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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edpiper 님의 서재입니다.

재 속에서 타오른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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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edpiper
작품등록일 :
2023.12.15 16:24
최근연재일 :
2024.05.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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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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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진흙 연못 위의 흰 오리 아가씨 -10

DUMMY

황후가 마음에 들어했으니, 그 다음의 일은 일사천리로 돌아갔다. 의외로 놀라웠던 것은 노황제가 이 일에서 한 발 물러서 침묵을 지켰다는 것이다. 그는 자녀들을 혼인시킬 떄와는 달리, 손자의 혼약과 혼약 상대에 대해서는 별 의견을 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황궁에 초대되었던 소녀들이 돌아가자마자, 엘라이아도라의 부친인 카스타몬 백작은 그 주변 백작령 세 개를 묶어 총괄하는 파플라고니아의 스트라테고스로 임명되었다.


그래서 알리피아스 가문 사람들은 황제가 직접 쓴 구혼서가 도착한 것에 놀라지는 않았다.


어린 암양의 가죽을 얇게 무두질하여 만든 양피지 위에는 황제가 친필로 써내려간 금빛 글자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이 서신을 가져온 총대주교 필리피노스는 오랫동안 성서 봉독으로 단련이 된 부드러운 목소리로 서신의 전문을 읽은 다음, 그것을 알리피아스 가문의 가주이자 카스타몬 백작, 새로운 파플라고니아의 스트라테고스 필론에게 전해주었다. 총대주교 필리피노스는 먼저 황손비가 될 소녀의 아버지에게 물었다.


“파플라고니아의 스트라테고스, 카스타몬의 백작이자 명망높은 알리피아스 가문의 안티파토스 필론 각하, 그대는 황제 폐하께서 친히 제안하신 이 혼약을 받아들일 의사가 있습니까?”


필론은 생각지도 못했던 파격적인 신분상승에 아직 적응이 덜 된 터였다. 그는 놀라움에 부릅뜬 눈으로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가부를 대답하는 것 조차 황망한 일입니다. 폐하께서 우리 가문에 내려주신 황총이 분에 넘치는 바입니다.”


“그러나 각하께서는 혼약 당사자의 법적 보호자로서 이 혼약에 대해 확실한 의견을 표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건··· 물론입니다. 본인과 본인의 가문은··· 이 혼약을 황송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러자 총대주교는 고개를 돌려 아버지의 곁에 선 소녀를 바라보았다.


“파플라고니아의 스트라테고스, 카스타몬의 백작이자 명망높은 알리피아스 가문의 안티파토스 필론의 장녀인 엘라이아도라 양, 그대는 이 혼약을 받아들일 의사가 있습니까?”


열 두 살의 소녀는 조금 놀란 듯 제 아버지를 올려다보았다. 총대주교와 그의 일행은 소녀의 대답을 재촉하지 않았다. 혼약에 있어서는 당사자와 당사자의 보호자의 동의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그들 사제들은 이 혼약이 법률과 교회의 축복을 받아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증인들이었다.


물론 그들은 소녀가 무언의 압박을 받아 맘에 없는 동의를 표했는지, 진심인지까지는 굳이 구분하지 않는다. 다만 이러한 절차를 꼬박 지키는 것은 전통적으로 이어져 내려온 고대법을 상대로 교회법이 정체성을 확립하는 방식이기에 의미가 있었다. 가부장의 권위가 더욱 강했던 고대에는 아예 자녀의 생사여탈권마저 가부장이 지니고 있었으므로, 딸이 자신의 혼인에 의견을 표명할 기회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소녀가 대답을 머뭇거리자 소녀의 아버지가 재촉하듯 입을 열었다.


“얘야, 무엇을 망설이는게냐? 이 아비도 수도에서 먼 영지에 뿌리박고 사느라 고귀하신 황족 분들의 일은 잘 모른다마는, 듣기로 카이사르 필라레토스 전하께서는 영명하고 관대하여 아직 미성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황제 폐하께서 친히 후계자로 책봉하신 분이라 들었다. 이 아비가 앞으로 십 년을 발 벗고 뛰어도 네게 이보다 더 훌륭한 신랑감을 구해 줄 수는 없을 게다.”


엘라이아도라는 아버지의 눈 속에서 애원 비슷한 것 마저 발견하고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필론은 조금 안심한 표정을 지었다. 미혼의 처녀가 부모가 권하는 약혼자를 거절하려거든 그 상대에게 이미 큰 불명예가 있거나, 존중할 수 없는 성격적 결함이 있을 경우에만 가능했다. 만약에 그런것이 있다고 해도 상대가 카이사르로 대관한 황손이라면 공공연히 드러내어 거절할 수 있었을 것 같지는 않지만, 하여튼 그의 딸은 황실의 구혼을 받아들인 것이다.


소녀는 조그맣게 속삭였다.


“저 또한 이 혼약을 분에 넘치는 것으로 여기고, 또한··· 양 폐하와 황손 전하께서 저의 미숙함과 어리석음을 꺼리지 않으신다면··· 받아들이겠습니다.”


필론은 저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총대주교 필리피노스는 고개를 끄덕이고 웃으며 목에 건 황금 십자가를 들어올리며 말했다.


“이것으로 이 혼약이 지상의 정의와 하늘의 가호 아래 맺어진, 정당하고 축복받은 결합임을 보증합니다! 고대로부터 이어오는 법률이 이 혼약의 적법함을 보증하고, 네아 로메, 헤폴리스의 총대주교 필리피노스 본인이 주님이신 데오스 키리오스를 대신하여 이 혼약을 축복합니다!”


백작가의 구성원들과 황제의 사절들이 소리높여 박수를 치는 가운데, 필리피노스는 자신의 수행원으로부터 가로로 긴 향목 상자 하나를 받아 필론에게 넘겨주며 말했다.


“이것은 두 분 폐하께서 준비하신 것으로, 카이사르 필라레토스 전하께서 혼인을 치르는 날, 그분의 개인 재산으로 증여될 동산과 부동산, 귀중품과 현금의 목록입니다.”


필론은 황송하다는 얼굴로 그 상자를 받아들었지만, 곧이어 근심스러운 기색을 보였다.


“아··· 그런, 그렇군요. 황송할 따름입니다.”


필리피노스는 점잖게 웃으며 그의 근심을 꿰뚫어보듯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나중에 황후 폐하께서 따로 쓰신 서신이 있으니, 그것을 보시면 아실 테지만··· 두 분 폐하께서는 귀 가문의 아가씨 한 분만 보시고 이 혼인을 결정하신 만큼, 아가씨의 혼수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하셨습니다.”


그 말에 필론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이제서야 딸을 훌륭한 신랑감과 맺어주게 된 아버지의 얼굴이 된 필론은 밝은 얼굴로 품에 안았던 상자를 백작가의 집사에게 건네주며 신신당부를 덧붙였다.


총대주교는 다시금 고개를 돌려 긴장으로 약간 굳어있는 어린 소녀를 내려다보았다. 그는 자신을 따르던 복사 소년을 쳐다보았다. 어린 소년은 눈치 빠르게 자신이 들고 있던 작은 보석함을 받쳐올리며 몇 걸음 걸어나왔다. 총대주교는 그것을 엘라이아도라에게 내밀며 말했다.


“그리고 아가씨에게는 황후 폐하께서 친히 이것을 하사하셨습니다.”


그것은 상아로 만들어진 작은 보석함이었다. 상자의 각 모서리에는 섬세한 아칸서스 잎 모양이 귀부인이 걸친 여러겹의 비단 옷자락 모양으로 늘어져 있었고, 상부에는 신을 낳은 어머니, 성모 테오토코스가 온화하게 미소짓고 있었다. 총대주교가 천천히 보석함의 뚜껑을 열자, 그 안에는 짙은 자색의 비단 안감 위에서 찬란하게 빛나는 반지가 있었다.


윗부분을 곡면으로 다듬은 녹주석은 시리도록 푸른 나무 이파리를 비추는 연못물처럼 짙은 초록색을 띄고 있었고, 그 위로는 황금으로 짠 바구니에 담긴 영물의 알처럼 뽀얗게 빛나는 진주가 올라앉은 모양의 황금 반지였다.


“경하드립니다. 카이사리사 엘라이아도라 전하. 녹주석과 진주를 착용할 수 있는 신분이 되셨군요. 이제 앞으로 정식 혼인을 치르고 나면 홍옥도 착용할 수 있는 신분이 되시겠지요.”


소녀는 늙은 사제의 눈치를 보며 손을 내밀어 보석함에 들어 있던 반지를 꺼내 손가락에 끼웠다. 그것을 보던 필리피노스는 안심한 듯한 미소를 지었다. 엘라이아도라는 어색하게 마주 웃으며 아직은 제 손에 헐거운 금반지를 손바닥 안쪽으로 감추었다.


***


그날따라 필라레토스는 자신의 집중력이 손가락 사이의 모래알처럼 빠져나가는 것을 실감했다. 어떻게든 이를 악물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티를 안 내려고 애썼지만, 그보다 나이가 배는 많은 이들에게도 통했을지는 의문이다. 그의 기마술 스승인 레온티노스 경은 그가 등자를 헛디뎌 말의 안장에 정통으로 코를 박을 뻔 하자 단호하게 황손에게 참관수업을 권했고, 필라레토스는 놀라서 벌렁거리는 심장을 애써 무시하며 곁에 자리한 간이의자에 주저앉았다.


자신의 말을 타고 한 바퀴 돌다 온 아스칼라포스는 의형의 곁에 털썩 앉으며 물었다.


“아아, 날씨가 참 좋네. 드디어 형수님 오시는 날인가아?”


“시끄러.”


“아잉, 형은 좋겠다! 그 아가씨가 이제부터 황후 폐하의 피후견인으로서 직접 황궁에서 가르침을 받는다니 앞으로 평생 보겠네! 부러워라···!”


“끄응.”


필라레토스는 깝죽거리는 의동생을 쳐다도 보지 않고 고개를 푹 숙인 다음 앓는 소리를 내었다. 그도 사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대단히 심란한 기분이었다. 자기 자신이 보기에도, 또 그의 조모가 보기에도 괜찮아 보였으니 결국 그 소녀가 자신의 약혼녀로서 입궁하게 된 것일 텐데. 막상 일이 이렇게 확정되고 나니 이유없이 불안하고 조바심나는 것이, 이제는 아예 ‘이것이 최선이었나’같은 패배주의적인 망상마저 드는 것이다.


아스칼라포스는 본격적으로 놀려보기도 전에 데친 푸성귀마냥 축축 늘어지는 의형을 보고 걱정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형. 결혼한다고 인생 끝나는 거 아니야.”


필라레토스는 누구에게나 인생에 한 번쯤은 찾아오는 불가피한 우울 같은 것이 대폭 걷어지는 것을 느끼며 대답했다.


“꺼져.”


아스칼라포스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새침한 표정으로 버럭 외쳤다.


“흥이다! 난 새 형수님 오시는거 구경 가야지!”


“야! 기다려!”


아스칼라포스는 뒤에서 필라레토스가 뭐라고 소리치든 들은 척도 않고 어린 망아지마냥 폴짝폴짝 뛰면서 황후궁이 있는 방향으로 달려갔다. 정작 그를 따라잡은 필라레토스는 다시금 주변의 눈치를 보느라 한없이 발걸음이 가벼운 의동생을 쥐어박아가며 걸음을 늦추고 있었다. 아무리 약혼자라도 그렇지, 약혼녀가 막 입궁하는 자리에 헐레벌떡 뛰어들어오면 얼마나 체신머리 없어 보이겠는가.


‘··· 뭐 이제는 정당한 약혼자가 되었으니, 그리 내외할 필요는 없을지도··· 그리고 공식적으로 황실의 여러 어른들께 선보이는 자리이니, 나도 약혼자로서 함께 있어 주는 것이 보기 좋겠지.’


그는 처음부터 승마 수업도 받지 말 걸 그랬다고 후회하며 옷의 앞자락을 두 손으로 쓸어내렸다. 말에 오르기도 전에 열외되었기에 옷에는 구김 하나 없었지만, 몸을 쓰는 수업이라고 장신구 하나 걸치지 않은 채였다.


“이거··· 이런 차림새로 어른들 앞에 나가도 될까?”


아스칼라포스는 뭐라고 핀잔이라도 주려다가 꾹 참았다.


‘그래도 약혼자로서는 처음 만나는 자리인데 신경 좀 쓰고 싶은 모양이지?’


그의 의형은 그보다 겨우 한 살 많은데도 집안 어른들의 과중한 기대와 본인이 지닌 예민함 때문에 제 나이보다 조숙해져 버린 소년이었다. 그는 누구에게도 흠 잡히지 않으려다보니 누구보다도 친애하고 경애하는 조부모를 대할때조차 스스로를 솔직하게 내보이지 못했다. 그래서 아스칼라포스는 필라레토스가 약혼녀를 대하기에 앞서 눈에 띄게 심란해 하는 것이 차라리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아, 옛날에는 형의 이런 모습 나만 볼 수 있었는데··· 사실 날 만만하게 봐서 그런 걸 수도 있겠지만 말이야. 하여튼 앞으로는 우리 형이 우리에 갇힌 곰마냥 안절부절 못 하는 모습을 아는 사람이 하나 더 생길거라 생각하니 조금 아쉽네.’


아스칼라포스는 의형을 응원하듯 방긋 웃으며 말했다.


“형은 그대로도 괜찮아! 충분히 미남이야!”


“이 자식이 왜 날 칭찬하지?”


“··· 아니 칭찬을 해 줘도 불만이야? 아 정말 갓 약혼한 남자의 비위는 참 맞추기 어렵군요. 결혼이라도 했다간 새신랑 변덕에 버티겠나 이거.”


“그런 말이 어딨어, 자식아!”


“아 그렇게 신경쓰이면 형의 처소에 들려서 목욕까지 싹 하고 새 옷 걸치고, 어디 왕관까지 쓰고 가시던지요!”


필라레토스는 해의 위치를 눈으로 대충 가늠하며 아쉬운 듯 중얼거렸다.


“아, 아니 뭐 잠깐만 들릴 건데 뭐······.”


그들이 황후궁에 다다르자, 상당한 인파가 입구쪽에 반원형으로 둘러선 모양이 보였다. 얼굴들이 낯선 것을 보니, 대부분은 황손의 약혼녀를 수행하고 온 카스타몬 백작가의 사람들인 모양이었다. 그들은 가벼운 옷차림이지만 자색 망토를 두르고 황금띠를 이마에 두른 소년을 보고 눈치 빠르게 허리를 숙이며 몇 발짝씩 물러섰다.


필라레토스는 곧바로 정면을 바라보았다. 그의 조모가 자신을 향해 방긋 웃으며 손을 맞잡고 있던 소녀에게 몇 마디 건네는 것이 보였다. 황후와 마주보고 서 있던 소녀는 약간 주춤거리며 조심스럽게 반 바퀴쯤 몸을 돌렸다. 엘라이아도라는 필라레토스를 알아보았던 듯 하지만, 곧바로 몸을 돌려 황후에게 절을 올린 다음 그 자리를 떠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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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진흙 연못 위의 흰 오리 아가씨 -12 24.05.03 11 2 12쪽
61 진흙 연못 위의 흰 오리 아가씨 -11 24.04.28 13 2 14쪽
» 진흙 연못 위의 흰 오리 아가씨 -10 24.04.27 17 2 13쪽
59 진흙 연못 위의 흰 오리 아가씨 -9 24.04.26 15 2 13쪽
58 진흙 연못 위의 흰 오리 아가씨 -8 24.04.21 23 2 13쪽
57 진흙 연못 위의 흰 오리 아가씨 -7 24.04.20 19 2 13쪽
56 진흙 연못 위의 흰 오리 아가씨 -6 24.04.19 21 1 12쪽
55 진흙 연못 위의 흰 오리 아가씨 -5 24.04.14 24 2 12쪽
54 진흙 연못 위의 흰 오리 아가씨 -4 24.04.13 27 1 13쪽
53 진흙 연못 위의 흰 오리 아가씨 -3 24.04.12 25 2 12쪽
52 진흙 연못 위의 흰 오리 아가씨 -2 24.04.07 29 2 12쪽
51 진흙 연못 위의 흰 오리 아가씨 -1 24.04.06 33 1 13쪽
50 철학, 하지 않겠는가 -7 24.04.05 29 3 12쪽
49 철학, 하지 않겠는가 -6 24.03.31 30 2 13쪽
48 철학, 하지 않겠는가 -5 24.03.30 28 2 13쪽
47 철학, 하지 않겠는가 -4 24.03.29 31 2 13쪽
46 철학, 하지 않겠는가 -3 24.03.24 33 3 13쪽
45 철학, 하지 않겠는가 -2 24.03.23 29 2 12쪽
44 철학, 하지 않겠는가 -1 24.03.22 28 4 14쪽
43 훌륭한 귀부인의 소양 -6 24.03.17 34 4 12쪽
42 훌륭한 귀부인의 소양 -5 +1 24.03.16 35 3 14쪽
41 훌륭한 귀부인의 소양 -4 24.03.15 36 2 13쪽
40 훌륭한 귀부인의 소양 -3 +1 24.03.10 41 4 13쪽
39 훌륭한 귀부인의 소양 -2 24.03.09 41 2 12쪽
38 훌륭한 귀부인의 소양 -1 24.03.08 46 3 12쪽
37 정쟁의 결론은 정략혼 -5 24.03.05 47 3 12쪽
36 정쟁의 결론은 정략혼 -4 24.03.05 44 2 13쪽
35 정쟁의 결론은 정략혼 -3 24.03.03 49 2 13쪽
34 정쟁의 결론은 정략혼 -2 24.03.01 59 3 13쪽
33 정쟁의 결론은 정략혼 -1 24.02.18 62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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