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g4136_taerang15 71 님의 서재입니다.

천재 투수가 구속을 숨김

웹소설 > 일반연재 > 스포츠, 판타지

랑맨
작품등록일 :
2023.10.21 14:58
최근연재일 :
2024.03.17 09:20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81,041
추천수 :
1,343
글자수 :
330,989

작성
24.02.06 06:00
조회
2,548
추천
37
글자
16쪽

슬기란 무엇인가 (2)

DUMMY

감독실을 나서자마자 한숨이 나왔다.


안도의 한숨이었다.


물론 저 야구귀신은 금방 알아챌 것이다.

아니, 이미 알아 차렸을 확률이 더 높을 것이다.


어깨와 팔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채, 하체와 몸통만 사용하여 무게중심과 회전력을 통해 공을 던졌다는 사실을.


그래서 뭐. 어쩔.


감독님이 할 수 있는게 뭔데?


이렇게, 저렇게 해봐라 하면서 이전의 강속구를 되찾으려 애쓰시겠지만 소용없을 것이다.


‘감독님, 타이밍을 전혀 모르겠어요.’


‘자꾸 불안한 느낌이 들어요.’


‘머리에 맞을 것 같은 느낌이! 악!’


내 변명은 무궁무진하게 준비되어있다.


드래프트는 대략 두어 달 뒤고, 남은 대회도 얼마 없다.


아마 곧 포기하시고 가장 잘할 수 있는 걸 하라고 하시겠지.


그럼 목적은 달성이다.


물론 내가 140km의 공을 던진다고 피칭을 엉망으로 할 마음은 추호에도 없다. 시대를 지배한 투수의 자존심은 그리 호락호락한게 아니니까.


단지 지금의 좋은 성적을 포기하고 더 큰 미래를 위해 덜 좋은 성적과 건강을 택한 것 뿐.


메이저리그에서 전성기 이후에 평균구속 91마일(148km)로도 매 시즌 3점대 초반의 평균자책점을 찍으면서 어느 팀에서도 에이스 혹은 두 번째 자리를 차지할 만한 기량을 뽐내던 투수의 짬밥은 거저 먹은 것이 아니다.


그 짬밥에서 온 바이브는 두뇌와 몸 속에 그대로 잠들어있다.


아, 몸은 아직 아니구나.


어쨌든 어깨와 팔을 덜 쓰고 구속을 낮추면 확실한 장점이 있다. 원하는 곳으로 공을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전력으로 투구하는 것에 비해, 릴리스 타이밍과 포인트를 잡아내기가 훨씬 수월하기에.


물론 구속을 낮춘다고 모두가 제구를 잡는다면, 볼질을 하는 투수는 세상에 없을 것이다.


다만 내가 누구?


모든 야구팬을 놀라게 하고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벌벌 떨게 만들며

국뽕을 치사량까지 주입하던 투수.


그게 바로 나다.


불같은 강속구를 던지던 시절에도 리그 정상급의 제구력을 뽐냈었고, 피네스 피처로 변신한 이후에는 매덕스의 재림이라는 소리까지 듣던 나다.


그 비결은 4분할.

느린 공을 던질 때, 스트라이크 존을 네 개로 쪼개서 원하는 곳에 모두 공을 던질 수 있다. 볼과 스트라이크를 구분해가면서 말이다.


물론 네 곳을 반듯하게 나눠서 다트처럼 던진다는 소리는 아니다. 특정 로케이션이 네 곳에 가능하다는 거지.


우타자 기준으로 몸 쪽 높은 코스와 낮은 코스, 바깥쪽 아래의 보더라인에 꽉 차게 들어가는 코스와 한 번씩 던지는 하이 패스트볼까지.

스트라이크가 될듯 말듯한 경계선으로 던지며 타자들을 요리하던 제구력은 노쇠해가는 한 투수를 아직도 위대하게 만들었던 소중한 밥줄이었다.


방금 던졌던 똑같은 코스에 투심이랑 체인지업까지 살살 던져주면 A++한우 마냥 타자들이 살살 녹았다.

다들 좋아죽지 못해서 몸을 비틀다가 덕아웃으로 돌아가는 뒷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는데. F나 S로 시작하는 극찬들까지 덤으로 주곤 했다.


그렇게 다섯 시즌 가까이를 보내봤기에 확신할 수 있다.


지금의 빈약한 신체로도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물론 지금은 140따리지만.


그렇다고 여기가 메이저리그는 아니잖아?


도무지 자신이 없다.


못할 자신이.



* * *



감독님의 지시를 전달하고 짐을 챙긴 후, 바로 아빠의 병원으로 향했다.


아픈 곳은 딱히 없어서 딱히 검사의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으나, 몸이 재산인 만큼 가볍게 점검한다는 느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감독님에게 당당하게 검사지를 들이밀며 나의 결백함과 순수함을 증명하리라.


이런저런 의식의 흐름 속에 갑자기 불순물이 떠올랐다.


‘아, 수만이한테 돈 갚아야하는데.’


뭐 내일 갚으면 되니까. 이자는 야구로 갚고.


사소하다 사소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병원이 눈에 들어왔다.


제법 규모가 큰 정형외과 전문 병원이었다. 재활의학으로 유명해서 야구선수를 비롯해 축구선수, 농구선수 등 프로선수들이 많이 찾은 곳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4층에서 내리고 간만에 온 병원을 두리번거리고 있으니 어떤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창이 안녕?”


사근사근한 목소리에 잘 정돈된 단발머리, 예쁜 눈 웃음과 잡티 하나 없는 깨끗한 피부에 연분홍 틴트를 바른 입술까지.


이곳에서 일하는 간호사 누나, 정수민이었다.


“안···안녕하시렵니까?!”


머릿속에 까맣게 잊고 있었던 사람이 눈 앞에 갑자기 튀어나오니 말도 이상하게 튀어나왔다. 10년도 더 된 구 여친이 눈 앞에 있으니 놀랄 수 밖에.


그러자 정수민이 내 팔뚝을 찰싹찰싹 치면서 깔깔거렸다.


이 요망한 여자가 어디 엄한 남자의 몸을···


“왜 말을 더듬고 그래. 말투는 또 뭐고. 무슨 응큼한 상상이라도 했어?”


응큼한 상상이라니. 날 뭘로 보는거야. 이 누나가!

근데 이 누나가 가슴이 참··· 아니, 마음이 참 착했지. 응응.


“멍 때리다가 갑자기 놀라서 그랬어요. 아빠는 진료 중이에요?”


“지금 마지막 환자 분 진료 보고 계셔. 대기실에서 잠깐 있다가 들어가면 될 것 같아. 그럼 나중에 또 봐!”


그러고는 눈을 찡긋하면서 손 한번 흔들어주더니 시원하게 사라져버렸다.


지금은 아무런 사이도 아니지만, 한때 열렬하게 만났던 구 여친을 얼떨결에 보게 되니 몹시도 낯설고도 이상한 감정이 찾아왔다.


물론 다시 만나 반갑다거나, 두 번 다시 보기 싫었는데 봐서 원망이 든다거나 그런 것들은 아니었다.


과거 그 당시에 4시즌 만에 메이저에 콜업 된 나는 몹시 들뜬 상태였고, 시즌이 끝난 후에는 내 세상이 열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들뜬 마음이 뿜어낸 아드렌날린은 평소에 알고 지내던 간호사 누나가 한명의 여자로 보이게끔 만들었다.


흥분감에 고취된 몸뚱이가 자연스레 ‘누나, 같이 밥이나 한번 먹을래요?’를 내뱉게 했고, 그 밥 한 끼가 술 한잔이 되고, 술 한잔이 잠자리가 되고 서로 ‘자기’를 내뱉는 데까지 물 흐르듯 이어졌다.


그 해 겨울은 몹시도 뜨거웠지.


그러나 뜨거움은 잠깐이었고, 다음 시즌을 위해 미국으로 떠난 이후부터 연락은 점점 뜸해졌다.


그리고···


-누나, 우리 이만 정리할까?

-응, 그동안 즐거웠고~ 잘 지내렴~


그렇게 우리는 짧게 만났고, 깔끔하게 헤어졌다.


이 짧은 만남이 남긴 감상은 ‘가슴이··· 아니 마음이 참 예쁜 여자였지.’가 전부였고, 메이저리그의 바쁜 일정에 한 달이 채 가지도 못해 전부 잊혔다.


그렇기에 오늘의 마주침은 갑작스럽고 의외였다.


의자에 털썩 주저 앉아 호흡을 고르며 머리가 핑 돌 것 같은 이 낯설고도 기묘한 감정의 정체를 알기 위해 머릿속을 스치는 상념들을 곱씹었다.


지금 온몸을 감싸고 있는 이 기묘하고도 정의하기 어려운, 생전 처음으로 느껴지는 이 감흥에 대해서.


외부의 신경을 모두 차단하고 내 안으로 침잠하기 시작했다.


도대체 이 이상야릇한 기분은 무엇인가.


나를 이렇게 만든 원인은 무엇인가.


우선 과거의 인연인 정수민을 만났고, 그녀와 함께 했던 시간들이 떠올랐고.


그 추억 자체에 대해서는, 그녀에 대한 감정까지도 아무렇지도 않았지.


그럼 다른 사람들은?


부모님? 그저 고맙고, 사랑하고, 이전처럼 잘해드리고 싶고.

형? 이번 삶도 야구 이야기나 실컷하고, 각자 잘 살겠지 뭐.

친구들? 이번에도 비스무레한 추억들을 쌓지 않을까.


그리고 떠오르는 과거의 연인이었던 여자들.


그때의 만남들은 즐거움도 있었지만, 각자의 사정으로 헤어졌고, 아픔도 있었지. 물론 좋은 추억을 남겨줘서 고마운 사람도 있었다. 그래도 그때 그 사람들을 다시 만난다 해도 별다른 것은 없지 않을까.


‘지나고보니 아쉽더라’는 감정이 드는 사람도 없었고, 이 사람과 평생 함께 하고싶다는 사람도 없었기에.


그래서 적당히 사귀고, 적당히 불타고, 적당히 헤어졌다.


연인에 대한 사랑보다는 야구에 대한 사랑이 더 컸으니까.


그렇다면 난 왜 이런 이상한 기분에 휩쌓인 것일까.

얼굴을 마주하고 나서야 비로소 떠올랐던 인연 하나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대기석 맞은 편의 진료실의 문이 열릴 때,

그와 동시에 묵직한 질문으로 가로막혀 있던 지혜의 문이 열렸다.


내가 인정하고 있던, 과거로 돌아왔다는 사실 그 자체.


머리로는 다 이해하고, 받아들였다고 여겼던 그 명제가 사실은 아직까지도 내 마음에서 온전히 자리하지 못한 채 아직도 겉돌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과거와 똑같은 환경과 서른여덟의 정신. 그 사이에 외면해왔던 괴리감. 과거로 돌아왔음을 인정한다고 여겼던 것은 단지 지금 처한 환경으로부터 적응하기 위한 발악이자 생존 전략이었을 뿐.


난 아직 이 시간대에서 주변을 떠도는 이방인이었다.


이방인인지도 모른 채, 자연스럽게 지낼 수 밖에 없었지. 돌아온 이후, 과거에도 죽음 이전까지 이어지고 있던 친밀한 관계들 속에 머물렀으니까.


과거에 끊어졌던 인연을 마주한 것은 이 자리가 처음이었고, 이 시간대에 존재하는 내 정체성 자체에 대한 의문도 처음이었다.


지금부터 20년에 가까운 세월을 살아가면서 겪었던 모든 삶의 편린들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제서야 실감이 난다.


그리하여 물었다.

자신 스스로에게.


나는 누구인가.


메이저리그를 지배했었던 위대한 투수, 조창이다.


그러나 그 조창은 죽었다.


서글픔이 가슴 한켠을 지나갔다.

누구도 기억하지 못하는 삶.

오로지 나만이 알고 있는 삶.


그 시절의 기억들은 이제 추억상자에 담아 앨범처럼 가끔 꺼내봐야만 한다.


두 손이 눈 앞에 보인다.

아직은 가냘픈 팔과 덜 박힌 굳은 살.

거머쥔 것 하나 없는, 앞날에 거머쥘 것만 남은 두 손이.


이제야 실감이 든다.

온 몸으로,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과거로 돌아 왔다는 사실이.


20년에 가까운 삶의 시간. 그 기나긴 시간에 대한 괴리의 간극이 이제서야 진정으로 좁혀졌다는 실감이 났다.


아주 길고도 지독한 시차 적응을 마친 기분이다.


그와 동시에 가슴 한켠에 아른해져오는 열감과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짜릿함에 살짝 현기증이 일었다.


그리고는 장난스레 ‘개꿀’을 남발하던 자기 자신이 얼마나 철딱서니가 없었는지··· 얼굴이 화끈해졌다.


지난 일주일 동안, 가족들과 친구들에 이어 지인들과 함께 하며 그저 피상적으로 ‘진짜 나 과거로 돌아온거야? 개꿀.’같은 가볍디 가벼운 마음으로 이번 삶에 임하려 했던 것이.


메이저리그를 지배했던 조창이란 투수는 더 이상 없다.


그저 난 18세의 아마추어 고3 야구선수다.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하고, 가진 것이라고는 몸뚱이 하나 뿐.


이제는 제대로 직시할 수 밖에 없다.


전설을 써가던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는 이제는 없다.


오로지 열여덟의 아마추어 투수로서의 삶만 있을 뿐.


지금부터 벌어지는 사건만이 진실이다.


이런 인식이 측두엽을 간지럽혔고, 정수리부터 인후까지 관통하는 시원함을 가져다주었다.


깨달음의 쾌감이었다.


가벼운 전율이 온 몸에 일었고

심장은 설렘으로 두근거렸다.


비록 시대를 지배한 투수는 잊혀졌지만, 시대를 넘어 야구라는 종목 자체를 지배한 투수라는 가능성이 두 손에 쥐어졌으니까.


나도 모르게 입에서 말이 튀어나왔다.


“개꿀 도라방스.”



* * *


상기된 얼굴과 헤실헤실한 표정으로 진료실에 들어온 아들의 모습이 조덕배의 눈에는 몹시 이상했다.


‘아드님의 구속이 20km가까이 떨어졌습니다.’라는 말을 박준완 감독으로부터 전해 들어서일까.


아들의 삐죽삐죽 웃고있는 꼬락서니가 그에겐 기괴한 느낌마저 주었다.


투수가 갑자기 구속이 20km 가까이 떨어졌다?


몸 어느 한 구석이 크게 아프던가, 최소한 마음이라도 크게 아파야 정상이었다.


그 동안 진료를 봐왔던 모든 투수가 그랬다.


심지어 진료실에서 엉엉 울면서 ‘선생님, 제발 선수생활 1년이라도 더 하게 해주십쇼.’라며 바짓가랑이를 붙들던 선수도 심심찮게 있었다.


그런데 저런 밝은 표정이라니···


‘머리에 진짜 이상이라도 생긴 거 아냐?’


아들 걱정에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아···아들, 괜찮은 거··· 맞지?”


“응? 뭐가?”


아들의 표정은 무슨 문제라도 있냐고 묻는 것 마냥 태평하기 그지 없었다.


“감독님한테 전화 받았는데, 구속이 갑자기 떨어졌다며. 어디 아프거나 그런거야?”


그제서야 자신이 이곳까지 오게 된 이유를 떠올린 조창이었다.


“아, 괜찮아요 괜찮아. 아픈 곳 같은건 없는걸?”


보란 듯이 오른팔을 들어 알통을 불쑥 내밀며 왼손으로 툭툭 쳐가며 쌩쌩함을 어필했다.


아들이 지나치게 쌩쌩하다.

몸에는 이상이 없는게 확실하다.

머리만 빼고.


“그럼 왜 구속이 갑자기 그만큼이나 떨어졌대? 140밖에 못 던졌다면서.”


조창의 변명은 이미 준비되어있었다.


“아, 요즘 공 빠른 투수는 금방 사라질 확률이 높다고 그러더라궁. 그래서 불꽃같이 반짝하다가 사라지는 투수보다는 피네스 피처로 오래오래 야구하려고!”


등을 돌리고는 설명을 이어나갔다.


“테이크 백때 측면 삼각근을 팽팽하게 하면서 팔 전체에 주는 얼리코킹과 몸통회전 때 견갑을 조이면서 레이트코킹이란 걸 주는데 말야···”


그러고는 어깨와 팔의 움직임을 각기 달리 보이면서 구체적인 움직임을 동반해 친절하게 이해를 도왔다.


“이러면 공을 던질 때 전달되는 전체적인 힘이 감소해서, 팔의 스윙스피드가 현저하게 줄어···”


평범한 사람이라면 알쏭달쏭할 만한 이야기였지만, 조창의 친부(親父) 조덕배는 야구에 관련한 지식들은 충분하다 못해 넘치도록 잘 아는 야구광이었고, 스포츠 재활로 명성이 높은 정형외과 전문의였다.


지금 눈 앞의 아들이 하고 있는 주접을 앉은 자리에서 논문을 쓸 수 있는 정도였다.


조덕배는 말을 끊고는 자신의 의도를 명확히 담은 질문을 던졌다.


“구속이 왜 떨어졌는지는 오케이. 근데 이제 와서 갑자기? 미국 갈거라며?”


매일마다 160보다 더 빠른 공을 던지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녀석이었다. 그래야 메이저리그를 꼭꼭 씹어먹을 수 있을 거라면서.


그러더니 오늘 아침엔 한국프로야구에 뛴다고 드래프트를 참가한다고 하더니, 지금은 피네스 피처를 한다고 한다.


모든 변화에는 전조가 있어야 하는 법인데, 아들의 변화는 전조는 커녕 그 어떤 낌새도 없었다.


원래 이러던 애가 아닌데···

혹시 공을 잘못 맞아서 진짜로 머리에 문제가···


아빠의 걱정을 읽은 것인지, 조창이 잽싸게 대답했다.


“병원에 입원했을 때, 할게 없어서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공부했거든? 근데 거기에 그렉 매덕스랑 톰 글래빈이 그렇게 멋있더라고.”


진지하고 굳은 얼굴과 낮게 깐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특히 톰 글래빈이란 선수가 너무 멋있는거 있지. 나의 열정은 스피드건에 찍히지 않는다. 캬!”


아들의 나이는 고작 18살.

우상이 바뀌면 그를 곧 잘 따라하는 법.

그리고 그 우상이 글래빈과 매덕스라면···


조덕배가 아들의 변화에 대해 턱을 쓸며 추리하는 사이, 아들의 말이 이어졌다.


“그리고 제구가 완벽히 되는 140의 빠른 공이면, 한국에선 충분하지 않을까 싶더라고.”


‘틀린 말은 아니지.’


속사포처럼 말을 내뱉는 아들의 입에서 마지막 펀치가 튀어나왔다.


“그리고 꼭 MG더블즈에 입단할꺼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답답해서 내가 우승 시켜야겠어.”


엉뚱한 대답이었지만, 조덕배에겐 가장 치명적이었다.


‘우승? MG더블즈가 우승이라고?’


조덕배는 그대로 함락당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천재 투수가 구속을 숨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중단 공지입니다.(3월 18일) +4 24.03.04 1,244 0 -
50 해방 (4) +4 24.03.17 559 25 14쪽
49 해방 (3) 24.03.16 603 20 15쪽
48 해방 (2) 24.03.16 626 19 12쪽
47 해방 (1) 24.03.15 686 22 13쪽
46 매크로 (6) 24.03.15 629 18 14쪽
45 매크로 (5) 24.03.14 647 21 14쪽
44 매크로 (4) 24.03.14 674 19 14쪽
43 매크로 (3) +2 24.03.13 743 18 13쪽
42 매크로 (2) +1 24.03.12 787 18 13쪽
41 매크로 (1) +1 24.03.11 903 19 13쪽
40 스코어 컨트롤러 (9) +2 24.03.10 911 17 13쪽
39 스코어 컨트롤러 (8) +1 24.03.09 846 16 13쪽
38 스코어 컨트롤러 (7) +1 24.03.08 866 19 14쪽
37 스코어 컨트롤러 (6) +1 24.03.07 933 21 13쪽
36 스코어 컨트롤러 (5) +2 24.03.06 1,000 21 12쪽
35 스코어 컨트롤러 (4) +1 24.03.05 1,015 21 14쪽
34 스코어 컨트롤러 (3) +1 24.03.04 1,064 21 14쪽
33 스코어 컨트롤러 (2) +4 24.03.03 1,195 19 14쪽
32 스코어 컨트롤러 (1) +2 24.03.02 1,306 24 15쪽
31 운수 좋은 날 (7) +2 24.03.01 1,296 19 14쪽
30 운수 좋은 날 (6) +3 24.02.29 1,264 24 15쪽
29 운수 좋은 날 (5) +4 24.02.28 1,288 23 15쪽
28 운수 좋은 날 (4) +4 24.02.27 1,303 21 15쪽
27 운수 좋은 날 (3) +2 24.02.26 1,403 24 14쪽
26 운수 좋은 날 (2) +1 24.02.25 1,486 20 14쪽
25 운수 좋은 날 (1) 24.02.24 1,588 26 15쪽
24 퍼펙트의 5단계 (2) +1 24.02.23 1,614 23 14쪽
23 퍼펙트의 5단계 (1) +1 24.02.22 1,685 26 14쪽
22 수상한 행운의 편지 (6) +2 24.02.21 1,693 29 17쪽
21 수상한 행운의 편지 (5) +3 24.02.21 1,644 27 15쪽
20 수상한 행운의 편지 (4) +2 24.02.20 1,679 29 16쪽
19 수상한 행운의 편지 (3) +3 24.02.19 1,727 27 14쪽
18 수상한 행운의 편지 (2) +1 24.02.18 1,790 26 14쪽
17 수상한 행운의 편지 (1) +2 24.02.17 1,941 31 16쪽
16 비상 (2) +1 24.02.16 2,033 31 17쪽
15 비상 (1) +1 24.02.15 2,105 33 14쪽
14 처음인데 처음 아닌 처음 같은 것 (4) +2 24.02.14 2,077 32 14쪽
13 처음인데 처음 아닌 처음 같은 것 (3) +1 24.02.13 2,094 31 14쪽
12 처음인데 처음 아닌 처음 같은 것 (2) +1 24.02.12 2,144 34 15쪽
11 처음인데 처음 아닌 처음 같은 것 (1) +1 24.02.11 2,221 30 17쪽
10 슬기란 무엇인가 (6) +1 24.02.10 2,263 33 14쪽
9 슬기란 무엇인가 (5) +1 24.02.09 2,330 35 16쪽
8 슬기란 무엇인가 (4) +3 24.02.08 2,430 35 16쪽
7 슬기란 무엇인가 (3) +1 24.02.07 2,467 35 16쪽
» 슬기란 무엇인가 (2) +2 24.02.06 2,549 37 16쪽
5 슬기란 무엇인가 (1) +1 24.02.05 2,737 36 16쪽
4 개꿀 (3) +4 24.02.04 3,030 45 16쪽
3 개꿀 (2) +3 24.02.03 3,289 50 18쪽
2 개꿀 (1) +4 24.02.03 3,556 48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