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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감자님의 서재입니다.

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심심한감자
작품등록일 :
2021.05.26 14:16
최근연재일 :
2024.05.12 20:42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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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8,274

작성
21.06.01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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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6화 뚱땡이를 잡을 계획

DUMMY

다음날 아침. 잠에서 깬 금명하는 어느 정도 술이 깼는지 찌뿌둥한 몸을 대충 풀고는 주위를 살폈다.

그의 주위에는 서로 부둥켜안고 자고 있는 3명의 노인이 있었다.

금명하는 인상을 찌푸리며 그들을 발로 툭툭 치며 깨웠다.


“어이, 일어나. 보초 서라니깐 왜 다 자고 있는 거야?”


자신들을 깨우는 소리에 잠에서 깬 음소도 일행이 금명하에게 인사한다.


“금 공자님,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안녕이고 자시고 왜 다 자고 있는 거냐고.”

“예? 그럴 리가? 마지막 순서인 봉이를 깨우고 잤는뎁쇼···?”


그들이 보초를 선 순서는 음소도, 주적구, 우봉 순이었다.

주적구는 분명 우봉을 깨우고, 깬 것까지 확인하고 잤는데 우봉은 자신의 옆자리에서 자고 있었다.


“하···봉아, 그냥 자면 어떡하냐.”

“미안. 너무 졸려서 그만. 하하···”


금명하는 일단 이들이 일어난 것을 확인하고는 온천으로 향하려 한다.

어제는 술기운 때문에 씻지 않았지만 오늘은 술기운도 없으니 씻으려는 것이다.


“씻으러 가자.”

“예? 저희는 어제 씻었습니다만···?”

“뭐야, 그래서 안 씻겠다는 거야?”

“하하하, 물론 아니지요. 위험하지 않을까 하고 그런 것뿐입니다.”

“밤에 다 자는데도 습격하지 않을 걸 보면 또 먹을 것에다 무슨 짓을 하려나 보지. 그니까 빨리 따라와.”

“예···알겠습니다.”


무인은 원래 잘 씻지 않는다. 특히나 강호를 돌아다니는 무인이라면 더욱 그렇다.

무인은 돌아다니면서 바깥의 냄새가 밴다.

자신들이 언제 목표가 될지, 언제 목표를 노릴지 모르니 바깥의 냄새를 유지하기 위해 씻지 않으려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음소도 일행은 그런 것보다 그저 씻는 것이 귀찮은 것뿐이다.

이들은 잘 씻지도 않는데 저녁에 씻고, 아침에 또 씻으라니 너무도 귀찮았다.

하지만 금명하가 명령을 했으니 어쩔 수 없이 씻으러 갈 수밖에 없었다.


온천에서 오랜만에 몸의 피로를 풀고, 기분 좋게 씻은 금명하는 옷을 갈아입고 식당으로 향했다.

이제 가장 중요한 순간이 온 것이다.

금명하는 어떻게 해서든 이곳의 음식을 먹으면 안 된다.

과연 금명하는 어떠한 방법으로 상대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먹지 않을 것인가.


식당에 가 앉으니 객점의 주인이 다가와 금명하 일행을 반겼다.


“아, 오셨습니까. 어제 저녁을 안 드셨다 들었습니다. 죄송한 마음을 담아 듬뿍 준비해드렸는데 아쉽습니다···”


객점의 주인인 뚱땡이가 음소도를 보고 얘기하니 음소도도 그에 맞춰 대답해 주었다.


“하하, 저희 도련님께서 저녁을 안 드신다 하여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도련님이요···?”


뚱땡이가 금명하를 바라보았다. 생김새를 보니 자신보다는 나이가 많아 보였지만 아직 강호로 나올 나이는 아닌 것 같아 보였다.

헌데 금명하의 얼굴이 왠지 모르게 뾰로통하니 이상하다 생각한 뚱땡이가 음소도에게 조용히 질문했다.


“무슨 문제라도 있었습니까?”

“아, 그것이···”


금명하와 음소도 일행은 이곳으로 오기 전 음식을 먹지 않을 수 있는 계획을 짜두었다.


* * * * *


“음 노인. 일단 나는 어리잖아? 그러면 이런 방법은 어때?”

“어떤 방법 말씀이십니까?”

“그냥 내가 여기 음식이 먹기 싫다고 때를 쓰는 거지.

철없는 애라 생각하고 우리들이 알아챈 것을 모를 수 있어.”

“확실히 그럴 수 있겠군요.”

“그래, 그리고 스승님이 이곳을 숙소로 잡았으니 스승님을 다시 만나려면 이곳을 벗어나면 안돼.”

“그렇군요. 그럼 그렇게 하시죠. 다만 걱정되는 점이···”

“뭔데?”

“공자님의 명성이 아직 알려지지도 않았는데 누를 끼칠까 그럽니다.”

“그깟 명성이 뭐가 중요하다고. 아니, 오히려 명성이 더 높아질 수 있어.”

“어째섭니까?”

“어제 이야기를 듣던 중에 이 객점의 지하에 또 다른 공간이 있나봐.

거기서 무슨 일을 벌이는 것 같던데?

어제 들은 바에 의하면 아마 사람을 가두고 죽이는 것 같아.”

“그렇습니까?

“만약 내가 들었던 말들이 사실이라면 포졸들이 잡아가는 것은 네가 아니라 저들이 될 거야.”

“어떤 방법으로 그 사실을 찾으실 겁니까?”

“내가 먹기 싫다고 하니 나만 남겨두고 너는 저 두 명이랑 같이 밖으로 가서 먹을 것들을 사온다고 해.”

“예? 혼자 남으시면 위험하지 않으시겠습니까?”

“아냐, 내가 남아야 네가 다시 돌아올 거라고 생각할 거니까 내가 남는 것이 맞아.”

“음···알겠습니다. 저희는 나가서 무엇을 하면 되겠습니까?”


“너는 나가서 남궁세가에 도움을 청하고 와.

포졸을 불렀다가는 잡히는 건 오히려 네가 될 테니깐.

아, 맞다. 이것도 갖고 가도록 해.”

“이건···?”

“금씨세가 호패야.”


금명하가 준 것은 금씨세가의 사람임을 증명하는 호패였다.

세가의 문양과 가주의 직인이 들어가 있으니 이보다 더 확실한 증명 방법은 없을 것이다.

헌데 호패는 가문을 증명하는 것이니 바깥에 팔아버리거나 한다면 꽤나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다.

음소도는 자신에게 호패를 믿고, 맡기는 금명하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저한테 주셔도 되는 겁니까?”

“주다니? 빌려주는 거야.

너는 딱 봐도 사파의 무인처럼 생겼으니 호패가 없다면 남궁세가가 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잖아.”

“아, 알겠습니다.”


무인은 오랫동안 갈고 닦은 수련을 통하여 항상 몸 안에 기운을 품고 있고, 그 기운은 자연스레 몸 바깥으로 풍겨 나온다.

정파의 인물은 정순한 기운이 풍기고, 사파의 인물은 사기를, 마교의 인물은 사악한 마기를 풍긴다.


음소도는 금명하가 사기를 알아볼 수 있는 줄 알고 놀라웠지만 금명하가 이것을 준 이유는 간단했다.

음소도는 딱 봐도 사파의 인물이다. 몸을 씻었다 하더라도 정파의 인물이라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간사하게 생겼으니 남궁세가가 보자마자 적으로 규명할 수 있다.

호패가 있다면 아무리 사파인처럼 생긴 음소도라도 금명하를 도와준다는 것을 증명해낼 수 있을 것이다.

음소도는 그런 것도 모른 채 금명하의 뛰어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예, 그렇다면 확실하게 계획을 실행하겠습니다.”

“그래. 역으로 잡아보자고.”


* * * * *


이런 계획을 짜 두었기에 금명하는 투정을 부렸다.


“난 매향루의 음식이 먹고 싶다고!”


매향루는 합비에서 음식으로 꽤 이름난 주루이다.

금명하가 합비에 처음왔기에 다른 객점이나, 주루의 이름은 알지 못하니 연궁상방의 상단주가 말했던 주루의 이름을 댄 것이다.

금명하가 떼를 쓰자 그것에 맞추어 음소도가 곤란하다는 듯 말했다.


“하하, 도련님. 이곳의 음식도 맛있을 겁니다.”

“싫다고! 매향루라는 곳이 그렇게 유명하다는데 왜 거기서 먹지 않고 여기에서 먹자는 거야!”

“도련님, 이곳 객점이 숙박으로는 최고를 달리고 있다 합니다. 그러니 음식도 상당히 맛있을 겁니다.”

“됐어! 매향루 음식 사와. 안 그러면 안 먹을 거야.”

“아···알겠습니다. 매향루의 음식을 사오겠습니다.”


음소도는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뚱땡이에게 말했다.


“아이고, 이걸 어쩌죠? 저희 도련님께서 꼭 매향루의 음식을 드셔야겠다고···”


음식을 사와서 먹는 거라면 객점의 음식도 같이 먹이면 되니 뚱땡이는 호쾌히 웃으며 답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요. 가서 사오시지요. 그동안 한 상 차려두겠습니다.”

“예,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뚱뚱이가 음소도를 배웅하려는데 놓치고 있던 것이 생각났다.

음소도는 산채삼존인데 산채삼존이 빌빌 길 정도의 인물이라면 대체 누구일까.

문제가 생길지도 모르니 뚱땡이가 음소도에게 질문을 던졌다.


“헌데 어느 분이시기에 도련님이라 부르시는지요?”

“아, 금씨세가에서 왔답니다.”

“아, 오대세가인 그 곳입니까? 헌데 어제는 왜 거지꼴이셨는지···?”


음소도는 정곡을 찔린 듯 움찔했다. 하지만 이내 자연스럽게 대처하였다.


“하하, 저희가 산적을 만나버렸지 뭡니까. 간신히 몸만 빼돌렸습니다.”

“아, 그러셨습니까. 하하.”


음소도는 소름이 끼쳤다. 뚱땡이는 웃음소리를 내며 웃고 있었지만 눈만은 음소도를 째려보고 있었으니 말이다.


“하하하···호패를 보여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저희가 객점인 만큼 이름난 세가와 친밀해지면 아무래도 교류를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하하.”


음소도는 당황하지 않고 품속에서 호패를 꺼내 주었다.


“하하, 맞습니다.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뚱땡이는 호패를 보고 음소도의 말이 거짓은 아니라 판명했다.

헌데 어째서 금씨세가의 자제가 현상 수배에 등록되어 있는 이들과 함께 다니는 것일까.

심지어 사파의 무인들을 말이다.

뚱땡이는 고민에 빠졌다.

원래는 미혼산으로 모두 잠재울 생각이었지만 저 꼬마놈까지 건들게 될 경우, 자칫하면 금씨세가가 얽혀들 수 있다.


‘그건 안 되지.’


뚱땡이는 금씨세가가 얽혀들지 않을 계획을 생각하다가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어차피 저 꼬마놈이 여기 남는다면 저들은 다시 돌아올 테니 미리 포졸들만 불러 두면 되겠지.’


금명하가 객점에 남아있는다면 산채삼존은 다시 돌아올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포졸들만 불러서 손 안 대고 코를 풀면 되는 것이다.

음소도 일행이 매향루로 음식을 사러 떠나고 뚱땡이가 금명하에게 말을 걸었다.


“안녕하십니까? 도련님.”


금명하는 뚱땡이를 한번 바라보고 눈을 찌푸린 후 다시 고개를 돌렸다.

뚱땡이는 금명하가 자신의 인사를 받았음에도 눈짓 한번만 주고 다시 고개를 돌리자 짜증이 솟구쳤다.


‘감히···나를 무시해?’


뚱땡이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무시를 받아 본 적이 없다.

아버지는 이 일대를 주름잡는 상인이고 자신은 그 피를 이어받은 만큼 비상한 머리를 지니고 있으니 무시를 하면 했지 무시를 당해 본 적은 없었다.

헌데 눈 앞의 애송이가 자신을 무시한다. 뚱땡이는 생에 처음으로 받아본 무시를 간신히 참아냈다.

상대는 오대세가 중 하나인 금씨세가의 자식이다.

아무리 아버지가 이 일대를 주름잡는 상인이라지만 그것이 오대세가와 비교될 수 있을 리 없다.


뚱땡이는 다시 한번 말을 걸어 보기로 했다. 또 한번 무시한다면 자신도 그냥 무시하면 될 일이다.


“이렇게 뵙는 것도 처음인데 매향루의 음식을 드신다면 차나, 술은 저희 객점에서 준비해도 되겠습니까?”


금명하는 뚱땡이를 무시할 생각이었다.

헌데 또다시 말을 걸어오는 것을 보니 뚱땡이가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말도 걸지 못하도록 만들 생각으로 인상을 찌푸렸다.


“꺼져.”


꺼져. 뚱땡이가 살면서 처음으로 들어보는 단어였다.

포졸들도 자신에게 그리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데 누가 감히 합비에서 자신에게 꺼지라고 할 텐가.

뚱땡이의 목표는 음소도 일행이다. 금명하에게는 현상금이 없으니 음소도 일행만 잡아가면 된다.

뚱땡이는 애송이에게 그만 신경 쓰고 포졸이 오는 것을 기다리기로 했다.


“하하, 오늘 살짝 예민하신가 보군요. 그럼 물러나겠습니다.”


뚱땡이가 다른 곳으로 가고 나서야 금명하는 안심할 수 있었다.

이곳은 범죄가 행해지는 장소다. 보안을 유지하려면 평범한 무사로는 지키지 못할 테니 아마 꽤나 고강한 무인을 쓸 것이다.


금명하의 생각은 정확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척을 숨긴 채 금명하를 주시하고 있는 초절정의 무인이 있었으니 말이다.

혹여라도 금명하가 난리를 피우거나, 뚱땡이를 공격하려 했다면 금명하는 이미 죽은 목숨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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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7화 밝혀진 진실 +2 21.06.01 5,906 71 12쪽
» 16화 뚱땡이를 잡을 계획 +5 21.06.01 5,945 70 12쪽
16 15화 뚱땡이의 실체 +2 21.05.31 6,173 70 12쪽
15 14화 절정 고수의 구걸법 +3 21.05.31 6,360 74 12쪽
14 13화 술이 나를 마신다. +4 21.05.30 6,627 81 12쪽
13 12화 합비 도착 +3 21.05.30 6,965 84 11쪽
12 11화 새로운 부하들 +4 21.05.29 7,175 86 11쪽
11 10화 부상을 입은 친구들 +6 21.05.29 7,687 88 12쪽
10 9화 언령 +4 21.05.28 8,177 91 12쪽
9 8화 부하 아닌 하인 +4 21.05.28 8,456 91 12쪽
8 7화 복수 +5 21.05.27 9,317 96 12쪽
7 6화 산채삼존 +4 21.05.27 10,032 88 12쪽
6 5화 암습 +4 21.05.26 11,208 103 13쪽
5 4화 산적의 실력 +6 21.05.26 12,223 105 12쪽
4 3화 산적의 등장 +4 21.05.26 15,631 106 14쪽
3 2화 강호행 +11 21.05.26 20,018 138 13쪽
2 1화 망나니 둘째 아들 +16 21.05.26 28,532 173 12쪽
1 서장. 금씨세가의 둘째 아들 +13 21.05.26 32,613 178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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