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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머MK2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의 초! 재생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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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머MK2
작품등록일 :
2024.06.2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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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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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561

작성
24.06.2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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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8화

DUMMY

운석 연구소 소장 김성민은 지금, 두통에 신음하고 있었다.


“이런 사고가 왜 나한테 오는지 이해 할 수가 없군.”


욱씬거리는 두통이 심란한 마음을 대변해주고 있었다.

이번 사고가 후쿠시마나 체르노빌같은 대형 사고는 당연히 아니다.

다만, 운석에서 내뿜는 기묘한 파장과 후폭풍이 문제일 뿐.

책임자로서 사실 지금보다 이후 언론과 정부에 당할 질타가 더 문제다.


“신지호 그 망할 놈이. 결국, 일을 그르쳤어! 위험하다고 했는데도 과학자의 감이니 뭐니...”


그는 인트라넷에 올라온 구조 요청을 확인했지만, 당연히 무시한다.

애당초 이 봉쇄 조치가 발령된 순간, 4층과 5층에 누가 있든 살아날 가능성은 없었다.

다만, 현재 무슨 상황인지 여러 연구원의 이야기로 추측할 수는 있었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어쩔 수 없이 구조 요청을 보고도 가지 못하는 거야. 4층과 5층을 구조하지 못한 것은 어쩔 수 없다.’


그의 생각은 합리적이었다.

원래 위험물질 연구에서 사고가 일어나면 봉쇄는 당연한 거니까.

다만, 이 연구소에 후원금이나 정부지원금이 끊기는 게 더 걱정이었다.


“머리가 아프군.”


이런 사태와 후속 뒤처리. 두통이 심해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책임자로서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거다. 사건이 벌어지면 수습하고 뒤처리하라고 높은 직위를 주었으니까.

그는 박 대령에게 전화한다.


“박 대령. 지금 어떻게 됐소?”

[3층 비상계단, 통로, 엘리베이터 전부 가동 중지에 폐쇄했습니다.]

“계속 유지하시오. 혹시나 싶지만, 만약 살아있는 사람이 있더라도 무시하시오. 문을 두들기면서 살려달라고 해도 말이오.”

[...꼭 그래야만 합니까?]

“어떤 바이러스나 감염이 일어났을지 모르오. 만약 운석에서 나온 정체불명의 세균이라도 뚫린다면 코로나 이상의 대재앙이 될 수도 있소.”


김성민 소장은 철두철미하게 당부하지만, 박 대령이 은근슬쩍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 마음에 걸렸다.


“박 대령. 사고로 제정신이 아닌 이들이 억지로 문을 따거나 부술 수 있소. 안타깝지만, 그럴 경우 안전을 위해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를 바라오.”

[그 말은 죽이라는 겁니까.]

“안심하시오. 이런 사고에서 봉쇄를 억지로 뚫으려는 이들에 대한 대응은 다들 알고 있으니까. 당신들은 영웅적인 일을 한 셈이오.”

[알겠습니다. 그러면 억지로 올라오는 자들에 대해서는 확실히 처리하겠습니다. 다만...]

“다만?”


박 대령은 주변에 신음하는 부하들을 본다.


[지하 3층에서 대기 중인 이들에게서 두통같은 증세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거에 대해서 어떤 방도가 있는지 궁금하군요.]


김성민 소장은 그 말에 미간을 찌푸렸다.


“두통은 사실, 지하 연구시설 때부터 문제되는 사안이었소. 운석 자체가 내뿜는 기묘한 파장 때문이라 추측하오. 일단 막는 것은 현 단계에서 불가능하니, 교대를 자주 시행하시오. 연구소 직원들도 그랬고 일단 멀리 떨어지기만 하면 되니까.”


그러면서 김소장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본인도 두통이 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관리자로서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추측했다.


‘그 운석이 아무리 사고가 나도 지상까지 미칠 리가 없잖아. 순전히 이 개같은 상황 때문이야.’


욱씬거리는 이마를 매만지면서 그는 빨리 이 사태가 진정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


“포자라면 버섯 말이에요?”


신설동에게 포자라는 지식은 딱 그 정도였다. 아무튼, 균 종류라는 거다.


쾅! 쾅!

그의 태연한 물음에도 상황은 심각했다.

문제없이 중앙연구실까지 왔는데, 어째서였는지 좀비들이 바깥에서 아우성치고 있었다.


“저 문, 버틸 수 있죠?”

“단순히 좀비라면. 하지만 그 ‘호위’라면 지능이 있어서 문을 열지 모르지.”

“호위요? 그 네팔이 말하는 거에요? 왜 호위라고 하죠?”


신지호 박사는 대답하지 않는다. 이상후가 신설동의 슈트를 다급하게 두드렸다.


“일단, 저놈들부터 처리해 봐! 꽤 많은 것 같아.”

“처리하려면 연구실 문을 열어야 하잖아. 여러 마리 면, 댁들까지 보호는 못해준다고.”

“으으... 여기서 죽다니! 그러면 좀비가 되는 건가? 저 균에 침식당해서!”

“균? 좀비가 버섯이야?”


신설동은 저들이 뭔 소리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것보다 아까보다 더 거세게 연구실 문이 두들겨지고 있었다.


“폭발에도 버틸 정도면 좀비가 백날 두드리다가 지가 팔이 부러지겠구만.”

“여기서 고립되는 것만큼, 무서운 것이 없지. 아사의 고통을 느껴 본 적 있나? 신설동, 자네가 나서서 활약해줘야지.”

“박사님도 자식이 있어요? 그 성격에? 농담이죠?”

“날 설마, 부인이나 자식도 없을 사람으로 본 건가? 이래뵈도 인기는 많았거든.”


신설동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이 이상한 티키타카에 이상후가 소리를 지른다.


“지금, 그게 중요해요? 어떻게든 해야한다고요.”

“진정해. 친구.”


신설동이 그를 달래지만, 이상후는 다시 패닉에 빠져들었다.


“내가 왜 네 친구야! 빨리 가서 소독 절차를 거쳐서 샤워까지 해야한다고. 저 균이 우리 몸에 있다면 큰일이라고!”

“진정해! 진정. 좀비물 못 봤어? 너처럼 갑자기 난리치는 놈이 무조건 먼저 변한다니까?”

“재수없는 소리 하지 말라고!”


아무튼, 이렇게 좀비들이 두들기는 상황은 멈추지 않고 있었다.

신지호는 이내 다시 자리에 앉았다.


“생각 외로 감염 원인 파악하기가 쉬워서 다행이지. 이 포자들이 운석에 묻어 있던 건가? 아니면...”


신지호는 과학자의 얼굴로 다시 현미경으로 배양세포에 정착하는 포자들을 살핀다.

밖에 좀비가 잔뜩 있는 상황에서 굉장히 초연한 태도.

신설동은 이제 문을 두들기는 좀비들을 향해 다가갔다.


“보통 이런 연구소는 무기 같은 거라도 있던데. 총기는 의미 없나. 어차피 뇌를 가격해도 멈추지는 않으니까. 친구, 쟤들 진군을 막을 좋은 장비 없어?”

“친구 아니라고. 여기 실험실에서 무기가 될만한게...”


이상후는 A, B, C, D 마크가 있는 소화기를 찾았지만, 좀비를 상대로 그 어느것도 유효하지 않았다.

신설동의 시선은 이 연구실의 창문을 통해 아래로 향한다.

이 연구실 바로 창문 밖에는 커다란 공동같은 공간이 있다. 신설동과 운석이 있던 그곳.

연구실에서 아래 공간으로 가는 엘리베이터는 존재.


“이 엘리베이터 작동합니까?”

“지하 3층까지 올라가는 특급 엘리베이터가 아니니 가능하지.”

“다 내려가요.”


신설동은 짧게 선언했다.


“어차피 많은 수의 좀비가 오면 댁들 보호를 못 하니까. 그럴바에 엘리베이터에서 저 운석 실험한 곳까지 내려가는 게 낫죠?”

“뭐? 저기는 실험으로 사고가 난 바로 그곳이잖아!”


이상후가 경악하고 다른 연구원들도 마찬가지다.

묘한 꺼림이 이들에게 있는 거다.

물론, 그딴 걸 따지기에는 신설동의 표정에 짜증이 깃들었다.


“시발, 그럼 같이 좀비 될래? 문 연다?”

“히익!”


신설동이 쿵쿵대는 문쪽으로 가자, 연구원들이 다급히 엘리베이터로 안으로 들어간다.

신지호 역시, 한창 관찰하다가 일어서더니 웃었다.


“사람을 통솔하는 재주가 생겼군. 축하하지.”

“...군대 영상에서 조교들이 악독한 이유를 새삼 깨달았어요.”


신설동은 이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일부러 소화기들을 문 입구 주변에 넘어트렸다.


“후우. 시작해 볼까?”


한두 마리 정도는 상대할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다수다? 설동은 침을 꿀꺽 삼키며 대망의 문을 열었다.


“지아아아아!”

“캬우!”


눈앞에 보이는 것은 자그마치 열 마리나 되는 좀비.


“좀 많은데?”


신설동은 소화기에 걸려 넘어지기 시작한 좀비들에게 달려들었다.



***


김대현은 떨리는 목소리로 위를 바라보았다.


“특수 슈트라도 위험해보여요! 정말 괜찮을까요? 저 사람 대체 뭐죠?”

“옆 연구팀 사람이라 모르시는군요? 신설동 저놈... 힐.”

“이상후, 연구팀 내부 비밀은 함부로 말하는 거 아니다.”


신지호가 한 마디하고 얼마 뒤, 위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쿠쿵!

엘리베이터로 내려간 이들은 이제 우당탕탕 거리는 연구실 위를 두려워하며 바라보았다.

시작되었다는 거다.

김대현은 웃었다.


“기밀이라지만, 저도 대충 소문은 들었어요. 저 사람 좀 특이한 체질이라면서요? 그래서 운석이 내뿜는 파장이나 환각도 잘 당하지 않는다고요.”

“그 정도만 알면 충분하지. 그나저나 언제까지 엘리베이터 안에 있을 거야?”


신지호가 문을 열려하자, 다른 연구원들이 기겁하면 말린다.

이들은 엘리베이터 밖으로 나가지는 않는다. 분명 연구실 창문으로 봤을 때, 별거는 없었지만, 기본적으로 공포심을 자극하고 있지 않는가.

그래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지만, 신지호가 대뜸 문을 열었다.


“박사님.”

“굳이 운석을 가져간 걸 보니까, 운석을 보호하려는 건지, 아무튼 쓸데가 있다는 뜻이야. 굳이 가지고 간 곳에 다시 있을 리가.”


그는 무언가를 중얼거리며 운석이 놓인 실험대를 바라보았다.

그을리고 폭발의 흔적이 보이는 곳.

신지호는 거기서 비상전력실과 같이 구멍이 뚫린 곳을 바라보았다.


“생김새는 모르지만, 아주 유연한 몸을 지녔겠군.”

“박사님!”


이들이 신지호 박사를 보호하기 위해 강제로 뛰쳐나왔다.

비좁은 엘리베이터 안 보다 공기가 트였지만, 모두가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곳은 불길하다. 다른 곳보다 더.

신지호는 구멍이 난 곳을 유심히 보다가 또 스포이드와 거즈를 꺼내들어 구멍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어!”


놀라서 다들 물러나는 가운데, 신지호는 거침없이 팔을 끝까지 집어넣었다.

다들 그 행동에 경악하는 가운데, 태연하게 이것저것 채취한다.

실제로 거즈에는 단순한 흙이나 바닥재질이 아닌, 검은색으로 묻은 것들이 나왔다.


“신설동이 위를 정리하면, 가서 이 흔적을 연구하지. 이놈이 ‘여왕’일지도 몰라.”

“여왕이라뇨?”

“모르겠나?”


신지호는 말하지 않고 연구원들을 실험하듯 바라본다.

다들 어리벙벙하는 가운데, 이상후가 무언가를 깨달았다.

그러니까 운석을 가져갔다는 거 자체가 지성이 있는 존재가 이 실험실에 나타나서 행동했다는 거다.


“좀비와는 다른, 포자로 이루어진 생명체가 움직인 겁니다. 그게 실험의 영향인지, 운석 자체의 ‘프로그래밍된 본능’인지는 몰라도요. 저 구멍은 그 생명체가 움직인 흔적. 하지만 지금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거죠! 왜? 전투가 아니라, 운석을 보호하며 무언가 하려는 존재니까요! 마치 둥지를 지키는 어미 새처럼요!”

“자네는 좀 똑똑하군. 그거야!”


신지호가 만족스러운 듯, 웃자, 이상후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김대현은 머쓱하게 머리를 긁었다.


“다 좋은데, 일단 신설동인지 뭔지 하는 사람이 이겨야 되지 않나요? 아무리 특수 슈트라지만 꽤 망가진 거 같은데요.”

“이겨.”


신지호는 단언했지만, 김대현은 못 미더워했다.


“차라리 우리 전체가 이곳에 대기하고 좀비들이 뛰어내리게 유도하는 게 나았을지도요.”

“그래도 이길 겁니다.”


이상후는 걱정하는 김대현을 안심시켰다. 평소의 그라면 상상도 못하는 발언.

하지만 신설동에 대한 평가는 그래도 꽤 달라졌다.

신지호는 어느새 소음이 사라진 걸 확인했다.


“그러면 올라가 볼까?”

“박사님...”


또다시 먼저 움직이는 그를 따라 연구원들이 허둥지둥 따라탄다.

과연 어떻게 됐을까? 괜히 올라갔다가 습격당하는 것이 아닐까?

온갖 불안함 속에서 연구원들은 사시나무 떨뜻 떨었다.

하지만 신지호는 물론, 이상후는 떨지 않았다.


“내가 원래 저놈을 믿지는 않는데...”


이상후의 말처럼이었다.

지금 이곳에서 가장 믿을만한 존재는 얄궂게도 싫어하던 신설동.

이윽고 엘리베이터가 열리고 두려워하는 연구원들 사이로 신지호와 이상후가 앞으로 나섰다.


그곳에는 십여 마리의 좀비 시체와 함께 신설동이 의자에 앉아서 에너지 바를 먹고 있었다.

좀비들은 전멸. 하나같이 움직이는 이들이 없었다.


“빨리 올라왔네?”


믿음직한 아군의 모습에 이들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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