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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수 님의 서재입니다.

개천에서 난 히어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오존수
작품등록일 :
2018.08.30 19:41
최근연재일 :
2020.11.07 01:53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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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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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8.10.08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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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박기수

DUMMY

고등학생을 반쯤 죽여놓은 후 남자에게 들은 얘기에 의하면, 남자는 예전부터 외모 때문에 조폭으로 오해받는 일이 많았던 백수였다. 거기에 최소한 학생들은 능가하는 싸움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신우파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되면서 학생들을 상대로 조폭이라고 사기를 친 것이었다. 싸움 좀 하는 학생들이야 조폭이 선망의 대상이었으니 눈이 멀어서 쉽게 당한 것이었고 말이다.


그렇게 학생들한테 상납금도 받고, 쉽게 자신의 욕심도 채우고 하다가 오늘 임자를 만난 것이었다.


물론 정말 조폭이 다시 생긴다면 상혁 대신 조폭들에게 응징을 당했겠지만, 어차피 내일이 없이 살던 이 남자에게는 상관이 없기에 이런 짓을 벌인 것이었다.


상혁은 상황파악이 끝났으니 완전히 마무리를 짓기로 했다. 조폭이건 아니건 아영을 건드리려 했던 놈들을 그냥 둘 생각은 전혀 없었고, 다행하게도 이 자리에서 뿌리뽑는 것이 가능해졌기에 확실하게 끝을 내려 했다.


- 퍽, 퍽, 퍽,


다시금 매질이 시작되었다. 애 어른 할 것 없이 네 명의 남자는 기절할 때까지 몽둥이 찜질을 받고, 덤으로 저주 한 가지씩을 몸에 지니게 되었다. 상혁은 복수는 꿈도 못 꾸도록 몇 년 간은 자리보전해야 할 정도로 독하게 손을 썼다.


이날의 사건은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다.


혹시나 모텔 주인이 경찰에 신고할까봐 걱정했었지만, 일이 끝날 때까지 경찰은 오지 않았고, 뒤가 구린 모텔 주인은 끝까지 신고하지 못했다.




**




"네가 무슨 네크로맨서라도 되냐? 어떻게 된 게 마법을 가르쳐 놓았더니 저주 마법만 사용하고 다니냐?"


심상세계 노인의 묻는 말에 상혁은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사부님의 세계와 이곳은 사정이 달라서 그래요. 눈에 뜨이는 순간 견제를 받게 된다고요. 어린 나이에 감옥에 갈 수는 없지 않겠어요?"


"허어... 그래, 뭐, 네가 알아서 하겠지."


그리고 일상처럼 수련을 시작하는 상혁이었다.




**




"안녕하세요~!"


아영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며 밝고 힘차게 소리쳤다. 꾸준히 연기레슨을 받으며 연기실력이 일취월장하고 있는 요즘, 회사에 나오는 것이 무척이나 즐거운 아영이었다.


한 때 황희진 사건으로 우울증 근처까지 갈 정도로 자책을 한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모두 떨쳐버리고 생활하는 중이었다. 따라서 마음의 상처는 치유되었고, 전화위복이랄까, 이제는 그 상처로 인해 마음이 한단계 성장할 수 있었다. 여전히 당차고 활발하지만,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신중함을 얻을 수 있었다.


"어, 그래. 아영이 왔니?"


하지만 구김살 없는 표정의 아영과 달리, 그 인사를 받아주는 크루엔터 소속 최경석의 표정에 왠지 모를 머뭇거림이 묻어있었다. 비록 인지도 없는 단역이지만 항상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연예계에 대해 전혀 모르는 아영을 친오빠처럼 챙겨주었기에, 아영이 회사 내에서는 같은 여자인 미소보다 더 의지하고 따르는 경석이었다. 그런 경석의 머뭇거림이 신경쓰여 잠시 고개를 갸웃거릴 때,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영아. 대표님이 찾으신다. 방으로 들어가봐."


아영은 마찬가지로 크루엔터 소속인 신미소가 알듯 말듯한 미소를 지으며 하는 말에 생각을 멈추고 박기수 대표의 방으로 갔다.


"오~ 아영아, 어서 와라. 여기에 좀 앉아."


아영이 대표이사실 문을 노크하고 들어가자, 기수가 환한 미소를 머금고 환대를 하며 쇼파를 가리킨다. 이 것 역시 이상하다. 물론 평소에 아영을 싫어했다는 뜻이 아니다. 항상 아영에게 미소를 보여주었던 기수다. 하지만 오늘은 그 정도가 심하다. 마치 간이라도 빼줄 것처럼 살살거린다. 이제 아영도 눈치라는 것이 생겼기에 이상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아영은 떫떠름한 표정을 숨기며 쇼파에 앉아 기수의 말을 경청하겠다는 자세를 취했다.


"요즘 뭐 힘든일은 없고?"


"네, 특별히 힘든점은 없네요."


"연기레슨은?"


"재미있어요."


"학교 수업은?"


"늘 그렇죠. 별 차이는 없어요."


"오빠는? 여전히 사이가 좋아?"


"그럼요. 오빠가 항상 바빠서 문제지만 늘 저를 신경써주고 있죠."


"회사 선배들은 어떠니? 혹시 힘들게 하지는 않고?"


"전혀요. 다들 좋은 분들이세요. 그런데 대표님."


"응? 왜? 하고싶은 말이 있니?"


"아니요. 저 말고 대표님이 하고싶은 말씀이 있어보이는데, 빙빙 돌리지 말고 그냥 말씀하세요."


아영의 말에 기수는 살짝 무안한 표정을 지었다가 곧 다시 회복하며 말했다.


"그래. 우리 똑똑한 아영이는 역시 금방 알아채는구나. 그럼 얘기하기 훨씬 쉽겠네."


"..."


"이번주 금요일 저녁에 같이 저녁이나 먹자꾸나."


"...?"


아영이 얼굴에 의문을 잔뜩 표시한 채 자신을 바라보자 기수는 얼굴에 한껏 친절한 웃음을 띠며 말했다.


"이제 우리 아영이도 연예계 진출을 준비할 때가 되었잖아? 연기레슨도 열심히 받아서 실력이 무척 좋아졌다는 얘기도 들었고, 이제 카메라에 얼굴이라도 한 번 비추기 시작 해야 하잖아. 언제까지 연습만 할건데?"


"물론 그렇기는 한데요. 근데 그거랑 이거랑 무슨 관계가 있지요?"


"아~ 인맥이야 인맥. 이쪽 업계가 전부 인맥으로 돌아가는 판이다 보니, 실력도 중요하지만 인맥이 훨씬 더 중요하거든. 실력있는 친구들이야 바글바글 한데, 그 친구들 전부 기회를 얻을 수는 없잖아? 그러다보니 결국 인맥이 중요해지는 거야. 아영이 너 같으면 실력이 고만고만한데 너랑 친한 사람을 쓰지 않겠니? 사람 사는게 다 그런거야."


"..."


아영이 심각한 표정으로 고민을 하자 기수는 은근한 말투로 덧붙였다.


"그러니까 앞으로는 업계 관계자와 가끔 만나면서 인맥을 길러두는 것이 네 앞길에 큰 도움이 된다는 거지. 이수연도 그렇게 잡은 인맥으로 승승장구 하는 거란다."


그러나 이런저런 사건들로 신중함이 늘어난 아영은 기수의 계속되는 말에도 곧바로 대답하지는 않았다.


"네가 몰라서 그렇지, 이 업계가 아니라 회사를 다니더라도 마찬가지야. 거기도 다 줄을 어떻게 서느냐에 따라 일이 성사되고 아니고가 갈리는 거라고. 실력이야 그 회사에 들어온 친구들은 다 마찬가지이고, 실제로는 저녁에 회식자리에서 업무 성과가 갈리는거야. 그걸 아는 친구들은 승진을 하는거고, 그걸 모르는 친구들은 열심히 밑바닥만 닦아주다가 어느정도 시기가 지나면 승진을 못해서 짤리는 거야. 이 사회가 다 그래."


"음..."


아영은 사회를 잘 모르지만, 그렇다고 세상물정을 아예 모르는 평범한 고등학생이지도 않았다. 고아원 출신이라는 것은 그런거다. 그렇기에 기수의 말이 허황된 말로 들리지는 않았다. 일 외적인 부분이 실제 일을 결정한다는 것. 충분히 현실적으로 들렸다. 더구나 앞으로 주욱 몸담을 곳의 관계자들과 인맥을 쌓는 것은 도움이 되면 되었지 손해볼 일은 아닌듯 싶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니 세세한 것까지 신경써주는 기수가 무척이나 고마웠다. 아닌말로 그냥 연기레슨이나 받다가 단역에 몇 번 넣어보고 안되면 최경석이나 신미소처럼 될 수 있는 것 아닌가. 자신은 돈을 벌어야지 그렇게 시간만 허비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 둘이 연기를 평균 이하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엔 평균 이상으로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감사합니다. 대표님이 주신 기회를 버리지 않도록 잘 해볼게요."


"아하하~ 그래, 그래. 말귀를 잘 알아들으니 너무나도 기분이 좋네. 우리 아영이는 역시 똑똑해."


기수는 아영의 시원스러운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어깨까지 두드려주며 격려하고는 나가보라고 했다.


대표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자 경석과 미소의 시선이 몰려들었다.


"뭐라셔?"


아영은 둘의 시선에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답해야 했다. 이들은 자신과 같은 기회를 받지 못한 안타까운 선배들이 아니던가.


"아, 그게, 업계 관계자들하고 저녁식사 자리를 가지자고 해서..."


"그래서? 한다고 했어?"


아영은 미소의 질문에 눈치보며 작게 대답했다.


"네..."


"그래. 넌 이제 팔자 피겠네. 좋겠다, 이년아."


"에.."


아영은 미소의 부러움 섞인 시선에 뭐라 말을 하지 못하고 눈을 내리깔아야 했다. 자신만 먼저 기회를 잡은 것 같아서 더욱 미안하기도 하고 그랬다.


그리고 그 덕분에 경석의 표정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 경석은 아영이 약속장소에 나가기로 했다는 말에 더욱 어두워진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입을 닫았다.




**




아영은 저녁 약속이 있는 날 집에서 그나마 깨끗한 옷을 차려입고 약속장소로 나갔다. 안타깝게도 아영에게 깔끔한 외출복 여러벌을 준비하는 호사는 누릴 기회가 없었다.


약속 장소는 청담동에 위치한 고급 레스토랑이었기에, 그 화려한 모습만으로도 아영의 기가 죽기에는 충분했다. 평소에 단순한 외식조차도 언감생심 입에 올리지 못하는 아영의 입장에서, 이런 곳에서의 식사는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이었던 것이다.


아영은 입구에서부터 기가 죽은채 쭈뼛거리며 걸어 들어가려 했다.


"저, 손님, 혹시 예약 하셨는지요?"


깔끔하게 차려입은 웨이터가 아영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입구를 막고 섰다. 아니, 오히려 웨이터의 옷이 아영의 옷보다 훨씬 고급스러워 보였다. 그런 생각을 하며 보니 웨이터의 눈빛이 더 따가워 보였다.


"아, 그게, 크루 엔터로 예약이 잡혀있을 텐데요."


"아~ 그러시군요. 이 쪽으로 따라오시지요."


웨이터는 아영의 말에 갑작스럽게 부드러운 눈빛을 보내며 앞장서서 길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아영은 웨이터의 급격한 태도변화에 얼떨떨하기도 잠시, 그를 놓칠까봐 얼른 쫓아가야만 했다.


레스토랑은 무척이나 화려하게 치장되어 있었다. 언뜻언뜻 보이는 것들 전부 비싸보이는 것 뿐이었다. 아영은 눈을 휘둥그레 뜬 채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웨이터를 따라 한 방문 앞에 섰다.


"들어가시지요."


웨이터의 정중한 손짓에 아영은 살짝 머뭇거리다가 방문을 열고 들어섰다.


방 안에는 박기수 대표와 고급스러운 옷차림의 젊은 남성이 앉아 있었다.


아영은 선뜻 문턱을 넘지 못하고 그 광경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이거 업계 관계자들과 만나는 모임자리 아니었나?'


그러나 아영의 혼란스러움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목소리에 상념에서 깨어나야만 했다.


"어서 들어오지 않고 뭐해? 빨리 문닫고 이리 와."


기수는 평소에 항상 여유로웠던 것과 다르게 약간은 초조한 모습마저 보이며 아영을 재촉했고, 아영은 관성에 따라 자신도 모르게 문을 닫고 안으로 들어와 기수 옆에 섰다.


젊은 남성은 그런 아영의 모습을 훑어보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얼굴도 예쁘지만 몸매는 더 좋았다. 원래 좋았던 몸매가 운동으로 탄탄하게 다져지고 있었기에, 젊은 남성이 만나던 여자들과는 완전히 색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그리고, 기수는 그런 남성의 표정을 살피며 아영에게 말했다.


"어서 인사드려. 진동규 실장님이다."


아영은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혼란스러워 하면서도 일단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이아영입니다."


"그래, 앉지."


아영이 동규의 말에도 불구하고 자리에 앉지를 않으니, 기수가 다시 한 번 급한 목소리로 나섰다.


"뭐해? 실장님이 앉으라는데 얼른 앉지않고?"


아영은 기수의 말에 다시금 반사적으로 앉으면서도 머릿속이 혼란스러웠고, 어떻게 해야할지를 판단하지 못했다.


"어떠십니까? 우리 아영이가."


"흠. 좋군. 저번에 방송국에서 슬쩍 봤을 때보다 더 예뻐졌어."


"그렇죠? 요즘 아영이 미모가 한창 빛날때라 그렇습니다. 이제 열일곱이니 갈수록 물이 오를테고 말이지요."


"그런가? 하하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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