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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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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작품등록일 :
2012.10.09 07:48
최근연재일 :
2013.07.15 09:11
연재수 :
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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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17,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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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5.25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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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글자
17쪽

빙검후 주약란 (1)

DUMMY

“빙검후를 모실수 있다니! 가문의 영광입니다! 아니 삼생의 영광입니다! 뭐하니 아들아 어서 준비하지 않고!”

눈에 집어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랑스런 아들이 다루에서 봉변을 당하고 있단 소리에 당장 전 문도를 끌어모아 다루로 들이 닥쳤다가 머리를 땅바닥에 박은채 한시진 가량 고문아닌 고문을 당했음에도 아들에게 여인의 정체를 들은 창검문주 곽도문은 연신 헤벌쭉 웃으며 약란을 집안의 어르신 모시듯 설설 기었다.

빙검후라면 전전대의 무림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던 절대고수이자 아들이 인연을 맺은 검궁의 큰 어르신이었다. 아직까지 살아 있다는게 놀랄 일이었지만 만약 좋은 인연을 맺고 운이 좋아 무공에 관한 조언이라도 얻을수 있다면 창검문의 앞날은 탄탄대로일게 분명했기에 곽도문은 당장 빙검후를 문파로 모시려 했으나 바로 검궁으로 향한다는 소리에 부랴부랴 여행에 필요한 물품을 준비하고 아들 일산을 검궁으로 가는 여정 동안 수발이나 들라고 약란에게 붙여주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물론 일산으로선 부담백배인 일을 나서서 하긴 죽기보다 더 싫었다.

‘아버지! 제가 그렇게 미웠습니까? 아들을 사지로 밀어넣는 부모가 어디 있습니까!’

‘무슨소리냐! 이건 기회다! 다른 사람도 아닌 무려 빙검후라고! 졸졸 따라다니면서 무공 한줄이라도 얻어봐!’

‘그게 무슨 소리에요! 거지가 밥 동냥 하는것도 아니고! 가뜩이나 미운털이 박혔는데 조용히 찌그러져 있는게 만수무강의 지름길인걸 모르겠어요?“

‘어허! 그게 무슨소리냐! 본래 특별한 만남이 특별한 인연으로 이어지는 법이다.’

‘으엑! 이 아저씨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거야! 설마 제가 빙검후님과 무슨 연분이라도 날거라고 생각한거에요?’

‘안될 이유라도 있냐? 본래 남녀가 찰싹 붙어 다니다 보면 없던 정분도 생기는 법이다.’

‘세대가 틀리잖아요 세대가!’

‘겉보기엔 혼기 지난 이십대 후반 노처녀구만. 거기다 아름다우시기까지 하니 금상첨화잖아.’

‘겉보기만 그런거잖아요! 겉보기만! 본판은 백오십년전 은거할 때 이미 할머니였으니까 나이가 무려 이백살이 넘었다고요! 그 정도면 이제 제사도 안지내는 조상님 뻘 입니다! 거기다 다른곳도 아닌 검궁의 조사님인거 몰라요? 전 무기명제자라고요! 기사멸조의 죄를 지으라고 등 떠밀다니 아버지 맞아요?’

‘본래 남녀간의 사랑에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할 뿐이고 신분차이 따윈 사랑의 장애물에 불과 하단다.’

‘그렇게 좋으면 아버지가 하던가요!’

‘난 이미 마누라가 있잖아. 너라면 유부남한테 끌리겠냐?’

‘저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요!’

‘흥 퍽이나.’

“……”

약란은 부자가 서로를 노려보며 전음을 나누는걸 가만히 지켜 보았다. 대체 저것들은 신선경의 경지에 든 고수를 뭘로 보는건지 이해가 안갈 정도였다. 전음소리도 일반 대화소리와 똑같이 들린다는걸 모르고 저 지랄을 떠는건지 아니면 알면서도 일부러 죽고싶어 저러는 건지 궁금할 지경이었다.








@








천재지변으로 인한 재앙이 내려오자 이 땅을 지배하던 황조는 단 1년을 버티지 못한채 무너졌다. 그나마 치안을 담당하던 관이 유명무실해지자 살인, 약탈등의 범죄가 급증했고 군이 와해되자 기아와 천재지변으로 인해 발생한 유랑민등을 노린 산적과 수적들이 기승을 부리는등 세상은 혼돈의 도가니에 빠졌다.

보다 못해 나선이들이 바로 무림이었다. 관과 군을 대신할만한 무력과 조직력을 갖추고 있던 무림문파들은 관을 대신해 치안을 정비하고 군을 대신해 산적과 수적들을 토벌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각 지방은 그 지방의 패권을 손에 쥔 문파가 관리했다. 정도, 사도, 마도란 단어도 사라졌다. 아니 겉으로는 정도만 남았다. 무림이 힘으로 해결하는 세상이었지만 섣불리 민초들을 건드리고 수탈했다간 그걸 명분으로 타 문파의 침입을 부를수 있었다.

그래서 자신의 영역권 내에선 민과 관련된 모든 일을 공정하게 처리할수밖에 없었다. 따지고 보면 한 지방을 지배하는 문파는 그 지방의 왕이라 볼수 있었다. 권력을 쥐고 있는 자들은 더 큰 권력을 바랬고 힘마저 가지고 있으니 전쟁은 자연스런 수순이었다.

그렇게 서로의 이해득실에 따라 연합과 배신, 전투와 합병등이 반복되며 시산혈해가 흐르고 난뒤 전력의 평등화로 힘의 균형을 이룬 세상은 청해,감숙,섬서,사천,운남,귀주성을 세력권에 둔 사자성과 광서,광동,호남,호북,강서,복건성을 지배하는 패천림, 산서, 하남,하북,산동,안휘,강소,절강성을 영역으로 하는 정무맹 등의 세 세력으로 나뉘어 무림삼천이라 불린지 벌써 백여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세력이 나뉘어져 있다고 딱히 대립하고 그런건 아니었다. 무림삼천은 그저 문파들의 권익과 분란의 조정을 위한 기구역활을 할뿐 정도의 전통적인 명문인 구파일방과 오대세가를 비롯해 천마신교와 마도맹등 마도의 명문대파들은 무림삼펀에 가입하지 않은채 독자적인 영토를 가지고 활동해왔고 문파간의 교류는 자유로웠다.














@











이제 서른 중반의 나이에 정무맹의 맹주직을 맡은 북천패도 장준기는 갑작스레 발생한 각지의 산불에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한 두군데면 몰라도 열댓군데에서 하루에 한번씩 산불이 났다는 보고가 올라오니 방화가 분명했다.

그래서 인근 문파들에 경각를 요하는 서신을 보내고 방화범이 누군지, 뜬금없는 방화의 목적이 뭔지를 파악하기 위해 늦은 밤까지 이어진 회의를 무친후 좀 쉴려는 찰나 정무맹의 군사인 제갈혁련이 나타나 대뜸 중요한 정보라는 소리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팽가의 오호단문도가 나타났다고?”

“예.”

“어디서?”

“하북의 한 객잔이랍니다.”

“……객잔은 그걸 또 어디서 얻었데?”

“웬 미친놈이 밥 처먹고 밥값으로 놓고 갔답니다.”

“헐? 요즘 객잔은 무공비급도 취급하나?”

“그게 진짜라면요.”

제갈혁련의 말에 차를 마시려던 장준기의 움직임이 굳어졌다.

“진짜?”

“예.”

“팽가에서 대재앙의 시기때 실전되었던 오호단문도의 비급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객잔주인이 그걸 어떻게 알아?”

“그 객잔이 팽가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객잔이고 마침 팽가의 장로 한사람이 숙박하고 있다는 우연과 함께 확인 결과입니다.”

“우연이라. 그걸 믿기엔 너무 굴러먹어서 말이지……”

“현재 확인중에 있습니다.”

“팽가에선 뭐래?”

“현재 공식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지만 거의 잔치 분위기랍니다.”

“하긴. 나라도 실전된 비급을 찾으면 잔치를 벌리겠지. 그런데 그 비급을 되돌려준 미친놈은 누구야?”

“그것도 현재 확인중에 있습니다.”

“응? 잡아놓지 않았어?”

“비급확인하고 정신없는 와중에 사라졌답니다.”

“흐음…… 그러니까 더 의심스러운데?”

“예. 아무리 정신이 없다고는 하나 팽가가 자신들의 영역에서 종적을 놓칠 정도입니다. 배후가 상당할꺼 같습니다.”

“흐음. 팽가의 오호단문도를 아무 대가없이 돌려준 이유가 뭘까? 오호단문도면 팽가놈들이 자기네 세력 절반을 달라고 해도 기꺼이 넘겨줄텐데 말이야?”

“당연하죠. 저라도 그러겠습니다”

“뭐. 일단 만안각 애들한테 그 미친놈 용모파기 파악해서 돌리고 찾으라고 해. 동시에 배후가 누군지 좀 캐 보고. 팽가도 좀 찔러봐.”

“알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하북에서도 산불이 여러번 났지?”

“연관관계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좋아. 그럼 오늘일은 다 끝난건가?”

“아뇨 한가지 더 남았습니다.”

“뭔데?”

“빙검후가 나타났습니다.”

“누구?”

“빙검후 주약란 입니다.”

“빙검후?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검궁의 전전대 궁주입니다.”

“전전대 궁주? 할머니의 할머니 아냐? 헤에? 아직 살아 있었어? 그럼 대체 나이가 몇 살이라는 거야?”

“공식적인 나이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충 이백살이 넘었을 겁니다.”

“우와! 할머니도 보통 할머니가 아니네?”

“겉보기에는 20대 후반의 여인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이쁘냐?”

“예. 경국지색의 미녀라는군요.”

“흐음…… 땡기는데?”

“꿈 깨시죠. 장로들 보다 윗대의 인물입니다.”

“아쉽기는 하네. 근데 정말로 빙검후 맞아? 의발전인이나 뭐 그런거 아냐?”

“그래서 확인을 위해 빙검후를 알아볼자를 한명 물색해 놨습니다.”

“응? 빙검후를 알아볼만한 사람이 아직 있다고? 그게 더 신기한데?”

“빙검후와 동시간대의 인물은 없으나 빙검후를 알고 있는 자중 아직 살아있는 사람은 몇 명 있습니다.”

“그게 누군데?”

“저희 쪽에는 검성이 있습니다.”

“아! 무림칠성? 하긴 그 괴물들이라면 알수도 있겠군.”

제갈혁련의 말에 장준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순위 매기기를 좋아하는 무림인들이 현 무림의 절대자라고 주저없이 꼽는 일곱명의 최고수들을 무림칠성이라 불렀다.

검성 남궁휘

도성 하일백

창성 악불의

마성 반무악

권성 진연월

암성 당사기

독성 당준후

이 일곱명의 절대자야 말로 하늘안의 하늘. 천내천이라 불리며 무림삼천에 가입하지 않고 협력관계만 유지하며 무림삼천의 독주를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구파일방과 오대세가, 천마신교와 검궁, 사해방의 상징적인 인물들이었다.

“그 엉덩이 무거운 양반이 움직일까?”

“빙검후라면 사실 확인을 위해서라도 움직일수밖에 없습니다.”

“그 할머니가 그렇게 대단해? 검성이 움직일 정도로?”

“그 검성보다 두배분이나 윗대의 인물입니다. 은거에 들때도 천하에 적수가 없다던 천하제일인이었습니다. 백오십여년이 지난 지금은 측정불가겠지요.”

“쩝. 그정도 괴물이면 움직일만하네.”

“……”

“최초 발견지가 어디야?”

“창검문의 영역입니다.”

“창검문?”

제갈혁련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던 장준기가 살짝 얼굴을 일그러 트리며 말했다.

“설마 우리 동네냐?”

장문기의 물음에 제갈혁련을 당연한걸 묻는다는듯 대꾸했다.

“검궁이 저희쪽에 있으니 당연하거 아닙니까?”

제갈혁련의 말에 한숨을 푹 내쉰 장준기는 그래도 다행이라는듯 중얼거렸다.

“창검문주가 누군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성실하군. 이런 정보를 제깍 보내온걸 보니.”

“아닌데요.”

“잉?”

“창검문이 정무맹에 가입은 되어 있지만 굳이 따지자면 검궁쪽 일원입니다. 문주의 아들도 검궁에서 수학했구요. 물론 서신을 띄우긴 했지만 전서구가 아닌 파발을 이용했습니다. 전형적인 중소문파의 줄타기입니다. 다른 문파한테도 모범사례로 가르쳐 주고 싶을정도죠.”

“그럼 이 정보는 누가 보내 준거야?”

“누구겠습니까? 우리쪽 애들이지.”

제갈혁련의 반문에 장문기는 감탄을 터트렸다.

“만안각의 정보력이 그렇게 발전한줄은 몰랐는데?”

“운이 좋았습니다. 하오문을 몰아내고 자리잡은 거점에서 창검문주의 아들놈이 빙검후한테 찝적거렸답니다.”

“미친놈이네?”

“네. 그래도 검궁에서 수학한놈이라 빙검후를 알아봤답니다.”

“그런데 은거기인 하나 튀어 나온거 가지고 심각할 필요 있나? 이백년전 인물이잖아. 그 정도 나이면 권력이니 재물이니 하는건 관심도 없을 나이일텐 뻔하지뭐. 산속에 쳐박혀 있는게 지겨워서 유람이라도 나온걸꺼야. 건드리지만 않으면 신경쓰지도 않을껄? 진짜로 확인되면 반갑다, 존경한다, 친하게 지내자. 우린 건드리지 않을테니까 너도 신경꺼라. 뭐 그런 내용의 서신이나 하나 보내. 아! 그 할머니 한텐 누가 가도 애새끼일테니까 방바닥 뒹굴거리는 장로들 보내면 좋아하겠네. 그 나이에 애 취급 받고.”

장문기의 말에 제갈혁련은 한숨을 내쉬며 정말 저 놈이 무림삼천중 하나인 정무맹의 맹주가 맞나? 싶은 시선으로 바라보았고 둔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누가 자기 욕하는건 귀신같이 알아내는 장문기는 제갈혁련의 시선에 인상을 찌푸리며 마주 노려보았다.

“또 뭐가 불만인데?”

“빙검후가 검궁의 전전대 궁주였다고 말한걸 잊었습니까?”

“좀전에 말했잖아? 근데 그게 외?”

“검궁은 30년 전까지만 해도 검의 종가로 이름높았습니다. 현제 검궁의 비기라 불리는 무공을 죄다 창안한 이가 바로 빙검후입니다.”

“한때 천하제일인이었다고 하니까 그건 당연한 거겠지. 그러니까 그게 외?”

제갈혁련은 무공만 무지막지하게 강해서 정무맹 맹주에 오른 장문기를 바라보며 과연 이 자를 맹주자리에 앉혀놓고 정무맹에 미래가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하며 말했다.

“현재 검의 일인자라고 하면 누가 떠오릅니까?”

“그야 검성 그 양반이지.”

“그렇죠. 한쪽은 현재 검의 일인자. 한쪽은 전전전대의 천하제일인이자 빙검후로 불리는 검궁의 조사. 그 둘이 만나면 조용히 끝날거라 생각하십니까?”

제갈혁련의 말에 장문기는 히죽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다들 한가락씩 하는 양반인데 죽기야 하겠어?”

“누가 이기던 무림판도에 영향이 생깁니다.”

“……검성 그 할아버지한테 만나지 말라고 할까?”

“듣겠습니까? 가뜩이나 현재 행적이 검궁으로 가는 중이라는데.”

“하긴. 심심해저 좀이 쑤신 양반인데 빙검후라면 환장을 하고 달려가겠지. 근데 검궁으로 가는 중이라고? 우리보다 정보가 더 빠른거야? 안휘땅이라서 그런가?”

“그게 아니라 남궁세가의 금지옥엽을 검궁에 보낼 모양입니다.”

“누구? 남궁혜? 하긴 그 꼬맹이 자질도 꽤 있어 보이던데 가문에 계속 놔두기는 좀 그렇겠지. 같은 안휘땅 사는 사람들끼리 교류도 좀 할겸. 좋은 선택이네.”

“그게 문제가 아닙니다.”

“또 뭐가 있는데?”

“빙검후는 약 이백여년전의 인물입니다.”

“그런데?”

“이백년이 넘는 세월동안 살아있다는것도 신기하지만 그 말은 대 재앙 이전의 인물이란 소리입니다.”

“그게 뭐가 어때서? 대재앙을 겪은 자들은 지금도 몇 명 있잖아.”

“검성조차 대재앙의 시기엔 어린아이였습니다. 하지만 빙검후는 대재앙 이전의 천하제일인으로 추앙받았었지요.”

“그러니까 그게 왜?”

“대재앙을 겪으며 소실된 자료가 좀 많습니까? 소문이 퍼지면 유림의 학자들이 벌떼처럼 달려갈겁니다. 사실 저도 몇가지 묻고 싶은게 있을정도고요.”

“하긴. 그정도면 살아있는 역사서라고 할수도 있네. 아니지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골동품?”

장문기가 키득거리며 웃자 제갈혁련은 서늘한 시선으로 장문기를 노려보았다.

“웃을때가 아닙니다. 대재앙의 시기에 저희 무림이라고 무사했는줄 아십니까? 수많은 문파가 멸문당하고 살아남았던 문파들도 실전된 문파의 비기를 복구하느라 피똥 쌌는데 대재앙 이전의 천하제일인이 나타났습니다. 여인이 그 호칭을 얻을정도면 수많은 문파들과 드잡이질을 했을테고 그 말은 각 파의 실전된 비기를 한번씩은 격어봤을거란 예기입니다.”

“……”

제갈혁련의 말에 장문기의 표정이 그제서야 심각해 졌다. 단순히 검궁과 남궁세가만의 일이 아니었다. 대재앙의 시련은 모두에게 가혹했지만 관과 군이 사라진 대륙을 차지하기 위해 한바탕 전쟁을 벌인 무림엔 더욱 혹독하게 찾아왔다. 무림삼천이 설립되고 간신히 평화가 찾아오고 나서야 부랴부랴 세력을 정비하고 힘을 키우려 했지만 전쟁중에 실전된 비전절기만은 어쩔수가 없었다.

사실 백여년간의 평화는 힘을 소진한 무림이 제자를 받아들이고 실전된 절기들을 복원하기위해 힘쓰느라 이뤄진 자연적인 평화이기도 했다.

그런데 사문이 잃어버린 절기의 원형을 알고있을법한 자가 나타난다면…… 수많은 무인들이 검궁으로 향할게 뻔했다. 그리고 힘을 주체 못하는 무인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일어날 일은 하나밖에 없었다.

전쟁.

두 글자의 무게에 장문기와 제갈혁련의 표정이 어두워 졌다.

“……입다물까?”

“예?”

“소문만 안나면 되는거잖아. 창검문 정도는 우리쪽에서 적당히 쥐어주면 입다물고 있을테고 다행히 하오문이랑 개방도 눈치채지 못한거 같고 검궁도 자세하게 사정 알려주고 협조공문 보내면 시끄러워지는건 싫을테니까 알아서 쉬쉬할테지.”

“언젠가는 알려질텐데요?”

“그래도 당장은 아니잖아? 그 사이에 대책을 세우는 거지. 띠껍기는 하지만 사자성이랑 패천림에도 알려주고. 걔 들도 멍청하게 소문내진 않을거 아냐. 일단은 시간을 좀 벌자고.”

장문기의 말에 제갈혁련은 한숨을 내쉬었다. 온갖 변수를 예측하고 그에 사응하는 대책을 세우는게 바로 군사가 할 일이었다. 늘어난 업무량을 떠올리면 나오는건 한숨뿐이었다. 그러다 문득 머릿속을 파고든 불안한 생각에 제갈혁련은 장문기를 향해 떨떠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데 빙검후가 떠들고 다니면 어떻게 될까요?”

“에이 설마. 건드릴 놈이 있어야 누군지를 밝히지. 빙검후한테 시비걸놈이 있기야 하겠……”

말도 안된다는듯 고개를 가로젓던 장문기는 문득 빙검후란 인물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자가 몇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오죽 하면 검성이 나서서 진짜인지 밝히러 가야할 정도일까. 그 말은 분란거리가 생기고 빙검후가 밟아버리며 자신의 이름을 밝히면 당연히 빙검후가 누구야? 란 말이 돌게 마련이도 그렇게 되면 이백년전의 인물이란게 밝혀지고……

“……건드릴 놈들이 있을까?”

“……있겠죠?”

“……”

“……그러고 보니 빙검후에 관한 자료를 찾다가 발견한건데 빙검후는 별호가 하나 더 있었답니다.”

“뭔데?”

“나찰선녀라고 하더군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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