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안녕하세요

오빠가 천재였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새글

시하
작품등록일 :
2024.03.31 05:30
최근연재일 :
2024.05.20 20:20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1,010,546
추천수 :
21,604
글자수 :
271,474

작성
24.04.08 20:20
조회
53,017
추천
612
글자
5쪽

EP1 – RE: 예고생부터 시작하는 음악 생활

DUMMY

1.

어쩌다가 이렇게 됐을까?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며 스스로에게 묻는다. 하지만 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렇겠지. 나도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으니까.


올렸던 고개를 숙여 TV를 쳐다본다.


TV 속에는 요즘 잘 나가는 남자 아이돌이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하고 있었다. 전부 익숙한 얼굴들이다.


호라이즌.

내가 만든 최고의 걸작.


물론, 총괄을 맡아서 기획한 건 아니지만 저들이 저 위치에 오를 수 있는 건 전부 내 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4주 연속 음원차트 1위.

올해의 앨범상.

K-POP 최초 빌보드 탑 100 진입.

K-POP 최초 빌보드 3위.


그 외에도 한국 최다, 최초라 불리는 수많은 기록들. 저 기록들을 세운 호라이즌의 노래는 전부 내 손에서 탄생한 노래들이다.


단순히 작곡만이 아니다. 저 노래의 작사, 작곡 그 외에도 사소한 엔지니어링까지. 저 노래에 내 터치가 들어가지 않은 구석은 없다.


원래 같았으면 지금 나는 최고의 순간을 만끽해야 했다. 내가 만든 곡이 세계에 인정을 받았고,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찾아야 했으니까.


그런데 지금 내가 있는 곳은 허름한 모텔.


스스로의 모습에 현실감이 생기지 않아 헛웃음이 나왔다. 그렇게 멍하니 TV를 보다가 핸드폰을 바라본다.


연예인 뉴스란.


거기엔 ‘유명 프로듀서, 주하인. 마약 투약 및 유통 혐의.’라는 내용의 뉴스가 제일 위에 떠있었다.


그 뉴스를 본 순간, 입술을 강하게 깨물고 말았다.


마약 혐의?


가장 찬란해야 할 순간, 지금 나는 가장 비참한 곳에 빠져버렸다. 고개를 숙이고 얼굴을 가린다. 억울해서 피를 토할 것만 같았다.


맹세코, 나는 내 손으로 마약을 한 적이 없다. 마약을 하면 영감을 받는다곤 하지만 나는 그런 도움 따윈 필요 없다.


마약이 없어도 좋은 곡을 쓸 자신이 있으니까.

그런데 마약이라니.


처음, 저 마약 의혹을 받았을 때 나는 당당하게 경찰서로 향했다.


해프닝일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자신이 있었으니까.


그런데 검사를 해보니 마약 반응이 나왔다. 어이가 없었다. 이건 말도 안 된다고, 다시 검사를 해봤지만 결과는 변하지 않았다.


그 뿐만이 아니다.


내 작업실에서 상당한 분량의 마약이 발견된 것이다. 그 뒤로 나를 믿어줬던 모두가 나를 외면했다. 모두가 나를 혐오했다. 그 누구도 나를 믿어주지 않았다.


심지어 회사에선 나와의 전속 계약을 끊었다.


마약 투약만이 아니라 마약을 유통했다는 혐의까지 있으니 회사에선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나는 억울해서 그 날부터 잠도 잘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노래를 만들며 모은 돈으로 변호사를 선임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작업실에서 나온 마약은 그 누가 뭐래도 확실한 증거였으니까.


비틀비틀 자리에서 일어나, 담배를 하나 입에 물었다. 그리고는 모텔을 나섰다. 내 인생의 결말은 정해졌다.


징역을 살다가 모두에게 잊혀지겠지.


벌어둔 돈이야 많지만 그게 무슨 소용인가. 음악을 할 수 없는데. 만약에, 나를 써주는 곳이 있더라도. 지금까지처럼 원하는 노래를 마음껏 만들 수는 없을 거다.


주먹을 쥔다.


아직, 만들고 싶은 노래들이 많은데.

아직, 내가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빌보드 차트 1위까지,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 모든 게 이제는 먼 일이 되고 말았다.


아니,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다.


이렇게 끝낼 수는 없다. 나를 이렇게 만든 놈이 분명히 있을 거다. 내게 마약을 투약하고, 내 작업실에 마약을 가져다놓은 놈이 분명히 있다.


경찰에서 확실하게 말하지 않았지만, 증인이 있다고 했으니까. 그 증인을 누군지 알아내야만 한다. 그 증인이 바로 내게 누명을 씌운 놈일 테니까.


하지만 어떻게?


경찰에선 그 증인이 누구인지, 내가 마약을 했다고 신고를 한 사람이 누구인지 절대로 말해주지 않았다. 증인의 보호를 위해서라고 했다.


그러면 어떻게 알아내야 하는 거지?

어떻게······.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데,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어?”


어느새 다가왔는지 바로 앞에 차가 있었다.

요란한 크락션 소리에 몸이 굳는다.


곧이어 강한 충격이 찾아왔고, 내 몸은 하늘을 향해 떠올랐다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마치, 내 인생 같은 기분을 몸으로 맞보며 고개를 돌린다.


고통조차 느낄 수 없는 상태인지, 고통은 느껴지지 않았다. 머리에서 피가 흘렀는지 시야가 붉게 물들었다.


고개를 돌려 나를 친 차를 바라본다.


나를 친 차는 그대로 다른 차와 부딪혔고, 그건 연쇄 충돌로 이어졌다. 이대로 끝인가? 이렇게 허무하게? 어처구니없는 교통사고로?


아직,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는데.

꼭 이뤄야 하는 목표가 있는데.


내게 누명을 씌운 그 놈한테도 복수를 해야 하는데.


“······싫다.”


죽기 싫다.

그게 내가 눈을 감기 전에 마지막으로 했던 생각이었다.


그리고 다시 내가 눈을 떴을 땐,


“괜찮아?”


나는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오빠가 천재였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평일 오후 12시 20분에 연재 됩니다. +2 24.04.15 25,457 0 -
43 EP6 – I Really Want to Stay by Your Side. NEW +11 15시간 전 6,063 261 15쪽
42 EP6 – I Really Want to Stay by Your Side. +15 24.05.19 9,975 329 14쪽
41 EP6 – I Really Want to Stay by Your Side. +16 24.05.17 13,436 380 20쪽
40 EP6 – I Really Want to Stay by Your Side. (욕설 수정) +29 24.05.16 14,344 429 16쪽
39 EP5 – 기적은 일어나는 게 아니라 일으키는 거다. +27 24.05.15 15,600 460 20쪽
38 EP5 – 기적은 일어나는 게 아니라 일으키는 거다. +29 24.05.14 16,054 407 18쪽
37 EP5 – 기적은 일어나는 게 아니라 일으키는 거다. +21 24.05.13 16,455 459 15쪽
36 EP5 – 기적은 일어나는 게 아니라 일으키는 거다. +26 24.05.12 16,629 456 17쪽
35 EP5 – 기적은 일어나는 게 아니라 일으키는 거다. +20 24.05.11 17,558 429 13쪽
34 EP5 – 기적은 일어나는 게 아니라 일으키는 거다. +17 24.05.10 17,915 473 13쪽
33 EP5 – 기적은 일어나는 게 아니라 일으키는 거다. +18 24.05.09 18,526 486 17쪽
32 EP5 – 기적은 일어나는 게 아니라 일으키는 거다. +25 24.05.08 19,137 512 16쪽
31 EP5 – 기적은 일어나는 게 아니라 일으키는 거다. (수정) +26 24.05.07 20,626 459 15쪽
30 EP4 – 이 세상에 나쁜 아이돌은 없다. +28 24.05.06 20,356 479 15쪽
29 EP4 – 이 세상에 나쁜 아이돌은 없다. +22 24.05.05 19,499 501 16쪽
28 EP4 – 이 세상에 나쁜 아이돌은 없다. +19 24.05.04 20,250 500 15쪽
27 EP4 – 이 세상에 나쁜 아이돌은 없다. +26 24.05.03 21,111 540 16쪽
26 EP4 – 이 세상에 나쁜 아이돌은 없다. +26 24.05.02 21,074 520 15쪽
25 EP4 – 이 세상에 나쁜 아이돌은 없다. +25 24.05.01 21,017 553 13쪽
24 EP4 – 이 세상에 나쁜 아이돌은 없다. +22 24.04.30 21,681 523 17쪽
23 EP4 – 이 세상에 나쁜 아이돌은 없다. +27 24.04.29 22,425 494 16쪽
22 EP4 – 이 세상에 나쁜 아이돌은 없다. +35 24.04.28 22,574 483 19쪽
21 EP3 – 너를 믿는 나를 믿는 너를 믿어. +21 24.04.27 21,940 471 14쪽
20 EP3 – 너를 믿는 나를 믿는 너를 믿어. +17 24.04.26 22,208 474 13쪽
19 EP3 – 너를 믿는 나를 믿는 너를 믿어. +21 24.04.25 23,225 487 12쪽
18 EP3 – 너를 믿는 나를 믿는 너를 믿어. +21 24.04.24 24,062 523 13쪽
17 EP3 – 너를 믿는 나를 믿는 너를 믿어. +22 24.04.23 24,449 514 13쪽
16 EP3 – 너를 믿는 나를 믿는 너를 믿어. +18 24.04.22 25,391 536 13쪽
15 EP3 – 너를 믿는 나를 믿는 너를 믿어. +28 24.04.21 26,712 515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