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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드 오브 다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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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우(雪雨)
작품등록일 :
2015.06.29 11:01
최근연재일 :
2015.07.16 19:00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72,391
추천수 :
1,588
글자수 :
132,756

작성
15.06.29 11:04
조회
3,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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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글자
12쪽

랜덤 다이스<2> (수정본)

DUMMY

안내문구가 내포한 의미는 단순하건만, 서재일은 이해하지 못했다. 정확히는 랜덤 다이스라는 물건을 이해하지 못한 거였지만.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예전에 딱 한 번, 랜덤의 관문 첫 번째 스테이지에 진입한 적이 있었다.

대부분 현금으로 관문 클리어에 필요한 장비를 구매하지만, 빈털터리였던 서재일은 관문 첫 진입 때 주어지는 아이템으로 몬스터를 상대해야만 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

운이 좋아서 약한 몬스터가 나오면 모를까, 예전처럼 시작부터 강한 녀석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면 현재의 장비로는 도망치는 게 고작이다.

참고로 그때 자신에게 주어진 버프는 생명력 50%상향. 이번에도 그와 비슷할 거라 생각했건만, 뜬금없이 영구귀속 아이템이 등장했다.

‘여태껏 이런 얘기는 들은 적이 없는데.’

반 년 동안 관문 잡상인 생활을 하면서 랜덤의 관문에도 수차례 진입했었다.

다들 이번에는 버프가 좋았다니, 버프가 나빴다니.

그런 얘기만 했지, 버프 대신 아이템이 주어졌다는 언급은 일절 하지 않았다.

만약 자신이 운이 좋은 편이어서 버프 대신 아이템을 얻었다 치자.

그래도 영구귀속은 말이 안 된다.

관문을 클리어하다 보면 드물게 영구귀속 아이템이 등장한다.

사용하면 해당 진입자의 이름이 각인되어서 특수한 아이템을 사용하지 않으면 거래가 불가능하다.

그만큼 구하기 어려운 물건이란 뜻이다.

‘됐어, 깊게 생각하지 말자. 굴러들어온 게 독이면 뱉어야겠지만, 이건 황금 같으니까.’

서재일은 앞을 바라봤다.

아까 전 안내문구가 여전히 보였고, 바로 위에는 x자가 보였다. 그걸 누르니 안내문구가 사라지고 다른 아이콘이 떠올랐다.

상태, 스킬, 다이스 현황.

총 세 개로 구성되어 있었다.

서재일은 각각 차례대로 눌러보기로 했다.


<진입자 상태>

<직업 : 1성 마법사 / 0% / 칭호 : >

<힘 10 / 지능 10+50 / 민첩 10 / 치명타 10 / 통솔 10 / 신성 10>


상태창은 상당히 심플했다.

스텟도 전부 10으로 고정되어 있었는데, 랜덤 다이스의 효과인지 지능에만 플러스 수치가 추가되어 있다.

이번에는 스킬 창을 눌러봤다.


<독 개구리>

<강력한 독을 품고 있는 개구리를 열 마리 소환합니다. 개구리는 자신이 적이라 인식한 몬스터에게 달라붙어 독을 주입합니다. 주입할 독이 사라지면 그 자리에서 자폭합니다>

<쿨타임 :5분>


<긴급이동>

<사용자의 시선이 닿는 곳으로 긴급이동합니다>

<쿨타임 : 10초>


<변이>

<지정한 몬스터를 랜덤적인 뭔가로 바꿉니다. 몬스터가 될 수도 있고 아이템이 될 수도 있습니다. 네임드 몬스터는 50%확률로 성공, 보스 몬스터는 20%확률로 성공합니다.>

<쿨타임 : 10분>


스킬을 총 세 개로 이루어져 있었다.

무조건 세 개 고정인지, 아니면 나중에 더 추가가 되는 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되게 게임 같네…….’

애초에 관문이란 게 게임과 비슷한 형식이긴 하다. 현금으로 아이템을 구매해서 목표로 한 관문을 클리어한다.

게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생명이 직결된다는 것과 엄청난 금액을 만질 수 있다는 것.

하지만 다들 특수능력이 부여된 아이템을 사용하지, 직접적으로 스킬을 사용하는 경우는 아직까지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

마지막으로 다이스 현황을 눌렀다.


<다이스 현황>

<1성 다이스 / 0%>


이것 역시 심플함의 최고를 보여주고 있었다.

‘아무래도 1성이 가장 낮은 가보네. 뒤에 퍼센트 게이지는…… 경험치 같은 건가?’

추가정보를 더 바랐지만, 랜덤 다이스는 기본적인 정보 이외에 것은 알려주지 않았다.

가만히 허공만 바라보고 있다고 뭔가가 추가될 거 같지는 않았다.

아직도 랜덤 다이스의 존재에 의문은 품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바로 첫 번째 스테이지를 클리어 하는 것.

설령 힘에 밀려 도망치게 되더라도, 스테이지에 진입했으면 몬스터 얼굴은 봐주는 게 예의다.

스테이지 안전지역을 벗어나기 전, 서재일은 기초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서 안전지역에 꽂힌 표지판을 확인했다.


<필드명 : 불구덩이>

<주의점 : 사라지지 않는 용암을 조심하도록>

<난이도 : ★>


'몇 번을 봐도 뭐라는 지 잘 모르겠네.'

확실하게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주의점 뿐이었다.

서재일은 스테이지 안전지역을 벗어났다.

이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기 전까지는 몬스터의 모든 공격을 막아주는 안전지역으로 돌아올 수 없다.

쿠르르…….

안전지역을 벗어나자 바닥에서 뭔가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컹컹!

염화호였다.

염화호란 전신이 불타오르는 호랑이 모습의 몬스터로서 극열의 관문에서 자주 나타나는 녀석이다.

‘시작은 나쁘지 않네.’

보통 염화호는 길이가 3m를 넘는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열 마리의 염화호는 1m도 되지 않았다. 보아 하니 랜덤의 관문 효과 때문에 본래의 강함을 잃은 모양이었다.

‘불이라도 내뿜으면 큰일인데.’

서재일은 주변을 둘러봤다.

랜덤의 관문 첫 스테이지 배경은 불타오르는 숲이었다.

간혹 싱그러움을 자랑하는 멀쩡한 나무와 풀도 있지만, 대부분이 불에 타오르는 중이거나, 혹은 잿더미로 변해 본래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만약 저 녀석들이 풀숲으로 불을 내뿜는다면?

순식간에 불난리가 될 게 분명하다.

최악의 경우에는 후퇴로가 막힐 수도 있다.

그때는 아무것도 못하고 고통 중에 가장 심하다는 작열통을 느끼며 부모님 곁으로 가야 한다.

‘할 수 있을까?’

서재일은 자신의 손에 들린 지팡이를 바라봤다.

게임에서도 늘 마법사 캐릭터만 즐겨왔던 서재일은 처음 관문에 진입했을 때, 잠깐의 망설임도 없이 지팡이를 골랐다.

진입용 지팡이라는 이름의 이 무기는 휘두를 시 50%확률로 마력구가 방출된다.

어지간하면 두 번 중 한 번은 그럭저럭 괜찮은 위력의 마력구가 방출되지만, 재수가 없으면 몇 십번을 휘둘러도 단순한 나무지팡이에 불과해진다.

‘게임에 투자할 돈을 차라리 관문에 투자했더라면.’

오랜만에 관문 스테이지에 진입하니 뒤늦은 후회가 밀려왔다.

‘아니야. 딱히 아이템이 하나만 있는 건 아니잖아?’

서재일은 랜덤 다이스를 떠올렸다.

고민할 필요도 없이 랜덤 다이스 쪽이 아이템의 성능은 더 좋다.

‘어쩌면…… 가능할지도 몰라.’

그동안은 첫 번째 스테이지 클리어에도 목숨을 걸어야만 했다.

하지만, 랜덤 다이스가 있다면 더 이상 목숨을 걸지 않아도 괜찮다는 확신이 들었다.

서재일이 진입 지팡이를 여러 차례 휘둘렀다.

퐁퐁!

방출된 마력구 두 개가 염화호를 향해 날아갔다.

펑!

그 중 한 발은 제대로 염화호를 맞췄고, 나머지 한 발은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갔다.

크르릉.

그동안은 서재일을 바라보기만 하던 녀석들이, 본격적으로 그를 적으로 인식했다.

전신을 휘감은 불길이 아까보다 거세지고, 살짝만 물려도 피부가 녹아내리는 온도를 가진 날카로운 이빨이 흉측하게 드러난다.

‘어, 엄청나군…….’

덜컥 겁이 들었다.

하지만 여기서 또 도망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나 덕분에 겨우 마음을 고쳐먹을 계기를 얻었다. 순간의 감정에 휘말려서 그걸 버릴 수는 없다.

이번에도 도망가면, 자신은 평생 관문 잡상인 밖에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독 개구리!”

처음으로 스킬을 사용하기로 했다.

쉬이이익…….

서재일의 다리 앞으로 짙은 녹색 연기가 빠르게 모여 들었다. 서서히 형태를 잡은 연기는 끝내 개구리로 변했다.

원래라면 뭉툭할 꼬리가 날카로우면서도 아주 길게 늘어져 있는데, 아무래도 저걸로 독을 주입하는 모양이다.

푸큥푸큥!

생김새처럼 귀여운 울음소리를 내뱉었다.

“어… 어디 보자, 대충 명령을 내리면 되나?”

서재일은 독 개구리에게 염화호를 공격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그러자 독 개구리 열 마리가 일제히 염화호를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컹컹!

새로운 적을 인식한 염화호도 독 개구리에게 달려들었다.

독 개구리 한 마리가 염화호 한 마리에게 달라붙었다. 염화호는 녀석을 때내기 위해서 전신의 불길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지만, 개구리는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았다.

보란 듯이 자신의 꼬리를 염화호의 몸통에 꽂아 독을 주입하기 시작할 뿐이었다.

아무래도 독을 주입할 때마다 크기가 작아지는 지, 성인 손바닥만 했던 독 개구리는 현재 공기 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든 상태였다.

켕켕…….

염화호의 불길이 점점 약해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독의 위력이 상당히 강력한 모양이다.

“개구리야!”

그때였다.

몬스터에게도 동료의식은 있는지, 다른 염화호 한 마리가 죽어가는 염화호에게 달라붙은 독 개구리를 집어삼켰다.

그게 패인이었다.

퍼엉!

독 개구리는 독을 모조리 주입하고 곧 자폭할 예정이었는지, 염화호의 입속에 들어가기가 무섭게 강력한 폭발력을 자랑했다.

염화호 한 마리는 완전히 불길이 꺼져 바닥에 쓰러져 있고, 나머지 한 마리는 흔적도 없이 소멸해 있었다.

“…… 개쩔잖아?”

저도 모르게 입 꼬리가 올라갔다.

이 기분은 뭐랄까.

고생 끝에 획득한 강력한 무기로 모든 보스 몬스터를 원킬 냈을 때만 느끼는 그런 기분이었다.

그 뒤로는 일사천리였다.

독 개구리는 소환물이 아닌 스킬이라 그런 지, 염화호의 공격을 받아도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명령을 묵묵히 수행하는 좋은 부하 같은 느낌이었다.

독이 주입된 염화호는 아무것도 못하고 픽픽 쓰러졌고, 발버둥치는 녀석들은 독 개구리가 자폭으로 마무리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전투 그 자체였다.

쿠르르…….

염화호 한 무더기를 정리하니 이번에는 염화호 두 무더기가 나타났다.

각 스테이지마다 클리어 조건이 따로 존재한다.

이처럼 몇 웨이브를 모조리 클리어 해야 할 때도 있고, 스테이지 보스 몬스터나 네임드 몬스터 사냥, 혹은 퍼즐 비스 무리한 걸 맞춰야 할 때도 있었다.

‘몇 번이고 계속 덤벼봐라!’

방금 전 전투로 인해 부쩍 자신감이 상승한 서재일은다시 한 번 독 개구리를 소환했다.

스무 마리 상대로 열 마리의 독 개구리.

수적으로는 밀렸지만 자폭을 잘만 이용하면 큰 무리도 아니었다.

게다가 쿨타임은 고작 5분!

시야 오른쪽 맨 끝에 독 개구리의 쿨타임을 알려주는 안내문구가 작게 표시되어 있으니 계산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

서재일은 마력구로 염화호의 시선을 끌고, 그 틈을 타서 독 개구리를 돌진시켰다.

학습능력이 없는 녀석들은 자폭 직전의 독 개구리를 삼켜 스스로 파멸의 길을 걸었다.

그때였다.

"우왓?!"

독에 주입되어 비틀비틀 걷던 염화호가 대뜸 서재일 근처로 화염을 발사했다.

화르륵!

그의 옆에 있던 싱그러운 나무 한 그루가 순식간에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뜨거운 잿더미가 머리 위로 떨어지고, 그 틈을 노린 멀쩡한 염화호 두 마리가 서재일에게 달려들었다

“자, 잠깐!”

갑작스레 사고가 혼란해진 서재일은 어쩔 줄 몰라 했다.

그 순간, 세 개의 스킬 중 하나가 떠올랐다.

“기, 긴급이동!”

서재일은 바로 뒤에 있는 안전지역을 바라보며 긴급이동을 사용했다.

슈웅!

그러자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흔히 말하는 텔레포트가 된 것도 신기하건만. 스테이지 클리어 전에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안전지역으로 들어오게까지 됐다.

쾅!

서재일을 향해 돌격하던 염화호 두 마리가 졸지에 서로를 공격하게 됐다.

아무래도 자신의 불길 말고, 다른 염화호의 불길에는 피해를 입는 지 괴성을 지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금방 정신을 차린 염화호 두 마리가 서재일을 향해 화염을 발사했다. 마치 화염방사기를 보는 듯한 기분!

그러나 안전지역의 방어막이 공격을 막아주는 덕분에 피해는 전혀 없었다.

“풉!”

그 모습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방금 전까지는 무섭기만 하던 녀석들이, 지금은 마치 동네 강아지가 재롱이라도 떠는 것만 같다.

“독 개구리!”

때마침 독 개구리의 쿨타임이 돌아왔다.

서재일의 바로 앞에 생성된 독 개구리는 안전지역을 벗어나 염화호 두 마리에게 달려들었다.

자신은 안전지역에 드러누워 있는데.

바로 앞에서는 염화호와 독 개구리가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팝콘이 없는 게 아쉽군.’

서재일은 한 편의 영화처럼 전투를 감상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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