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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감자님의 서재입니다.

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심심한감자
작품등록일 :
2021.05.26 14:16
최근연재일 :
2024.05.12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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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8,274

작성
21.05.28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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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9화 언령

DUMMY

방천에게서 살아남은 주적구와 우봉은 임무 실패했를 보고하기 위하여 십팔산채주에게 돌아갔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은 십팔산채주는 정말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다.


“암월살검이 돌아오지 못했는데 너희는 왜 돌아온 거지?.”

분명 적거마는 어째서 음소도를 챙겨오지 않았냐 물었지만 주적구가 해석한 말은 완전히 달랐다.


「왜 음소도와 같이 죽지 않은 것이냐?」


적거마는 처음부터 자신들이 살아 돌아올 거라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적거마는 분명 산채삼존이 화경의 무인에게 죽을 줄 알았건만 다시 돌아온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주적구는 적거마의 밑에서 일한지 벌써 10년이 넘어가는데도 자신들을 소모품 취급하는 것에 어이가 없었다.

그들은 다 같이 작은 산채에서 시작했며, 힘든 날을 같이 극복해왔다.

그렇게 힘든 날을 극복하여 적거마는 녹림 18산채를 총괄하는 십팔산채주가 되었고, 세 명은 산채삼존의 자리에 올랐다.

자신과 친구들이 적거마의 밑에서 일한지 10년이 넘었음에도 적거마에게 자신들은 그저 소모품이라는 것에 주적구는 녹림을 그만두기로 마음먹었다.


“가서 암월살검을 데려오겠습니다.”


주적구는 이제 녹림을 그만두려 한다.

10년을 일했고, 산채삼존이라는 직위를 가졌음에도 그저 소모품 취급을 받는다면 더 있는다 해도 달라질 건 없을 것이다.

더 이상 이곳에 있는다면 자신들이 죽던 말던 적거마는 신경도 쓰지 않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자신을 상대할 수 있는 산채삼존을 죽이려 들지도 모른다.

확실치는 않았지만 적거마는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니 주적구는 지금 당장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적거마는 주적구와 10년이나 함께 있었기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 표정만 보더라도 알 수 있었다.


“잠깐.”


주적구가 돌아보자 적거마가 말을 이었다.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 자는 어떻게 책임을 지는지 알고 있을 텐데?”


에전에는 녹림에서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 자는 죽음으로 그 죄를 갚았지만 지금은 채주의 마음대로였다.

채주는 용서하거나, 작은 처벌을 내리거나, 산채에서 쫓아내거나, 죽여버리는 등 모든 것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다.

산채의 채주는 작은 왕과도 같다. 산채의 왕인 적거마가 책임을 묻는 것은 곧 벌을 내리겠다는 말과도 같았다.

주적구는 긴장한 얼굴로 적거마를 바라보았다.


“그냥 가거라.”


뜻밖의 말이었다. 산채삼존을 소모품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자신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알고 있을 텐데도 그냥 보내준다는 것이다.

주적구는 그의 뜻이 의심됐지만 고작 의심 때문에 천금 같은 기회를 놓칠 순 없었으니 곧바로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방을 나가려는 그들의 앞을 적거마가 웃으며 가로막았다.


“한가지, 조건이 있다.”


주적구가 긴장한 얼굴로 답했다.


“뭐, 뭡니까···?”

“나를 넘어 가라.”


그 말과 함께 적거마가 주먹을 들며 주적구에게로 다가갔다.


* * * * *


“너는 이제 나와 스승님의 하인이다!”


하인이라는 말에 얼마나 놀랬는지 토끼처럼 커진 눈과 쩌억 벌어진 입이 음소도가 얼마나 놀랬는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하인 말입니까···?”


싸움에서 패배한 자를 하인으로 두는 것은 흔한 일이다.

패배한 자의 목숨권은 승자가 가지고 있으니 당연한 것이었지만 금명하가 그러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

이런 문화는 사파의 것이지, 절대 정파의 것이 아니다.

정파는 패자의 목숨을 취하거나, 살려 보낸다. 둘 중 하나의 경우만 있을 텐데 금명하가 자신을 하인으로 두겠다니 음소도가 크게 놀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당신들은 정파가 아닙니까?”


금명하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음소도를 보며 말했다.


“정파가 뭔 상관인데? 넌 날 죽이러 왔고, 난 널 이겼어. 그럼 네가 내 명령을 따라야 하는게 당연한 거 아니야?”


금명하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녹림의 방식으로 따지자면 분명히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금명하는 사파인이 아닌, 정파인이었다.

음소도가 다시 금명하에게 정파냐 물어보려 했지만 금명하의 눈빛을 보고는 그 생각을 접었다.

저 눈은 자신이 하인이 되겠다고 할 때까지 흠뻑 때려주겠다는 생각을 가득 담은 눈빛이었으니 말이다.

음소도는 그 눈빛을 보고는 속에서 합리화를 해버렸다.


‘그래··· 녹림이었으면 난 이미 죽은 목숨인데 죽이지 않는 게 어디냐.’


음소도는 금명하가 자신을 하인으로 두겠다는 이유는 납득했지만 자신이 하인이 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었다.


“알겠습니다. 헌데 부하는 안되겠습니까···?”


절정의 무인이 누군가의 하인이 된다면 세상 사람들 모두가 비웃을 것이며, 산채삼존이라는 명성은 길거리 개만도 못해질 것이니 부하로 하려는 것이다.

부하가 된다면 절정의 무인을 부하로 두었다는 소문과 함께 금명하의 명성도 올라갈 테니 일거양득이었다.

하지만 금명하는 아직도 패버리겠다는 눈빛을 지우지 않았다.

그 눈빛에 음소도는 꼬리만 개처럼 고개를 푹 숙였다.


“죄송합니다···”


금명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적개심을 지웠다.

대화가 끝난 것을 본 방천이 다가와 음소도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야기는 다 들었네. 자네는 우리에게 충성을 바치겠는가?”


말을 꺼내는 방천의 몸에서 스멀스멀 기운이 흘러나오니 마치 그림에서 튀어나온 신선을 보는 것만 같았다.

음소도는 홀린 듯이 방천의 말에 대답했다.


“네.”

“그래. 자네는 언령의 이름 앞에 약속했으니 딴생각은 말게나.”

“네, 알겠습니다.”


음소도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다가 잘못 들었다는 듯이 되물었다.


“예? 언령이요?”

“뭐, 문제라도 있는가?”

“저는 언령의 저주에 걸린 겁니까?”

“음? 저주라니? 이것은 그저 약속일 뿐이네. 약속만 잘 지킨다면 아무 일도 없을 것인데···자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을 생각이었나?”

“아, 아닙···”


음소도는 아니라고 말하려다 평생 하인 노릇을 할 생각을 하니 그냥 내지르기로 하였다.


“평생동안 하인 노릇을 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음소도의 말에 방천이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평생 하인을 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말에 대답한 것은 방천이 아닌 주먹을 올린 금명하였다.


“뭐? 그렇다면 지금 당장 죽여줄까?”


하인 노릇은 싫었지만 죽는 것은 더욱더 싫은 음소도였다.


“하핫, 충성을 다해 모시겠습니다.”


금명하의 주먹이 내려가자 음소도는 눈치를 보며 방천에게 질문했다.


“헌데 무도법사님의 제자십니까?”


무도법사(武道法士). 그는 무당파의 전 문주이자, 천하에서 제일 강하다는 천하제일십인 중 한 명이었다.

그 무위도 무위였지만 음소도가 그를 특정할 수 있는 이유는 무도법사가 언령을 사용하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네.”


음소도는 굉장한 것을 본 것 마냥 고개를 숙이며 사파의 무인과는 어울리지 않는 정파의 예를 갖추며 인사하였다.


“굉장한 분의 제자셨군요.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그것은 스승님의 명성일 뿐이니 나에게까지 예를 갖출 필요는 없네.”

“아, 알겠습니다. 헌데 왜 이런 곳에 계시는 겁니까?”


무도법사의 제자라면 방천은 이런 곳에서 한가로이 제자나 키우고 있을 게 아니라 무림맹에서 장로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야 했다.

음소도로서는 방천이 이곳에 있는 것이 그저 의문일 뿐이었다.


“사소한 사정이 있어 그렇다네.”


방천이 말할 생각이 없어 보였으니 음소도는 깊이 파고들지 않고,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둘의 대화를 지켜보던 금명하는 무도법사가 누군지 궁금했지만 그 궁금중을 눌러버릴 만큼 언령이란 것이 신비해 보였기에 언령에 대하여 먼저 물었다.


“스승님, 언령이 뭔가요?”

“언령이란 말의 힘이란다.

음···예를 들자면 불이라 말한다면 불이 피어 오르게 되는 것이지.”

“와, 대단한데요? 그런 것은 어디서 배울 수 있나요?”

“언령은 나의 스승이자, 네 사조께서 만드셨고, 오직 나에게만 가르치신 것이란다.

스승님과 나를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사용하지 못하는 귀한 무공이지.”

“스승님, 저도 언령이란 걸 배우고 싶어요.”

“너는 나의 제자이니 못 배울 이유가 없지.”

“오, 배울 수 있는 건가요?”

“당연하지.”

“그럼 지금 당장 배울래요! 뭐부터 하면 되나요?”


금명하의 말에 방천이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언령은 수련한다 하여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란다.

언령은 자연의 이치를 깨달은 자가 얻을 수 있는 능력이다. 경지가 올라갈수록 자연스럽게 자연의 이치에 대해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정 안된다면 네가 화경의 경지를 이뤄냈을 때, 가르쳐주도록 하마.

그 전에 먼저 물어볼 것이 있다. 명하야, 너는 무당파의 제자가 되고 싶느냐?”


방천의 말에 음소도가 놀랐다. 무도법사의 제자라면 방천은 무당파에서 최소 장로직을 차지하고 있거나, 문주의 자리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런 자가 제자를 제안한다면 최소한 일대제자의 자리를 얻을 수 있을 테니 이것은 음소도에게도 큰 기회였다.

금명하가 일대제자의 자리에 오른다면 금명하를 모시는 자신의 지위도 그만큼 상승할 테니 말이다.

하지만 금명하의 대답은 음소도가 기대한 것과는 전혀 달랐다.


“아뇨. 저는 저희 가문으로 돌아가서 가주의 자리를 받아야 해서요.”

“흠···그렇구나. 알았다.”


음소도는 금명하가 거절한 것을 보고는 어린 나이에 이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모르는 것 같아 금명하에게 열렬히 설명해주었다.


“주인님! 이것은 굉장한 기회입니다! 구파일방의 하나인 무당파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인데 그것을 놓치다니요? 절대 놓쳐선 안 되는 기회입니다!”

“음? 그런 거야?”


음소도의 행동에 방천이 웃음을 터트리며 음소도를 만류했다.


“하하, 그만하게. 자네는 명하의 가문이 어디인지 몰르니 그럴 수 있지.”

“예? 대체 어디 가문이기에 무당파를 거절한다는 것입니까? 오대세가라도 된답니까?”

“오, 잘 알고 있구만. 자네가 생각한 대로 명하는 오대세가의 자제네.”

“예···예? 주, 주인님이 오대세가의 자제입니까?”

“자네도 들어 본 적이 있을 걸세. 오대세가 중 하나인 금씨세가라네.”


음소도의 입이 떡하니 벌어졌다. 금명하가 어린 나이임에도 권기를 뿜어내는 것을 보고, 평범하지 않을 거라 생각은 했다.

하지만 설마 구파일방에 버금가는 명성을 가진 오대세가의 사람일 거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그 정도의 뒷배를 가졌다면 자신이 패배한 것도 이해가 갔다. 물론, 방심 때문에 진 것이었지만 금명하는 확실히 강했다.


음소도의 멍청한 표정을 보며 한심하다 생각한 금명하는 방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스승님, 헌데 무당파는 왜요?”

“언령은 도술에서 파생된 것이니 그것을 배우는데 도술만큼 빠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군요. 그건 알겠는데 무당파는 왜요?”

“말했다시피 언령은 스승님께서 만드신 것이기에 무당파의 허락이 필요하지 않지만 도술은 무당파의 것이니 무당파의 허락이 필요하단다.”

“음···아쉽네요.”

“걱정말거라. 비록, 언령이 도술에서 파생되었다지만 도술은 아니니 도술을 배우지 않더라도 언령을 사용하는 것에 문제될 것은 없다.

단지 언령을 배우는 것이 쉽지 않을 뿐이다.”

“빨리 익히고 싶네요.”

“너라면 금방 화경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스승과 제자의 훈훈한 대화가 오가고 있는데 눈치 없는 음소도가 끼어들었다.


“그렇다면 제가 무당파의 제자가 되겠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거리낄 것이 없으니 무당파의 제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의 말을 들은 금명하가 다시 주먹을 올리고 있었다.


작가의말

8화를 잘못 올려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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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7화 밝혀진 진실 +2 21.06.01 5,552 70 12쪽
17 16화 뚱땡이를 잡을 계획 +2 21.06.01 5,576 68 12쪽
16 15화 뚱땡이의 실체 +2 21.05.31 5,811 68 12쪽
15 14화 절정 고수의 구걸법 +3 21.05.31 5,981 73 12쪽
14 13화 술이 나를 마신다. +4 21.05.30 6,238 80 12쪽
13 12화 합비 도착 +3 21.05.30 6,567 83 11쪽
12 11화 새로운 부하들 +4 21.05.29 6,781 85 11쪽
11 10화 부상을 입은 친구들 +6 21.05.29 7,276 87 12쪽
» 9화 언령 +4 21.05.28 7,764 90 12쪽
9 8화 부하 아닌 하인 +4 21.05.28 8,045 90 12쪽
8 7화 복수 +5 21.05.27 8,853 94 12쪽
7 6화 산채삼존 +4 21.05.27 9,545 86 12쪽
6 5화 암습 +3 21.05.26 10,682 100 13쪽
5 4화 산적의 실력 +6 21.05.26 11,672 103 12쪽
4 3화 산적의 등장 +4 21.05.26 14,982 103 14쪽
3 2화 강호행 +11 21.05.26 19,239 134 13쪽
2 1화 망나니 둘째 아들 +15 21.05.26 27,395 170 12쪽
1 서장. 금씨세가의 둘째 아들 +13 21.05.26 31,298 174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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