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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 님의 서재입니다.

리벨리온: 광휘의 소드마스터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완결

이종길
작품등록일 :
2023.08.16 16:33
최근연재일 :
2024.04.16 20:26
연재수 :
1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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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500
글자수 :
678,034

작성
24.01.2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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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05화

DUMMY

105화







트라드 산이 내려다보이는 내쉬 영지의 성문 앞에는 아무런 보초병도 보이지 않았다.


불과 보름 전만 해도 성문 앞에만은 늘 보초병들이 서 있었다.

언제 쳐들어올지 모르는 레드오크들의 공격을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레드 오크,


회색 오크의 두 배에 달하는 덩치에 뛰어난 지능을 가진 붉은 피부의 오크들을 일컫는 말이었다.

내쉬 영지에서 사나이들의 삶은 붉은 오크들과의 싸움으로 시작되고 끝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그 말대로 내쉬 영지의 사병들은 르타곤 제국의 사병들 중 가장 우수한 전투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보름 전까지의 이야기다.

한 달 전부터 괴질이 돌기 시작하면서 모든 영지민들과 병사들이 쓰러졌다.

그 결과 보름 전부터 성문을 지키는 보초병들조차 사라진 것 이다.


그런 성문이 끼익 소리와 함께 천천히 열렸다.

성문을 열고 빠져나온 것은 혜진 파란색 블라우스에 치마를 입은 주근깨가 잔뜩 있는 소녀와 금발에 허리에 작은 단검을 찬 큰 눈을 가진 소년이었다.


“오, 오빠, 나 무서워."


소녀가 오빠인 금발의 소년 로디에게 달라붙으며 몸을 떨었다.

그러자 로디가 동생 켈리의 손을 확 뿌리치며 말했다.


“무서우면 오지 말랬잖아. 당장 들어가."


로디가 눈을 부라리자 켈리가 고개를 저었다.


"시, 싫어, 기, 기다리는 게 더 싫어."


로디의 팔을 꽉 잡은 켈리가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성이 난 듯 뜨거운 콧김을 내뿜던 로이가 침착하게 말했다.


“켈리, 배고프지? 엄마도 배고프겠지?"


로디가 묻자 켈리가 자신의 배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어른들이 괴질로 쓰러진 뒤 늘 죽으로 끼니를 때워왔다.

그러나 이틀 전부터는 집에 있는 식량이 모조리 떨어졌기에 굶을 수밖에 없었다.


"응. 오빠, 근데......"

"또 왜?!"

"그냥 다른 사람들 집에서 가지고 오면 안 돼? 그러면...."


동생의 말을 들은 로디가 버럭 성을 냈다.


"너 도둑질을 하자는 거야?!"

"그래도.......”

"오빠가 뭐랬어? 병이 옮을지도 모르니까 남의 집에 있는 음식을 먹거나 함부로 우물물을 마시면 안 된다고 했지?! 어!"

"알았어. 미안해, 오빠."


고개를 끄덕인 켈리가 입을 다물었다.

그런 동생을 노려보 던 로디가 성큼성큼 걸어갔다.

죄인처럼 고개를 푹 숙인 켈리가 천천히 오빠의 뒤를 따랐다.


“조용히 하고 따라와."


“응.”




30여 분 후.


두 남매가 도착한 곳은 레드 오크의 본거지라고 불리는 프라든 숲이었다.


내쉬 영지로부터 2킬로미터 떨어진 프라든 숲은 수년 전부터 레드 오크의 본거지였다.


숲 입구의 근처에서 나무를 하거나 과일을 따는 이들은 있었지만 아무도 오크가 살고 있는 숲의 중심부까지는 들어가 지 않았다.

충분한 병력이 없다면 자살행위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러나 로디에게는 그런 공포보다 자신과 동생의 허 기를 달랠 사냥감을 잡는 것이 먼저였다.


숲으로 들어선 로디는 단검을 빼 들고는 사냥감을 찾기 시 작했다.

그러길 얼마 후, 허리를 숙인 채로 걸음을 옮기던 그 의 두 눈이 반짝였다.

수풀 속으로 뛰어 들어가는 한 마리의 토끼를 발견한 것이다.


"너, 꼼짝 말고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알았지? 어디 가면 안 돼!"


로디는 켈리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토끼를 따라 뛰어갔 다.


"오, 오빠?!”


겁에 질린 켈리가 그를 불렀지만 로디는 이미 토끼를 따라


수풀 속으로 들어간 뒤였다.


'어, 어떡하지. 나 무서운데. 정말 무서운데.'


양 주먹을 꼭 쥔 켈리는 수풀에 몸을 숨긴 채로 발을 동동 굴렸다.

그렇게 10여 분이 흘렀지만 로디는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오빠, 흐윽. 오빠. 엇?'


저벅.


겁에 질린 채로 홀짝이고 있던 캘리가 발소리를 듣고 벌떡 일어섰다.


"오빠, 잡았어?!"


그러나 그녀가 본 것은 오빠 로디가 아니라 혜진 가죽갑옷 을 입고 할버드를 든 근육질의 레드 오크 한 마리였다.


[취익?]


켈리를 본 레드 오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나 곧 레드 오크의 입이 헤벌쭉 벌어졌다.

이 가난한 겨울에 인간 중에 최고로 맛있는 계집아이를 발견했다.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먹는다. 취익. 이리 와라.]


"꺄악! 꺄아악!"


레드 오크가 손을 뻗으려고 하자 켈리가 비명을 지르며 정신없이 수풀로 뛰어갔다.

필사적으로 달리는 켈리를 보던 레드 오크도 그녀를 뒤쫓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발견한 인간먹이다. 절대로 놓칠 수 없다.


[취이익! 잡는다! 먹을 테다!]


그 시각.


로디 남매를 제외하고도 프라든 숲으로 들어선 이가 있었다.

바로 레이와 유렌, 유운천과 스티브였다.

그들은 트라드 산에서 내려온 지 네 시간 만에 프라든 숲에 도착할 수 있었 다.


'후우... 다리 아파'


레이를 따라 걷던 유렌이 인상을 잔뜩 인상을 찌푸렸다.

간간이 쉬기는 했지만 그녀로서는 버거운 여정이었다.


하지만 유렌은 묵묵히 걸음을 옮겼다.

더 이상은 레이의 신경을 쓰게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정작 레이가 걱정해야 할 것은 그녀가 아니었다.


일행의 선두에 서서 창백한 얼굴로 걸어가는 스티브는 금 세쓰러질 것처럼 보였다.

아직 완전히 기력을 회복하지 못한 그로서는 장시간 걷는 것이 힘겨울 수밖에 없었다.


"계속 걸으실 수 있겠습니까? 좀 쉬었다 갈까요?"


그에게 다가온 레이가 조심스레 물었다.

하지만 스티브는 고개를 저으며 허리춤의 검집의 힐트를 툭 쳤다.


"이래 보여도 기사 입니다. 너무 우습게 보진 마십시오. 하하하."


호기로운 그의 말투에 안심한 레이가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레이는 여태까지 자신이 가져왔던 고정관념 하나를 깨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귀족이라고 다 쓰레기는 아니군.'


레이는 스티브가 저렇게 필사적으로 걸어가는 이유가 백성들 때문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도 이렇게 계속 걷다간 그가 먼저 쓰러지리라.

그리고 무엇보다 유렌도 지쳐 보였다.


"10분만 쉬어가죠"


레이의 말에 스티브가 홱 고개를 돌렸다.


"난 괜찮다니까요"

"제 여동생이 안 괜찮은 거 같아서요"


레이가 손짓으로, 유렌을 가리켰다. 이마와 콧잔등에 맺힌 굵은 땀방울을 소매로 연신 닦아내고 있는 그녀를 본 스티브 가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쉬었다 가죠"


스티브의 말에 일행들이 각자 바위나 나무줄기에 걸터 앉았다.

나무줄기에 앉은 유렌이 주먹으로 가볍게 다리를 툭툭 쳤 다.

그런 유렌을 안쓰러운 듯 바라보고 있던 레이의 눈이 번뜩였다.

자신의 뒤쪽에서 두 명의 인기척을 느낀 것이다.

그중 하나는 강한 살기를 내뿜고 있었다.


'살기? 아이젠의 부하들인가?'


"레이."


인기척과 살기를 감지한 유운천이 레이를 쳐다봤다.


“계세요. 제가 처리할게요"


“후후후, 사조 취급을 해준다는 거냐?"


유운천의 말을 듣고 살짝 웃은 레이가 등의 검집에서 아랑파천을 빼 들었다.


그 순간 수품에서 무인가가 뛰어나왔다. 동시에 뛰어나온 것에게 뻗어가던 레이의 아랑파천이 아슬아슬하게 멈췄다.

적이 아니라 얼굴이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된 소녀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쿵.


아랑파천을 보고 집에 질린 소녀가 바닥에 주저앉았다.

잠깐 얼빠진 얼굴로 아랑파천을 든 레이를 바라보던 소녀, 켈리가 와락 그의 왼쪽 다리를 끌어안았다.


"흐윽, 흐윽,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아, 미안. 네가 오해를 한 것 같은데? 이건 실수로.......”


"이 바보! 오빠가 아니야!"


나무줄기에서 일어선 유렌이 레이를 보고 소리쳤다.

그의 말을 듣고 고개를 든 레이가 켈리의 뜻을 알 수 있었다.


슈아악.


레드 오크 한 마리가 그를 향해 할버드를 내리치고 있었다.

레드 오크를 보고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겁에 질린 얼굴로 꺽꺽대던 켈리와는 달리 레이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아랑파천 을 휘둘렀다.


서겅-.


검광이 훑고 지나간 레드 오크의 목에서 시뻘건 선혈이 뿜어졌다.


쿵.


할버드를 든 채로 쓰러진 레드 오크가 곧 축 늘어졌다.

숨이 끊어진 레드 오크를 보며 레이가 고개를 갸웃했다.


'붉은 오크라. 거기다 상당히 크군. 이 지방 특산품인가?‘


피를 털어낸 아랑파천을 등의 검집에 집어넣은 레이가 양 미간을 모았다.

그는 자신의 왼쪽 다리를 꼭 끌어안고 있는 켈리를 보고 말했다.


"저기 이제 좀 놓아주면 안 되겠니? 좀 불편한데."


그의 말에 정신을 차린 켈리가 레이의 왼쪽 다리를 놓고는 일어섰다.


"죄, 죄송합니다!"


잔뜩 경직된 목소리로 사과를 하는 그녀를 향해 레이가 고 개를 저었다.


"이 정도 가지고 죄송하기는, 뭐. 다친 데는 없어?"


레이의 말에 살짝 얼굴을 붉힌 켈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다른 일행들과 함께 그들에게 다가온 유렌의 눈이 샐쭉 해졌다.

반사적으로 위험의식을 느낀 것이다.


'저 계집애 왜 저래?'


하지만 켈리는 발그레해진 얼굴을 숨기려는 듯 여전히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내쉬 영지의 아이인가 보구나? 이 숲까지 어떻게 왔느냐?"


켈리에게 다가간 스티브가 물었다.

그의 말을 듣고 고개를 든 켈리의 눈이 레드 오크를 만났을 때처럼 커졌다.


"여, 영주님?!"

"나를 본 적이 있는 모양이구나."


스티브를 알아본 켈리가 다시 고개를 조아린 채로 말했다.


"야, 약을 나눠주실 때 뵌 적이 있습니다."

"그래, 얼굴색을 보니 너는 건강한 모양이로구나. 그런데 어찌 이곳까지 왔지? 레드 오크가 나오는 숲이라는 건 알고 있을 텐데?"

“괴질에 걸리지 않은 사람이 저와 오빠뿐이라 사냥을 하려고...."

“······.”



그녀의 이야기를 들은 스티브는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

이런 아이들까지 사냥을 하러 나올 정도로 영지의 상황은 심각했던 것이다.


"오빠도 같이 왔다고 했지?"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레이가 묻자 켈리는 작은 목소리 로 자신이 이곳까지 온 사연을 말했다. 그녀의 이야기를 모두 들은 레이가 얼굴을 찌푸렸다.


'레드 오크에게 잡혀갔을 수도 있겠군.'


숲의 중심부까지 들어갔다면 위험하다.

생각 같아선 직접 찾아보고 싶었지만 일행들을 두고 마음대로 움직일 수는 없었다.

일단은 영지로 가는 것이 급선무다.


"우리도 내쉬 영지로 가는 길이란다. 데려다주마. 같이 가자꾸나."


레이의 말에 켈리가 불안한 얼굴로 수품을 쳐다봤다.


"오빠는요? 저 오빠를 기다려야 하는데......"


로디를 두고 혼자서 갈 수는 없다.

레이는 보기 좋게 해결책을 제시했다.


"널 영지로 데려다준 다음에 내가 다시 와서 네 오빠를 찾아주마. 그럼 됐지?"


그의 말을 듣고도 주저하던 켈리가 말했다.


"우리 오빠, 꼭 데리고 오실 거죠?! 약속하신 거죠?"

"그래, 꼭 데려오마."


레이가 대답하자 그제야 안심을 한 켈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스티브가 레이와 다른 일행들을 보고 말했다.


“이제 영지까지와의 거리는 30분도 안 남았습니다. 다른 녀석들이 몰려오기 전에 출발하는 게 좋겠군요"

“몰려온다니, 그게 무슨 소리죠?"


레이가 묻자 스티브의 시선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레드 오크의 시신에게로 향했다.


“저 녀석들은 레드 오크라는 녀석들이외다. 트라드 산에만 있는 오크의 변종이죠. 보통 오크보다 큰 덩치와 지능을 가지 고 있고, 특히 후각이 워 울프처럼 발달되어 있소이다. 동료 의 피 냄새를 맡았다면 5분도 안돼서 수십 마리가 몰려올 거 요"


스티브의 말에 레이가 낮은 침음을 흘렸다.


"흐음, 서둘러야겠군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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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115화 24.02.19 58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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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113화 24.02.10 64 2 12쪽
112 112화 24.02.07 71 2 13쪽
111 111화 24.02.04 70 2 13쪽
110 110화 24.02.03 71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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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106화 24.01.24 67 2 12쪽
» 105화 24.01.22 81 2 12쪽
104 104화 24.01.18 67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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