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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비트의 서재입니다.

내 각성의 주문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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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유로비트
작품등록일 :
2023.02.04 13:57
최근연재일 :
2023.07.09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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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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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44,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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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11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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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69. 각성자 게임

DUMMY

“그래비티 분들께 먼저 질문을 드려볼까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본인이 혹시 각성자라면?”


나름 여유가 있었던 헤일조차도 직격탄에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어물거렸다.


“아~ 여러분. 이해 좀 해주십시오. 사실 그래비티 여러분이 토크쇼가 오늘이 처음이라서요.”


MC가 능숙하게 시간을 끌어주는 사이에 헤일이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


“... 각성자가 어떤 능력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힘이 있다면 좋은 일에 쓰고 싶습니다.”


“아~! 이런 소속사에서 써준 것 같은 멘트 노노노. 안 좋아요~!”


MC가 짐짓 실망했다는 투로 말했다.


“더 재밌는 대답 없나요? 방송 분량이 안 급해요?”


베르는 페스의 눈치를 힐끗 봤지만 페스가 대답할 것 같지는 않았다.


“어... 저는 각성자가 되면 각성계 여행을 하고 싶습니다. 제가 요새 여행 같은 것을 못 다녀서요.”


“오! 각성계 여행? 그건 저도 한 번 해보고 싶네요.”


다행히도 어찌어찌 넘어갔지만 베르는 지금 자신이 무슨 대답을 한 건지도 어질어질한 상황이었다. 등 뒤로는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에이라인 분들은 어떤 가요?”


“음... 저는 제가 각성자라면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어요! 뭔가 히어로처럼 범죄자도 잡고 막 그럴 수 있지 않을까요?”


“와! 요새 또 여성 히어로가 핫하죠. 캡틴말벌처럼 말이죠?”


“아니 이 사람이... 말벌이 뭡니까?”


포커스가 에이라인으로 옮겨가자 겨우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헤일이 베르에게 작게 말했다.


“잘했어.”


“... 고마워요.”


속으로 나중에 어라우절 식구들이 이 방송을 보면 얼마나 어이없을까 싶었다.


“그래서 첫 번째 코너는 바로~!”


“바로~!”


“‘각성자 게임’입니다!”


모든 출연자들이 박수와 함성을 날렸다. 물론 그래비티도 떨떠름했지만 내색하지 않고 열심히 호응하고 있었다.


다음 멘트가 이어지기 전까진.


“저희가 이번에 진짜! 큰마음먹고! 각성자 게임을 위해서 진짜 각성자분을 모셨습니다!”


방청객의 술렁이는 소리는 의도된 것이 아니었다.


“우리 민족이 어디 가서 빨리빨리 에서 밀릴 민족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각성자에 대해서도 준비가 확실합니다. 이미 국가에서 관리기관을 설립한 상태라고 합니다.”


MC는 준비된 멘트를 능숙하게 읽어갈 뿐이었지만 그래비티의 동요는 눈에 띌 정도였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른 사람들도 전부 술렁이는 중이라 크게 티가 안 났다는 정도 일까?



“... 각성자를 불렀다고?”


베르는 자기도 모르게 입 밖으로 중얼거렸다.


지금껏 말이 없던 페스가 입을 열었다.


“함정일까?”


베르도 알 수 없는 부분이었다.


“지금 게스트 분들도 엄청나게 동요하고 계신데요. 저희가 국내 최초로! 각성자 관리국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는 프로그램으로 선정되었습니다!”


“한마디로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될 거라는 이야기죠?”


“아마 뉴스에도 나오지 않을까요?”


“아니 그럼 뉴스에 나오는데 좀 단정하게 해야지 이게 뭐예요!”


MC들이 서로 잡담을 하며 시간을 끌고 있는 사이에 그래비티는 작은 목소리로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차라리 각성 주문을 열어버릴까요?”


“그거 열면 각성자가 알아보는 거 아냐?”


“안 열어도 각성자를 감지하는 각성자들은 있던데요.”


“하지만 이번에 온 게 감지계 인지 아닌지 모르잖아.”


“... 그건 그렇겠네요.”


“상황을 보고 대처하자.”


“그래요. 뭐 설마 각주가 나오기라도 하겠어요?”


“... 소라가 너는 플래그를 잘 세운다고 했던 것 같은데?”


그리고 이번에도 그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


“안녕하세요. 각성자 관리국의 국장을 맡고 있는 김성현이라고 합니다.”


회의장에서 봤던 그 각주였다.


“... 혹시 각주인 거 아니지?”


“... 맞는데요.”


베르는 페스의 눈빛을 애써 무시하고 있었다.


“아니 이렇게 젊고 잘생긴 분이 무려 국장님! 저희는 무슨 배우 분이 홍보 모델로 나오신 줄 알았는데요?”


“그럼 실례되는 질문일 수도 있는데 국장님도 각성자이신 거죠?”


“네. 그렇습니다. 한국 정부는 현재 공식적으로 100명 이상의 각성자에 대해서 등록을 마쳤고, 현재도 각성자들에 대해서 조사를 통해 등록을 받고 있는 중입니다.”


‘각주’는 그 대사를 하면서 그래비티를 쳐다보고 있었다. 각주의 시선을 받은 그래비티는 움찔할 수밖에 없었다.


“와! 그럼 각성자들은 어떻게 알아보시는 건가요?”


“혹시 어떻게, 여기 게스트 분들 중에도 각성자는 없나요?”


MC는 과장된 몸짓으로 자기 근육을 어필하는 포즈를 취해 보였다.


“특정 감지계열 능력자들을 통해서 각성자를 알아내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는 먼저 연락 주시는 경우가 많죠.”


“오. 그럼 혹시 국장님은 그 감지계열 능력이신 건가요?”


베르는 자기도 모르게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각주의 능력은 베르에게도 궁금한 부분이었다.


“아니오. 저는 아쉽게도 다른 능력입니다.”


“아. 그래요? 저희는 국장님께 각성자게임 멤버 선정을 부탁드리려고 했는데 아쉽네요.”


“제가 감지계열은 아니지만 각성자들을 많이 봐서 나름의 감 같은 것은 있습니다.”


“오~! 그럼 척 보면 ‘이 사람은 이런 쪽일 것 같다’ 이런 게 있으시다는 말이죠?”


각주는 예능 프로그램인데도 게스트들보다도 긴장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그럼 혹시 어떤 부류가 있는지 여쭤 봐도 될까요? 방금 감지계는 이야기하셨고.”


“혹시 공격계, 방어계 뭐 이런 것도 있나요?”


“그렇게 나눠볼 수도 있겠지만 좀 더 크게 나눠본다면 전투계, 보조계, 그리고 복합계 정도로 나눠볼 수 있겠네요.”


“전투계, 보조계는 좀 이해가 가는데... 복합계면 올라운더 뭐 이런 건가요?”


“비슷합니다.”


MC 중 한 명이 게스트들을 돌아봤다.


“이렇게 방금 전까지 이야기하던 각성자를 직접 뵙게 되었는데 뭔가 궁금한 게 없으신가요?”


사실 여기서부터는 대본에 없던 진행이라서 순발력 싸움이었다. 당연히 예능 초보인 그래비티는 열심히 하려는 모습이라도 보여주는 것이 그룹 이미지에 좋은 일이었지만...


“네. 에이라인의 솔미 씨?”


“저기 혹시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시는지.”


“아니 이게 무슨 연예 프로그램인 줄 아세요?”


MC가 건수를 물었다는 듯이 달려들었다.


“아니요. 그런 뜻이 아니라 각성자들의 연령대가 궁금해서 그랬어요.”


나름 방송물을 오래 먹은 에이라인답게 끝에 멘트를 붙였다.


“너무 젊어 보이셔서 그런 것도 맞긴 한데.”


MC가 웃으면서 각주에게 물었다.


“국장님! 국민 아이돌인 에이라인의 관심을 받으셨는데 어떠신가요?”


“나쁘지 않네요.”


“에이라인은 각성자가 될 가능성이 있어 보이시나요?”


“어디 한번 볼까요?”


각주는 자연스럽게 에이라인 멤버들을 둘러봤다.


에이라인 멤버 중 일부는 카메라가 도는 것을 알아차리고 방금 MC가 했었던 것처럼 헬스 포즈를 지어 보이거나 나름대로의 시그니처 포즈 같은 것을 선보였다.


“각성자에 따로 요정계 뭐 이런 거를 만들어 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어우~ 뭐야!”


“아니 국장님 멘트가 무슨...”


야유가 쏟아졌지만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그럼 그래비티 쪽은 어떨까요?”


올 게 오고야 말았다.


“그래비티 말이죠?”


각주가 눈을 빛냈다.


‘뭐 하는 거야. 뭐라도 하라고.’


그래비티 멤버들은 당황한 채로 굳어있었다.

MC가 그래비티 멤버들에게 눈치를 줬다.


재촉에 못 이겨 그나마 헤일과 페스는 각주를 직접 본 적이 없기에 어색한 포즈나마 지었고 베르는 일부러 시선을 돌리고 딴 곳을 보는 포즈를 잡았다.


“아니 각성자가 무슨 모델 뽑는 건 줄 아는 건가?”


“여보세요. 앞에 걸그룹이 근육자랑 포즈를 했는데 당신들이 그렇게 하면 저기가 뭐가 되겠어?”


“그래 뭐라도 좀 보여줘 봐요.”


MC 입장에서야 진행을 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었겠지만 그래비티 입장에서는 죽을 맛이었다.


쩔쩔 헤매고 있는 것을 보다 못한 MC하나가 방향을 틀었다.


“근육 자랑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진짜 각성자 중에서 슈퍼맨처럼 근육이 울룩불룩한 각성자들도 있나요? 슈퍼 히어로 같은?”


“전투계 각성자들의 경우는 몸매가 영향을 받는 경우가 꽤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각성자들이 근육질인 것은 아니고요.”


각주는 그래비티를 바라봤다.


“제가 봤을 때는 그래비티 분들은 각성자라고 해도 믿을 것 같아요.”


오오~!


방청객에서 감탄사가 쏟아졌다.


정작 그래비티는 각주의 말에 얼어붙었지만.


“헤일 씨는 척 봐도 오오라가 느껴지는 게 보조계 같고요.”


“오~! 그래비티 멤버들 이름도 알고 계시는군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난감한 그래비티와 달리 MC만 신난 상황이었다.


“페스 씨는 왠지 만능처럼 보여서 복합계일 것 같고... 그럼 베르 씨가 전투계일 것 같군요.”


거의 정확하게 짚어낸 각주의 의도가 뭔지 알아내기 위해서 베르가 머리를 싸매고 있는 사이에 MC는 재빨리 프로그램을 진행해 버렸다.


“아니 저희가 안 그래도 부탁을 드리려고 했는데 부탁을 드리기도 전에 진행을 해버리셨네요. 혹시 MC 자리 노리시는 건 아니죠?”


“시켜주신다면 영광스럽게 생각하겠습니다.”


의외의 예능감을 뽐내는 국장에 MC들은 능숙하게 티키타카를 하면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자, 그럼 그래비티는 국장님이 말씀한 세 가지 팀으로 나눠주시고... 게스트인 에이라인 다섯 분이 팀을 선택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평소 성향대로 선택하셔도 되고, 그래비티 멤버들에게 평소 사심이 있으시면 그걸 기준으로 하셔도 되고요.”


그래비티는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진행요원들의 손에 끌려서 세 개의 팻말을 들고 섰다.


카메라 쪽에서는 따라왔던 매니저가 엄청 답답한 표정으로 그래비티를 보면서 얼굴 좀 피라고 소리 없는 아우성을 보내고 있었다.


예능감을 섞어서 3명이 헤일에게 몰리는 과정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베르는 대기실에서 이야기를 나눴던 에이라인의 리더인 미도와 팀이 되었다.


“여기만 2명이네요. 어떻게 부족하시면 저희 MC 한 명 빌려드릴까요?”


“거절할게요.”


미도가 웃으면서 대답했다.


“두 분이 커플처럼 게임하시면 내일 기사 나갈지도 몰라요.”


“저는 좋은데요?”


미도가 베르의 팔짱을 끼면서 말하자 와아 하는 함성이 쏟아지면서 촬영장의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베르가 얼떨떨하게 있으니 미도가 조용히 귓속말했다.


“단디 열 좀 받으라고 장난치는 거야.”


아니. 나한테 이렇게 한다고 단디가 열받을 일이 있나?


베르는 각주가 옆에서 쳐다보고 있다는 것도 잊어버릴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


게임 자체는 별 다를 게 없는 퀴즈와 약간의 몸을 쓰는 게임들 위주였다. 어느 정도 평정심을 되찾은 그래비티 멤버들은 나름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다행히 프로그램은 매끄럽게 진행됐다.


“컷! 카메라 쉬고 갈게요.”


우려했던 대로 카메라가 멈추고 나자 각주는 그래비티에게 다가왔다.


“... 이렇게 만나게 되네요?”


듣기에 따라서 미묘한 말이라서 누가 듣는다고 하더라도 크게 무리가 없는 대사였다. 하지만 그래비티에게는 다르게 들렸다.


“네. 감사합니다.”


뭐가 감사한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그래도 연예계에서 배운 습관이 그나마 그들의 당황스러운 상황을 커버했다.


“혹시 ‘자이’ 피디님은 안 따라오셨나요?”


“매니저님만 오셨습니다.”


“저번 음방 프로그램에는 피디님이 따라오셨다고 하던데...”


역시 CIA와 정보가 공유되었던 것 같았다.


“그때는 사람이 좀 부족해서 어쩔 수 없이 따라오셨어요.”


그나마 헤일이 나름 안정적으로 대응하고 있었다.


“리더가 헤일 씨죠?”


“네.”


“연습생은 베르 씨가 더 먼저였고요.”


“... 네.”


가시방석이다. ‘내가 이렇게 너희들을 다 알고 있다’ 이렇게 압박하는 건가?


그때 속도 모르는 지나가던 MC가 끼어들었다.


“아니 국장님 그래비티 팬이셨어요? 연습생 들어간 순서까지 아시다니...”


보통 남성 게스트들은 젊으면 젊을수록 여자 아이돌 팬이 많았다. 당연히 잠시 쉬어가는 타이밍이 있으면 에이라인과 이야기를 좀 나누려고 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래비티에게 가는 것을 보고 신기해서 따라온 것이었다.


“네. 제가 그래비티에 좀 관심이 있어서요.”


“아. 그러셨구나. 그럼 혹시 오늘 섭외도 그것 때문에?”


역시 각주가 섭외에 손을 썼구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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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93. 멸망의 조건 23.05.05 88 2 14쪽
93 92. 현실 적응 23.05.04 82 3 12쪽
92 91. 공과 업 23.05.03 89 2 13쪽
91 90. 비선형 역학 23.05.02 86 2 14쪽
90 89. 대답할 수 없는 질문 23.05.01 85 2 14쪽
89 88. 괴리 23.04.30 89 2 13쪽
88 87. 인과 23.04.29 80 2 13쪽
87 86. 운명의 이끌림 23.04.28 91 3 14쪽
86 85. 변한 것, 변하지 않은 것. 23.04.27 96 2 13쪽
85 84. 기억의 조각 23.04.26 99 3 13쪽
84 83. 셋 중의 하나 23.04.25 99 2 13쪽
83 82. 왕의 기억(3) 23.04.24 95 2 14쪽
82 81. 왕의 기억(2) 23.04.23 98 2 12쪽
81 80. 왕의 기억(1) 23.04.22 99 2 14쪽
80 79. 거래의 성립 +1 23.04.21 91 2 12쪽
79 78. 전쟁의 핵심 23.04.20 95 3 13쪽
78 77. 선전포고 23.04.19 100 3 13쪽
77 76. 돌고 돌아 제자리? 23.04.18 99 3 14쪽
76 75. 맹약의 대상자들 23.04.17 101 3 14쪽
75 74. 리셋 23.04.16 106 3 14쪽
74 73. 각성자 아이돌 23.04.15 109 3 14쪽
73 72. 인질 23.04.14 103 3 14쪽
72 71. 왕의 유산 +1 23.04.13 108 4 14쪽
71 70. 함정인가? 23.04.12 105 3 14쪽
» 69. 각성자 게임 23.04.11 105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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