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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머MK2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의 초! 재생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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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머MK2
작품등록일 :
2024.06.22 00:02
최근연재일 :
2024.06.29 00:10
연재수 :
1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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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3,561

작성
24.06.22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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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화

DUMMY

그건 한순간이었다. 빛이 모든 걸 집어삼키며 눈을 가렸을 때, 폭발이 일어났다.

단단한 방벽으로 둘러싸인 연구실의 사람도, 바깥에 있던 설동의 표정이 사색으로 변했다.

한순간 모두 죽었다고 반복할 만큼, 강렬하게 그리고 빛처럼 투과했다.


“우아아악!”


연구원들의 비명이 들리고 빛이 머릿속을 관통했다.


“어···. 으아아악!”


아무리 힐링팩터라도 죽음의 두려움은 상시 가지고 있었다.

빛이 투과하는 순간 그의 정신은 순간적으로 나가버렸다.

그리고 설동의 눈앞에 새로운 곳이 보였다. 마치 석양이 지듯 황량하기 그지없는 하늘이 우선 눈에 보였다.

바람이 분다, 차가운 공기가 흐른다. 곳곳에 암석 덩어리인 이곳에서 웅얼거리는 소리를 내는 괴상한 생명체가 있었다.


‘저건...’


검은색 형체만 보이는 적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말이다. 마치 금속을 피부와 합친 것 같이 반질거리고 단단한 몸체가 보였다.

한둘이 아니다. 수많은 군세가 그의 쪽으로 다가왔다.


“우···.”


놀란 설동이 몸을 일으켰지만, 모두가 자신을 보지도 않고 신경 쓰지도 않았다.

눈에 초점이 없고 그저 회색만이 공허하게 앞을 바라본다. 단순하게 쳐다만 봤을 뿐인데 마치 자기를 보는 것같이 두려움이 몰려왔다.


‘여긴 어디지? 내가 왜 이런 곳에 있어.’


쿵.

그때, 땅의 울림이 거세졌다.

설동이 고개를 들자, 거대한 형체가 눈앞에 나타났다.

신성함을 자랑하듯 머리에 빛을 뿜지만, 다리 아래로 수많은 촉수가 꿈틀거리는 그로테스크한 것.


“...”


그것은 자신을 보는 순간, 저 멀리 우주를 떠도는 보잘것없는 먼지 같은 자신을 느꼈다.


“크윽!”


그때, 설동은 머리가 찢어질 듯한 고통에 시달렸다.

머리에 손을 대려 해도 슈트 때문에 새삼스럽게 자신이 방호복을 입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헉···. 헉···.”


그래서인지, 아팠던 머리가 다시 돌아왔다.

다시 고개를 돌리자, 수많은 기괴한 생명체들이 다시 보였다.

두 팔과 두 다리를 지녀 인간과도 같은 것도 있었고, 생전 처음 보는 네발짐승도 있었다.

그리고 그전까지 보이지 않았던 것도 말이다.


‘다들 뇌가···.’


머리에는 기묘하게 뇌가 돌출되어 있고, 초점은 없었다.

그것들이 아무 의미도 없이 진군하고 또 진군한다.

그들은 어떤 것 앞에서 멈춰 있었다.

마치 해파리처럼 긴 촉수를 지니고 말랑거리는 신체를 한 것이 공중에 있었다.


‘저건···. 대체···. 여기가 어디인데?’


몸 안쪽의 붉은 원형의 구체가 심장처럼 뛰던 이 생명체는 어느 순간, 흐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설동의 시야도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우악!”


설동은 슈트 안에서 황급히 일어섰다.


[사용자 신체 체크]


익숙한 슈트의 화면이 보이자, 그제야 꿈이란 걸 인식한 설동이었다.


[강한 충격이 한차례 몰아침. 휴식권고. 필요에 의하면 의약품을 꺼낼 수 있습니다.]


설동은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지금, 눈앞은 엉망이 되어버린 실험실이 보였다.

폭발처럼 그을린 흔적이 분광기 있던 곳에서 보였고, 그 주변으로 깨끗하게 초토화되어 있었다.


“....”


설동은 참혹한 현장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어떻게 된 거야? 아무도 없어요?”


설동은 황급히 실험실 쪽으로 시선을 보내었다.

거기에는 뜯긴 문이 보였다.


“저기요! 아무도 없어요?”


설동이 소리를 지르며 다가가지만, 대답은 없다.

무엇보다 튼튼한 문이 뜯긴 흔적은 더욱 기괴했다.


‘폭발이 그 정도로 강했나? 근데 저 문이 뜯길 정도면···.’


왜 다른 곳은 멀쩡한가.

하물며 실험을 지켜보기 위해 투명하게 된 강화 창문도 말이다.


[이건, 일반적인 창문이 아니라고. 이 창문 하나가 초고사양 컴퓨터보다 비싸다.]


신지호가 맨날 자랑하듯 튼튼한 연구시설이다.


‘창문도 멀쩡한데 문이?’


누군가 인위적으로 뜯어졌다는 걸까?


“이건 좀 많이 나갔네.”


설동은 한숨을 쉬었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자기 말고 누가 있단 말인가.

부서진 문 안으로 들어가자, 상대적으로 멀쩡한 공간이 보였다.


“피?”


하지만 놀랍게도 사방에 사람에 내장과 피가 가득했다.

그리고 잘린 시체들도 보였다.


“이건, 오성후 연구원···. 대체 이게 뭐지?”


잔인하게 파헤쳐 사체들이 보였다.


“몇 사람이나.”


너무나도 큰 충격에 설동은 순간적으로 판단력이 흐려지고 있었다.


“후우. 후우.”


휴대폰을 찾고 싶어도 위헙ㅁ한 작업이기에 휴대폰은 5층 수납실에 맡긴 상태였다.


‘일단 가야 해.’


설동은 오한이 드는 걸 뒤로 하고 이제 이 실험실 바깥을 나가려고 할 때였다.

툭.

그의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시체들이다. 시체들 속에서 소리가 난다?

불안한 마음에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서 시체였던 것이 일어나고 있었다.


“농담이지?”


내장이 파헤쳐지고, 얼굴이 날아갔다. 보통은 죽었다고 판정해야 할 정도의 사람이 일어났다.


‘이건 꿈인가? 지금 나한테···.’


온갖 생각이 머리를 괴롭히는 가운데, 설동은 혹시나 싶어 입을 열었다.


“살아있는 거죠? 살아있···. 우악!”


설동의 말이 끝나기 전, 연구원은 놀랍게도 뛰었다. 그리고 엄청난 무게로 그를 덮쳤다.


‘이 슈트를 넘어트린다고?’


설동은 충격적인 비주얼 이전에 근본적인 의문이 들었다.

아무리 인간형 슈트라지만, 고작 연구원 수준이 몸통 박치기로 어떻게 할 수준이 아니다.

그리고 슈트 내부로 거친 마찰음이 들렸다.


[충격 발생. 상태 양호 판정.]


그나마 다행인건, 슈트에 크나큰 데미지는 주지 못했다는 것.


‘역시 방호복이야. 성능 확실하구만.’


설도은 안심하며 이제 상대를 떼려 했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그는 의문과 마주쳤다. 이 방호복이 가진 기능 중 강화 외골격의 힘도 있었다.


‘왜 이렇게 힘겹게 밀어내는 거 같지?’


분명히 설동은 상대의 양손을 붙잡고 밀어내는데 거기에 힘을 엄청 줘야 했다.

양손으로 무려 350kg을 버티는 힘이다. 그 힘으로 상대를 밀어내는 데 힘이 든다.


‘운동도 하지 않은 비리비리한 연구원들인데?’


설동은 그래도 요령이 생겨 힘을 뒤로 뺐다가 한 번에 밀어내는 것으로 상대를 밀쳤다.


“캬아아악!”


불길한 비명이 귓소리를 울린다. 그리고 이제 신설동은 현실을 마주해야 했다.

절대로 상대는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고. 이곳에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진 거다.


*


‘저 사람은 죽은 거야. 그리고 좀비처럼 일어난 거고.’


설동은 최대한 인식을 빠르게 했다. 도저히 살 수가 없고, 사람이면 저렇게 덤비지도 않는다.


‘내가 살인을 저지르는 게 아닐까?’


마음속으로 작은 불안감이 솟았지만, 그런 여유 따위는 부릴 필요가 없었다.

설동은 슈트의 발을 밟으며 앞으로 뛰기 시작했다.

슈트의 도움으로 한순간에 도약거리가 커지고 그는 거기서 온 힘을 다해 주먹을 날렸다.


쾅!


타격음도 아니고, 쇠가 부딪치는 소리가 들린다.

상대의 머리는 말 그대로 터져버리고 형체도 남지 않았다.


“후우···. 후우···.”


불안감과 죄책감에 설동은 떠는 가슴을 진정시켜야 했다.

‘이거 환각 아니지? 갑자기 마약을 봐서 내가 지금 실수를···.’

예전에 이런 이야기를 들은 게 있었다. 어느 한 남자가 길을 가던 도중에 마네킹만 있는 마을에 도착했다.

사람과 비슷한 마네킹이 움직이고 자신을 보고 소리치자, 겁에 질린 남자는 그 마네킹들을 박살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건, 마약에 취한 환각이었을 뿐이다.


‘결국, 그 남자는 마약에 취해 멀쩡한 가족을 모두 죽인 쓰레기였지.’


자신도 지금 마약에 취해서 헛것을 보는 게 아닐까?


[생체 수치 양호]


슈트는 아니라고 말한다. 즉, 지금은 정상이다.

설동은 슈트의 설명에 오히려 무서워졌다.


“이게 현실이라는 거잖아.”


시체, 그리고 좀비 같은 연구원.

모든 게 현실이다. 설동은 다른 사람을 찾기 위해 나설 때였다.

툭. 툭.


“...”


불길한 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거기에는 얼굴이 없이 팔과 다리를 버둥대는 연구원이 보였다.


“세상에···.”


본능적으로 달려간 설동은 엑소시스트에 나오는 것처럼 네 다리로 움직이기 시작한 연구원에 공포를 느꼈다.


‘저건 죽여야 해.’


공포 뒤에 나오는 상황판단은 결국, 죽여야 한다고 느낀 설동이 달려갔다.

기괴하게 두 팔과 다리로 걷기 시작한 연구원이 설동을 향해 다가온다.

너무나도 불쾌한 소리기에 설동은 슈트로 상대를 걷어차 버렸다.

무시무시한 파괴력으로 나가떨어진 연구원은 부서진 기기에 끼었다.


‘생각보다 단단해. 사람의 신체가 원래 이런가?’


설동은 다시 한 번, 발차기를 날렸다. 몸통이 뜯어지고 없는 내장은 이제 완전히 사라지기 직전이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연구원의 움직임은 멈췄다.

하지만 완전히 몸통은 파괴된 상태였다.


“허억···. 허억···.”


설동은 황급히 수분 공급을 요청했다.

긴박감과 운동에 숨이 차오른다.

빨대에서 역시나 차가운 물맛이 느껴졌다.


[물 저장량 10% 소모]


고작 두 컵 정도 마신 거 같은데 벌써 10% 소모했다고 뜨고 있었다.


‘하긴, 물탱크도 아닌데, 음식이랑 같이라면 한계가 있겠지.’


설동은 이제 드디어 실험실을 나섰다. 바깥으로 향하는 복도는 또 뜯겨 있었다.


‘뭔가···. 뭔가가 있어.’


사람 두 사람보다 큰 문의 한쪽이 강제로 우그러져 있었다. 평범하게는 불가능한 힘으로 말이다.


*


운석 연구소 소장 김성민은 이상 사태에 표정을 찌푸렸다.


[긴급 사태 발생! 긴급 사태 발생!]


이미 연구소는 경고등이 울리고 매뉴얼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의 무전기에는 상주 군인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하 5층에 사고 발생으로 지원 바랍니다!]

[현재 엘리베이터 고장, 비상문으로 향해야 합니다!]

[화합물의 영향이 있으니 다들 방호복 입히고 보내세요!]


사고와 폭발. 이 사태의 책임은 김성민 자신에게 올 게 분명했다.

그는 이곳 주둔한 부대의 최종 책임자인 박 대령에게 연락했다.


“박 대령. 일단 군인들을 멈추시오.”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사고의 영향이면 일단 막고, 대책을 강구해야합니다. 유기화합물질이 어느 정도로 위협이 될지 알 수가 없어요. 일단은 봉쇄하세요. 들어가지는 말고.”


박 대령은 잠시 말이 없었다.


“봉쇄를요?”

“네. 사고가 일어난 지하 5층, 그리고 인접한 4층까지는 모두 봉쇄하세요. 그게 최선입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죠.”


박 대령의 대답에 김성민은 의자에 기대 숨을 몰아쉬었다.


“제기랄. 그러니까 너무 흥분한 것 같더만, 이게 또 내 책임이 되잖아.”

그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일단 봉쇄하고 후에 대책을 찾아야 해. 언론이 눈치채지 못하게 애들 입단속을 하고···. 외출 금지령을 내려야 해.’


김성민은 당장 이 상황을 정부에 알릴 생각이 없었다.

최대한 자기가 안전하기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변명도 책임을 돌려야 했기 때문이다.


“신지호 박사한테 뒤집어씌우는 거야. 난 그걸 말렸다고 하는 거지. 일단은 이렇게 말해야겠네.”


그는 진땀을 흘렸다. 하지만 지끈거리는지 머리를 움켜쥐었다.


‘사고 때문인가, 머리가 계속 통증이 느껴지는 군.’


결국, 지하 3층 이후부터는 군인들에 의해 모든 출구가 봉쇄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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