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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조 재벌가 첩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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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작가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8.28 10:13
최근연재일 :
2024.09.19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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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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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9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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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글자
12쪽

23화 요구르트

DUMMY

***


서연 증권 명동지점.



명동에 위치한 증권사들은 여전히 강현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었다.


“이름! 나이! 내가 물어다 줬으면! 니들이 찾아야 될 거 아니야! 사람이 몇인데 아직도 애 하나를 못 찾고 있는 거야!”


서연 증권 지점장은 목에 핏대를 잔뜩 올린 채 직원들을 볶음밥처럼 달달 볶고 있었다.


“스무 살도 안 된 솜털 보송보송한 애가 삼강정유 주식으로 거의 4배를 벌었어! 니들 눈에는 아직도 이게 뽀로꾸로 보여?”


일찌감치 재목을 알아본 증권사들은 강현을 어떻게든 붙잡아두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문제는 한정적인 정보였다.

이들이 알고 있는 건 고작 이름과 나이가 전부였다.


조용히 경청하던 한 직원이 조심스레 손을 들며 말했다.


“지점장님. 혹시 본사에서 무슨 지시라도 내려왔습니까?”

“장학금을 쏟아붓든 뭘 주든 반드시 잡아두라고 사장님께서 직접 지시 내리셨어. 미주알고주알 설명 더 해줄까?”

“아닙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 친구는 천재라고 천재! 절대 우연이 아니야! 그런 인재가 우리 서연 증권 미래를 이끌어 가는 거야!”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얼굴도 모르는 친구를 찾으려면 흥신소에 의뢰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답답한 지점장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니까 그건 니들이 해야지! 밥 떠먹여 줬으면 됐지 씹어서 아예 목구멍까지 넣어줄까?”


설기철의 친구 이세현은 심각한 얼굴로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다.


강현을 직접 만나고 싶은 마음은 다른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걸리는 부분은 바로 출생의 비밀이었다.


삼강그룹은 첩의 자식이라는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지 않도록 보안을 철저히 하고 있었다.


특히 설대호 회장은 이 부분에 대해 민감한 만큼 섣부른 판단을 내릴 수 없었다.


만약 강현이 세상 밖으로 드러나게 될 경우 잡음을 완전히 통제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내가 괜히 움직이면 기철이도 강현이도 곤란해질 수 있어······.’


이성은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고 있었지만, 뜨거운 심장은 정확히 그 반대편을 가리키고 있었다.


‘만약 다른 증권사에서 먼저 채가면 어쩌지? 그럼 죽도 밥도 안 되는 건데······.’


한참 동안 고심하던 이세현이 조용히 손을 들었다.


“이 부장. 무슨 할 말이라도 있어?”

“어쩌면 찾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뭐? 설강현을 찾을 수 있다고? 진짜야?”

“아직 확답드릴 수 없지만, 여기저기 찔러볼 생각입니다.”

“말만 해. 필요한 거 뭐든 다 지원해줄게. 애들 붙여줄까? 아니면 차라도 갖다 줘?”

“그것보다 시간이 넉넉히 필요합니다.”


기쁜 소식에 환한 미소를 지은 지점장이 말했다.


“며칠이면 되겠어? 일은 신경 쓸 거 없고 그 천재만 무조건 만나면 돼. 이 부장도 승진은 걱정 안 해도 돼.”

“이틀만 시간 주십시오. 한번 시도해보겠습니다.”

“좋아! 역시 이 부장이야! 지금 바로 출발해도 돼.”

“알겠습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이세현은 곧장 택시에 올라타 동교동으로 향했다.


“손님. 여기서 내려드리면 될까요?”

“예. 기사님. 횡단보도 앞에서 세워주십시오.”


한달음에 달려왔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아무것도 없었다. 흡사 건초더미에서 바늘을 찾는 격이었다.


주위를 둘러보던 이세현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놀이터가 보이는 사거리······. 기철이가 말한 게 맞다면 이 부근이 확실한데······.”


설기철에게 물어본다 한들 대답해줄 리 만무했다. 몇 년 전 술에 취한 친구의 말을 지도 삼아 무작정 강현 찾기에 나섰다.


“실례하겠습니다. 혹시 설강현이라는 학생 아십니까?”


요구르트를 배달하는 아주머니, 길가는 학생들을 붙잡고 물어봤지만, 아무런 소득도 얻을 수 없었다.


“내일까지는 어떻게든 찾아야 되는데···.”


벌써 반나절이나 지났지만, 아무런 소득도 없었다.


타들어 가는 속을 달래지기 위해 가까운 슈퍼 문을 열고 들어갔다. 유심히 바라보던 주인아주머니가 말했다.


“아저씨. 뭐 찾는 거라도 있어요? 아까부터 이 동네 계속 돌아다니는 것 같은데···.”

“학생 한 명을 찾고 있습니다.”

“누구? 내가 이름만 들으면 어지간해서 다 아는데···.”


어차피 밑져야 본전이었다.

음료수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혹시 설강현이라는 학생 어디 사는지 아십니까?”

“강현이? 알다마다. 이 동네에서 모르면 간첩이지. 이번에 한국대 수석 입학 했잖아.”

“정말입니까?”

“그럼. 근데 뉘시길래···.”


장황한 설명까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었다. 적당한 핑계를 꺼내 들었다.


“제가 강현이 중학교 때 담임 선생입니다. 대략 이 부근에 사는 건 아는데 정확한 주소지를 몰라서요.”

“얼추 선생은 맞는 것 같은데···. 혹시 이상한 사람은 아니죠?”

“전혀 그런 거 아닙니다.”

“하긴 멀끔하게 가다마이 입은 양반이 거짓말할 리 없지. 이 길 따라 쭉 올라가다 보면 오른편에 파란색 때문 보일 거예요.”

“감사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강현의 집을 찾은 이세현은 옷매무시를 가다듬은 뒤 벨을 눌렀다.





***


영등포.



무슨 이유에서인지 강현은 문래동을 재차 방문했다. 속을 알 리 없는 서기범이 물었다.


“도련님. 혹시 땅을 더 사실 계획입니까?”

“이미 충분히 사서 더 살 필요는 없어요.”

“그럼, 여기는 왜 또 오신 겁니까?”

“땅에 돌이 많아서 평탄화 작업 좀 하려고요.”

“예?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습니다.”

“조금 이따 알게 될 거에요. 그건 그렇고 할아버지 위치 확인됐나요?”


서기범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조금 아까 김 비서한테 전화해보니까 문래동으로 출발하셨다고 했습니다.”

“타이밍 괜찮네요. 일단 슈퍼부터 잠깐 들르죠.”

“혹시 시장하시면 저번에 그 할머님께서 하시던 식당으로 모시겠습니다.”

“밥까지 먹을 시간은 없어요.”

“알겠습니다. 슈퍼 마침 저기 보이네요.”


슈퍼에 들어간 강현은 꽤 많은 양의 음료수와 요구르트를 구매했다. 비닐 2개를 양손에 든 채 곧장 지난번 방문했던 복덕방으로 향했다.


여전히 강현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서기범이 재차 물었다.


“도련님. 저는 이 상황이 도무지 이해가 안 갑니다. 조금 전 분명히 땅 안 사신다고 하셨잖습니까?”

“네. 그런데요?”

“근데 여기는 왜 또 오신 겁니까?”


강현은 한 손에 든 비닐봉지를 가리키며 설명을 시작했다.


“제가 여기 알박기를 했어요. 그럼 이제 뭘 해야 할까요?”

“그야 당연히 땅이 팔릴 때까지 기다려야죠.”

“언제까지 손가락 빨면서 기다려야 될까요?”

“부동산은 주인이 있다는 말이 있잖습니까? 좋게좋게 생각하면서 기다리는 게 최선 아닐까요?”

“가끔은 다른 방법도 있어요.”


알듯 모를 듯 애매한 답변을 마친 강현은 복덕방 문을 열고 들어갔다. 강현을 알아본 노인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반겨주었다.


“아이고 이게 누구야? 똘똘한 학생 아닌가?”

“네 어르신 환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환대는 무슨. 지나가다 언제든지 들려도 되네. 마침. 잘됐네. 짜장면 한 그릇 하려고 했는데 자네도 할 텐가?”

“밥은 조금 전에 먹고 와서 괜찮아요. 그것보다······.”


강현에게 다른 목적이 있음을 알아챈 노인이 빙긋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어째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 같은데.”

“네 맞아요.”

“이만큼 나이 먹으면 어지간한 건 다 보이는 법일세. 이북에 땅 알아봐 달라는 것만 아니면 얼마든지 들어준다 약속하지.”


묵직한 비닐봉지를 건네며 말했다.


“어떤 걸 좋아하실지 몰라 이것저것 사 왔어요.”

“내가 또 사이다를 좋아하는 건 어찌 알고. 그건 그렇고 무슨 부탁을 한다는 건가?”


강현은 왼손에 들고 있던 작은 비닐봉지를 건네며 말했다.


“조금 이따가 휠체어 타신 어르신 한 분이 오실 거에요.”

“이걸 건네라? 이 말인가?”

“예. 이걸 냉장고에 잠시 넣어놨다가 그분 오시면 주실 수 있을까요?”

“뭐 어려운 일이라고 이 정도는 누워서 떡 먹기보다 쉬운 일이지.”


눈치 빠른 노인은 강현이 사 온 음료수를 홀짝이며 대화를 이어갔다.


“어째 내가 봐선 맨입으로 요구르트만 주면 안 될 것 같은데······.”

“제 속을 꿰고 계시네요.”

“정확히 뭔지 모르지만 그래도 양념은 적당히 쳐야 맛이 나는 거 아니겠나?”

“그럼 이 동네 상황에 대해 자세히 설명 부탁드려도 될까요?”


이제야 강현의 의도를 파악한 노인은 파안대소하며 말했다.


“옳거니. 때마침 누군가 땅을 보러 온다는 말 같은데?”

“현재로선 가능성이 꽤 높아요.”

“아주 백 년 묶은 여우가 따로 없어.”

“태한 제분이 얼마를 제시했고 이 동네 사람들이 얼마를 원하는지 있는 그대로만 설명 해주시면 돼요.”

“그런 건 일도 아니지. 그러고 자네 존재는 당연히 함구해주겠네.”

“네. 감사합니다.”


노인은 손가락으로 자신의 입을 가리키며 말했다.


“요 입이 비록 늙고 축 처지긴 했지만, 제법 무게가 나간다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인사하고 나가려는 찰나 노인이 강현을 불러세웠다.


“학생! 잠깐 기다려보게.”


복덕방 구석을 뒤적이던 노인이 커다란 비닐우산을 건넸다.


“비가 오는데 바람도 어지간히 불어야지. 이렇게 작은 우산 쓰고 다니면 옷 다 젖어서 감기들어.”

“감사합니다.”

“난 학생하고 얘기하는 게 참 즐겁네. 나중에 한가할 때 가끔 들리게. 빈말 아니니 꼭 명심하고.”

“알겠습니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일은 수월히 마치고 나왔지만, 서기범의 머릿속은 오히려 더 복잡해진 듯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


“도련님. 저는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습니다. 휠체어를 탄 분이라면······. 회장님밖에 없는데 요구르트는 왜 전달해달라는 겁니까?”

“비가 오면 항상 찾으시거든요. 그게 전부에요. 일단 저쪽으로 자리 옮기죠.”

“알겠습니다.”


때마침 문래동에 고급 승용차 한 대가 도착했다. 위성일 비서는 재빨리 내린 뒤 트렁크에서 휠체어를 꺼냈다.


“성일아 괜히 비 맞지 말고 우산부터 써. 급할 거 없다.”

“아닙니다. 회장님. 괜찮습니다.”


자신을 위해 비를 맞으며 이리저리 뛰는 위성일 비서가 못내 안쓰러웠다.


“다른 건 다 참을 수 있는데 비 오는 날 자네 품이 많이 들어······. 다리도 많이 쑤시고. 그래 고생했다.”

“아닙니다. 회장님 죄송합니다만, 요구르트 챙겨오는 걸 잊었습니다. 슈퍼 가서 얼른 사 오겠습니다.”


설 회장은 늘 비가 오는 날이면 환각통을 겪었다. 오래전 절단한 왼쪽 다리가 여전히 붙어 있는 듯 심한 통증을 느꼈다.


없는 다리를 치료할 방법은 없었다.

고육지책으로 꺼내 든 것은 요구르트를 마시는 것이었다.


실제로 이는 꽤 큰 효과가 있었다.

달콤한 음료를 마시면 천연 진통제라 불리는 엔도르핀이 분비되어 통증이 다소 경감되기 때문이다.


당장이라도 통증을 줄이기 위해 댓병 마시고 싶었지만, 굳이 가 교수에게 자신의 약점을 알리고 싶지는 않았다.


“가 교수도 있는데 괜히 부산스레 그럴 필요까지 없네. 바쁜데 일부터 보지.”

“알겠습니다. 어느 쪽부터 확인해보시겠습니까?”


고개를 두리번거리던 설 회장의 눈에 복덕방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가 교수가 말한 문래동이 어찌 돌아가는지 제일 잘 아는 건 저짝이 아닐까 싶은데.”

“예. 그럼 복덕방으로 먼저 모시겠습니다.”


강현의 예상대로 설 회장은 복덕방 문을 열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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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화 요구르트 NEW +3 19시간 전 2,274 65 12쪽
22 22화 곡해 +1 24.09.18 3,209 77 14쪽
21 21화 알박기 +2 24.09.17 3,580 86 13쪽
20 20화 명당 +1 24.09.16 3,993 77 13쪽
19 19화 파급 +6 24.09.15 4,168 80 13쪽
18 18화 무게 +3 24.09.14 4,230 87 13쪽
17 17화 낯꽃 +1 24.09.13 4,362 87 13쪽
16 16화 아연실색 +1 24.09.12 4,469 84 12쪽
15 15화 적중 +1 24.09.11 4,520 83 11쪽
14 14화 비책 +2 24.09.10 4,450 81 11쪽
13 13화 영험 +1 24.09.09 4,521 85 12쪽
12 12화 이목 +3 24.09.08 4,630 86 12쪽
11 11화 집중 +2 24.09.07 4,779 76 13쪽
10 10화 가중 +4 24.09.06 4,996 79 10쪽
9 9화 제안 +4 24.09.05 5,041 86 15쪽
8 8화 선물 +4 24.09.04 5,075 88 13쪽
7 7화 운수 +5 24.09.03 5,268 86 12쪽
6 6화 시험대 +8 24.09.02 5,752 94 13쪽
5 5화 기적 +5 24.09.01 5,887 100 11쪽
4 4화 운명(2) +5 24.08.31 5,851 99 12쪽
3 3화 운명 +3 24.08.30 6,121 92 11쪽
2 2화 추락 +4 24.08.29 6,246 96 12쪽
1 1화 푸대접 +4 24.08.29 7,587 8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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