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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그리드
작품등록일 :
2012.11.21 06:13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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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76,582

작성
12.12.13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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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1
추천
236
글자
8쪽

Ch5. 실수라니까.

DUMMY

...4서클이상의 마나를 쌓을 때의 가장 큰 문제는 마나간의 충돌이다. 다량의 마나 구슬이 궤도를 돌면서 충돌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위 마법사들은 흔히 마나왜곡이라는 방법을 사용한다.

고의적으로 마나의 궤도를 일그러트려 충돌을 방지하는 것이다. 이 방법을 쓰면 마나를 쌓기 그만큼 수월해지지만, 반대로 마법의 위력은 감소하게 된다. 지금까지 마나왜곡을 제외하고 6서클 이상의 마나를 쌓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혜로운 대현자 지크프리트, 마법학 개론중에서.


1.

“이 수식을 이용하면 7서클 마법까지는 문제없이 구사할 수 있을 거야.”

에니아는 자신이 그려놓은 수식을 가리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처음에는 가능할까 싶었는데 의외로 일이 쉽게 풀렸다. 로비안의 마나는 생각보다 훨씬 정순한데다 궤도마저 깔끔해서 오차가 날 일이 없었던 탓이다.

같이 모여서 마법을 연구한지 벌써 보름.

그 사이에 로비안과 에니아는 제법 친해졌다. 자연스레 로비안은 에니아를 형으로 부르게 되었고, 그도 별 거리낌 없이 말을 놓을 수 있게 되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벌써부터 호흡을 척척 맞춰서 마법을 구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로비안은 시험에 들어가기에 앞서 에니아를 배려하는 안을 내놓았다. 자신이 마법을 구사하지 않고 마나만 제공해서 시험을 보자고 제안한 것이다. 물론 그게 모두가 시험을 통과하는 데 좋을 것이라는 말을 덧붙이면서.

처음부터 그렇게 하기로 얘기를 하고 팀을 짠 것이지만 그는 그런 배려가 고마웠다. 솔직히 로비안도 높은 점수를 받고 싶을 텐데 별 실력도 없는 자신을 통과시키기 위해서 그런 희생을 하는 것이다.

대신에 자신도 어느 정도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고난이도 기술인 염력 하나만 구사하기로 이야기가 되었다. 한마디로 자신이 파이어볼 마법을 구사하면 그가 염력을 통해 조정하는 방식으로 나가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 로비안의 사악함이 있다는 것은 에니아는 아마 꿈에도 모를 것이다.

누가 감히 예상이나 하겠는가?

저 7서클 진홍의 마도사가 제대로 구사할 수 있는 마법이 저 염력 하나인 것을. 그 염력 하나만은 정말 기똥차게 구사할 수 있어서 에니아에게 마나를 계속 제공하면서도 마법을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을. 아마 시험관들은 저 둘의 환상적인 조합을 보며 좋다고 박수 치기 바쁠 것이다.

‘내가 생각했지만 정말 끝내주는 작전이라니까.’

로비안은 속으로 크게 박수를 쳤다. 애초에 자신이 양보하는 것 따위는 하나도 없는데 완전히 퍼주는 것으로 보이는데다가 자신의 점수도 같이 올릴 수 있는, 그야말로 완벽한 작전이다.

아마 예상대로만 흘러간다면, 에니아는 거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그는 그보다 약간 떨어지는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거다.

이제 질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는 그였다. 여기 이렇게 유능한 보조가 떡하니 버티고 서 있는데, 감히 조무래기들이 그를 당할 수나 있을까? 여기 이 아름다운 수식을 보라고.

“형, 그럼 이 레퍼토리대로 마법을 구사하도록 하고...... 뭐 더 필요한 건 없을까?”

“글쎄, 더 보완할 건 딱히 없어 보이는데. 워낙 이쪽 마법력이 압도적이라. 웬만해선 10분 안에 끝낼 수 있을 것 같아.”

하긴. 그는 첫 상대를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듣기로는 6서클 보조마법 계열의 마도사와 5서클 공격마법사의 팀이라고 했다. 이미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모두 짜둔 상태였고, 그 어떤 경우에도 그들이 구사하는 7서클 마법을 막을 경우는 없었다.

고로 완벽한 작전이라는 뜻.

에니아는 확실히 이런 방면에서도 머리가 참 잘 돌아간다. 아마 혼자서 이런 일을 하라고 했으면 지레 포기하고 말았을 것이다.

“형, 그럼 오늘은 딴 생각하지 말고 푹 쉬자. 내일이 시험인데 굳이 힘 뺄 필요는 없잖아.”

“그럼 그럴까? 그럼 밖에 나가자. 오늘은 내가 쏠 테니까.”


시내는 벌써부터 붐비고 있었다.

하긴, 다른 것도 아니고 3년에 한번 꼴로 열린다는 마탑의 순위게임이다. 그게 바로 내일로 다가왔는데 흥분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그리 크지 않은 주점인데도 벌써 사람들로 넘쳐난다. 이야기꺼리는 오직 마탑의 순위게임만 있는 지 주위에서 들려오는 소리도 오직 그것뿐이다. 아마 여기 앉아 있는 두 사람이 그 게임에 가장 유력한 우승자라는 걸 알기라도 했다면 주점이 미어 터졌을 것이다.

딱히 들려오는 이야기를 흘려듣지 않으면서 그 둘은 기분 좋게 술을 마셨다.

그리고 그 순간만큼은 순위게임 참가자가 아닌, 그냥 구경꾼의 기분으로 주위의 말들을 들었다. 누가 우승 할 거라느니, 또 상금이 얼마가 된다느니 하는 시시한 말들. 의외로 그런 말들이 더 흥미가 있었다.

“여기 마탑에 마도사들이 오셨다네.”

와아아!

순간 주점이 떠날 갈 듯한 함성소리로 꽉 찼다. 의외로 자신들을 알아본 사람이 있나 싶어 주위를 살펴보았더니 시선은 전부 다른 곳에 쏠려있었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아니나 다를까. 내일 시합에서 만나기로 돼 있는 놈들이다. 시합이 상당히 걱정 될 텐데 의외로 여유가 있어보였다. 초장부터 우승후보를 만난 놈들치고는 더더욱 그래보였으니까. 그는 별 감흥 없다는 표정으로 술을 들이켰다.

에니아도 로비안도 한동안 말없이 그 테이블에 시선이 머물러 있었다. 그제야 상대도 로비안의 얼굴을 알아본 듯했다. 그런데.

‘웃고 있어?’

로비안은 얼굴을 찌푸렸다. 자신을 피하거나 겁먹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별 걱정 없는 얼굴이다. 오히려 이쪽을 도발하려는 것인지 술잔은 자신들 쪽으로 슬쩍 들어 보인다.

“저쪽도 상당히 자신 있는 모양인데.”

“놔둬. 원래 저쪽이 허세가 좀 센 걸로 유명하거든.”

에니아는 딱히 저쪽을 신경 쓰는 것 같지 않았다. 아마 자신보다 마탑에 훨씬 오래 있었으니 아무래도 상대를 잘 아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 판단은 상당히 정확했다.

레이나도 비슷한 소리를 했었다.

별로 대단한 녀석들은 아닐 거라고. 단지 수단 방법 안가리고 덤벼드는 걸로 유명하니 아마 그것만 조심하면 별 문제가 없을 거라고 했었다. 기본적으로 서클은 높은 편들이지만 에니아의 응용력과는 차원이 다른 녀석들이니.

“이쪽으로 오는데?”

“겁도 없군.”

에니아는 별 감흥이 없다는 듯 계속 술만 마시고 있었다. 물론 겁따위 집어먹을 필요도 없는 상대들이다.

주점의 인파가 그 둘의 움직임에 술렁이기 시작했다. 마탑의 마법사가 테이블 하나를 앞에 두고 대치하고 있다. 앉아있는 쪽, 그리고 서서 상대를 내려다보는 쪽.

“뭐야?”

“싸우기 전에 미리 인사라도 해두려고.”

에니아는 쓴 웃음을 지었다. 아직도 자신을 깔보는 것이 말투에서 느껴졌다. 심지어 로비안과 같은 팀이 되었는데도 저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말투.

“그냥 가라. 내일이 시험인데 여기서 다치기라도 하면 곤란하잖아?”

“글쎄. 너한텐 다칠 일이 없을 것 같은데 말이지.”

잠자코 듣고 있던 로비안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의자를 빼고 앉으려던 순간 둘이 바닥에 나뒹굴었다. 로비안이 염력으로 의자를 치워버린 것이다.

“이걸 어쩌나. 난 앉으라고 한 적이 없는데.”

로비안이 씩 웃었다. 엉덩이를 쭉 빼고 앉아 엎퍼진 그 둘을 내려다보면서.

Screenshot_2013-05-25-17-16-57-1.jpg


작가의말

글을 쓰면서 자고 싶은 걸 몇번을 참았는지 모르겠네요. ㅇㅂㅇ... 이젠 좀 자러 가야겠습니다. 벌써 헤롱헤롱 거리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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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Ch 8. 오해에 관한 짧은 논문. +23 13.01.07 16,593 25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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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Ch 7 위기의 남자 +29 13.01.02 17,071 27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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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Ch5. 실수라니까. +25 12.12.20 18,253 239 7쪽
25 Ch5. 실수라니까. +31 12.12.18 18,812 234 8쪽
24 Ch5. 실수라니까. +22 12.12.17 20,586 231 7쪽
23 Ch5. 실수라니까. +23 12.12.16 20,648 250 7쪽
22 Ch5. 실수라니까. +16 12.12.15 19,787 247 8쪽
21 Ch5. 실수라니까. +21 12.12.14 18,979 24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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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2 수도로 +18 12.11.26 26,465 270 7쪽
4 CH1. 그 마법사의 사정. +19 12.11.26 30,553 302 11쪽
3 CH1. 그 마법사의 사정. +19 12.11.21 32,977 336 9쪽
2 CH1. 그 마법사의 사정. +16 12.11.21 40,173 355 7쪽
1 프롤로그. 빈수레 개론. +28 12.11.21 43,213 378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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