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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빨만렙 님의 서재입니다.

남만에서 돌아온 최강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완결

글빨만렙
작품등록일 :
2021.12.17 15:09
최근연재일 :
2022.02.01 17:00
연재수 :
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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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472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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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18,235

작성
22.01.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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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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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남만에서 돌아온 최강헌터 68

DUMMY

초무기의 뇌전에 전기장치들이 깔끔하게 고장이 났다.

다시는 깨어나지 않았다.

조용히 고기만 먹고 있던 정민재의 얼굴에 다크서클이 내려와있다.


“으아아악”


정민재의 비명이 사무실을 뒤덮었다.

하루종일 영혼을 갈아 작업한 기깔나는 영상이 날아가 버렸다.

정민재의 살기 어린 눈이 초무기를 바라봤다.


“이봐요! 영감님! 어떻게 할 겁니까?

내가 작업한 내 새끼들 어떻게 할거냐고요?”


이한이 엄청나게 살을 붙여서 통역을 했다.

살벌한 분위기에 초무기가 헛기침을 했다.

“크흠! 내가 알고 그랬나. 모르고 그런 것을”

“아하! 정파의 최고수 초무기님께서 설마 발뺌을 하시는 건가요?”

“발뺌이라니! 나를 뭘로 보고 그런 말을 하는 것이냐?

내가 모두 변상을 하면 되지 않느냐?

나는 정파의 협의를 목숨처럼 여기고 사는...”

“네! 그럼 여기 수결을 하시지요.”

열띤 목소리로 정파의 기치를 알리는 초무기의 앞에 종이 한장이 놓였다.

삐뚤빼뚤한 한자로 쓰여진 각서였다.

“이건...”

“각서입니다. 말처럼 공허한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자! 여기 정파의 기치를 담아서 일필휘지 해주시지요.”

“크흠, 나 초무기의 말은 천금보다 무겁고...”

“그러니까 수결해주시라고요.”

볼펜으로 사인을 받은 이한이 각서를 접어 조은지에게 건넸다.

각서를 받고 흔들리는 눈으로 쳐다보는 조은지에게 이한이 말했다.

“이번 기회에 최신형 컴퓨터와 전자기기로 모두 바꾸시지요.

여기 영감님이 모두 사주신답니다.

그런데 혹시 이 영감님 불법체류자인데 어떻게 서류를 좀 만들 수 있을까요?

있을 동안에 모시고 다니면서 몬스터를 때려잡으려면 증명서가 필요할 거 같은데...”


-각서-

나는 물건값을 모두 변상하겠다.

그렇지 못하면 일 년 동안 이한을 도우며 무급 봉사한다.

이것은 정파의 최고수 초무기의 명예를 걸고 하는 약속이다.

만약 지키지 않을경우 초무기는 개똥보다 못한 인간이다.


어딘가 원색적인 각서의 내용을 이한이 읽어주었다.

정파최고수를 무급으로 몬스터사냥기계로 쓸 생각에 신난 이한의 얼굴을 일행들이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형님! 이건 노예계약 아닙니까?”

“저렇게 강한 노예 봤냐?”

“그래도...”

“사회 적응 훈련 시켜줘! 필요한 증명서 만들어줘! 숙식제공에 이정도면 내가 천사지 천사!”

절대로 뒤통수에 난 혹 때문에 심술부리는 것은 아니었다.

야수궁에 끌려가 개고생한 날들을 복수하려는 것도 아니었다.

절대로....


이한은 커다란 컵에 소주를 따르고 맥주병을 살짝 흔들었다.

병입구를 손가락을 살짝 막은 후 거품을 컵에 쏘았다.

-챠아아악


컵에 술이 차오르자 이한이 초무기에게 건네주었다.

“이 술은 소맥이라는 것입니다. 시원하게 한잔 하시지요. 하하하!

이제부터 같이 잘 지내보시지요.

어서 쭈욱 하시라니까요. 하하하”

갑자기 친절해진 이한을 보며 초무기의 눈매가 깊어졌다.

소맥과 이한을 번갈아 보던 초무기가 컵을 받아 쭉 들이켰다.

“흡! 이맛은? 천상의 부드러움이로구나! 조금도 거친 맛이 없어! 허허허!

내가 오늘 개안을 하는구나!”

“하하하! 어르신 한잔 더 하시지요.”

이한이 다시 소맥을 말아 초무기에게 건냈다.

이내 사무실은 왁자지껄한 술판이 벌어졌다.

이한이 새로운 기술을 보여준다며 맥주컵에 소주를 붓고는 젓가락으로 컵의 바닥을 툭 찔렀다.

금세 기포가 컵안에 가득차며 거품이 부글부글 끓어 넘쳤다.

조은지의 이마에는 술 한잔이 고일 만큼 주름이 길게 늘어졌다.


******


다음날, 초무기는 낯선 곳에서 눈을 떴다.

초무기의 품에는 털이 복실복실한 물체가 잡혀있었다.

-코로롱 코로롱 쓰릉 컹

“으헉!”

급히 일어난 초무기의 앞에 커다란 괴물이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이게 뭐지?”

초무기가 주변을 둘러보자, 근처에서 이한이 멀뚱이 쳐다보고 있었다.

“정파최고수라는 분이 그렇게 놀라셔서 되겠습니까?

그 놈은 산달이라는 동물입니다.

동물이라기는 좀 이상하지만 하여튼 그런 겁니다.”

“.....그런데 내 손에 있는 이건 뭐냐?”


초무기의 손에는 종이로 쓴 각서가 잡혀 있었다.


-각서-

나 초무기는 이한과 의형제를 맺는다

나 초무기는 은지만능해결사무소 직원들에게 페라리를 한대 씩 사준다.

나 초무기는 숙식을 제공받는 대가로 이한의 가족을 지켜준다.

어기면 나는 개똥이다.


......

......

......


“그건 어제 형님이 기가막힌 술을 만든 저를 이뻐하시면서 손수 작성해주신 각서 아닙니까? 서체를 보시면 딱 형님이 쓰신 것인 줄 아실텐 데요?

형님같이 높으신 분이 어찌나 똥을 좋아하시던지....무엇이든지 어기면 똥이라고 하시더만요.

나중에는 개똥도 나오고 호랑이 똥도 나오고.....”

“.......”


초무기가 멍한 눈으로 각서를 보다가 갈기갈기 찢었다.

그런 초무기에게 이한이 종이뭉치를 보여주었다.


“그건 복사본입니다.

여기 똑같은 것 백 장 씩 복사해놨습니다.

그리고 이건 스마트폰으로 찍어 놓은 겁니다.

많이도 쓰셨네요.”

이한이 보여주는 스마트폰에는 초무기의 각서가 찍혀있었다.


“이놈! 어제 나에게 무엇을 먹인 것이냐?”

초무기의 손에서 뇌전이 피어올랐다.

잠을 자던 산달이 놀라 일어났다.

-쓰릉! 쓰르응!


“어허! 형님! 각서 또 쓰시려고요.

속 쓰리실 텐데 가서 아침이나 드시지요.

어머니가 해장국 끓여 놨다는데..

얼큰한 국물에 콩나물이 듬뿍 들어가서 속이 시원해지는...”


“크흠, 뭐하는 가? 일단 조반부터 먹고 우리 일을 정리해보지.”


어느새 텐트 입구에 뒷짐을 지고 선 초무기가 이한을 닦달했다.

먹는 것에 진심인 초무기였다.


“어우허! 정말 속이 뻥 뚫리는 시원한 맛이로구나!

허허, 세상에 이런 맛이 존재한다니.”

“입맛에 맞으십니까? 좀 더 드세요.”

초무기가 해장국을 들이마시듯이 먹어 치우자 김명희가 해장국을 한그릇 더 떠왔다.

“감사합니다. 허허”

언어는 통하지 않았지만, 한국인의 정이 가득한 아침이었다.

******

어제 저녁, 술자리가 파한 후 이한은 초무기를 집으로 데려왔다.

조은지만 지내는 사무실에 낯선 사내를 같이 재우기도 이상했고 모텔에 보냈다가는 무슨 사고를 칠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가족들은 이한에게 자초지종을 물었지만 이한은 그냥 아는 사람이라고만 둘러댔다.

며칠 동안만 같이 지내다가 돌아갈 거라고 말씀드리고 옥상 텐트에서 하룻밤을 지냈다.

내공을 주독을 몰아내면 말짱해질 텐데도 초무기는 고주망태로 코를 힘차게 굴며 이한을 괴롭혔다.

다행히 이한에게는 산달이가 있었다.

포근히 감싸 안고 코를 압박하여.......죽든지 코를 못 골든지.....

어떤 방법도 상관없이 더 심해지는 코골이를 피해 이한이 밤새 기로 진공막을 만드는 수련을 실시했다.

기를 삼십 번 중첩하여 열여섯개의 진공막을 만들고 나서야 이한은 선잠을 잘 수 있었다.

잠이 깊이 들면 기가 사라지는 단점이 있었다.


은지만능해결사무소.


조은지가 초무기에게 순간번역기를 내밀었다.

이어 정민재가 브리핑을 시작했다.

은빛으로 번쩍이는 막상 4호를 입고 최신형 스마트텔레비젼 앞에 선 정민재가 시원하게 웃었다.

“하하하하! 저는 정민재입니다.

덕분에 그동안 갖고 싶어도 가지지 못했던 삼숑그룹의 스마트785 텔레비젼을 사게 되었습니다.

초무기대협! 감사합니다. 시에시에”

정민재의 브레이크없는 진행을 보며 이한이 입꼬리를 올렸다.


전자마트에 문이 열리기도 전부터 대기한 정민재는 그동안 노래를 부르던 최신형 컴퓨터와 노트북, 텔레비젼, 테블릿을 트럭으로 싣고 왔다.

조은지는 그동안 초무기의 중국여권과 중국어와 한국어를 번역해주는 최신식 순간번역기를 구매해왔다.

초무기의 중국어를 한국어로 번역해서 말해주고, 다른 사람이 하는 한국어를 중국어로 변환해 들려주는 순간번역기였다.

그것은 모두 초무기의 빚으로 정산되었다.


초무기의 현대사회 적응훈련을 위한 브리핑은 정민재의 화려한 손놀림으로 사무실을 가득채워 나갔다.

-첫째시간 :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우리의 현재를 찾아서

-둘째시간 : 게이트와 몬스터, 던전의 상관관계

-셋째시간 : 현대사회에서 돈을 버는 방법

-보충수업 : 계약의 중요성, 각서의 법적 효력


이한도 잘 모르는 것이 많았다.

알찬 수업을 마치고 점심시간이 되었다.

하루 새 퀭해진 초무기를 위해 이한이 보양식을 먹으러 갔다.

‘흐흐 잘 먹여서 드래곤 한마리만 때려잡아도 남는 장사지.’


“형님! 여기가 바로 한국의 전통보양식 삼계탕을 기가 막히게 하는 곳입니다.

인삼주하고 같이 마시면 밤에 잠을 못 잔다는 전설의 보양식이지요.”

정식브리핑보다 길었던 보충수업으로 인해 피곤한 얼굴이었던 초무기가 삼계탕을 앞에두자, 서서히 살아났다.

“이 쫄깃쫄깃한 식감이라니. 어허! 진한 국물과 조화를 이루는 이 향기. 내 삶은 헛되었도다. 이제야 이런 맛을 알게 되다니.

동생! 한 그릇 더!”

먹방유투버로서의 자질을 엿보이는 초무기였다.

세그릇 째 삼계탕을 먹어치우는 초무기를 보며 이한은 차곡차곡 장부에 금액을 적어나갔다.

더치페이라는 아름다운 풍속은 여전히 한국사회에 내려오고 있었다.

오늘 먹은 것은 고스란히 초무기의 빚으로 기록되었다.

그날 저녁, 이한은 집 근처에 낡고 방음이 잘 안되는 모텔을 한 달 결제했다.

그래도 월풀이 구비되었으며 인터넷과 텔레비젼이 공짜인 모텔이었다.

이한은 월풀욕조, 인터넷, 텔레비젼을 사용하는 방법을 자상하게 알려주었다.

특별히 인터넷은 바탕화면에 유용한 사이트들을 쉽게 접속할 수 있도록 해두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면 빚이 늘어만 가는 무림 최고수 벽력대제 한국살이가 시작되었다.

날이 갈수록 내공이 충만한 초무기의 얼굴에 다크서클이 심하게 내려왔다.

그리고 초무기는 이주호와 친해져서 낮이면 집 마당에서 장기를 두거나 푸딩이와 놀아주며 소일을 했다.

가끔 씩 태희의 손을 잡고 어린이집을 가기도 했다.

오로지 정파의 번영을 위해 가정도 꾸리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왔던 초무기에게는 그동안 한번도 가져보지 못한 평온한 나날이었다.


이한은 군대도 4주는 기초훈련을 한다는 마음으로 초무기에게 한국사회 적응시간을 주었다.

그동안 조은지, 김우영, 이한, 정민재가 주축이 된 초무기길드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게이트 공략 허가를 끊임없이 신청해두었다.

나라소유의 던전도 확인해두었다.


초무기가 이주호에게 한 수만 물려달라고 떼를 쓰고 있던 어느 봄날,

초무기만 모르는 초무기를 앞세운 던전 싹쓸이, 게이트 초토화 작전이 진행 중이었다.


시원하게 해장국을 들이키는 초무기를 보며 이한이 어젯 밤의 추억이 떠오르며 인상이 찌푸려졌다.

‘흉악한 영감탱이. 오늘은 모텔로 보내야겠다.

어이놀자 앱에서 싸고 별점이 낮은 곳으로 찾아서 한달치 끊든지 해야지.

밤새 좋은 소리 들으면서 밤잠 좀 설쳐보라지.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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