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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 속에서 타오른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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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edpiper
작품등록일 :
2023.12.15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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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8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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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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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진흙 연못 위의 흰 오리 아가씨 -7

DUMMY

엘라이아도라는 자신의 처소에 도착하자마자 카스타몬에서부터 따라온 유모와 시녀들을 닦달했다. 아몬드를 일부러 거칠게 간 것에 곱게 간 밀을 넣고 수선화 향을 넣은 것을 얼굴에 문질러 닦아내니, 땀먼지가 씻겨나가면서 안면에 은은한 향내가 맴돌았다. 소녀는 조금이라도 빨리 몸단장을 마치고 싶었지만, 모든 준비를 마치고 한 쪽 팔에 류트까지 품에 안고 나온 것은 결국 거의 한 시간 정도는 지난 뒤였다.


“하아, 하아, 칼, 혹시 많이 기다렸어요?”


지겨워서 상체만 이리저리 비틀고 있었던 아스칼라포스는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는 듯 벌떡 일어나며 대답했다.


“아뇨! 뭐 금방 오셨네요. 그러면 서둘러 가 보실까요?”


“네, 좋아요!”


두 사람은 거의 뛰듯이 빠른 걸음으로 다른 공녀들이 모임을 갖는 에클레시아 테오토코스로 향했다. 공녀들의 공연은 황후궁에 정면으로 맞닿아 있는 백리향 분수 정원에서 이루어질 예정이었으나, 무리별로 선보일 기예가 다르고 또 그네들끼리도 경쟁하는 처지라 다른 이들이 볼 수 있는 곳에서 연습을 하지는 않는 편이었다. 아가타 레카피나와 다른 공녀들은 악기연주와 노래를 선보이는 만큼 황궁 내부에 있는 교회 공간을 주로 이용했다.


엘라이아도라는 혹여라도 다른 이들의 연습에 방해가 될까봐, 아주 천천히 교회 문을 몸으로 밀며 들어갔다. 다행히도 공녀들은 휴식중이었던 듯, 누군가 들어오는 기색을 금방 눈치채고 그녀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다들 굉장히 의아하다는 표정이었다.


엘라이아도라는 다시금 천성적인 수줍음이 고개를 드는 것을 느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 여러분··· 제가 여러분의 연습을 방해한 건 아니길 바래요. 저··· 여러분이 요구하신 대로, 정원 열 바퀴를 돌고 찾아왔어요······.”


아스칼라포스는 재빨리 소녀를 따라 교회 문 안으로 들어서며 그녀의 말을 보증했다.


“으흠, 황후 폐하를 시중드는 소인이 카스타몬의 엘라이아도라 알리피아 아가씨의 말을 보증합니다.”


소녀들은 아스칼라포스에게 오래 눈길을 주지 않았다. 그녀들의 시선은 환관 소년을 스치듯이 지나가, 엘라이아도라에게 잠시 머물더니 다시금 자기들끼리 얽히기 시작했다. 가장 많은 이들의 시선을 받았던 것은, 아무래도 그들 무리의 대표자 역할을 하던 아가타였다.


아가타는 갑자기 입가를 손으로 가리고 웃어젖혔다.


“아하하, 아하하하하! 호호호호호!”


그녀를 둘러싸고 있던 다른 소녀들도 따라서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 아하하하하!”


“오호호호!”


엘라이아도라는 눈만 크게 뜬 채, 그 자리에 얼어붙어 버렸다.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그녀는 알 수 없는 어떤 이유로 그녀를 둘러싼 채 소리높여 웃고 있었다. 엘라이아도라는 갑자기 머리 한 쪽을 강하게 얻어맞은 듯 현기증으로 눈앞이 핑 돌았다.


“오호호호호!”


누구의 웃음소리인지는 알 수 없지만, 째지는듯한 웃음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성가대의 노랫소리가 교회 전체로 잘 울리도록 얹혀있는 거대한 둥근 돔 지붕은 소녀들이 내는 웃음소리마저도 증폭시키는 것 같았다. 엘라이아도라는 힘겹게 고개를 들어 아가타가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아가타는 참으로 가소롭다는 얼굴로 그녀를 마주 바라보고 있었다.


아가타는 어느 새 소리내어 웃던 것을 멈췄지만, 만면에 비웃음을 띈 채로 다른 소녀들에게 말했다.


“여러분, 알리피아 양이 알려준 대로 오늘의 연습 시간이 끝난 것 같네요. 우리 이제 잠깐 목을 축이러 가 볼까요? 제가 제 시녀들을 시켜 자리를 마련해 두었답니다.”


말을 마치자마자 아가타는 가벼운 걸음걸이로 엘라이아도라를 스치듯이 지나쳐 교회를 빠져나갔다. 다른 공녀들도 질세라 고개를 뻣뻣이 들고 그녀를 따라 나가버렸다. 참으로 우습다는 듯 마저 비웃음을 던지며 나가는 공녀들도 있었다.


엘라이아도라는 그녀들이 다 나간 다음에야 간신히 바닥에 주저앉아 숨을 헐떡였다.


누구를 붙잡고 다시 물어볼 필요도 없는, 완벽한 거절이자 배제였다.


아스칼라포스는 안타까운 얼굴로 주저앉은 소녀의 뒤통수만 바라보며 마른 침을 삼켰다.


공녀들 중 누구도 대놓고 거절의 말을 남긴 이는 없었다. 그럴 일도 없겠지만, 누군가 이 일을 추궁한다 해도 그녀들은 그저 웃기만 했을 뿐이라 변명할 것이다. 만약 엘라이아도라가 아가타에게 직접적으로 계약 이행을 추궁했더라면··· 하지만 소년은 창백하게 질린 소녀의 옆얼굴을 보고 그런 생각을 접었다. 아무리 내성적이고 수줍음이 많은 소녀라도 그녀 역시 엄연히 귀족가의 영애로 자란 아가씨였다. 이미 분위기로 본인이 배제당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을텐데, 그네들에게 매달려 약속 이행을 갈구하는 것은 스스로의 존엄을 뿌리채 내던지는 것과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의 의형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들은 진심으로 그 소녀를 받아들여 주지는 않을 걸. 괜히 힘 빼지 말라고 전해라.’


소년은 어쩔 줄 몰라 속으로만 애타하다가 간신히 한 마디를 꺼낼 수 있었다.


“저··· 아가씨, 아가씨의 유모님과 시녀분들을 불러다 드리겠습니다. 이제 그만 처소로 돌아가시지요.”


“······”


소녀는 얼어붙은 듯 그 쪽을 돌아보지도 않았다. 아스칼라포스는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힘겹게 교회 밖으로 나왔다.


***


필라레토스는 무심한 얼굴로 황후궁을 향해 걷고 있었다. 어머니에게 약속한 것도 있고, 소녀들이 아양하는 듯한 얼굴로 일제히 자신을 바라보며 기예를 펼치는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은 내키지 않아 거듭 사양해온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조모가 애원하듯 자신을 바라보는 데에는 이기지 못했다. 그의 할머니는 황가 출신 황녀였다. 그녀에 비한다면 상대적으로 신분이 낮은, 결국 황제가 된 남편에게도 그런 표정을 짓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조모가 달래고 싶은 것은 손자가 아니라 조모 자신이리라 생각했다.


한 치도 흐트러짐 없이, 완전한 권력을 죽기까지 보장받았지만 자신이 죽은 뒤에는 어찌 될지 모르는 상황.


한 번도 자신이 살아온 방식에 의심을 품어 본 적이 없었던 야심만만한 이도, 나이가 들면 자신의 삶에 회의가 생기는가.


그래서 그의 조모는 손자의 반려만큼은 자식들을 짝지울 때와 달리, 손자의 의향을 최대한 반영하려 노력하는 모양이었다. 필라레토스는 눈꺼풀을 살짝 내리깔며 속으로 혀를 찼다.


‘난 그저 성가시게 굴지만 않는다면 누구라도 상관 없을 것 같은데.’


그 때, 그의 상념을 파고들듯 희미하게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다. 그는 잠시 멈춰 서서 고개를 갸웃거리며 한 발짝 뒤에서 그를 따라오던 네스토르에게 물었다.


“누가 여기에서 연주를 하지? 공연장은 아직 멀었지 않으냐.”

네스토르도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이었다.


“소인도 잘 모르겠습니다. 혹시 공녀분들 중 누군가가 이 근처에서 연습을 하시는 걸까요?”


필라레토스는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시선을 던졌다. 해가 진 뒤라 열주마다 어둠을 밝히기 위해 횃불이 타오르고 있었지만, 불그스름한 광원 너머로 보이는 것은 빽빽하고 어두운 정원수 그늘 뿐이었다. 나뭇잎들이 서로 사각거리는 소리 사이로 희미한 리라소리와 정체를 알 수 없는 미묘한 소음이 섞여 흘러나왔다.


“여긴 공연장과 너무 동떨어진 장소인데.”


“소인이 알아보고 오겠습니다.”


“그래, 음, 아니다, 같이 가 보자꾸나.”


필라레토스는 갑자기 말을 바꾸며 자신의 수행원들 사이를 헤치고 회랑을 빠져나왔다.


“아, 아니 카이사르께서 굳이······”


“괜찮다. 어차피 너무 이르게 길을 나선 것 같아서 말이지.”


그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네스토르를 거느리고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향했다. 백리향나무 몇 그루를 헤치고 잔디밭을 조금 걷자, 그에게도 익숙한 공간이 드러났다. 흰 대리석 타일로 테두리를 짜고, 바닥에는 색색깔의 잉어가 물에 떠 있는 모습을 모자이크로 묘사한 인공 연못이 있는 정원이었다. 그 곳에는 두 명의 시녀를 거느린 엘라이아도라가 등받이 없는 청동 간이의자에 앉아 거북이 등껍질로 만든 리라를 안고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녀의 노랫말에 화답을 하듯, 그녀의 앞자리에는 흰 오리 여러마리가 몰려앉아 날개를 치고 꽥꽥거리며 종종거리고 있었다. 필라레토스는 저도 모르게 웃어버렸다.


“하하하, 훌륭한 청중을 두셨군요. 아가씨.”


엘라이아도라는 벌떡 일어나 꾸벅 고개를 숙인 다음 배시시 웃었다. 그래도 몇 번은 보아 얼굴을 익힌 상대라 수줍음보다는 반가움이 앞서는 모양이었다.


“안녕하세요, 필. 사실은 바닥에 모이를 좀 뿌렸어요.”


“저녁을 먹으면서 음악도 즐기다니 대단히 교양있는 오리들이군요. 황족 못지 않네요.”


“네! 황궁에 사는 오리들이니까요. 필은 어쩌다가 이 쪽으로···? 아아··· 황후 폐하의 위문공연으로 가시는 길인 모양이군요.”


엘라이아도라는 필라레토스의 옷차림을 훑으면서 대강 짐작했다. 필라레토스는 양 어깨에서부터 등 한복판까지 이어지는 기하학적인 형태의 금실 자수가 들어간 흰 투니카에 붉은 홍옥이 박힌 허리띠를 메고 있었는데, 그의 신분을 드러낼 만한 표지는 발목까지 오도록 길고 도톰하게 짠 자색 망토밖에 없었다. 필라레토스는 재빠르게 망토를 등 뒤로 젖혀 황실의 문장이 새겨진 자수장식(Tablion)을 안보이게 넘기면서도 속으로 생각했다.


‘이미 해가 진데다, 불빛도 불그스레해서 옷 색깔이 잘 보이지는 않겠지만 그걸 감안해도 참 둔한 데가 있는 사람이야.’


하지만 둔하다고 해서 상처를 받지 않는 것은 아닐테다. 그를 보고 또래 소녀들에게 배제당한 일을 떠올렸는지, 엘라이아도라의 얼굴에 조금 슬픈 기색이 떠올랐다. 소녀는 재빨리 주머니를 뒤져 낱알들을 손에 쥔 다음, 둘러앉은 오리들에게 뿌렸다. 살이 토실토실한 오리들이 저마다 날갯짓을 해 가며 뒤엉키는 바람에 흰 깃털이 요란스레 흩날렸다. 소녀는 배 곯는 오리가 없게끔 여기저기로 모이를 뿌리면서 들릴 듯 말 듯 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미안해요. 조언을 많이 해 주셨는데.”


“미안할 것 까지야··· 그래도 생각했던 것 보단 괜찮아 보이는군요.”


“저요?”


“네.”


소녀는 배시시 웃었다. 그녀는 손바닥에 남은 낱알들을 발치에 모여앉은 새끼 오리들에게 털어주며 말했다.


“슬프긴 한데, 조금 속이 시원하기도 하네요.”


“그래요?”


“네. 제가 어떤 노력을 해도, 저들은 절 받아들여 줄 생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니까요.”


“··· 그러면 오히려 더 슬프지는 않나요?”


“조금··· 슬프기는 하죠. 그런데, 노력해서 되지 않는 일이란 건··· 달리 말해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 뜻도 되는 것 같아서요. 두 사람의 도움도 받았는데, 이런 말을 하는 건 좀 염치없는 일일까요?”


“별로. 그런 건 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자 소녀는 고개를 들어 정원을 두르고 있는 회랑의 지붕 너머로 시선을 던졌다. 아마도 공연장이 있는 방향이었을 것이다. 소녀의 큰 눈망울이 일렁이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꿋꿋하게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으려 애쓰며 입을 열었다.


“처음에는 제가 그녀들과 친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아서, 누군가 알아서 내게 다가와주길 원했기 때문에, 제가 그녀들과 친해질 수 없었던 것이라 생각했거든요. 그건 제가 게으르고 소심했던 것이 맞아요. 음··· 하지만······ 그녀들은 제가 한 노력을 가치없는 것 처럼 취급했으니, 아마 처음부터 절 받아들여 줄 마음이 없었던 것이지요?”


소녀의 얼굴은 그럭저럭 침착한 모양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목소리는 볼품없이 떨리고 있었다. 필라레토스는 차분히 긍정해주었다.


“예. 확실히.”


소녀는 그제서야 힘없이 웃으며 한 층 낮아진 목소리로 가만히 말을 이었다.


“저는 대단한 사람은 못 되지만, 그래도 아버님 어머님의 딸로, 백작가의 장녀로 모자람 없는 돌봄을 받으며 자랐어요. 저는 위엄있게 행동할 줄은 모르지만, 그렇다고 비굴할 순 없어요. 나를 가치없다 여기는 이들에게 비위를 맞추듯 굴종할 수는 없어요. 그건 그저 나 하나만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나를 기르고 돌보아 준 사람들, 나의 가문까지 욕보이는 것이니까.”


소녀는 눈물이 가득 어려 흔들리는 것 처럼 보이는 두 눈을 하고도 똑바르게 앉아 그렇게 말했다. 필라레토스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뚝 떨어질 것 같은 얼굴의 소녀에게서 진정으로 귀족적인 고결함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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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어린 카이사리사, 작은 황후 -1 NEW 3시간 전 1 0 12쪽
62 진흙 연못 위의 흰 오리 아가씨 -12 24.05.03 12 2 12쪽
61 진흙 연못 위의 흰 오리 아가씨 -11 24.04.28 13 2 14쪽
60 진흙 연못 위의 흰 오리 아가씨 -10 24.04.27 17 2 13쪽
59 진흙 연못 위의 흰 오리 아가씨 -9 24.04.26 15 2 13쪽
58 진흙 연못 위의 흰 오리 아가씨 -8 24.04.21 23 2 13쪽
» 진흙 연못 위의 흰 오리 아가씨 -7 24.04.20 20 2 13쪽
56 진흙 연못 위의 흰 오리 아가씨 -6 24.04.19 22 1 12쪽
55 진흙 연못 위의 흰 오리 아가씨 -5 24.04.14 24 2 12쪽
54 진흙 연못 위의 흰 오리 아가씨 -4 24.04.13 27 1 13쪽
53 진흙 연못 위의 흰 오리 아가씨 -3 24.04.12 25 2 12쪽
52 진흙 연못 위의 흰 오리 아가씨 -2 24.04.07 30 2 12쪽
51 진흙 연못 위의 흰 오리 아가씨 -1 24.04.06 33 1 13쪽
50 철학, 하지 않겠는가 -7 24.04.05 29 3 12쪽
49 철학, 하지 않겠는가 -6 24.03.31 30 2 13쪽
48 철학, 하지 않겠는가 -5 24.03.30 28 2 13쪽
47 철학, 하지 않겠는가 -4 24.03.29 31 2 13쪽
46 철학, 하지 않겠는가 -3 24.03.24 33 3 13쪽
45 철학, 하지 않겠는가 -2 24.03.23 29 2 12쪽
44 철학, 하지 않겠는가 -1 24.03.22 29 4 14쪽
43 훌륭한 귀부인의 소양 -6 24.03.17 34 4 12쪽
42 훌륭한 귀부인의 소양 -5 +1 24.03.16 35 3 14쪽
41 훌륭한 귀부인의 소양 -4 24.03.15 37 2 13쪽
40 훌륭한 귀부인의 소양 -3 +1 24.03.10 41 4 13쪽
39 훌륭한 귀부인의 소양 -2 24.03.09 42 2 12쪽
38 훌륭한 귀부인의 소양 -1 24.03.08 46 3 12쪽
37 정쟁의 결론은 정략혼 -5 24.03.05 48 3 12쪽
36 정쟁의 결론은 정략혼 -4 24.03.05 44 2 13쪽
35 정쟁의 결론은 정략혼 -3 24.03.03 49 2 13쪽
34 정쟁의 결론은 정략혼 -2 24.03.01 59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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