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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감자님의 서재입니다.

잘나가는 무림세가의 둘째 아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심심한감자
작품등록일 :
2021.05.26 14:16
최근연재일 :
2024.05.12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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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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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8,274

작성
21.05.3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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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글자
12쪽

13화 술이 나를 마신다.

DUMMY

“뭐부터 보실 겁니까?”


음소도는 금명하를 따라다녀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가고 싶은 곳을 물은 것이다.

금명하는 연궁상방과 함께할 때 방천 때문에 맛있는 음식은 먹지 못하고, 흔한 음식만을 먹어왔기에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었다.


“객점으로 가서 밥 좀 먹자.”

“예, 알겠습니다. 제가 모시겠습니다.”

“어? 여기 잘 알아?”

“합비까지는 처음 와보지만 공자님은 세상에 대한 경험이 적으시니 제가 좀 더 알고 있을 겁니다.”

“호오? 그래, 안내해봐. 맛없으면 각오해.”

“그러시죠.”


음소도는 중원에서 몇 십년을 살아왔다. 그렇기에 맛있는 집을 고르는 법은 간단했다.


‘음식이 맛있으면 손님도 많은 법이지.’


객점에 손님이 많다면 그만큼 음식이 맛있다는 소리다. 음소도는 사람이 많은 객점으로 금명하를 안내했다.


사람들이 들어오자 점소이가 얼른 다가왔다.


“몇 명이십니까?”


금명하는 강호행은 처음이지만 금씨세가에서 뛰쳐나가 마을을 돌아다닐 때에 객점은 꼭 들려봤기에 주문하는 방법 정도는 알고 있었다.


“4명.”

“그럼 자리가···”


점소이가 자리를 확인하니 남아있는 자리가 얼마 없었다.

지금 남아있는 자리들은 혹시나 돈이 될 만한 사람들. 즉, 값비싼 옷을 입고 값비싼 음식들을 시킬 이들을 대비한 자리였지만 무림인들에게는 그럴 수 없다.

무림인들이 만약 자리가 있음에도 거부하였음을 알게 된다면 그 날로 자신은 죽은 목숨일 테니 말이다.

점소이는 없는 자리 중에서도 가장 좋은 자리로 이들을 안내했다.


“저쪽에 앉으시면 됩니다.”

“그래.”


금명하 일행이 자리에 앉고 점소이가 차를 내왔다.

객점에서는 보통 물을 제공하는데 차를 제공한다는 것부터 이 객점이 꽤나 잘 나간다는 것을 증명했다.


“당신들은 합비에 와 본 사람 있어?”


음소도는 합비에 와 본 적이 없었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합비에 와 본 적이 있었다.

헌데 금명하가 이것을 왜 물어볼까?


“예, 있습니다. 헌데 왜 그러십니까?”

“난 이곳에 처음 와 보니깐 뭐가 맛있는지 물어보려고.”

“아, 그런 거였습니까? 합비는 근처에 강이 많고, 호수도 있어 물고기가 맛있습니다.”

“그렇구만. 이봐.”


금명하가 점소이를 부르자 점소이가 얼른 달려왔다.


“이 객점에서 제일 맛있는 게 뭐야?”

“저희 객점은 생선을 주로 해서 구이와 찜, 탕이 잘 나가고 있습니다.”

“그럼 일단 그것들로 내와봐.”

“예, 술은 어떤 걸로 하시겠습니까?”


금명하는 금씨세가에서 밖으로 나오면 기루를 많이 찾아갔고, 술도 마셔봤다. 하지만 그 당시 술은 맛도 없었기에 더 이상은 먹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자신도 강호행을 나온 엄연한 무인이다. 무인이 술도 못 마실 수는 없다 생각했는지 술을 시키려 했다.

헌데 생각해 보니 연궁상방에게서 돈을 받지 못했고, 챙겨 나온 돈은 적었기에 참을 수밖에 없었다.

예전이었다면 난동을 부리며 무전취식 했겠지만 이곳은 금씨세가가 아닐 뿐더러, 금명하도 많이 바뀌었으니이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술은 무슨···그냥 음식이나 내와.”


그 말에 반응한 것은 주적구였다. 주적구는 산적인만큼 술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사람이다.

지금까지는 상단과 같이 다녔으니 술을 못 마셨지만 이곳에서는 술을 먹을 수 있는데 어찌 술을 먹지 않는단 말인가!

술을 먹고 싶은 주적구가 점소이에게 말했다.


“어이, 백주로다가 잔뜩 깔아봐.”

“예, 알겠습니다.”


주적구는 보통 주점에 가면 음식 하나에 백주 2병은 기본으로 마신다.

친구들도 비슷하게 마시니 백주를 잔뜩 깔라고 말한 것이다.

금명하도 술을 다시 마셔보고 싶었으니 가만히 있는데 문득 생각이 들었다.


“근데 당신들 돈은 있지?”


그 말에 음소도와 주적구, 우봉 흠칫했다.

자신들은 부하이니 당연히 금명하가 사줄 줄 알았던 것인데 설마···


“사주시는 거 아니었습니까···?”


다른 곳은 시끄럽기만 한데 금명하가 있는 이 탁자에는 침묵만이 맴돈다.

금명하는 이들이 따라 들어오길래 당연히 돈이 있겠어니 했다. 하지만 그들은 금명하가 사줄 줄 알았기에 따라온 것이었다.


산채의 주인이야, 산채를 운영해야 하니 개인 자산을 허한다지만 녹림에서는 개인 자산을 금한다.

산채삼존은 직위만 높을 뿐 산채주가 아니다. 그 말은 곧 이들은 돈을 모을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돈을 모을 때마다 다른 산에 숨겨두었는데 곧바로 이곳으로 오게 되었으니 돈을 찾아오지 못하여 그들은 현재 무일푼이었다.


음식들은 줄줄이 나오고, 술도 깔려 있는데 그 누구도 먹지 못하고 있다.

침묵만이 맴도는 식탁에서 금명하가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돈도 없으면서 음식과 술을 이렇게 잔뜩 시켰다?”

“으, 음식은 공자님이···”


금명하가 눈을 부릅뜨니 음소도가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대답했다.


“네···”

“돈은 내가 다 내고?”


보통 무림인들은 자신의 부하들에게 돈을 맡겨 음식값을 내게 한다.

윗사람이 부하들을 이끌고 다니니 귀찮게 계산을 할 필요 없이 말이다.

하지만 금명하는 무림 초출이었기에 그런 것을 알지 못했다.

방천은 주인이 부하들이 먹고, 자는 비용을 내주는 것이 무림의 상식이라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금 공자님, 보통 무림에서는 윗사람이 부하들의 음식값까지 모두 계산합니다.”

“아, 그런 거는 몰랐네. 그런데 말이야···”


이제 알려주었으니 금명하가 이해하고, 자신들은 마음껏 먹으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금명하의 대답은 그들의 생각을 벗어났다.


“내가 왜?”


음소도는 금명하의 생각지도 못한 대답에 당황했다.

원래가 그런데 왜냐고 묻는다면 뭐라 대답해야 하는가.

음소도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그래서 어쩔 거야?”

“예···예?”

“음식이랑 술값 어떻게 할 거냐고.”


음식과 술은 깔려 있다. 또한, 음식에서 나는 향을 맡으니 확실히 손님이 많은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음소도는 머리를 굴려 최선의 방법을 생각해냈다.


“공자님, 그럼 저희한테 돈을 빌려주시는 것으로 하면 어떨까요?”

“빌려주는 걸로?”

“예. 돈은 저희가 벌어오는 대로 곧바로 갚겠습니다.”


음소도의 얼굴은 전혀 신뢰가 가지 않았다. 마치 언제라도 배신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쥐상의 얼굴.

금명하는 믿을 수가 없었다.


“내가 뭘 믿고?”

“하하, 일단 음식이 식으니 먹으면서 말하시죠.”


금명하는 음소도가 돈을 갚을 수 있는지 의심스러웠지만 어차피 이 많은 음식들과 혼자서 술을 다 먹을 수도 없기에 일단 먹었다.

먹으면서 어떻게 갚을지 물으려 했는데 음소도가 먼저 말을 꺼냈다.


“금 공자님, 저희는 이래 봬도 절정의 무인입니다. 게다가 저희 세명이라면 초절정의 무인까지 상대할 수 있을 것이니 이 정도 음식값은 금방 벌어올 수 있습니다.”

“그래?”

“예, 물론이죠.”


음소도의 얼굴은 신뢰가 가지 않았지만 그들이 절정의 경지를 이룬 무인이라는 점은 신뢰가 갔다.


‘그래. 절정 무인 3명이서 음식값 벌기가 힘들겠어?’


나중에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면 벌을 주면 될 테니 금명하는 일단 음식을 먹게 했다.


“일단 먹어.”

“흐흐, 알겠습니다.”


금명하는 음소도가 어찌 돈을 벌지 구경하려 했는데 음소도의 표정이 무언가 나쁜 생각을 하는 표정인 것 같았기에 곧바로 말했다.


“설마 녹림에서 하던 것처럼 강도질이나 하려는 건 아니겠지?”


당연히 돈을 빼앗으려던 음소도는 설마 이걸 막을 줄은 몰랐기에 되물었다.


“그, 그럼 어떻게 법니까?”

“하···제 버릇 개 못 준다더니.

뭘 어떻게야? 당연히 정당히 일해서 벌어와야지.”

“아···네, 알겠습니다···”


음소도 일행은 평생을 남의 것을 빼앗으며 살아오며 정당하게 일 해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무엇을 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는데 눈 앞의 금명하를 보자마자 그 생각이 싹 달아났다.


“금 공자님!”


누가 봐도 술에 취한 듯, 피부가 벌겋고, 상체를 왔다갔다 하고 있다.

이전에 금명하가 술을 처음 마셨을 땐 맛이 없었기에 입만 대고 바로 버려 버렸지만 지금은 따라주는 대로 계속해서 마시고 있다.

사실, 금명하의 주량은 백주 반 병 정도밖에 안 되었다.


금명하는 자신이 술에 취했다는 것도 모른 채로 계속해서 술을 받아 마시고 있다.

음소도 일행도 같이 마시고 있었기에 술이 금방 떨어지니 금명하가 새로 주문하려 했다.


“어이, 점소이!”


음소도는 금명하가 취했다는 것을 알아채고 점소이를 물리고 금명하를 일으키려 했지만 금명하는 술을 더 먹겠다며 뿌리치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금명하가 더 취하면 난동을 부릴 것 같아 음소도는 금명하를 계속 일으키려 했다.

계속 뿌리치던 금명하가 짜증을 내며 음소도의 코를 향해 주먹을 꽂아 버렸다.


-빡!


“악!”


음소도가 코를 부여잡고는 비명을 내자 누군가가 다른 탁자에서 소리쳤다.


“노인공경도 모르는 쓰레기가 여기 있구나!”


금명하는 그 말을 한 이를 쳐다보았다.


“예의라는 것도 모르는 놈. 노인들에게 왜 그리 못되게 구는 것이냐?”


금명하는 화 난 건지, 호기심인지 술을 들고는 미소를 지으며 사내에게 걸어갔다.

음소도 일행은 금명하가 무슨 사고를 치려는 것으로 알고, 금명하를 제지하려 했다.


“그만하십쇼!”


금명하가 아무리 술에 취했다 하더라도 금명하는 음소도 일행의 주인이었기에 몸으로 막을 순 없었다.

금명하는 계속 걸어 사내의 앞에 당도했다. 금명하는 그의 앞에서 한참을 웃더니 말을 꺼냈다.


“네옴이 망한 거시냐?(네놈이 말한 것이냐?)”


금명하의 꼬인 발음에도 사내는 그것을 알아들었는지 대답하였다.


“그렇다.”

“네가 온데 나항태 면련이야?(네가 뭔데 나한테 명령이야?)”

“그저 예의가 없기에 지적을 했을 뿐이다.

사람으로 태어났다면 응당 예의라는 것을 익히고, 배웠을 텐데 네놈은 사람이 아닌 건가?”

“모라!(뭐라!)”


금명하의 주먹이 뻗어졌다. 금명하의 주먹은 사내의 오른쪽 어깨를 때렸지만 사내는 한걸음정도 뒤로 밀렸을 뿐. 아무런 피해도 없어 보였다.

사내는 잔뜩 열이 받은 듯 금명하에게 외쳤다.


“놈!”


사내가 뒤로 도는 것과 동시에 뒤차기를 날렸다.


-뻐억!


“꿱.”


그의 발길질이 금명하의 복부를 때렸다. 금명하는 해괴한 소리를 내며 쓰러져 버렸다.

기운을 담지 않은 발길질이었지만 정중앙에 적중하였기에 꽤나 아플 것이다.


금명하가 술에 취해 있고, 발차기가 적중했더라도 사내는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금명하가 검을 차고 있던 것을 보았으니 무인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

무인이라면 기운을 싣지 않은 발길질 따위에 쓰러지지 않을 테니 사내는 반격을 기다렸다.

하지만 어째선지 금명하는 일어나지 않았다.

이상하다 생각한 음소도가 금명하를 확인하니 금명하는 술에 취한 채 잠들어 있었다.


음소도 일행은 금명하를 둘러메고는 사내에게 사과했다.


“대협, 죄송합니다. 이 분이 원래 이런 분이 아닌데···”

“아닙니다. 술에 취한 것 같으니 얼른 데려가시지요.”

“아이고, 감사합니다.”


음소도 일행은 금명하를 챙겨 얼른 나갔기에 사내를 자세히 관찰하지 못했다.


사내가 다시 탁자에 앉으니 같은 식탁의 여자가 말을 걸어왔다.


“웬일로 그냥 보내주셨어요?”

“술에 취한 놈을 상대해봤자 내 기분만 나빠질 테니 말이다.

오랜만에 마실 좀 나왔더니 기분만 잡쳤구나. 이만 들어가자.”

“네, 오라버니.”


그 말을 하며 검을 챙겨 가는 사내의 검에는 남궁세가의 문양이 박혀 있었다.

객점을 나가려는 사내에게 주인이 다가와 말했다.


“공자님, 어디 가십니까?”

“집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헌데 그건 왜 물으십니까?”

“아까 나가신 분들이 남궁 공자님과 이야기하는 것을 보았는데 그분들이 돈을 내지 않고 가셔서요.”


사내가 주먹을 꽉 쥐었다. 음소도 일행이 금명하를 챙겨가면서 계산을 하지 않고 간 것이다.

사내는 어쩔 수 없이 계산을 하며 투지를 불태웠다.


‘그 놈 계산도 하지 않고 갔구나. 또다시 만난다면 각오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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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7화 밝혀진 진실 +2 21.06.01 5,906 71 12쪽
17 16화 뚱땡이를 잡을 계획 +5 21.06.01 5,944 70 12쪽
16 15화 뚱땡이의 실체 +2 21.05.31 6,173 70 12쪽
15 14화 절정 고수의 구걸법 +3 21.05.31 6,360 74 12쪽
» 13화 술이 나를 마신다. +4 21.05.30 6,627 81 12쪽
13 12화 합비 도착 +3 21.05.30 6,965 84 11쪽
12 11화 새로운 부하들 +4 21.05.29 7,175 86 11쪽
11 10화 부상을 입은 친구들 +6 21.05.29 7,687 88 12쪽
10 9화 언령 +4 21.05.28 8,177 91 12쪽
9 8화 부하 아닌 하인 +4 21.05.28 8,456 91 12쪽
8 7화 복수 +5 21.05.27 9,317 96 12쪽
7 6화 산채삼존 +4 21.05.27 10,032 88 12쪽
6 5화 암습 +4 21.05.26 11,208 103 13쪽
5 4화 산적의 실력 +6 21.05.26 12,223 105 12쪽
4 3화 산적의 등장 +4 21.05.26 15,631 106 14쪽
3 2화 강호행 +11 21.05.26 20,017 138 13쪽
2 1화 망나니 둘째 아들 +16 21.05.26 28,532 173 12쪽
1 서장. 금씨세가의 둘째 아들 +13 21.05.26 32,613 178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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