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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감자님의 서재입니다.

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심심한감자
작품등록일 :
2021.05.26 14:16
최근연재일 :
2024.05.12 20:42
연재수 :
1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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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38,274

작성
21.05.28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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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8화 부하 아닌 하인

DUMMY

물을 뜨러 시냇가로 향하는데 무언가 싸한 느낌이 느껴진 금명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느낌만이 느껴졌을 뿐, 금명하의 눈에 무언가 걸리는 것은 없었다. 착각한 것으로 치부하려는데 싸한 느낌이 가시질 않았다.

금명하는 더욱 면밀히 주변을 살피며 싸한 느낌의 원인을 찾았다.


“호오? 제법이구나. 그저 고수의 등에 업혀 나온 줄 알았더니 꽤나 감이 좋군.”


약간 떨어진 거리의 나무에서 사람 한 명이 슬그머니 나왔다.

음소도는 금명하를 알고 있지만 금명하는 음소도를 알지 못하기에 먼저 질문을 던졌다.


“누구십니까?”


금명하가 물었지만 음소도는 그것에 대답해 줄 의무도 없었고, 빨리 애송이를 처리하고 친구들을 도와주러 가야 했기에 서론 없이 곧바로 싸움에 돌입했다.

음소도는 빠르게 달려 금명하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금명하는 물을 뜨러 나온 것이었지만 무림이란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며 스승이 검을 챙겨 나가라 하였기에 허리춤에 검이 매여 있었다.


-챙!


금명하 검을 뽑아 들어 음소도의 검을 막아냈지만 음소도의 공격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금명하가 아무리 일류의 무인이라 해도, 절정에 이른 그의 검격을 일류의 무인인 금명하가 막아내는 것은 버거워 보였다.


-챙, 챙, 챙, 챙


금명하가 검을 막아낼 때마다 팔이 저릴 정도로 음소도의 검은 무거웠다.

음소도가 빨리 끝내려 검기를 몽땅 불어넣고 있으니 기운을 발현 못하는 금명하는 막는 것도 버거운 것이었다. 그러다 결국···


-태댕탱탱


금명하가 음소도의 검격을 막아내지 못하고 그만 검을 놓쳐 버렸다.


“그 정도면 잘 버텼다. 이만 가거라!”


음소도가 검을 찔러 넣는데 금명하가 가까스로 피해낸다.

금명하가 피하자 음소도는 귀찮다는 얼굴로 말했다.


“어차피 죽을 텐데 시간 끌지 말고 빨리 죽어라.”


음소도의 말대로 금명하는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무위 차이가 상당하니 금명하가 이길 가능성은 없었다.

그럼에도 금명하의 눈빛은 아직 삶을 포기하지 않은 듯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난 안 죽어.”


검을 든 상대에게 맨손으로 덤비는 것은 자살 행위이니 금명하는 일단 발 밑의 나뭇가지라도 주웠다.

음소도는 금명하의 행동을 보며 비웃었다.


“그래, 그것이 무슨 대단한 나뭇가지라도 되는가 보지? 그렇게 대단한 나뭇가지라면 검도 막을 수 있는지 시험해볼까?”


음소도가 금명하의 앞으로 다가와 검을 내리그었다.

금명하는 나뭇가지로 검을 받아낼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았다.

그의 몸이 옆으로 굴러지며 금명하는 나뭇가지로 음소도의 손을 때렸다.

투박한 나뭇가지라도 그것이 손에 맞으면 아픈 것이 똑같을 것이니 음소도는 순간적으로 검을 손에서 놓쳤다.

금명하는 순식간에 떨어지는 검을 낚아채고는 음소도를 향해 겨누었다.


“하하하, 멍청한 놈. 무기가 없다고 방심하면 쓰나?

어디 한번 죽어봐라! 검섬진격(劍閃進擊)!”


금명하가 검섬진격을 펼쳐 음소도를 향해 빠른 속도로 검을 찔렀다. 하지만 음소도는 사파인이었다.

사파인은 자신에게 맞는 무기를 주로 쓰지만 그들은 언제 어떠한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에 다른 무기들도 다양하게 써본다.

그 중 음소도가 검 다음으로 가장 잘 다뤘던 것은 각이었다.

음소도는 다리에 기운을 담아 각기를 입히고는 검기도 입혀지지 않은 검을 발로 차버린다.


-쩡


금명하는 설마 검을 발로 차버릴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에 검째로 각을 맞아버렸다.

각을 맞은 충격에 움직이지 못하는 금명하의 복부로 각이 다가온다.


-퍽


“컥.”


금명하는 각기가 실린 발에 배를 차이니 순간적으로 숨이 쉬어지질 않았다.

금명하는 검도 놓치고 일어나지도 못한 채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금명하는 여태껏 금씨세가에서 맞아 본 적이 없었으니 고통이 익숙하지 못했다.


“후···애송이 따위가 깝죽거리면 그리 되는 거다.”


음소도는 금명하가 떨어뜨린 자신의 검을 다시 집어 금명하를 죽이려 했다.


“이만 죽어라.”


음소도가 쓰러져 있는 금명하의 심장을 향하여 검을 찔렀다지만 금명하는 옆으로 구르며 피해냈다.

배가 아프더라도 삶을 포기하기엔 아직 일렀으니 말이다.


“크크, 정파인은 나려타곤을 싫어한다 하던데 틀린 말이었군. 네놈에게는 딱 어울리는 말이다.”


지금 금명하는 오로지 살 방법을 찾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으니 음소도의 조롱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 생각이 얼굴에 다 드러나니 음소도는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기 위해 다시 죽이려 들었다.

음소도가 다시 뛰어오는 것을 보며 금명하는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검은 멀리 떨어져 있으니 주우러 가다 죽을 게 뻔하고, 도망쳐 봤자 나보다 경공도 나보다 빠를 것이다.

역시 그것밖에 없나···?’


금명하는 이렇게 당하는 동안에도 사용하지 않은 비장의 수가 남아있었다.

이곳까지 오면서 스승에게 배운 내공심법을 수련하며 단 한 번뿐이지만 검기를 만들어 낸 적이 있었다.

금명하는 이번에 무공을 처음 배운 것이 아니었기에 내공은 어느정도 갖고 있었다.

이번에 배운 내공심법은 그동안 몸에 쌓인 기운을 발산하는 법과 내공을 더 빨리 쌓는 법을 배운 것이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으니 한 번 말고는 지금까지 성공하지를 못했다는 것이다.

6일이라는 시간은 금명하가 기운에 익숙해질 정도로 충분한 시간이 아니었으니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이 수 말고는 답이 없다.’


금명하는 권기를 사용한 주먹을 먹이기 위해 음소도가 자신의 지척까지 오는 것을 기다렸다.

금명하는 움직일 수 없을 정도의 공격을 받았다. 어차피 움직이지도 못하니 기다리면서 방심을 유도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음소도가 금명하의 지척까지 와버렸고, 음소도는 검기를 실어 금명하를 향하여 검을 내리그었다.

아까 전에 손을 맞아 검을 떨어뜨렸으니 이번에는 손까지 기운을 입힌 상태였기에 음소도의 공격은 완벽했다.

사람은 언제나 완벽한 순간이 오면 방심을 하게 된다. 그 방심은 몸으로 이어져 큰 동작을 행하게 만든다. 지금의 음소도가 딱 그랬다.

검이 머리 뒤까지 넘어갔다가 내리그어지니 금명하가 그것을 보지 못할 리 없었다.

금명하는 주먹을 내지르며 제발 권기가 발현되기를 기원했다.


“지종삼검(地從三劍)!”


금명하의 바램 대로 주먹에서 권기가 발현되었다.

그 완벽한 권기는 그가 절정에 이르렀음을 알려주듯이 활활 타올랐다.


-캉


금명하의 오른 주먹이 정확하게 검의 옆면을 때리며, 검을 치워내고.


-꽈드드득


바로 이어서 금명하의 왼 주먹이 음소도의 옆구리를 파고든다.


-뻑


마지막으로 금명하의 오른 주먹이 음소도의 턱을 가격했다.


-풀썩


턱을 맞은 음소도은 그대로 정신을 잃고, 스르륵 미끄러지며 쓰러졌다.


“후우···후우···”


금명하가 승리했다. 비록 그의 행색은 땅을 뒹굴고, 발에 차여 더러웠지만 처음으로 한 대결에서 절정의 무인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것이다.

금명하는 이번의 승리가 순전히 운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음소도가 만약 자신을 경계한 채, 조심스럽게 싸웠다면 금명하가 이렇게 권기를 발현해낼 새도 없이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다.

하지만 음소도는 친구들을 도와주러 가야 한다는 생각에 빨리 끝내려다가 동작만 커졌으니 금명하가 그나마 쉽게 상대할 수 있었다.

금명하는 멀리 떨어져 있는 검을 주워 비참하게 고꾸라진 음소도를 향해 다가갔다.


한참 뒤, 음소도가 눈을 떴다. 음소도의 눈에는 뺨을 때리며 자신을 깨우고 있는 금명하가 눈에 들어왔다.


“대체 목적이 뭐냐고!”


음소도는 금명하의 말을 들으며 생각했다.


‘나의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처음에는 그저 십팔산채주의 동생인 적풍걸의 부탁이었을 뿐이었지만 지금은 달랐다.


‘나는 이곳에 무엇 때문에 와 있는 건가···손이 뚫린 것에 대한 복수?

아니다. 무림에서 자신의 목숨을 노리던 자에게 손을 뚫는 것만으로 용서해 준 것은 오히려 내가 감사해야할 일이다.

그렇다면 적풍걸의 복수 때문에?

그것도 아니다. 나는 적풍걸 따위의 부탁을 들어줄 생각은 없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 때문에···’


음소도가 자신이 무엇 때문에 금명하를 노렸는지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언게까기 깨길 거기냐(언제까지 때릴 것이냐)!”


음소도는 순간 당황했다. 금명하가 뺨을 때리고 있을 때는 생각지도 않았기에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다.

헌데 지금 와서 보니 금명하와 싸울 때 턱을 잘못 맞았는지 움직이질 않았다.


“애, 애 억(내, 내 턱)···”


음소도가 고수였다면 자신의 빠진 턱을 알아서 끼워 맞췄겠지만 아쉽게도 음소도는 그 정도의 지식을 갖지못한 사파의 무인일 뿐이었다.

금명하는 음소도가 턱을 움직이지 못하는 것을 보고는 그만 손을 땠다.

아무리 금명하가 망나니여도 턱이 빠진 상대의 뺨을 때릴 정도로 악질적이진 않았기 때문이다.


음소도는 자신의 턱을 맞추기 위하여 고통을 참으며 애쓰고 있고, 금명하는 그런 그를 측은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이 때, 멀리서 그들을 바라보던 방천이 나타나 말했다.


“명하야, 승리했느냐? 어찌···”

“어? 스승님? 괜찮으신 겁니까?”

“허허, 이 스승을 뭘로 보고. 당연히 괜찮지 않겠느냐.”

“하긴···저보다 훨씬 강하신 분이시니깐···그런데 언제부터 계셨던 거에요?”

“네가 저 자의 뺨을 때릴 때부터 있었단다.”

“예? 그런데 왜 안 나오시고 이제 나오셔요?”

“네가 패자에게 무엇을 하는지 지켜 보았단다.”


방천은 금명하가 어찌어찌 버티는 정도라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의 예상을 깨고 금명하는 오히려 음소도를 이겨 버렸다.

방천은 제자가 패자에게 무엇을 하는지 궁금했다.

사악한 마교에서 패자는 당연히 죽는 것이고, 간사한 사파는 패자에게서 뺏았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빼앗고, 의로운 정파에서는 패자에게 자비를 베푼다.

과연 금명하는 어떻게 행동할지 궁금했던 것이다.


방천이 본 금명하는 대결에서 승리하 비록 뺨을 때리긴 하였지만 기절한 적을 깨우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이것은 따지자면 정파의 행동과 가까웠다.

금명하의 성격은 금씨세가의 있을 때의 망나니 금명하가 아닌, 기절한 적을 깨워주는 의로운 금명하가 진짜 성격이었던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뺨을 때려 깨운다는 것이 있었지만 말이다.


방천이 음소도에게 다가갔다. 음소도는 방천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는 긴장했다.

습격하러 왔음에도 인정을 베풀어 살렸 주었는데 또다시 습격하러 온 이를 죽일 것이라는 것은 음소도에겐 당연한 상식이었다.

방천의 손이 위로 올라가고 음소도는 눈을 감았다. 눈을 뜨고 죽는 것보다는 공포를 모른 채 죽는 것이 나을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턱, 턱


방천의 손이 음소도의 턱을 두어 번 때려주자 음소도의 턱이 말짱하게 돌아왔다.

음소도는 멀쩡하게 돌아온 턱을 매만지며 어벙한 표정으로 방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어째서···?”


“나는 사람을 함부로 죽이지 않는다.

명하가 죽였다면 모를까. 나는 네놈을 죽이지 않을 거다.”


방천이 속한 무당파에는 십계라는 것이 존재한다.

십계는 도를 수련하는 모든 문도들이 지켜야 할 10가지의 규율로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살인에 대한 규율인 불살생계이다.

방천은 그러한 규율 때문에 지금까지 음소도를 죽이지 않고 살려준 것이다.


음소도는 자신을 살려주겠다는 말에 어벙한 표정으로 방천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의 질문은 현재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이제 자신이 어떻게 될 지에 관한 것이었다.


“이제 저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방천은 음소도의 질문을 듣고 재밌는 것이 생각났다는 표정으로 금명하에게 귓속말을 하였다.

몇 마디 말을 소곤거리자 금명하도 씨익 웃으며 음소도에게 말했다.


“어이!”


음소도는 자신을 부르는 금명하를 올려다보았다. 금명하는 방긋 웃으며 말했다.


“너는 이제 나와 스승님의 하인이다!”

“예···예?!”


산채삼존으로 불리던 음소도는 이제 겨우 열일곱 먹은 소년의 하인으로 전락해버렸다.


작가의말

예약으로 올리려고 했는데 생각 않고 눌렀다가 삭제하려니 삭제 불가ㅡㅡ

8화 너무 일찍 올라갔습니다. 9화는 저녁 7시 35분 올라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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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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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7화 밝혀진 진실 +2 21.06.01 5,899 71 12쪽
17 16화 뚱땡이를 잡을 계획 +5 21.06.01 5,937 70 12쪽
16 15화 뚱땡이의 실체 +2 21.05.31 6,166 70 12쪽
15 14화 절정 고수의 구걸법 +3 21.05.31 6,350 74 12쪽
14 13화 술이 나를 마신다. +4 21.05.30 6,618 81 12쪽
13 12화 합비 도착 +3 21.05.30 6,957 84 11쪽
12 11화 새로운 부하들 +4 21.05.29 7,163 86 11쪽
11 10화 부상을 입은 친구들 +6 21.05.29 7,679 88 12쪽
10 9화 언령 +4 21.05.28 8,168 91 12쪽
» 8화 부하 아닌 하인 +4 21.05.28 8,449 91 12쪽
8 7화 복수 +5 21.05.27 9,309 96 12쪽
7 6화 산채삼존 +4 21.05.27 10,022 88 12쪽
6 5화 암습 +4 21.05.26 11,196 103 13쪽
5 4화 산적의 실력 +6 21.05.26 12,214 105 12쪽
4 3화 산적의 등장 +4 21.05.26 15,618 106 14쪽
3 2화 강호행 +11 21.05.26 20,000 138 13쪽
2 1화 망나니 둘째 아들 +16 21.05.26 28,501 173 12쪽
1 서장. 금씨세가의 둘째 아들 +13 21.05.26 32,582 178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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