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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그리드
작품등록일 :
2012.11.21 06:13
최근연재일 :
2022.11.02 12:03
연재수 :
183 회
조회수 :
1,807,471
추천수 :
35,122
글자수 :
576,582

작성
13.02.04 07:15
조회
15,277
추천
251
글자
8쪽

Ch 9. 금붕어는 미끼를 잘물어요.

DUMMY

"어? 사부 울어요?”

“누...누가 울었다고 그럽니까?”

로비안은 당황한 얼굴로 눈물을 닦았다.

사실 울었다고 해서 그렇게 창피할 것도 없었다. 다른 것도 아닌 평생 처음으로 마법을 제대로 구사한 순간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왠지 레이나 앞에서 우는걸 들켰다는 건 좀 창피하다. 아마 스승의 입장이어서 그랬던 걸까. 어쨌든 그리 유쾌한 기분은 아니다.

레이나는 그런 로비안을 보며 장난스러운 얼굴로 웃었다. 아무렴 저런 아가씨가 이런 기회를 그냥 넘어갈 리가 없겠다싶다.

레이나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로비안의 얼굴을 닦았다. 짜지 않은 수건에서 흘러내린 물까지 이마를 타고 줄줄 흘러내렸다.

눈물이 그 물과 섞여 떨어졌다.

“자 이러면 눈물인지 그냥 물인지 모르겠죠?”

“안 울었다니까요!”

“흐음...... 난 나름 도와주려고 한 건데. 사부, 운 게 그렇게 창피해요?”

말을 말자.

로비안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 아가씨는 좀 괜찮다 싶으면 또 이런 장난으로 사람을 힘들게 만든다니까. 그는 레이나와 눈을 마주쳤다가 피했다.

왠지 지금 눈을 마주쳤다가는 이 아가씨의 페이스에 더 말려들 것 같아서였다. 그러고보면 말에 당황해서 피하는 게 얼마만인가 싶다.

국왕, 레이나.

의외로 그를 당황하게 만드는 고수들이 여기엔 넘쳐난다. 두 사람 모두 다른 의미로 그를 당황하게 만들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래요, 울었다고 쳐요.”

“음... 울었다고 치는 게 아니라 운거죠.”

왠지 자신의 말투를 점점 닮아가는 것 같아서 두렵다. 그런 그의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레이나는 손가락으로 브이자를 그리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었다.

“그래요. 울었어요. 죽을 고비를 넘긴게 너무 감격스러워서 말입니다.”

“덕분에 내 목숨도 구했네요.”

“제발 다음부터는 수련할 때 좀 진지해 지세요.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순간에 장난이 나옵니까?”

“어차피 사부가 잘 해줄 거라고 믿었으니까요.”

끄덕끄덕 레이나의 고개가 흔들린다.

“어쨌든 위험했어요. 다시는 그런 장난 하지마세요.”

“쳇.”

“뭐가 쳇입니까. 다음에도 또 이런 장난치시면 파문입니다.”

파문.

장난스레 웃던 레이나의 몸이 굳어버렸다. 그것은 그녀가 제일 무서워하는 단어. 물론 이젠 그러고 싶어도 할 수 없게 돼 버렸지만 말이다.

레이나가 없으면 하위서클 마법을 구사할 수 없다.

그리고 그것의 의미는 생각보다 컸다. 레이나 역시 자신의 마나를 힘으로 해서 더 센 마법을 구사할 수 있다. 한마디로 상호의존 관계.

그런 상황에서 어찌 감히 레이나를 내칠 수 있겠는가.

“흑흑. 맨날 뭐 마음에 안 들면 파문이래.”

“우는 척인거 다 압니다.”

“......”

“제 마나도 약간 옮겨 갔으니 오서클 뚫기는 쉬우실 겁니다.”

사실은 이미 된 거나 다름없다.

지금 열려있는 오서클 궤도에 자신의 마나 구슬을 흘려주기만 하면 된다. 아마 레이나 본인은 모르겠지만 지금 그녀는 오서클 마법을 구사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여기에도 제약이 있는 셈.

적어도 그녀 스스로 오서클 궤도를 꽉 채우기 전까지는 마법을 구사하는 데 로비안이 필요하다.

‘참 여로 모로 골치 아프다니까.’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레이나 스스로 오서클 마나를 채우려면 엄청난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한달 정도의 시간으로는 어림도 없다.

결국 눈속임을 쓰는 수밖에.

그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국왕은 몰라도 힐데브란트의 눈을 속이는 것 정도야 자신 있었다. 자신보다 훨씬 뛰어난 마법사긴 하지만...... 그 양반은 지나치게 눈치가 약했다.

거기다 지나치게 정직한 사람이기도 하고.

우선 기본적으로 남이 사기꾼이라는 전제를 깔지 않고 사는 사람이니까. 자신이라면 우선 의심부터 하고 볼 일도 믿고 본다. 게다가 자신의 이미지도 올릴 수 있는 데까지 올려놓은 지금에야.


힐데브란트는 자신의 직무실에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

‘레이나는 잘 하고 있으려나.’

참 세상일이라는 건 묘하다. 절대 마법만은 가르치고 싶지 않았던 아이었다. 전쟁으로 자신의 부모까지 잃어버린 아이다.

마법사는 언제나 목숨을 내놓고 있어야한다.

전쟁이 일어나면 좋던 싫던 앞장을 서야하는 것이 마법사들이니까. 후방에서 마법만 쓴다고 안전할 수는 없다.

게다가 자신의 마법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해 다치는 마법사들이 얼마나 많은가.

차라리 1서클에 평생 머물러 있으면 위험할 일도 없다. 자신이 좋아하는 마법을 쓸 수는 있지만 마나가 위험할 일도, 전쟁에 끌려갈 일도 없으니까.

그래서 엉뚱한 방법으로 수련을 한 것을 방치한 것이다. 절대 성장하지 못할 것으로 단언하고서. 아마 로비안이 수련을 시킨다고 해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이다.

하지만 레이나는 누구보다 열심히 마법을 익혔다.

고민되는 점은 그것이었다. 저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데, 또 로비안도 죽을힘을 다해 가르치는 데 자신이 방관만 하고 있는 게 옳은 일일까?

어쩌면 자신이 나서서 바로 잡아야하지 않을까.

그냥 마법따위는 모르고 살기를 원했는데. 그냥 남들처럼 평범하게. 국왕이나 자신같은 삶은 멀리 던져두고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편안히, 안정적으로 또 평범하게.

그런 생각들이 자꾸만 떠오른다. 그래서 망설이고 있었던 것이다.

똑똑-

“들어오세요.”

문을 열자 로비안과 레이나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한눈에도 자신감이 차 있는 것이 예사롭지 않다.

설마 아니겠지.

아마 그냥 인사를 하러 온 것이리라. 지금 상황에서 3서클을 이룩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니까.

“이 시간에 찾아온 게 실례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허허. 아무도 찾아오지 않을 시간에 온 사람은 반가운 사람이라 하더이다. 오히려 고마울 뿐이지요.”

두 사람 앞에 차가 놓여졌다.

로비안은 두손을 모으고 잠시 생각하는 표정이었다. 이것을 어떻게 말해야할까라고. 저런 표정으로 고민하고 나면 무언가 특이한 말을 던지곤 했다.

마치 국왕이 그러하듯이.

“알고 계셨습니까?”

“......”

“역시 마르시온 공자는 다르군요. 벌써 거기까지 알아낸 겁니까.”

“알아내는 거야 어렵지 않았죠. 하지만 그보다 힐데브란트님의 속마음을 알아내는 게 더 힘들었습니다. 레이나님은 정말 행운압니다. 힐데브란트님같은 삼촌이 있어서요.”

일단 처음부터 사기를 딱하고 쳐버리면 감동이 없다. 그는 운을 띄우고 나서 눈치를 살폈다. 그리고나서 앞으로 사기를 칠 대상을 살펴보았다.

방심하고 있는지, 또 틈은 보이는 지. 그러나 그가 본 것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힐데브란트의 표정. 그 표정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진심.

그의 표정너머로 그것이 느껴졌다. 진심으로 조카를 생각하는 얼굴, 걱정, 후회들이. 거기서 로비안은 자신이 절대 힐데브란트를 흉내낼 수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절대 진심은 만들어 낼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어떤 생각으로 지금껏 레이나님을 지켜보셨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더 주제 넘은 짓을 한 것이 아닌가 걱정이 들더군요.”

힐데브란트의 얼굴에 의구심이 떠올랐다. 설마... 아무리 그래도 그게 가능할 리가 없다. 그리고 로비안의 입에서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말이 떨어졌다.

“이제 레이나님은 더 이상 1서클 마법사가 아닙니다.”



작가의말

가자! 달리자 사기꾼.


ㅇㅂㅇ... 곧 있으면 경악할 레이나의 마법쑈가 ㄱ-;;; 

늦어서 죄송합니다. 이계영주도 오늘 부로 드랍하게 노력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어김없이 신작을 써보려고 했는데 역시 시간이 안되는 군요. 흑흑... 소재는 있는데 왜 쓰지를 못하니!

오늘도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응원을!

p.s 레이나가 참 귀엽군요. ㅇㅂ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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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 9. 금붕어는 미끼를 잘물어요. +31 13.02.04 15,278 251 8쪽
42 Ch 9. 금붕어는 미끼를 잘물어요. +23 13.01.31 15,516 256 7쪽
41 Ch 9. 금붕어는 미끼를 잘물어요. +25 13.01.28 15,030 249 7쪽
40 Ch9. 금붕어는 미끼를 잘 물어요. +19 13.01.24 15,907 226 8쪽
39 Ch 8. 오해에 관한 짧은 논문. +34 13.01.18 15,779 255 7쪽
38 Ch 8. 오해에 관한 짧은 논문. +27 13.01.15 16,030 240 7쪽
37 Ch 8. 오해에 관한 짧은 논문. +47 13.01.12 16,444 271 7쪽
36 Ch 8. 오해에 관한 짧은 논문. +45 13.01.11 15,864 268 7쪽
35 Ch 8. 오해에 관한 짧은 논문. +33 13.01.09 15,881 227 7쪽
34 Ch 8. 오해에 관한 짧은 논문. +23 13.01.07 16,593 257 7쪽
33 Ch 7 위기의 남자 +31 13.01.04 17,104 262 8쪽
32 Ch 7 위기의 남자 +29 13.01.02 17,071 271 7쪽
31 Ch 7 위기의 남자 +24 12.12.29 17,218 249 13쪽
30 Ch 7 위기의 남자 +21 12.12.27 17,392 245 7쪽
29 Ch 6. 오해는 말빨을 타고. +29 12.12.26 18,091 264 7쪽
28 Ch 6. 오해는 말빨을 타고. +29 12.12.23 17,822 259 7쪽
27 Ch 6. 오해는 말빨을 타고. +24 12.12.21 18,458 247 7쪽
26 Ch5. 실수라니까. +25 12.12.20 18,253 239 7쪽
25 Ch5. 실수라니까. +31 12.12.18 18,812 234 8쪽
24 Ch5. 실수라니까. +22 12.12.17 20,586 231 7쪽
23 Ch5. 실수라니까. +23 12.12.16 20,648 250 7쪽
22 Ch5. 실수라니까. +16 12.12.15 19,787 247 8쪽
21 Ch5. 실수라니까. +21 12.12.14 18,979 248 9쪽
20 Ch5. 실수라니까. +17 12.12.13 19,812 236 8쪽
19 Ch4. 잘못 봤다니까 그러네. +21 12.12.12 18,844 244 9쪽
18 Ch4. 잘못 봤다니까 그러네. +19 12.12.11 19,436 260 8쪽
17 Ch4. 잘못 봤다니까 그러네. +22 12.12.10 18,911 242 8쪽
16 Ch4. 잘못 봤다니까 그러네. +25 12.12.08 18,968 246 8쪽
15 Ch4. 잘못 봤다니까 그러네. +19 12.12.07 20,461 249 8쪽
14 Ch4. 잘못 봤다니까 그러네. +17 12.12.06 22,145 358 7쪽
13 3. 걔들은 인정을 못 받잖아! +20 12.12.05 20,218 271 7쪽
12 3. 걔들은 인정을 못 받잖아! +25 12.12.04 20,246 284 8쪽
11 3. 걔들은 인정을 못 받잖아! +14 12.12.03 21,132 252 9쪽
10 3. 걔들은 인정을 못 받잖아! +13 12.12.01 21,048 257 8쪽
9 3. 걔들은 인정을 못 받잖아! +13 12.11.30 22,732 270 7쪽
8 2 수도로 +18 12.11.29 22,319 254 7쪽
7 2 수도로 +15 12.11.28 23,297 266 7쪽
6 2 수도로 +11 12.11.27 24,333 257 8쪽
5 2 수도로 +18 12.11.26 26,465 270 7쪽
4 CH1. 그 마법사의 사정. +19 12.11.26 30,553 302 11쪽
3 CH1. 그 마법사의 사정. +19 12.11.21 32,977 336 9쪽
2 CH1. 그 마법사의 사정. +16 12.11.21 40,173 355 7쪽
1 프롤로그. 빈수레 개론. +28 12.11.21 43,213 378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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