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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머MK2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의 초! 재생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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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머MK2
작품등록일 :
2024.06.22 00:02
최근연재일 :
2024.06.2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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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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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3,561

작성
24.06.2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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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화

DUMMY

연구실의 휴게실은 무려 50평이 넘는 대형 공간이다.

지하라는 답답한 공간에서 연구원들의 편의를 보장하기 위해서 각종 편의 시설도 있다.

휴게실 바로 옆에 편의점이고, 휴게실 내부에는 TV와 주방 시설과 탁구대도 존재한다.

젊은 사람들을 위한 가정용 게임기도 종류별로 있다.

나름 복지에 신경을 쓰고 연구원들도 만족하는 곳이지만, 지금 이곳은 긴장감만이 흐르고 있었다.


“언제까지 버틸 거 같아?”


이 4층의 휴게실은 지금 수십 명의 연구원들이 문만 바라보고 있었다.


쿵! 쿵!


연이어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거칠게 들린다. 아무리 봐도 빨리 휴게실에서 쉬고 싶어서 두들기는 소리가 아니다.

신지호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더 이상 ‘변한’ 사람은 없나?”

“더 나오면 우린 끝이에요.”


다른 연구원들이 소리쳤다. 이들은 계속된 참상에 피폐해진 상태였다.


“박사님. 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폭발 사고 이후로 갑자기 장 연구원이 변하더니···.”

“단순한 착란이라기보다는 저 운석이 이상한 거겠지.”

“애당초 운석이 살아있는 생물체도 아닌데, 갑자기 사람들이 변한다니 말도 안 됩니다.”

쾅! 쾅!


점점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거세진다. 신지호는 침을 꿀꺽 삼켰다.


“걱정하지 마. 이 문은 일반 싸구려 목재도 아니고 알루미늄도 아니야. 방화문 수준으로 두꺼운 철제문이야. 사람의 힘으로 꿰뚫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면 다행이지만 박사님.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합니까.”

“구조대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지. 그나저나 영화도 아니고 갑자기 이런 일이 발생하다니.”


평범한 운석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우주에서 온 여러 광물이 방사능을 가지고 있는 것은 흔하다.

그런데 단순한 실험으로 사람들이 변한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 운석 자체가 특수하기는 했어도 이런 효과를 지녔을 줄이야. 아니, 그래도 그전까지는 문제가 없었지. 우리가 한 실험으로 뭔가 이변이 일어난 거야.”

“운석 자체의 힘일까요?”

“운석에 내재하여 있는 무언가일지도. 아무튼 운석이 가진 에너지는 우리가 연구하려 했으니까 말이지. 애당초 반응을 보는 건데 폭발했다고? 그따위 공식은 본 적도 없어.”


신지호는 입술을 깨물 때였다.

연구원들 사이에서 갑자기 한 남자가 실성한 듯 울기 시작했다.


“으허허헝···. 헉! 크윽!”


다들 패닉에 빠졌다고 생각했지만, 신지호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의 과학자로서의 감이 말해주고 있었다.


“백동민. 자네, 갑자기 왜 울지? 지금 우리는 그 폭발로부터 갑자기 변한 사람들을 알고 있네.”

“으허헝···. 으허형.”

“지금 이상할 정도로 울고 있어. 두려움에 처한 것과는 달라.”


백동민은 연구원 가운을 양손으로 강하게 잡고 거칠게 몸을 떨며 울고 있었다.


“으으으···. 으아으.”


서글프게 우는 것 이전에 마치 짐승이 우는 것 같다.

연구원들이 반사적으로 백동민에게서 물러난다.


“으···. 으···.”


백동민의 몸이 들썩거린다. 울음에 의한 반사적인 들썩거림보다 더 크게.

그리고 고개를 미친 듯이 좌우로 휘두르기 시작한다.


쾅!


이때, 철제문 뒤쪽에서 크나큰 소음이 몇 차례 울렸다.

하지만 거기에 신경 쓸 연구원은 아무것도 없었다.

입구를 막은 휴게실인데, 그 안에서 좀비가 발생한다?

신지호가 재빨리 눈을 돌려 무언가를 찾았다.

그는 휴게실 의자를 들어서 백동민을 향해 내려쳤다.


“신 박사님!”

“아무리 그래도···.”

“지금 우리가 뒤진다고!”


신지호가 의자로 백동민을 내려친다. 퍽퍽 불쾌한 소리가 나는 가운데, 얼마 지나지 않아 백동민의 피가 휴게실 바닥을 크게 적셨다.


“박사님···. 이건···.”


신지호는 머리가 터져 뇌수가 흐르는 백동민을 보고 숨을 헉헉댔다.


“내가 이 나이에···. 사람을 죽일 줄이야.”

“박사님.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겁에 질려 있던 이상후가 박사를 책망하듯 말하자, 짝 소리가 났다.


“정신 차려! 이 샌님아! 과학자면 상황을 판단하고 파악할 줄 알아야 할 것 아닌가! 지금, 비정상적인 반응을 보이는데, 그걸 놔둔다고? 자네 미쳤나?”

“...!”


이상후가 화끈거리는 뺨을 쥐어 잡고 울먹인다.

그런데 갑자기 의자가 이들 사이로 미끄러졌다.

신지호가 불길함에 시선을 천천히 의자 쪽으로 이동하자, 거기에는 뇌수를 흘린 채로 몸을 일으키는 백동민이 보였다.

그와 동시에 연구원들은 곳곳에서 비명을 내지르고 말았다.


“으아아악!”

“대체 뭐야!”

“백동민이···.”


백동민은 피가 줄줄 흐르는 상황에서 갑자기 두 팔을 땅에 짚었다.

그리고 기었다.

다다다다.

인간이 네발 달린 짐승을 흉내 내며 불쾌한 마찰음을 내면서 말이다.

그 속도는 빠르지는 않았지만, 대왕 바퀴벌레 저리 가라 할 몰골 때문에 사람들은 나뒹굴고 난리가 났다.


“크아아악!”

“아악!”


순식간에 얼굴을 뜯기면서 비명이 커진다.

그 상태로 물린 연구원이 다급하게 탈출하지만, 좀비 비슷한 것으로 변한 연구원이 그대로 등을 물어뜯었다.

그리고 마치 테이프가 찢어지듯 살점이 뜯겨나가면서 이곳은 공포로 물들었다.

도망치려 해도 바깥에도 좀비가 두들기고 안에도 피할 공간은 없었다.


신지호도 절망적인 표정을 짓는 그때였다.

좀비에게 물린 연구원 하나가 휴게실 입구로 향했다.


“열면 안 돼!”

“히히히···. 다···. 같이···. 죽자!”


물린 연구원은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대로 휴게실 문을 열어젖히며 이 휴게실의 종말을 고했다.


“죽는 거야···. 헤헤헤! 다 같... 음?”


문을 연 연구원은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변해갈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 변화가 끝나기도 전, 연구원은 문 앞에 서있는 그것을 보고 멈춰 섰다.

강화복.

2m가 넘는 거대한 강화복이 서 있었다. 온몸에 피 칠갑을 한 채, 문을 연 연구원과 눈싸움을 시작한 거다.


“어···.”

“감염이네.”


그리고 그대로 신설동의 발차기를 맞고 수 m에는 날아갔다.


***


좀비 두 마리.

신설동이 휴게실로 향하면서 본 좀비의 수였다.

적다지만, 이 연구소에 바글바글 사람이 있지는 않기에 나름 타당하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상한 놈이다.’


물론, 좀비 그 자체도 굉장한 충격이었지만, 하필 그다음으로 좀비가 아닌 것이 나와버렸다.

4개의 팔을 지닌 좀비, 하지만 사람이라기에는 끔찍한 몰골이었다.

좀비가 됐더라도 외형은 유지되어야 하는데 그것은 대체 뭔 존재인지 알지 못할 정도다.

아무튼, 신지호 박사가 이 사안에 대해 그에게 자세히 알려줄 수 있으니 일단 가고 문을 두들기던 좀비들과 사투를 벌였다.


“뇌가 파괴해도 움직이는 좀비가 어디에 있는데!”


그리고 그는 생각 외로 고전했다.

보통 좀비가 뇌나 중요 부위가 파괴되면 끝인데, 이 좀비는 뇌가 파괴돼도 움직인다.

거기다가 미친 듯이 박치기를 해오며 신설동을 밀어내고 있던 거다.

물론, 이 특수 강화복 덕에 피해는 없었다.


단지, 보통 사람으로 이 좀비를 상대하려면 고달플 것 같다는 생각만 할 뿐이다.

강화복 주변으로 좀비들의 손톱과 이빨들이 부딪친다.

차가운 금속 재질에 박히는 기분 나쁜 소리가 신설동의 귀를 울렸지만, 그나마 슈트 덕에 막을 수 있었다.


신설동은 그대로 350kg을 드는 이 슈트의 힘을 이용하기로 했다.

사실, 이 강화복은 전투용이라기보다는 작업용에 가깝다.

오래 걸을 수 있고 무거운 물건을 들고 편하게 이동하기 좋게 받쳐주는 역할이다.

모르핀이나 다른 기능들은 그냥 작업용 기구에 편의성만 추가한 형태.

전투 기능으로서 sf 영화에서 보는 기능 따위는 없다.


하지만 전신 강화복의 이점은 좀비를 상대로 감염 위험성을 최소화하는 것.

금속 재질에 계속 손톱과 발톱이 휘갈겨지는 사이 신설동의 주먹이 그대로 좀비를 후려쳤다.

묵직한 한 방.

좀비가 맞고 휘청이나 싶었지만, 이내 다시 달려들었다.


“갸아아악! 구아아악!”

“쿠아악!”


사람이 아니다. 사람이라면 맞고 충격을 받을 텐데, 충격이고 뭐고 다시 달려든다.

이것이 보통 사람과 좀비가 다른 이유다.

하지만 근본적인 힘 차이를 앞세워 두 좀비를 각각 양팔로만 밀어내었다.

머리가 박살 난 좀비 쪽은 목을 잡고, 나머지 한 마리는 머리를 잡은 채 그대로 벽에 집어 던졌다.


좀비들이 부딪쳐서 나오는 반동을 이용해서 신설동의 주먹이 좀비들의 심장을 뚫었다.

그리고 피 분수와 함께 좀비들의 심장이 적출되었다.


“끝···. 인가?”

“갸아아악!”


그런데 놀랍게도 머리가 살아남은 좀비가 달려들었다.

심장이 터져도 아니다?

신설동이 이제 여유로워진 손으로 좀비의 목을 잡고 그대로 꺾어버렸다.

우득.

심장을 공격하고 머리통을 꺾었으니 제발 죽었으면 했지만, 아쉽게도 좀비가 미친 듯이 움직였다.


‘머리통을 떼놔야 하나?’


결국, 신설동은 좀비의 머리통을 뽑아버렸다. 강화복의 힘으로 사람의 머리통을 뽑아버리자, 그제야 좀비가 멈춘다.

하지만 신설동은 아직도 의문이었다.


‘머리를 파괴해도 움직였고, 심장을 파괴했는데도 움직였어.’


일반적인 좀비라면 둘 중 하나만 파괴해도 죽었을 거다.

그런데 그의 앞에 잔인하게 죽은 좀비는 하나만으로는 죽지 않았다.

머리와 심장, 둘 다 공격해야 한다.


신설동이 두 부위를 공격한 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급소라서 최우선으로 공격한 거다.

그도 다른 곳을 공격했다면 전혀 모를 일.

한숨 돌린 그가 휴게실에 다가가자, 갑자기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온다.


몇 차례의 소란에 신설동의 심장도 뛰었다. 지금, 이곳에서 본인만 제외하고 다 감염된다면?

최악이란 거다.

그렇게 문을 열려 했지만, 당연히 잠긴 상태.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그때, 휴게실 문이 열렸다.

그리고 신설동의 눈에 보인 것은 이미 신체에 변이가 일어난 연구원이었다.


아직 다 진행되지는 않았는지, 그를 보고 사람의 기색을 내보이기는 했다.

하지만 신설동은 그 망설임에 킥으로 대답했다.

그대로 걷어차여 멀리 날아간 상태에서 보니, 다른 좀비 한 마리가 이미 날뛰는 상황.

그 좀비를 향해 미식축구에서 보는 몸통박치기를 방불케 좀비를 붙잡았다.

머리가 깨진 것을 확인하고 그대로 심장 부근을 그대로 주먹을 쳐서 관통해 버렸다.


“캬아아악!”


그래도 움직인다.


‘완전히 분리해야 한다!’


단순히 머리를 치는 것만으로 죽지 않는다.

신설동이 그대로 머리통까지 뽑자, 그제야 조용하다.

남은 것은 하나. 변하기 시작한 좀비에게 신설동이 달려들어 똑같은 작업을 반복한다.

가슴을 강제로 뜯어 심장을 적출한다.

뜯어내면서 보는 광경은 신설동에게 그리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

하지만 살아야 한다.


오로지 그 감정만으로 심장을 뜯어내고 머리통을 박살 내버렸다.

신설동은 그대로 연구원을 처리하고 나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휴게실이 좀 더러워졌네요. 신 박사님. 이제 우리 어떻게 합니까?”


신설동이 몸을 돌리자, 신지호 박사는 숨을 골랐다.


“이성이 있어서 다행이군. 두 가지 방안이 있지. 하나는 이곳에서 탈출한다. 또는 자네를 믿고 이곳에서 대기하는 거지. 군 병력이 구조하러 올 때까지 말이야.”

“후자가 일단 편해 보이는군요. 갑자기 현실에서 좀비물을 경험할 줄은 몰랐네요.”

“나도 당황스러워. 게다가 바이러스가 아니야. 실험에서 일어난 파장에 의한 여파 같군.”


신지호가 자리에 주저앉고 드디어 이 휴게실의 분위기에 긴장감이 사라진다.

물론, 피로 물든 시체들은 여전하지만.

신지호는 휴게실에 비치된 컴퓨터를 만지면서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안 가, 충격적인 메시지를 보았다.


“뭐라고? 여기를 폐쇄한다고? 장난치나?”


신지호가 책상을 내려치고 모두의 불안한 시선이 그쪽으로 쏠렸다.


“아무래도 사고가 일어난 4층까지 봉쇄하고 사고를 막는다고 지금, 언론에 떴군.”

“4층이면···. 우리가 있는 곳 아닙니까?”


이상후가 달달 떨면서 이야기한다.


“그래, 4층까지 봉쇄한다는 건, 우리에게 구조대를 보낼 생각이 없다는 거지.”

“!”


모두에게 충격적인 사실이 펼쳐지고 있었다.

신설동은 이 상황에서 휘파람을 불었다.


“그러면 답은 결정이 났네요. 3층까지 올라가기로요.”


이들의 행보는 일찌감치 결정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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