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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수 님의 서재입니다.

개천에서 난 히어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오존수
작품등록일 :
2018.08.30 19:41
최근연재일 :
2020.11.07 01:53
연재수 :
2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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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2,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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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15
글자수 :
1,341,764

작성
18.09.26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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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글자
12쪽

강한도장

DUMMY

상혁은 마법을 배워 몇 가지 사용은 하지만, 검술의 마나 활용을 자유자재로 하지는 못한다. 나중에 마나 활용을 잘 하게 되면 이들의 훈련 효과를 높이기 위해 사용할 생각이었다.


아무튼 그당시 지서희는 그대로 집으로 돌아가 며칠 후 완전히 회복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당연하게도 형식이 무척이나 놀랐지만, 상혁이 지서희는 회복이 빠른 특이체질이며, 인대가 끊어진 것은 아니었다고, 형식의 오진이라고 거짓말을 해서 넘어갔다.


형식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잘못 판단했다는 것도 믿기지 않았지만, 끊어진 인대가 며칠만에 멀쩡하게 회복되어 돌아왔다는 것이 더 믿기지 않았기에, 그리고 상혁의 실력도 인정하기에 수긍했다. 아마도 원래 상혁과는 유파가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모르는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고 짐작만 할 뿐이었다.


이후에도 지서희는 계속해서 죽을힘을 다해 노력했고, 그러다보니 손목이 고장난다던가, 어깨가 고장난다던가 하는 일들이 가끔 있었으며, 그 때마다 상혁이 나섰다.


"너는 뭐 훈련 못해서 죽은 귀신이 들었냐? 아니면 어디 철천지 원수라도 있어? 왜 그렇게 무리해?"


보다못한 상혁의 말에 서희는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강해진다는 것이 무척 즐겁네요. 그리고, 고장나면 오빠가 고쳐주니까 더 과감히 확인해볼 수 있네요. 고마워요."


"..."


상혁은 서희의 말에 어이없어하며 입을 다물었다. 말은 쉽지만 인대가 끊어지고 근육이 파열되는 엄청난 고통을 각오하고 수련을 하는 것은 보통 독해서는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서희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나약함 때문에 당해왔던 일들이 너무 싫었고, 이번에 아영이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보며 더더욱 충격을 먹어서 일종의 트라우마가 생겼었다. 그렇기에 얌전하기만 했던 그녀가 먼저 무술을 배우겠다고 한 것이고. 서희에게는 이번 기회가 자신 내부의 끔찍하도록 싫은 부분을 변화시킬 유일한 기회였던 것이다.


서희는 그렇게 독하게 수련을 했고, 직접 부상을 당해본 경험자로써 어떤 상황에서 어떤 부상이 생기는지를 몸으로 체득하였다. 이는 상혁이 심상세계에서 부상은 물론 죽음에 대한 체험까지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었다.


덕분에 점점 부상의 빈도수가 줄었으며, 나중에는 자신의 몸에 대해 완전히 알고 부상 직전까지 몸을 내던지는 수련을 하였다.


"정말 얌전한 애들이 한 번 화나면 무섭다더니, 얘는 정말 대단하네. 앞으로 조심해야겠다."


상혁은 서희를 보며 옛말 틀린 것 하나도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훈련에 집중하던 어느 날이었다.


"고관장 계신가?"


세 명의 사내가 천일도장에 찾아왔다.


강한도장 관장 강한 6단. 한국검도회에 정식으로 소속된 도장이다.


근처에 도장이라고는 강한도장과 천일도장이 전부이다.


강한도장은 천일도장과 다르게 규모도 크고 시설도 깔끔하다. 천일도장이 허름한 건물에 대충 간판만 하나 달아서 운영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더구나 강한도장은 전국대회에 꾸준히 출전해서 수시로 본선(32강)에 진출하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양쪽을 모두 본 사람들은 강한도장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저 생활운동으로 생각한 사람들은 당연히 시설이 중요하고, 검도대회 출전등을 생각하는 검도 꿈나무들에게도 전국체전 경험이 풍부한 강한도장이 좋다. 결국 천일도장에는 다른 무엇보다 거리가 매우 중요한 꼬마애들밖에 남지 않는다.


그러나 개중에 강한도장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천일도장에 등록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또는 양쪽을 다 보더라도 조금이라도 가까운 천일도장을 선택하는 경우가 간혹 있었다.


하지만 결국 현재 천일도장에는 초등학생 말고는 남아있지 않았다.


"강관장님이 어쩐 일이십니까?"


형식은 표정을 딱딱하게 굳히며 물었다.


"아니, 내가 못 올 곳을 왔나, 왜 그렇게 딱딱하게 굴어? 같은 무도인끼리 한 번씩 만나서 친분을 교류하면 좋은거지. 이 늙은이가 그래도 간만에 아들까지 데리고 걸음을 했는데 너무 섭섭하이."


이곳에 도장을 처음 열었던 5년전, 형식은 강한 관장의 방문을 매우 반겨주었다. 약간의 돈을 가지고 막 상경한 상태라, 무술실력과는 다르게 도시 생활, 돈버는 일 모두 서툰 상태였다. 우여곡절 끝에 가지고 온 얼마 안되는 돈으로 이 작은 도장을 열고, 한 명 두 명 늘어나는 수련생을 바라보며 월세 낼 생각을 하고있던 때였다.


그런 시기에 방문하여 따뜻한 말과 조언을 해주고 가는 강한 관장을 보면 천사가 따로 없었다. 그 때만해도 무뚝뚝하던 형식은 말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속으로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버텨가며 등록했던 수련생들이 그만두고 나가더라도 자신이 부족해서 나가겠거니 했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며 세 달이 지날 무렵, 2주에 한 번씩 강한 관장이 찾아오는 시기와 수련생들이 그만두고 나가는 시기가 묘하게 겹친다는 느낌을 받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강한 의심이 들었다.


그래서 확인을 위해 강한도장에 찾아갔고, 그 곳에서 운동하고 있는, 한 때는 자신의 수련생이었던 사람들을 마주쳤다.


형식은 즉각 강한 관장에게 강하게 따졌다. 그러나 돌아오는 것은 냉소 뿐이었다.


"아니, 수련생들이 우리 도장이 더 좋다는 걸 낸들 어째?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소비자의 선택은 어쩔 수 없는 것 아니야? 대한민국은 경쟁사회라고."


- 으드득.


형식은 이를 갈았으나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조선시대 같았으면 무력으로 어떻게 해보겠는데, 대한민국에서 그런 짓을 했다가는 감방행일 뿐이었다.


자신은 조폭이 아니었다.


형식은 뻔뻔한 강한관장의 얼굴을 죽일듯이 쏘아보다가 몸을 돌렸다. 그리고 나가며 한 마디 했다.


"다시는 찾아오지 마세요."


하지만 강한 관장은 형식의 뒷모습을 보며 비웃을 뿐이었다. 그 일이 있은 후부터 강한 관장은 천일도장에 발을 끊었다.


그러나 천일도장 안에 들어오지 않을 뿐이지 수련생 가로채기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최소한 한 달에 한 번은 도장 사람들을 보내 천일도장 문 밖에서 접촉하는 방식으로 수련생을 빼갔다. 그리고 어느정도 시간이 흘러 천일도장에 새로 등록하는 수련생이 현저하게 줄자, 3개월에 한 번 정도 와서 빼갔다. 참으로 꼼꼼하고 효율적으로 일을 하는 강한 관장이었다.


덕분에 형식은 초반에는 얼마 되지않는 월세도 내지 못해 밀리며 보증금을 까먹었고, 그 와중에 생존을 위한 영업미소를 만들어내고,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겨우겨우 입에 풀칠하며 생활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그런 면에서 오늘의 방문은 뜻밖이었다.


"여기는 제 도장입니다. 관계자가 아닌 분들은 밖으로 나가주세요."


형식은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며 축객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강한 관장은 느물거리며 말을 이었다.


"정말 너무 하는군. 최근에 천일도장에 수련생이 부쩍 늘었다고 해서 축하해주려고 온건데, 내 진심을 이렇게 몰라주다니 정말 안타깝군."


"축하 말입니까?"


형식은 주먹을 꽉 쥐며 말했다. 강한 관장의 말은 형식에게는 "빼내가야할 수련생이 많이 늘었다고 해서 와보았다"로 들렸기 때문이었다.


"그래, 축하. 이렇게 수련생이 많은 것은 처음 보는구만 그래. 개관 초기보다 더 많은 것 같은데."


강한 관장은 말을 하며 탐욕어린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강한 관장은 욕심이 많은 성격이기에 자신의 영역이라 생각한 곳에 생긴 천일도장을 편하게 둘 생각이 없었다.


그렇게 주변을 둘러보는 강한 관장의 눈에 이아영과 지서희가 들어왔다. 그리고 그 옆에 둘에 비해서는 한 수 쳐지지만, 어디에 가더라도 귀엽다는 말을 들을 성하연도 있었다.


"오! 이런 보석들이 숨어있었을 줄이야."


예쁘고 어린 수련생의 존재가치는 매우 높다. 이런 친구들이 도장에 들어오면 입소문이 나고, 이들을 보기위해 등록하는 남자 수련생들이 상당수 몰리게 된다. 이제는 단순한 수련생을 빼가는 것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빼가는 것으로 미션이 바뀌었다. 이것은 반드시 성공해야하는 미션이었다.


강한 관장은 자신의 아들 강진헌의 어깨를 툭툭 치며 손짓했다.


"저들은 필히 스카웃을 해야한다."


진헌은 강한 관장의 작은 목소리에 진득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네, 걱정하지 마세요, 아버지."


진헌은 곧바로 아영에게 다가갔다.


- 후웅~ 후웅~


아영과 서희는 목검을 쥐고 휘두르는 중이었다.


머리카락이 땀에 젖어 얼굴에 달라붙은채 진지한 얼굴로 검을 휘두르고 있는 둘의 모습이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호오~ 둘 다 장난 아닌데? 얘들은 전부 내꺼 해야겠다. 덤으로 그 옆에있는 애도.'


진헌은 속으로는 휘파람을 불고, 겉으로는 멋있는 척을 연기하며, 자신이 지을 수 있는 최대한 부드러운 표정으로 말을 붙였다.


"저기, 아가씨들."


진헌은 상혁과 동갑내기 열 아홉살로, 잘나가는 관장 아버지를 둔 덕분에 집안 형편이 넉넉했고, 얼굴은 적당하며, 운동으로 다져진 몸매에서 풍기는 분위기로 늘 자신만만했고, 학교에서 여자들이 따르는 편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워낙 매력이 넘치는 여학생들이라 그런지 약간은 긴장이 되었다.


한편으로 아영과 서희 그리고 하연은 운동을 하는 중이었지만, 평소에 보지 못했던 형식의 이질적인 모습에 신경쓰여서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형식은 천일도장을 제집처럼 들어온 사내들을 향해 분명한 적대감을 표출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내들이 얼굴에 능글능글한 미소를 띄운채 비웃는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을 남자들보다 훨씬 민감한 여자들이 놓칠수는 없었다. 따라서 그들 중 자신들의 또래로 보이는 진헌이 다가와 말을 걸었지만, 셋은 약속이나 한 듯 대꾸하지 않고 수련을 이어갈 뿐이었다. 별로 상대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보인 것이었다.


진헌은 말을 걸고 잠시 기다렸지만 반응이 없음에 살짝 당황했다.


'혹시 내 말이 안 들렸나?'


진헌은 자신이 무시당할리가 없다는 생각에 다시 한 번 목청을 가다듬고 조금 큰 목소리로 다시 이들에게 말을 걸었다.


"이봐요. 내 말 안들려요?"


그러자 그제서야 검을 멈추고 진헌을 돌아보는 셋이었다. 뭐가 어찌되었든 정확한 상황도 모르면서 계속 무시할 수는 없으니까.


"무슨 일이시죠?"


아영이 대표로 진헌의 말에 대답을 했다.


'그럼, 그렇지. 내가 무시당할리가 없지.'


진헌은 멋대로 착각하며 만족하고는 말을 이어갔다.


"들어오면서 보니까 아가씨들이 너무 예뻐서 말이지요. 땀흘리는 모습들이 어쩜 그렇게 예쁠 수가 있지요?"


그러나 아영은 진헌의 아부에도 불구하고 딱히 대답없이 다음말을 기다릴 뿐이었다.


"그런데 아가씨들 수준에 이런 허름한 도장은 맞지 않는 것 같네요. 우리 도장에 한 번 구경오세요. 최신식 시설에 만족하실 거예요. 아가씨들은 특별히 월회비를 반씩만 받을게. 미모 특별 디스카운트."


진헌은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분명히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더 좋은 시설에 월회비 반값. 물론 다른 사람들을 빼갈 때야 시설만으로 충분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회비를 깎아주면 백이면 백 다 넘어왔었다. 이런 거지같은 도장에 미련을 둘 이유가 전혀 없으니까.


하지만 이번에도 아영은 딱히 대답하지 않고 진헌을 물끄러미 쳐다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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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황희진(3) 18.10.03 4,955 60 12쪽
26 황희진(2) +4 18.10.03 5,087 5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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