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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수 님의 서재입니다.

개천에서 난 히어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오존수
작품등록일 :
2018.08.30 19:41
최근연재일 :
2020.11.07 01:53
연재수 :
2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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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1,764

작성
18.10.2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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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군입대(2)

DUMMY

상혁은 체력 검정을 받으면서 주변을 조심스럽게 둘러보았다.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과 너무 심하게 차이나면 문제가 생길 수 있기에 적당히 수준을 맞추기 위해서였다.


[이게 이곳의 수준인가? 다들 비리비리 하군. 여기 오는 녀석들은 전부 한가락 하는 놈들이라고 안했나? 어째 개중에 괜찮은 놈들이 우리 대륙의 일반 병사들보다 좀 나은 수준 뿐이야.]


"읏.."


상혁은 다른 사람들의 체력검정을 구경하다가 머릿속에 울려퍼지는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뭘 그렇게 놀라고 그러느냐? 이제 대화가 가능하다고 하지 않았더냐?]


심상세계 사부의 목소리였다.


방금 윗몸일으키기를 끝마치고 벗어두었던 목걸이를 착용하였는데, 예고도 없이 훅 치고 들어온 것이었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다보니 놀랄 수밖에 없었어요."


[그럼 이제 익숙해져야지.]


"하하, 그, 그렇네요."


상혁은 사부와 대화하다가 주변인들의 시선이 이상한 것을 느끼고 살짝 뒤로 빠졌다.


"그런데 이거 입 밖으로 소리내지 않고 대화하는 방법은 없나요? 혼자 중얼거리고 있으니까 주변에서 저를 미친놈으로 봐요."


[허허. 그러면 그 드래곤 하트를 손에 쥐고 내게 말을 전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지닌 상태로 생각을 해 보려무나.]


상혁은 사부의 말대로 펜던트를 손에 쥐고 강한 의지를 가지고 의사를 전달하려고 해 보았다. 마법은 의지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에 훈련이 된 상혁에게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이렇게 하면 되나요?]


[오, 그래. 그렇게 하면 된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는 있구나. 잘했다.]


[어이구, 정말..]


상혁은 끝까지 한 마디 핀잔을 섞는 사부의 말에 툴툴거렸다.






체력검정을 마친 상혁이 면접을 볼 시간이 되었다.


"음?"


그런데 상혁의 눈에 이질적인 것이 보였다. 아까 대기실에서 잠시 만났던 육성현이 면접관들 옆에 의자를 놓고 앉아있는 것이 아닌가? 군복을 입고 대위 계급장을 달고있는 모습을 보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뭐지? 날 속인건가?'


상혁은 이 상황에 살짝 어이없어 하며 육성현을 살짝 노려보았다.


육성현은 상혁의 눈길을 받고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이상혁군. 내가 여기 앉아있는 것에 불만이 있는가?"


상혁은 육성현의 말에 살짝 이죽거리듯 대답했다.


"불만은 있죠. 그저 힘없는 응시생이니 참아야 할 뿐."


육성현 대위는 이상혁의 대답에 무척 재미있다는 듯 파안대소를 하며 말했다.


"하하하, 역시 자넨 물건이군. 좋아, 좋아. 자네 면접은 특별히 내가 직접 보겠네."


육성현 대위가 면접관들을 보며 하는 말에 면접관들은 토를 달지 않고 원하는대로 하게 두었다.


"자네 왜 특전사에 지원했나?"


상혁은 육성현에게 놀림을 받은 것 같아서 살짝 기분이 좋지는 않았으나 일단 참고 대답하려 했다. 하지만 육성현 대위의 다음 말이 더욱 빨랐다.


"아니지. 그런 상투적인 질문은 필요 없을 것 같고. 자네 아까 체력검정을 받을 때 매우 여유가 있어 보이던데, 맞나?"


"네."


"얼마나 더 할 수 있나?"


"글쎄요. 그건 나중에 한 번 보여드릴게요."


"큭, 건방지구만. 좋아."


육성현 대위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리고는 상혁의 응시원서를 살펴보다가 물었다.


"자네 무도단증이 하나도 없는데, 무술 할 수 있는 것이 없나? 이 부분이 빵점이면 입대하기 어려울텐데 말이야. 우린 어중이 떠중이는 받지 않아."


육성현 대위는 일부러 사실과 다른 말을 하며 살짝 도발을 더 해 보았다.


"어, 공인 단증이 없을뿐, 검술, 체술, 봉술 등 뭐든지 자신 있는데요?"


"뭐?"


육성현 대위는 상혁의 말에 어처구니가 없었다. 어떤 대답을 하는지 보자는 생각은 있었지만, 이런 황당한 대답은 예상하지 못했었다.


"자네, 지금 나랑 장난하자는 건가?"


육성현 대위가 화가 났음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며 날카롭게 질문했다.


"아뇨. 장난이 아닌데요."


"뭐라고? 공인 단증도 없이 자신이 있다는게 말이나 되는가? 지금 내 귀에는 자네가 무슨 대종사급 인재라서 혼자 연습한 모든 무술을 전부 수준급으로 익혔다는 뜻으로 들리네만."


"하하, 아뇨. 혼자 연습한 것은 아니구요. 저에게도 사부님이 있었습니다. 아주 뛰어난 분이셨죠."


육성현 대위는 상혁의 말에 더 들을 가치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 무슨 무협지처럼 자네 사부가 은거 기인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계속 말장난을 하려면 이 자리에서 나가게."


"예? 아니 저는 사실을 말하는데 왜 말장난이라고 하시죠? 이건 제가 억울해서 못 나가겠는데요?"


"뭐?"


육성현 대위는 상혁을 매섭게 노려보다가 말했다.


"그렇다면 실력으로 증명을 하게."


그리고 상혁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좋지요. 어떻게 하면 될까요?"


육성현 대위는 심해일 중위를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 이 친구와 즉석 대련을 한 번 해보지. 하지만 실력이 없다면 각오해야 할거야."


그러자 허세로 큰소리를 쳤기에 진짜로 대련을 하지는 못 할 것이라는 육성현 대위의 내심과는 달리 이상혁은 자리에서 일어나 의자를 한 구석으로 치워 공간을 만들었다.


육성현 대위는 이상혁의 태도를 보며 의구심을 지우지 못했다.


'저런 자신있는 태도라니. 정말로 실력이 있는 것인가, 아니면 세상 모르는 철부지인가? 어쨌든 바로 밝혀지겠지.'


그렇게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대련을 치르게 되었다.


"아니, 대위님도 참. 제가 이런 애송이랑 대련이 뭡니까."


심해일 중위가 툴툴대며 앞으로 나서자 육성현 대위는 부드러운 말로 심해일 중위를 달래려 했다.


"이봐, 심중위, 부탁 좀 하자. 저 녀석의 건방진 콧대를 좀 눌러주라고. 이 나이에 내가 할 수는 없지 않겠어?"


"어이쿠, 아직도 최전방에 가서 팔팔하게 뛰어다닐 분이 무슨 엄살을..."


심해일 중위는 투덜거리기는 해도 딱히 반대하지는 않고 이상혁의 앞에 섰다. 심해일 중위도 이상혁의 행동이 치기어린 행동인지 진짜 실력인지 조금은 궁금했고 말이다.


그리고 면접관으로 참석한 군무원들도 무척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특전사 내에서도 상또라이로 불리우는 15 공수특전여단 직할대 3중대장 육성현 대위. 제로팀 팀장의 외부로 보이는 소속은 그러했다. 그리고 그가 직접 데려온 심해일 중위. 보통은 이런저런 사정에 의해 진급에 애로사항이 많고 훈련이 고된 특전사에 임관되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하는 장교들과 달리, 특전사의 스타일 자체가 마음에 들어서 자원하고, 훈련에서도 웬만한 부사관들보다 출중한 모습을 보이기에 특전사 내에서는 단단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이들이었다. 덕분에 훈련에 관심이 없는 장교들을 적당히 구워삶기도 하는 여타 팀들과 달리, 15 공수 직할 3팀은 FM 그 이상의 훈련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 심해일 중위에게 애송이가 몇 초나 견딜 것인지가 이 대련의 관전 포인트였다.


이상혁도 이들의 그런 분위기를 충분히 느끼고 있었고, 상혁은 이 대련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생각이었다. 상혁은 군에 입대해서도 이들에게 끌려다니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다. 상혁은 앞으로 어떤 장소에 어떤 역할로 있던간에 그 누구에게도 끌려다니지 않을 생각이었다.


"이거 제가 이긴다고 보복은 없는 것이겠죠?"


육성현 대위와 심해일 중위는 상혁이 툭 내뱉은 말에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면접관들도 어이없는 표정을 여과없이 내보였다. 정말로 겁이 없는 애송이였다.


말없이 상혁을 노려보던 심해일 중위도 짧게 뱉었다.


"없다."


그러자 상혁은 육성현 대위를 지긋이 바라보았고, 상혁의 눈빛에 눈썹을 꿈틀거린 육성현 대위도 심해일 중위와 같은 답을 내밀었다.


"내 명예를 걸고 그런 것은 없다. 특전사에서는, 그 중에서도 15공수 직할 3팀은 맡은 역할과 실력이 짬보다 훨씬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런걸로 고참들에게 갈굼을 당하거나 하는 일은 없다."


그러나 상혁은 육성현 대위의 말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제가 15공수 직할 3팀으로 간다는 보장이 없을텐데요?"


그러자 육성현 대위는 피식 웃으며 답했다.


"큭. 그건 네가 신경쓸 필요가 없다. 만약 여기서 네가 심중위를 상대로 5분만 버티면 내가 반드시 널 15공수 직할 3팀으로 데려간다."


"흐음.. 저는 실전경험도 많고 실력도 최고인 팀으로 들어가고 싶습니다만?"


육성현 대위는 상혁의 말에 불같이 노하며 일갈을 내질렀다.


"우리 팀이 바로 그 팀이다! 주둥이만 나불대지 말고 그만 시작해라, 애송이!"


이상혁은 육성현 대위의 말에 입을 다물고 심해일 중위를 쳐다보았다. 여기서 더 나댔다가는 완전히 선을 넘게될 것 같았다. 그건 자신의 목적에 반하는 행동이기에 멈춰야 했다.


심해일 중위는 건방진 애송이 때문에 화가 많이 났다. 귀엽다고 오냐오냐 해주니까 하늘 높은줄 모르고 기어오른다. 계속해서 까불대더니 육성현 대위가 폭발하기 바로 직전까지 긁어대었다. 이제는 정말로 뜨거운 맛을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심해일 중위는 신중한 눈으로 이상혁을 관찰했다. 전투의 프로답게 어떠한 상대던 최소한의 실력 확인을 위한 간보기는 진행한다.


위치를 조금씩 이동하며 이상혁의 움직임을 관찰하던 심해일 중위는 가볍게 잽을 날려 보았다.


- 슛~


이상혁은 큰 움직임 없이 손으로 심해일 중위의 주먹을 쉽게 쳐내었다.


"호오? 저놈 봐라?"


육성현 대위가 이상혁을 건방진 애송이에서, 건방지기는 하지만 애송이는 아닐 것 같은 놈으로 등급을 상향시켜주었다. 방금 이상혁의 움직임은 실력만 좋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인 애송이였다면 심해일 중위의 잽 한 방에 뭘 맞은지도 모르고 나가떨어졌을 것이었다. 하지만 이상혁은 심해일 주위의 잽을 정확하게 보고 받아치기까지 했다. 그것도 아주 가볍게.


그리고 이상혁의 눈을 보면 착 가라앉은 것이 무척이나 차분하다. 아직 어린만큼 면접관들 앞에서 자신의 실력을 보인다는 것에 흥분할만도 한데 그런 것도 없다.


이 녀석, 어쩌면 진짜일지도 모른다.


"제대로 하시죠, 중위님. 그렇게 하셔서는 끝 안납니다. 최선을 다 하셔야 합니다."


심해일 중위는 이상혁의 말에 속에서 불길이 일었다. 이 녀석은 갈수록 가관이다.


심해일 중위는 머리를 차갑게 식히며 이상혁을 노려봤다. 그리고 방금 보여준 이상혁의 가드를 떠올리며 정말로 신중하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쩝."


이상혁은 아쉬움에 입맛을 다셨다. 가능하면 심해일 중위의 이성을 흐리게 만들기 위해 한 도발이었는데, 역시 프로답게 오히려 차분하게 자신을 살핀다. 이래서야 자신의 실력을 조금 더 드러내야 할 판이다. 쉽게 가려고 도발을 했는데 역으로 손해를 본 느낌이다.


심해일 중위가 눈치를 보며 거리를 재다가 다시 한 번 잽을 날린다.


- 퍽


잽이라기엔 너무다 빠르고 무거운 주먹. 심해일 중위가 진심으로 날린것이 확 느껴지는 잽이다. 그러나 상혁에게 타격을 주기엔 무리가 있다. 이번에도 역시 쉽게 막아냈다.


오히려 심해일 중위가 놀랐다. 자신의 진짜 잽마저도 너무 쉽게 막아낸다. 이것은 베테랑 전사들도 하지 못한다. 다들 최선을 다해 가드를 하지, 이상혁처럼 별 것 아닌듯 툭툭 막아내지는 못한다.


심해일 중위는 이를 악물고 잽에 변화를 주었다. 원, 투, 혹은 같은주먹 연속 잽, 적절하게 거리를 벌렸다가 줄였다가 하며, 지그재그로 혹은 원을 그리며 동선에도 변화를 준다. 절대로 큰 거 한방을 노리지 않고 조심스럽게 잽을 치며 상대를 확인한다. 그러나 상대는 여전하다. 이상혁은 아무렇지도 않게 파리 쫓듯 툭툭 쳐서 막아낸다. 위로 아래로 주먹의 경로를 변경해보아도 마찬가지이다. 너무도 쉽게 막는다.


'어디서 이런 놈이?'


작가의말

11월 12일부터 제목을 ‘개천에서 난 히어로’ 로 바꿀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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