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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그리드
작품등록일 :
2012.11.21 06:13
최근연재일 :
2022.11.02 12:03
연재수 :
183 회
조회수 :
1,807,456
추천수 :
35,122
글자수 :
576,582

작성
12.12.04 13:07
조회
20,245
추천
284
글자
8쪽

3. 걔들은 인정을 못 받잖아!

DUMMY

"그렇다면 보통의 마법사들은 남색이겠군요."

"마탑의 마도사들은 대부분 그렇지요. 하지만 마탑 밖에 나간다면 아마 구할 이상은 보라색일겁니다."

로비안은 보이지 않게 욕을 내뱉었다.

이거 꼼짝없이 들키는 게 아닌가 벌써부터 걱정이 되었다. 순수한 가능성만을 본다는 거니까 서클과는 상관없다.

그렇다면 발전 가능성이 꽝인 자신은 보라색이 나올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얘기가 된다.

'뭐 힐데브란트가 떨어져 나가면 좋지 뭐.'

로비안은 그렇게 생각하고는 웃었다. 따지고보면 이거야 말로 자신에게 쏟아지는 주목을 피할 수 있는 기회다.

저놈이 실제론 발전 가능성이 없는 놈이라더라라는 소문이 퍼지면 힐데브란트도, 그 귀찮게 구는 레이나도 떨어뜨릴 수 있다.

그리고 안 나온다고 해도 마탑에서 쫓겨날 일은 더더욱 없다. 어쨌건 7서클인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

우우웅-

마정석이 그의 주위를 돌며 색색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처음엔 보라색으로 시작했다. 한바퀴 한바퀴 돌때마다 조금씩 색이 변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보라색에서 크게 변하지 않는 듯싶었다. 그러다 남색까지 변했을 때도 그의 얼굴은 태연했다.

'남색, 딱 그 정도로 좋다.'

그냥 감흥이 없었다. 이정도만 되면 평범한 마탑의 마법사라고 할 수 있는 수준.

그런데.

색의 변화가 멈추지 않았다. 천천히, 그렇지만 꾸준하게 색깔이 변하는 것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꿀꺽-

초록색을 넘어갔을 때 그는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때부터 뒤에서 함성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나서지 말자.

그의 제 1법칙이 다시 산산이 깨지는 것이 눈에서 보였다. 순수한 노란색에서 주홍빛이 비추기 시작했을 때 그는 이미 모든 것을 포기한 남자였다.

도박판에 전재산을 쏟아 넣은 남자처럼 무아지경에 빠져 있었다. 잘못 디디면 낭떠러지로 추락할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었다.

'빌어먹을 제발 멈추라고.'

그의 소원대로 그 기계는 멈추었다.

하지만 그 기계가 멈추었을 때, 마탑에 제 정신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마정석이 바닥에 나뒹굴었고, 힐데브란트도 믿기지 않는 다는 표정으로 휘청거렸다.

피 같은 붉은 색.

역사상 아무도 달성하지 못했다는 그 색깔이 마침내 마탑에 나타났다.










2.


한동안 마탑에는 침묵이 감돌았다.

흥분해야 할 힐데브란트조차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그 자리에 그대로 굳어버렸다.

가장 순수한 마나.

모든 마탑인들이 꿈꾸는 꿈의 경지. 그것을 이제 막 마탑에 들어온 스무살 청년이 보여준 것이다.

심지어 역사적인 대현자 지크프리트조차 노란색이 섞인 주황색이 한계였다. 그렇다면 로비안은 역사를 다시 쓸 인재란 말인가?

'이럴수가.'

힐데브란트는 제 정신을 차리려고 애썼다. 자신의 꿈이 지금 이 자리에서 이루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불가능하다고 생각된 꿈의 경지를 자신의 두 눈으로!

이제야 죽지 않고 그 긴 세월을 살아온 것이 모두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다시없을 천재! 누구도 넘보지 못할 최고의 경지.

역사가 바뀌는 그 순간에 자신이 서 있는 것이다.

힐데브란트가 흥분감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면, 다른 이들은 놀라움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분명 자신의 마나 스펙트럼과 비교하면서 반쯤 자괴감과 열등감에 빠져, 한동안 말을 잊지 못했다.

마탑에 들어올 만큼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고작 스무살 소년에게 압도되어 질투에 빠지는 것이다.

이럴 리가 없다.

불가능하다.

수십 명의 입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개중에는 시험을 다시 해달라고 소리치는 사람까지 있었다. 혼란에 도가니가 한창동안 정리되지 않은 마탑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물론 이 말도 안되는 패닉을 만들어 낸 당사자역시 제 정신이 아니었다. 이 빌어먹을 테스트 때문에 자신의 주목도가 말도 안되게 올라온 탓이다.

수도에 올라와서부터 재수없게 일이 뻥뻥 터지더니 이곳에서 그것에 정점을 찍어버렸다.

아아.

역사상에 다시없을 천재라니!

저 힐데브란트에 초롱초롱 빛나는 눈동자를 보자 로비안은 절망감에 빠져들었다. 이제 저 노인네가 자신에게 무엇을 시킬 지 상상조차 되질 않는다.

'최고가 되세요.'

그 말이 자신의 귓가에서 계속 맴도는 것 같았다. 전에 말했던대로 역사를 바꾸라고 또 무슨 말도 안되는 수련을 시킬까?

분명 이젠 그의 제자가 되는 게 확정일 것이다.

저 늙은이의 성격으로 봐선 지금 당장 끌고 가서 제자로 만들어 버리고 싶을 것이다. 지금이야 정신이 혼미해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을 뿐.

'차라리 선수를 쳐버릴까?'

이때가 기회이다 싶다. 힐데브란트가 정신을 차려버리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뻔히 보이는 데 이 기회를 놓칠 수는 없는 일.

마침 마탑의 그 누구도 입을 열지 않고 있다. 자신을 괴물처럼 보고 있을 때, 바로 그때가 자신의 말빨이 제일 셀때다.

로비안은 다시 겸손한 미소를 얼굴에 뗬다. 최소한 공손하게 힐데브란트에게 머리를 숙인 후 그는 계단 위에 올라가 자세를 고쳐 잡았다.

"마탑에 오게되어 영광입니다. 앞으로 많은 지도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사람들의 표정은 누가 누굴 가르치냐는 표정이다.

"저는 이 수치에 그리 많은 의미를 두진 않습니다. 저는 아직 스무살 풋내기일 뿐이고, 여기 계신 마법사님들은 왕국에서도 최고이시니까요."

"그러니까 이곳 모든 마법사님들이 걸었던 그 길을 저도 같이 가고 싶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기초부터 다시 차근차근 배울 생각입니다. 저는 이 간단한 시험 결과로 인한 어떤 특혜도 받고 싶지 않습니다.“

“아뇨, 저건 단순한 테스트가 아닙니다. 수천년의 역사가 증명한 마법 그 자체입니다.”

힐데브란트는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너무 진지한 표정으로 얘기하는 바람에 그는 웃음을 터트릴 뻔 했다.

이 양반아 저 기계가 제대로 됐으면 난 벌써 쫓겨났어야 했어.

로비안은 겸손한 표정을 짓고는 고개를 숙였다. 지금이 제일 중요한 순간이다. 저 노인네를 헛짓 못하게 만들 기회는 지금뿐이다.

“그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전 아직 재능도 채 꽃피우지 못한 풋내기에 불과합니다. 재능, 특별함? 그런 것들이 위대한 마법사를 만든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또 제 수준에서 그렇게 생각해서도 안되고요. 전 그저 이 마탑의 수련생으로서 이 자리에 계속 서 있고 싶습니다. 저를...... 도와주시겠습니까?”

짝짝짝

그의 연설과 동시에 마법사들의 박수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의 의도대로 저놈 참 겸손하구나라는 생각을 하는 모양이었다. 심지어 힐데브란트조차 저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고 박수를 쳐대고 있잖은가?

로비안은 그때가 돼서야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 쉴수 있었다. 이건 미리 선수를 쳐둔 격이다.

힐데브란트의 제자가 될 일은 없다!

라고 공식적으로 선언한 셈이 되니까.

분명 자신은 그에 대한 어떤 특혜도 거부한다고 밝혀놓은 상황이다. 이것은 물론 힐데브란트의 제자가 되거나 특별지도를 받는 것도 포함된다.

아무리 힐데브란트라고 해도 백명이 넘는 마법사를 일일이지도 할 순 없을 것이다. 그냥 보통의 마법사로 대해버리면 그만큼의 접촉도 줄어든다.

고로 당분간은 안전하다는 뜻.



작가의말

의외로 피곤하네요 빨리 뱀파이어 블러드 한편쓰고 자러 가야겠습니다. 그나저나 반응이 너무 없어서 슬프군요. ㅇㅂㅇ;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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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2 수도로 +11 12.11.27 24,333 257 8쪽
5 2 수도로 +18 12.11.26 26,465 270 7쪽
4 CH1. 그 마법사의 사정. +19 12.11.26 30,553 302 11쪽
3 CH1. 그 마법사의 사정. +19 12.11.21 32,977 336 9쪽
2 CH1. 그 마법사의 사정. +16 12.11.21 40,173 355 7쪽
1 프롤로그. 빈수레 개론. +28 12.11.21 43,213 378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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