 위험하면 우리가 끼어 들어서 막아야 하니까.”


끄덕.


그 말에는 아세아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카시드를 보면서 불안한 듯 옆에 있던 그의 팔을 꽉 잡기는 했지만.


“......”


모두의 적대적인 눈빛을 본 그는 곤란한 표정이었다.


“정말로 괜찮다니까.”


그의 말을 듣는지 안 듣는지, 어느새 다른 일행들은 전부 소풍 온 분위기로 놀고 있었다. 카시드를 ‘무시’하자고 일치 단결한 모양이었다.


“자. 하나 더 먹어.”


어쩔 수 있나, 급하게 친해지라고 할 수도 없는 일이고. 게다가 다른 가족들에게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에 순순히 신아가 준 빵을 다시 먹기 시작하는 그였다.


“미안. 늦었군.”


과거 자르카의 집, 현재 균형자의 임시 거처로 쓰이는 집에서 나오던 이카온은 그들의 모습을 보고 굳어버렸다.


“......”


그리고 조용히 안으로 들어갔다.


“드, 들어가지 마!”


그의 급한 부름에 이카온은 겨우 멈춰 섰다.


“......아니... 괜히 방해하느니...”


“그러니까... 별로 지금 소풍은 안 급해.”


그렇게 말한 그는 곤란한 표정으로 가족들을 바라보았다.


“뒤로 좀 옮겨줄래?”


“아!”


그의 말에 자르카는 이제야 알았다는 듯한 행동을 취했다.


“그러고 보니 싸우면 먼지 날아오잖아. 조금 뒤쪽으로 옮기자고.”


가족들은 도시락을 챙겨 뒤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도대체 저들은 왜 온 거지?”


“그게......”


그는 식은땀을 흘리며 어제 했던 말을 후회했다.


‘내가 왜 세키에게 말했지...’


그는 몰랐던 것이다. 세키가 자신의 종족과 외모와는 어울리지 않게 엄청나게 입이 가볍고, 가벼운 정도가 아니라 소문을 100배로 퍼트리는 정도라는 것을.


“하아... 외출의 목적지를 알려 줄 대상을 잘못 선택했다고 해야 하려는지...”


“......그런가?”


이카온은 여전히 당황스러운 표정이었다. 그로서도 저렇게 몰려 올 줄은 몰랐던 모양이었다.


“페이로나는 마황자를 찾아야 올 수 있다던데.”


“마황자를?”


“갑자기 없어져서 수색중이라고...”


그는 조용히 뒤쪽을 가리켰다. 그리고 이카온은 그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이동해 일행과 함께 도시락을 먹고 있는 마황자를 볼 수 있었다.


“......그냥 오라고 하지.”


이카온이 다시 안으로 들어가자 그는 어깨를 으쓱하며 뒤를 돌아보았다.


“힘내!”


“위험하면 합류하겠습니다!”


“이 빵 맛있는데?”


“다 먹지 마요!”


차례대로 아세아, 파리아, 세키, 신아의 목소리였다. 자르카와 카시드는 도시락을 먹느라 정신이 없었기에 말도 안 한 것 같았다.


‘긴장감이 없네...’


그, 아니 라드는 몸의 긴장이 풀리는 것을 느꼈다. 일행이 너무 평화로웠기 때문이었다.


“뭐?! 여기에 있었다고?!”


안에서 페이로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 도착했군’


그가 집을 바라보며 서자 안에서 균형자들이 하나씩 나오기 시작했다.


“휘유, 이거 귀찮아서... 왜 매번 내가 말을 전해줘야 되냐고.”


제일 처음으로 나온 것은 케이저였다. 자르카에게 찔렸던 상처는 다 나았는지 어깨를 잘 움직이고 있었다.


“좀 비켜. 나가야지.”


그 다음으로 나온 것은 세이너. 그녀는 아직도 허벅지에 붕대를 매고 있었다. 물론 상처는 다 나았지만, 그에게 불만을 표시할 생각으로 붕대를 풀지 않은 것이다.


“......”


다음으로 나온 것은 인형이었다. 그는 아무런 표정이 없이 그냥 걸어나왔다.


꾸벅.


그리고 그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예전에 그냥 물러났던 것에 대한 감사인 듯 싶었다.


-왜 저까지 움직여야...-


“시끄러워.”


다음으로는 기둥에 묶여있는 데이너와 우엔이었다. 우엔은 균형자들 중에서 덩치가 제일 크다는 이유만으로 데이너의 기둥을 들고 나오고 있었다.


턱.


“어라? 걸리는데? 케이저.”


우엔의 부름에 케이저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아 귀찮게...”


파앗-


케이저가 사라지는가 싶더니 어느새 그가 있던 자리에 기둥에 묶여있는 소녀와 그것을 들고있는 한 청년이 케이저의 옆에 나타났다.


“이번에 파리아도 끼어 드나?”


“아뇨.”


“아쉽군.”


그는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이, 그의 얼굴에 아직도 흉터가 남아 있었다.


“그런데 그 흉터...”


“아, 이거.”


스윽.


라드의 물음에 우엔은 흉터를 한번 만지며 대답했다.


“왠지 만지면 기분이 좋아서...”


“......”


“농담이고... 그냥 멋있잖아. 어차피 곧 없앨 거기는 하지만.”


그것도 꽤나 황당한 이유였지만, 본인은 좋아하는 것 같았다.


“여기다 놓는다.”


-.......알겠습니다-


쿵!


우엔은 데이너의 기둥을 옆에다 내려놓았고, 데이너는 묶인 상태로 고개만 들어 라드를 바라보았다.


-처음 보는군요. 데이너입니다-


“아, 저도 처음 뵙겠습니다... 아, 뵙는건 아닌가...”


라드는 왠지 당황하고 있었다.


“끄응......”


그 다음으로는 나오기를 망설이는 에이져였다.


“뭐해? 빨리 나가.”


“알았어.”


페이로나와 이카온이 함께 나오고, 그 뒤에 이카온이 따라왔다.


“......다 모였나?”


이카온의 물음에 케이저가 힘차게 손을 들며 외쳤다.


“번호! 하나!”


“......”


그러나 아무도 케이저의 말을 따라주지 않았다.


“칫...”


케이저는 투덜거리며 손을 내렸다. 재미없는 녀석들, 하고 말이다.


“뭐, 어쨌거나 다 모인 것 같군요. 케이저, 우엔, 세이너, 페이로나, 이카온, 에이져, 데이너, 그리고...”


라드는 인형을 보며 곤란해하고 있었다.


“저기... 이름이...”


“이름이 ‘인형’입니다.”


“......아, 그렇군요. 마지막으로 인형까지.”


총 여덟명의 균형자. 그리고 그들을 막았던 라드, 자르카, 파리아, 세키, 마황자까지... 가히 전세계의 강자들이 이곳에 모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모두 여덟 분.”


그는 마른침을 삼키며 준비했던 말을 꺼냈다.


“죽으려는 이유가 뭐라고요?”


“아빠가 없어서.”


-......-


“심심해서.”


세이너와 데이너를 제외하고는 전부 이유가 같았다. 너무 오래 살아서 생기는 지루함.


“그럼... 제가 목표를 드리겠습니다.”


작가의말

이제

빛의 균형자

거의 막바지를 향해 달려갑니다.


여기서 빛의 균형자 시리즈 에피소드로 넘어가면

엘프 크루스양이라거나 그런거(?)등장.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빛의 균형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빛의 균형자 에피소드 맛보기 +1 12.02.08 742 0 -
공지 간단한 캐릭터 소개 +2 11.10.16 2,053 1 -
공지 이 작품은 타 사이트에 연재되어 있는 작품을 재연재하는 중입니다. +8 11.09.25 3,161 3 -
334 Extra Stage(end) +7 12.03.18 630 7 13쪽
333 Extra Stage 17 +3 12.03.18 471 10 10쪽
332 Extra Stage 16 +3 12.03.18 445 9 8쪽
331 Extra Stage 15 +2 12.03.17 386 5 10쪽
330 Extra Stage 14 +1 12.03.17 428 13 9쪽
329 Extra Stage 13 +3 12.03.16 442 7 14쪽
328 Extra Stage 12 +1 12.03.16 344 6 12쪽
327 Extra Stage 11 +2 12.03.16 469 15 9쪽
326 Extra Stage 10 +4 12.03.15 461 11 9쪽
325 Extra Stage 9 +2 12.03.15 447 11 9쪽
324 Extra Stage 8 +3 12.03.14 455 13 9쪽
323 Extra Stage 7 +3 12.03.14 431 12 9쪽
322 Extra Stage 6 +2 12.03.14 480 11 10쪽
321 Extra Stage 5 +2 12.03.14 511 12 8쪽
320 Extra Stage 4 +3 12.03.13 527 11 11쪽
319 Extra Stage 3 +3 12.03.13 468 10 10쪽
318 Extra Stage 2 +1 12.03.12 482 9 10쪽
317 Extra Stage 1 +2 12.03.12 390 5 12쪽
316 Epilogue +7 12.03.11 542 8 6쪽
315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10) +3 12.03.11 529 12 9쪽
314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9) +2 12.03.11 622 10 11쪽
313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8) +4 12.03.10 371 9 15쪽
312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7) +2 12.03.10 457 11 13쪽
311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6) +3 12.03.10 435 12 14쪽
310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5) +2 12.03.10 490 10 11쪽
»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4) +1 12.03.09 485 8 12쪽
308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3) +2 12.03.09 382 6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