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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라한의 서재입니다.

모래 위 연금술사(re)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게임

완결

둘라한
작품등록일 :
2023.08.08 03:19
최근연재일 :
2023.10.09 08:56
연재수 :
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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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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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83,659

작성
23.08.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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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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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글자
17쪽

4. 오아시스 도시

DUMMY

“그만 자고 일어나. 도착했으니까.”


“으, 으어?”


절대 내 방에서 들릴 일이 없는 고운 여자 목소리에 기겁하며 잠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전신을 방망이로 후려치다 못해 걸레처럼 쥐어짜는 것 같은 통증이 전신을 휩쓸었다.


“끄으응”


한 번 운동하겠다고, 빡세게 굴려달라 창욱에게 부탁했다가, 다음날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근육통이 생겼던 일이 떠오를 정도였다.

통증에 얼굴을 찌푸리며 일어나자, 상태창을 확인하고 특성 ‘개안(開眼)’을 사용했을 때만 나타났던 메시지창이 모습을 드러냈다.


[Tip. 특성은 정말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특성이 사용되지 않는다면 특성의 조건을 만족하고 있는지 먼저 확인하세요.]


게임을 하다 보면 로딩 시간에 볼 수 있는, 게임사가 적어놓은 게임에 대한 정보들을 적어놓은 Tip이란 형태로.


‘내가 필요할 때나, 뜨지. 왜 갑자기 지금 뜨냐?’


뒷북을 쳐도 한참은 늦은 뒷북에 나는 Tip이 적힌 메시지창을 옆으로 휙 손을 움직여 치워버리고, 주변을 가만히 살피고 있는 카밀라의 모습에, 나 또한 미니버스의 창문 바깥을 유심히 살펴봤다.

잠기운을 떨쳐내고자 허벅지 안쪽을 손으로 잡아 뜯어, 고통으로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리고, 바깥을 둘러보자.

아까까지만 해도 희미한 태양 빛이 모래들을 비추던 바깥에는, 칠흑 같은 어둠이 내려앉아 심해의 바다를 연상케 했다.


“빨리 일어나.”


카밀라는 귀찮다는 듯 날 깨웠다.


“아, 네.”


난 앉아 있던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전신에서 느껴지는 근육통과 탈력감을 이기지 못하고 다시 주저앉았다.


“끄응”


나는 나를 빤히 바라보는 카밀라의 시선에 얼굴이 화끈거리는 걸 느끼며, 미니버스의 벽면을 붙잡고 간신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카밀라는 얼굴이 붉어진 내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날 태워준 뒤 미니버스의 문을 닫았을 때처럼, 나를 미니버스의 문 쪽 계단 위로 올라오게 한 뒤, 자신에게 몸을 기대게 했다.

카밀라는 미니버스의 문을 열 수 있는 공간이 생기자, 레버를 내려 문을 열었다.


“으, 춥다.”


낮에 느꼈던, 태양의 뜨거운 열기 머금은 바람 대신, 살갗을 에는 것 같은 서늘하고 차가운 바람이 아무것도 입지 않아 맨몸인 내 등을 건드리며 지나갔다.

나는 카밀라가 나를 밀쳐내기 전, 한 발 더 빠르게 카밀라와 멀어지며 언제 말랐는지 뽀송뽀송하지만, 땀 냄새가 심하게 풍기는 윗도리를 입고 내가 뭘 해야 하는지 바라봤다.

카밀라는 손을 휘적휘적 휘저으며, 밖으로 나가라는 손짓을 했다. 나는 순순히 카밀라의 손짓을 따라 미니버스에서 내려갔다.


휘이잉


미니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모래를 머금은 찬 바람이 내 몸을 쓸고 지나갔다.

낮에 그토록 나를 괴롭혔던 뜨거운 열기는 담기지 않았으나, 바람에 실린 모래 알갱이들은 살갗이 벗겨진 내 피부를 쓸고 지나가며 따끔한 통증을 선물했다.


“끄응”


나는 벗겨진 살갗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 손바닥으로 모래 알갱이들을 막아내며 천천히 주변을 살폈다.

미니버스 안에 있을 때는 미처 확인하지 못했던 바깥의 풍경이 천천히 눈에 들어왔다.


‘사후세계 같네.’


죽을 고생을 하다가 와서 그런 건지, 칠흑 같은 어둠이 짙게 깔린 사막의 밤은 황량하기 그지없는 사후세계의 풍경을 보는 것 같았다.

검은 밤하늘에는 창조주가 귀찮았는지, 대충 던져 놓은 듯 한 곳에 뭉쳐 있거나 사방팔방 펼쳐져 있는 별들이 보였고, 달은 누군가가 한 입 베어 물었는지, 절반 이상이 파괴된 상태였다.

그런 별과 달 아래에 펼쳐져 있는 사막의 모래들은 낮의 색을 모두 잃어버린 채, 황량하기 그지없는 잿빛으로 물들어 세상을 칙칙하게 만들었다.

유일하게 다른 색을 가지고 있는 건, 미니버스 앞 높게 쌓여 있는 컨테이너들이었다.


‘여긴 또 뭐야?’


컨테이너는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내려놓은 듯, 중세 시대의 성벽처럼 길게 늘어서 있었다.

미니버스의 바로 앞에는 컨테이너 성벽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철로 된 성문이 굳게 닫혀 있었으며, 성문 근처에는 경비병 몇 명이 총을 든 채 주변을 경계하고 있었다.

아직, 우리를 발견하지 못한 건가? 생각했다만.


“정지. 움직이면 쏘겠습니다.”


어느 순간 내 근처로 온 건지, 내 등 뒤에 서늘한 목소리와 함께 철컥하고 총을 만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그 개고생을 했는데, 잘못했으면 머리에 구멍이 난 뒤 죽어버릴 수 있겠다고 생각해, 조심스럽게 양손을 들어 올리며, 나는 아무런 무기도 없으며 저항할 의지가 없다는 사실을 밝혔다.

내가 공포에 떨고 있는 걸 알고 있는 건지, 모르는 건지. 양손을 들어 올렸음에도 내 등 뒤를 장악한 경비병은 마음에 들지 않는지 거칠게 말을 내뱉었다.


“뒤지기 싫으면, 움직이지 마!”


“히익, 네, 넵!”


당장이라도 총을 쏠 것처럼 행동하는 경비병의 외침에 나는 공포에 전신이 딱딱하게 굳는 걸 느끼며, 차렷 자세로, 움직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그에, 언제 미니버스에서 내린 건지, 내 옆으로 슥 다가온 카밀라는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은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총 내려. 내가 데려온 거니까.”


카밀라의 말에, 내게 총을 겨누고 있던 경비병은 카밀라의 말에도 내게 겨눈 총을 멈추지 않았다.

그에 카밀라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경비병을 째려보며 말했다.


“노아도 허락한 일이야. 넌, 닥치고 따라.”


으르렁거리는 듯한 카밀라의 말투에 경비병은 몸을 크게 움찔거렸다.


“···알겠습니다.”


카밀라의 기세에 자신이 밀렸다는 게 부끄러운 건지, 아니면 노아라는 사람이 언급되어 그런 건지.

경비병은 무척 탐탁지 않은 목소리로 날 겨누었던 총을 내린 뒤, 가지고 있던 무전기를 작동시켰다.


“여기는 정문, 여기는 정문. 마녀와 손님 하나 출입 요청한다.”


-치직, 마녀와 손님 2인 맞나?-


“확인 완료. 이상 무.”


-치직, 확인.-


경비병의 무전이 끝나기가 무섭게, 거대한 철문이 천천히 열렸다.

경비병은 카밀라를 째려보듯 바라보며, 천천히 자신의 자리로 이동했다.


‘경비병이랑 사이가 안 좋아 보이는데, 노아라는 사람의 이름을 들으니까 마지못해 움직였다? 노아가 여기 성의 지배자인가? 카밀라랑은 무슨 관계인 거지?’


나는 경비병의 행동과 카밀라가 말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추론을 이어나가려고 했으나, 카밀라는 자신을 홀대하는 경비병의 태도는 안중에도 없는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운전은 할 줄 알아?”


“아, 운전이요?”


다짜고짜 운전할 줄 아냐고 묻는 카밀라의 행동에 살짝 당황했으나, 카밀라의 질문에 대답하고자, 미니버스의 운전석을 바라봤다.

미니버스의 운전 시스템은 ‘넷 다이버’의 운전 시스템과 완전히 똑같은 수동 기어를 사용했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 예. 운전할 수 있어요.”


현실에서 운전면허는 없지만, ‘넷 다이버’에서 자동차 레이싱 대회라도 있으면, 참가해서 개근상 타듯, 3등 상이라도 받아갔던 나다.

미니버스로 레이싱을 하라는 것도 아니고, 미니버스를 잠깐 모는 것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다.


“그럼, 네가 운전해. 위치는 알려줄 테니까.”


카밀라는 피로한 듯, 목을 이리저리 스트레칭을 하며 말했고, 나는 갑작스러운 카밀라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어 카밀라를 바라봤다.

도대체 무슨 깡으로 오늘 처음 본 내게 미니버스의 운전대를 맡기는 건지···.


‘경비병의 총이라도 믿는 건가?’


언제든 살인 무기가 될 수 있는 차의 운전대를 맡기는 카밀라의 행동에 상당히 당황했으나, 생전 처음 본 내 목숨을 구해준 데다가.

경비병이 틱틱대곤 있으나, 엄청난 권력자의 지인처럼 보이는 카밀라에게 잘 보이고자, 일단, 시킨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해 조심스럽게 미니버스의 운전석에 자리에 앉았다.

내가 운전석에 앉자, 카밀라는 내게 했었던 것처럼 자신의 몸을 내게 바짝 가져다 댄 뒤, 레버를 내려 미니버스의 문을 닫은 후 말했다.


“앞으로 직진해. 쭉.”


카밀라는 미니버스가 간신히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조금 열린 성문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나는 아주 조심스럽게 운전해 비좁은 성문 안으로 들어갔다.


*


쿵!


내가 성문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약간 열려 있던 성문이 경비병이 성을 냈던 것처럼, 커다란 소리를 내뱉으며 닫혔다.

그 소리에 깜짝 놀란 나는 뒤를 돌아보다가, 아무렇지 않게 손가락으로 가야 할 곳을 가리키고 있는 카밀라의 모습에, 머쓱해져 머리를 긁적이곤 카밀라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조심스럽게 운전하며, 컨테이너 성벽으로 가려져 있던 성의 내부를 조심스럽게 구경했다.

멀쩡한 건물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성 내부의 건물들은 미니버스의 헤드라이트 빛이 비치자 흉물스러운 속살을 드러냈다.


‘전쟁이라도 일어난 것 같네.’


성 내부의 건물들은 중세 시대나 시골에서 볼 수 있는 건물들이 아닌, 도시에서 볼 수 있는 네모난 아파트 형태의 건물들이었으나.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아있는 현실이나 ‘넷 다이버’의 빌딩과 다르게, 엄청난 절삭력을 가지고 있는 무기에 잘려나간 것처럼, 대부분의 건물들은 2층에서 3층 정도로 낮은 높이를 가지고 있었고.

갱단이 전쟁이라도 벌인 건지 사방팔방 총알 자국이 나 있었으며, 현실에서 본 것 같은 상표들이 훼손된 채 널려 있었다.

나는 카밀라가 알려준 대로, 전쟁의 화마가 휩쓸고 지나간 것 같은 건물들을 지나치며 카밀라가 머무는 곳을 향해 운전했고.

20분 뒤, 누가 봐도 ‘여긴 고물상이오’라고 답할 수 있는 건물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많이 허름하네.’


생각보다 고물상 건물은 낡고 허름했다.

글자가 대부분 떨어져 나가 건물 입구에 세워진 간판은 ‘ㅌㅑ 자원’이란 글자만 남아 있었으며, 건물 외벽 일부분은 화염 방사기로 지지기라도 한 듯, 검게 물들다 못해 반쯤 녹아내렸고 짐승이 할퀴기라도 한 듯 3~4개의 긴 흠집이 이리저리 나 있었다.


‘그나마 크기라도 커서 다행인가?’


그래도 고물상은 상당히 크기가 컸다.

고물상 자체의 건물 크기가 초등학교나 중학교처럼 거대한 크기를 자랑했고, 축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커다란 공터가 있었다.

공터에는 온갖 고철들과 잡동사니가 양쪽으로 잘 분리가 된 채 놓여 있었다.

내가 고물상 건물과 닿을 듯 바짝 주차를 끝마치자, 카밀라는 잘했다는 듯 내 머리카락을 헤집은 뒤, 미니버스의 문을 열어 밖으로 나오며 말했다.


“시동 끄고 트렁크 열어.”


나는 카밀라가 시킨 대로 시동을 끄고 트렁크를 열은 뒤, 혹시나 해 키를 가지고 바깥으로 내리자.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카밀라가 내게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내가 미니버스의 키를 건네주자 카밀라는 수고했다는 듯 내게 가죽장갑을 내밀며 말했다.


“이것들 옮기고 있어. 다 옮기면, 하나는 가지게 해줄 테니까.”


카밀라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리에서 벗어났다.


“골 때리네.”


나를 구해줬을 때부터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긴 했다만.

진짜 뭘 믿고 나한테 이것저것 맡기고 있는 거지? 저렇게 무방비 상태로?

물론, 막 미니버스에 올라탔을 때, 총을 가지고 있던 건 봐서 알고 있다만···.


“에휴, 모르겠다.”


꼬르륵


내가 한숨을 내쉬자, 내 말에 동의하듯 아무것도 먹지 못해 주린 배가 요란하게 소리를 내뱉었다.


“배고프다.”


배고파서 뭐라도 먹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다만, 그렇다고 내가 먹을 수 있는 걸 만들어 낼 수도 없는 노릇이니···.


“마님이 밥은 쌀밥은 주시겠지?”


쌀밥은 기본으로, 반찬은 고기반찬으로 식사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가죽장갑을 꽉 착용한 뒤,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고철과 잡동사니들을 하나씩 내리며, 특성으로 둘을 분류하기 시작했다.


*


카밀라는 미니버스에서 열심히 고철과 잡동사니들을 힘겹게 나르고 있는 고어택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사막에 조난을 당한 게 분명한데···.”


카밀라가 사막에서 보았던 고어택의 몰골은 누가 봐도 조난을 당해 당장이라도 죽어가는 모습이었다.

그렇기에 값비싼 물 한 잔을 주고 근처의 다른 마을까지 태워준 뒤 값을 받아낼 생각을 했던 카밀라였지만.


“오아시스 신기루를 봤다라.”


고어택이 오아시스 신기루를 봤다고 말한 순간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이 주변에 오아시스는 없었으니까. 아니 정확히는 오아시스마다 각 도시가 세워져 오아시스의 신기루가 없다고 보는 게 맞았다.

보통 사람들이 조난자가 오아시스 신기루를 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죽어가는 상황이라 정신이 나가 자신이 원하는 걸 본 게 아닌가? 생각할 수 있겠다만.


“···약속한 게 있으니까.”


카밀라는 고개를 돌려 자신의 사무실 한쪽 벽면에 놓인 책장으로 다가가, 손때가 잔뜩 묻은 책 하나를 꺼내 책상에 펼쳤다.

오래되어 누런 종이에 유려한 필체로 그날 있었던 일을 상세하게 적어나간 누군가의 일기.

카밀라는 그립다는 눈빛으로 글씨를 한 번 쓰다듬다가 마음을 다잡고 책을 빠르게 훑기 시작했다.


“찾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카밀라는 자신이 원하던 구절을 찾아낼 수 있었다.


[N-167 1분기 6일]

온몸이 황금으로 뒤덮인 것 같은 사람을 만났다. 다른 사람들보다 서늘한 체온을 가진 그녀는 아련한 표정으로 우리에게 오아시스 마을을 아느냐고 물었다.

5년 전 약탈자들로 인해 무너졌던 마을이었기에, 그 마을은 이제 사라졌다고 답했다. 그녀는 무척 슬픈 미소를 지었다가 우리에게 도움을 주겠다고 했다. 우리 마을이 가장 큰 오아시스에 머물러 있었을 때, 신세를 진 적이 있다고. 다음에 도움을 주러 오겠다고.

내 나이 또래처럼 젊어 보이는 모습이었는데, 유물로 신체 노화를 돌린 걸까? 나도 그런 유물이 있으면 좋겠다.


[N-167 2분기 6일]

평소처럼 아이를 태우고 고물을 주우며 돌아다니던 때, 조난 당한 사람처럼 보이는 이가 보였다. 도움을 주고 싶었으나 아이가 있어 고민하던 차에 그 사람이 먼저 후드를 벗으며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오아시스 마을이 무너지고, 뿔뿔이 흩어진 마을 사람들과 원래 있던 곳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진 곳으로 마을을 세웠는데. 어떻게 우리의 위치를 알고 있던 건지 마법처럼 그녀가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녀는 나와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촌장님을 만났다. 그리고 엄청난 유물을 사용해 도시에 버금가는 성문을 만들어줬다.

사막 중간중간에 버려져 있던 속이 빈 컨테이너들을 들어 올려 마을 주변에 세웠고, 그림과도 같은 오아시스를 만들어줬다. 마법과도 같은 일이 눈앞에 펼쳐져 놀랐다.

엄청난 일을 보게 된 목격한 촌장님과 마을 사람들은 그녀에게 고마움을 표했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을 내비쳤다. 이곳의 입지는 약탈자들이 마을을 탐내기 좋아 보였으니까.

그녀는 촌장님과 마을 사람들의 걱정에 오아시스 바닥 아래 유물 하나를 숨겼다고 했다. 악한 마음을 품고 있으면 이곳을 발견할 수 없고 이곳 사람들만 편히 오고 다닐 수 있는 신기한 유물을.

촌장님과 마을 사람들은 그녀에게 이 빚을 갚고자 먹을 거라도 주려 했으나, 그녀는 대신 한 가지 부탁을 했다.

신기루를, 오아시스의 신기루를 보고 이쪽으로 오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들을 도와달라고.


*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어서 일단 데리고 왔는데.”


카밀라는 일기장 속 나오는 그녀를 신처럼 떠받들며 찬양하는, 이번 대 시장의 모습을 떠올리며 다시금 바깥을 바라봤다.

이 도시에서 자신을 제외하면 아무도 구분하지 못할 고철과 잡동사니 두 분류를 아주 정확히 구분하여 분리하고 있는, 고어택이란 우스꽝스러운 이름의 소유자를 보며 중얼거렸다.


“그녀와 비슷한 존재라는 건가?”


카밀라는 깊어진 에메랄드빛 눈동자로 고어택을 바라보다가 자신이 펼쳤던 소중한 일기장을 다시금 집어넣었다.


‘내가 생각한다고 답이 나오는 건 아니잖아?’


그녀와 관련된 일들은, 그녀라면 환장하는 촌장에게 넘기자고 생각하며, 카밀라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빠져나와 수고한 고어택에게 다가갔다.


작가의말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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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0. 계약서는 신중히 +3 23.08.22 1,289 59 15쪽
10 9. 사실, 연금술사 개사기 아닐까? 23.08.21 1,361 5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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