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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님의 서재입니다.

내 인생이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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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작품등록일 :
2022.09.07 21:54
최근연재일 :
2022.09.20 23:03
연재수 :
8 회
조회수 :
539
추천수 :
5
글자수 :
53,973

작성
22.09.20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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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제 8화. 동아리와 새 친구

벌써 네 번째 작품입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본 작품에서는 보다 실감나는 묘사를 위해 다소 과격한 표현이나 비속어 등이 사용될 수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DUMMY

「그녀의 사례를 받아들인다.」


둘 다 나쁘다고 할 것까진 없는 그런 선택지였지만, 그중에서도 더 나아 보이는 두 번째 선택지가 선택되었다.

다행이었다.

개인적으로도 이왕이면 좋아하는 그 아이에게 보답을 받고 싶었으니까.

모두 나의 잘못임을 알고 사례받을 일이 못된다는 것도 알지만 그럼에도 나의 소소한 욕심은 지울 수 없었다.


"아, 죄송하지만 사례라고 해도 무엇을 하면 좋을지······.“


뭐야, 기세 좋게 말하기는 했지만 정작 본인도 뭘 사례해야 할지 잘 모르는 모양이었다.

에이, 이래서야 좋아한 보람이 영 없어지네······


"그러면 이름이라도 알려주라.“


차마 돈을 달라와 같은 망발은 할 수 없었다.

한 번 보고 말 사이라면 몰라도 앞으로 자주 볼 사이였으니까.

무엇보다 이런 떄에는 나처럼 소소한 부탁으로 관계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

우선 서로의 이름을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겠지.


"그러고 보니 아직 이름도······. 저는 주민지라고 해요.“

"민지라고 하는구나. 나는 이지훈이야. 그리고 곧바로 미안하지만 하나만 더 부탁해도 될까?“

"네, 상관 없어요.“

"서로 나이도 같은 데 말 놓고 말해줘. 괜히 서로 어색하잖아.“

"아······.“


민지가 어색할지 어떨지 내가 알 수는 없었지만, 그냥 적당히 끼워 말했다.

뭐, 경어 붙이는 것도 신경 쓰려면 아마 귀찮겠지.

그리고 듣는 나는 상당히 거북하다.

마치 비즈니스적으로 만나는 상대 같달까.

이런 식이어서야 친해지고 뭐고 할 수준도 아니다.

일단 친구 관계에서부터 시작이라는 말도 있지 않나.

친구끼리 높임말로 부르는 녀석은 없다.


"네. 아니······, 응.“


그 아이는 평범하게 말하는 게 어려워 보였다.

이거 설마하니 나 말고도 다른 아이들한테도 높임말 쓰는 건 아니겠지?

그건 도대체 어느 시대 발상이냐······

그래, 아닐 거야.


"응, 그렇게 부르니까 훨씬 편하고 좋네. 그럼 난 이만 가 볼게.“


이젠 정말 볼일이 없어서 나는 뒤로 돌아 가던 길을 계속 갔다.

아쉽지만 더는 그녀를 붙잡아 둘 명분이 없다.

돌아가는 길에 나는 내일도 그녀를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음날 아침, 아쉽게도 민지를 등교 중 만난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여느때와 다를 바가 전혀 없는 평범한 풍경.

처음에는 신선했지만 이 7반도 자주 오니 점점 삭막하고 살풍경해진다.

우리 반의 구조가 바뀐 건 아니지만, 내 눈에 익숙해지니 새로움이 없다.

바뀌는 게 하나도 없는 단조로운 일상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러고 보니 바뀌는 게 딱 하나 있었구나.


"어제는 재미있었어?“

"뭐? 아참, 그러고 보니 어제 점은 그런 거였었지. 아니 근데 그걸 재미있다고 해야 되나······.“

"고민하는 걸 보아하니 무언가 있었던 것 같기는 하군. 뭐, 나의 점은 딱 그 정도라는 소리다. 해석하기에 따라 달라지고, 생각하기 나름일 때도 있지. 나는 결과를 미리 알려줄 수는 있지만, 그 결과가 어떤 것일지까지는 알려줄 수 없어.“

"응, 안 물어봤어.“


전혀 궁금하지도 않은 부연 설명이다.

더군다나 저번에 왠지 한 번 들었던 것 같은 기억도 있다.

그러니까 두배로 필요없는 설명이었다.

불필요한 설명을 하느라 몸을 혹사시켜서는 안 되니까.

말하는 게 의외로 체력 소모가 상당하다.

그래서 나는 내 나름대로 그녀를 배려해서 한 말이었는데, 그녀는 아무래도 내 말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다.


"뭐야? 흥, 잘 됐네. 오늘 너는 드럽게 재수가 없거든.“

"뭐야, 그거. 진심인지 아닌지 정도는 구분할 수 있게 해 줘야지.“

"뭐야, 필요없는 설명인 게 아니었나?“


필요 없는 설명이라면, 아까 그 장황하게, 글로 쓰면 3줄 정도는 될 것만 같은 그 말 말인가?

그게 뭐 어쨌단 걸까.


"몰라. 나는 그냥 두 번이나 설명할 필요 없다고 하려는 거였지. 먼젓번에 설명했던 적 있지 않았었나?“

"나도 몰라. 그냥 네 알아서 해. 마지막 정으로 말해주는 건데, 내 말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아마 오늘 고생 깨나 할 거다.“


그녀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나에게의 관심을 삭 거두어 버렸다.

쟤가 한번 돈맛을 보더니 돈 안 주는 애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뭐, 그것도 점칠 때나 그렇지 교우 관계가 안 좋다든가 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저런 성격이지만 평소에는 굉장히 밝고 친화력도 좋아서 나보다도 친구가 더 많다.

아니, 나는 새로 사귄 친구가 한 명도 없으니까 나랑 비교해도 의미가 없잖아······.

서글프네.


수업 도중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친구가 없을까?

고등학교 들어온 지도 벌써 며칠이나 지났고, 뭔가 그룹 같은 것도 생기고 있지만, 나만이 겉돌고 있는 느낌이다.

지훈이와 나의 관계도 그룹이라고 못 부를 것도 없지만, 아 뭔가 좀 다르다.

나랑 지훈이, 그리고 서연이를 빼고 한 2명은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런 생각을 하며 창밖을 바라본다.

창밖에는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봄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딱 봄이구나, 하는 느낌이다.

이런 날은 밖에서 뛰면서 놀아야 되는데 말이야.

나는 어차피 안에서만 노니깐 상관없나······


점심시간이 되었는데, 나는 갑작스런 안내 방송 때문에 또 학생부로 끌려가야만 했다.


"왔나. 잠깐 앉아 봐.“


나를 반겨준 건 역시 그 선생님이셨다.

그러고 보니 아직 이름도 모르네.

이따 나갈 때 확인해 봐야겠다.


"그래, 좀 어떠냐?“


어떠냐고 물어봐도 곤란하다.

나는 늙은 교사에게 사생활을 까발리는 취미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가만히 앉아있자 그 선생님은 질문을 바꿔 다시 물어보았다.


"능력 말이다, 능력. 뭐 좀 달라진 건 없어?“


그제야 선생님의 의도를 파악한 나는 그 질문에 대답했다.

그동안 쌓여있던 것이 상당해서 상당히 장황하게 늘어놓게 되었다.


"아니, 이거 어떻게 안 되는 겁니까? 선택지가 이상하면 이건 뭐 사망 선고도 아니고, 이래서야 원만한 교우 관계를 만들 수가 없잖아요. 그리고 도대체 학교 밖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건 뭡니까?“

"아니, 딱히 네 불만을 들어주려고 부른 게 아니니까 말이다.“


그 선생님은 책상 위에 놓여있던 컵을 들어서 안에 담겨있는 물을 마셨다.

그렇게 잠시 시간을 들인 뒤, 진지한 눈빛이 되었다.

항상 가벼운 말투에 웃음이 헤픈 선생님이었기에 이렇게 진지한 표정도 지을 수 있다는 사실은 상당히 충격이었다.

처음부터 쭉 이런 상태를 유지했다면 아마 내 능력도 삽시간에 고쳐지지 않았을까?

역시 일부러 고치지 않는 것 같다.


"학교 밖에서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건, 무슨 뜻이지?“

"말 그대로의 의미입니다. 능력이 학교 밖에서도 사용된다고요.“

"뭐야? 그건 기술적으로 불가능해. 그런 게 가능했다면 당장 상품화해서 돈을 가득 벌어들였겠지.“

"불가능한지 어떤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진짜 안 사라진다니까요? 밖에서도 막 선택지가 나오고 그래요.“

"허어······.“


선생님은 입학식 날 보았던 그 자세로 돌아갔다.

손을 모아 무릎에 대고 턱을 괴는 그 자세 말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때완 달리 진지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알겠다. 아무래도 사실인 것 같구나. 새삼스레 말할 것도 없지만 고칠 길은 없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문제 일으키지 말고 지내도록.“

"아니, 그게 무슨 무책임한······“

"어서 나가 봐.“


나는 선생님의 말이 주는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허탈하게 학생부를 나갈 수밖에 없었다.

말이 통하지 않을 것 같은 고집불통 선생님인 것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것보다도 지금 배가 매우 고팠기 때문이다.

점심시간 시작하자마자 불려와서 아직 밥을 먹지 못했다.

아, 그러고 보니 아침에 오늘 재수가 없을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었지.

그건 내가 밥을 늦게 먹는 지금 상황을 예고했던 건가 보다.

나 혼자 밥먹을 생각 하니 벌써부터 진이 죽 빠진다.


밥을 먹고 교실로 돌아오니 오늘도 어김없이 시끌벅적한 우리 반이 나를 반겨주었다.

오늘은 또 뭐 때문에 이렇게 소란인 것일까?

어제는 분명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

다들 일어서서 교탁 앞에 모여 있었으니까.

나도 그 대열에 합류하여 그들이 도대체 뭣 때문에 이렇게 흥분하고 있는지 확인했다.


-동아리 안내서-

1.


그곳에는 동아리 안내서라고 써져있는 종이가 붙어 있었다.

그런데 사람이 너무 몰리니까 내가 있는 가장자리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다.

1이라고 써진 것까지는 보였으니까, 그걸로 추리해보자면 아마 여러 동아리가 있는 거겠지.

그리고 그중에 하나 고르는 걸 거다.

우리 학교는 아마 1인 1동아리였던 걸로 기억한다.


"야, 뭐하냐?“

"어, 동아리 떴다.“


도대체 왜 나보다 먼저 밥을 먹은 지훈이가 나보다 늦게 교실에 오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지훈이는 나보다 늦게 들어와서 아직 상황 파악을 잘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설명해 줬는데, 지훈이 의외로 동아리에 관심이 많아 보였다.


"오, 그러냐? 뭐 있냐?“

"몰라. 나도 잘 안 보여.“

"야, 야. 다들 비켜 봐. 같이 봐야 될 거 아니냐.“

"하, 그런다고 애들이 비켜줄 것 같······“


냐, 라고 말하려 했는데, 내가 차마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아이들이 정말로 자리를 비켜준 거였다!


"뭐야, 너 언제부터 우리 반 1짱이 되었던 거야?“

"쓸데없는 소리 말고 너도 비켜.“


물론 나는 비키지 않는다.

내가 오라가라 한다고 해서 그 말대로 행동할 짬밥은 아니다.

밖에서라면 몰라도, 학교 안에서는 내 나름대로 자존심을 유지해야 하기에 더더욱 그럴 수 없었다.


"어, 뭐야. 왜 너한테는 안 먹히냐.“

"먹힌다니, 뭔 또 이상한 짓을 한 거냐 너는.“

"아니, 별로 이상할 것도 아니지. 그럴게 이게 내 능력이거든.“

"뭣, 능력이라고? 왜 빨리 보고하지 않았던 거야?“


이 자식, 그런 재미있는 사실을 후딱후딱 보고하지 않았다니, 이건 나를 향한 모욕이다.


"뭔 보고야 이 미친놈아. 그리고 애초에 너도 안 알려줬잖아.“

"음······.“


그 말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

나는 무안해서 화제를 돌리기로 했다.


"그래서, 무슨 능력인데?“

"아아, 됐어. 우선 이거부터.“


지훈이는 내 말에는 대답도 해주지 않고 성큼성큼 걸어가서 종이를 확인하더니, 그걸 그대로 베껴서 칠판에 적기 시작했다.

아니, 그대로는 아니고 글자 크기가 살짝 커졌다.


"오, 뭐야. 보기 편하라고 적어주는 거야?“

"어, 보면 모르냐?“


뭐야, 혹시 이 녀석 고등학교 올라오고 성장한 건가?

중학생 때의 이 녀석을 생각하면, 지금의 행동은 설명이, 아니 상상조차 불가능하다.

불량했다고까지 할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남들의 본보기가 될 만큼 좋은 짓하고 다녔던 애도 아니었으니까.

지금의 행동은 뭐 거의 교과서에 나와도 좋을 수준이었다.


"웬일이냐, 네가 봉사를 다 하고.“

"자꾸 말 걸지 마라. 만담하냐?“


그 말을 듣고 주위를 살펴보니, 다들 자기 자리에 돌아가서 우리들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만담이라고 못할 것도 없어 보였다.

그래서 나는 그냥 지훈이가 교단에서 내려올 때까지 기다렸다.

그 많은 동아리 이름들을 쓰느라 시간은 몇 분 정도 걸렸고, 슬슬 지루해질 때쯤 지훈이는 교단에서 내려왔다.


"다 됐네.“

"응, 그러네. 근데 진짜 무슨 일이냐. 네가 이런 일을 다하고 말이야.“

"내 능력이다 이게.“

"뭐야, 네 능력은 애들 치우는 거 아니었냐?“

"아니야. 내 능력은 카리스마 상승이다. 지금처럼 박력이 있는 말로 모두를 리드하는 그런 능력이지.“

"그럼 왜 나한테는 안 통하냐?“

"그건 나도 모르겠다.“


지훈이는 기껏 다 써 놓고 칠판을 가려서야 의미가 없다며 교단을 내려갔다.

나만 눈치없게 위에 서 있을 순 없었기에 나도 지훈이를 따라서 내려왔다.

그리고 내 자리에 돌아가 무슨 동아리가 있는지 확인하기로 했다.


"야, 넌 뭐 생각하는 거 있냐?“

"야잇, 깜짝이야. 왜 갑자기 옆에서 말을 걸어?“

"왜, 안 되냐?“


안 될 이유도 없었기에 나는 반박할 수 없었다.

다른 애들은 다 자기 자리에 앉아 있었기에 너무나도 당연히 지훈이도 자기 자리로 갔다고 생각했던 거다.


"나는 뭐 없는데, 이왕이면 같은 데로 하자고.“

"그래라.“


네가 어느 부서에 들어가든 내 알 바 아니지.

음, 그러면 나만 정하면 되는 건가?


"야, 요리도 있다.“

"다도는 뭐냐?“

"것도 모르냐? 차 마시는 거잖아.“

"헤에, 그렇구나.“


음, 다도가 단순히 차를 마시는 동아리는 아닌 거 같은데 말이야······.

방금 다도가 차 마시는 거라고 한 애는 서연이다.

뭐, 완전 틀린 것도 아니니까 지적하지는 말자.

그리고 서연이를 제외한 다른 아이들은 내가 모르는 애들이다.

어느샌가 쟤는 나 말고도 다른 친구들을 사귀어서 서로 관계가 소원해지게 되었다.

소원해졌다고 말하기는 아직 이를지도 모르지만, 앞으로도 이런 관계라면 정말 그렇게 될 것만 같았다.

그런 불안한 기운을 감지해서였을까, 나는 나도모르게 서연이의 곁으로 가고 싶어졌다.


"야! 정했냐?“

"뭐임, 남자는 저리 가셈. 지금 여자들의 대화 중이잖아.“


아니, 그동안에 여기까지 관계가 나빠졌었나?

불찰이다······.

저런 식으로 말해버리면 이쪽은 할 말이 없어진다.


"푸하하! 야, 장난인야. 뭘 꽁해져있냐?“


그런데 내가 무안해서 그냥 돌아가려고 하자, 서연이가 크게 웃으며 나의 등 뒤를 툭 툭 쳤다.

장난이라······, 아무래도 장난이었던 것 같다.

그나저나 난 뭘 이렇게 진지해져 있던 걸까?

장난이라는 말을 듣고 순간 안도한 것인지, 갑자기 방금 내 행동이 굉장히 부끄럽게 느껴졌다.

그래, 평소 같았으면 이렇게 어색하게 말을 걸지도 않았겠지.

내가 잠깐 어떻게 되었었나 보다.


"그래서, 아직 안 정했는데 왜?“


이런, 당황해서 내가 질문을 했다는 사실조차 잊어먹고 있었다.


"아니, 그냥 궁금해서 물어봤다.“

"흐음······, 그래?“


서연이는 사람 불안하게 말하면서 음흉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저건 분명 뭔가 계략을 꾸미고 있을 때의 표정이다.


"나도 그냥 너 따라 들어가야겠다.“

"켁, 너까지?“

"너까지라니, 또 누구 있냐?“

"어. 지훈이도 따라온다던데.“

"그래? 뭐 별로 상관없잖아.“

"그럼 방금까지의 대화는 도대체 뭐였냐?“

"그냥 그때는 아직 안 정해졌었으니까. 아, 그렇지.“


내가 끼어들어 버린 탓에 입장이 애매해진 여자 둘을, 서연이가 다시 불렀다.


"야, 그냥 다 같이 같은 동아리 들면 되잖아. 민준이 껴도 상관없지?“

"아, 얘가 민준이야?“

"응, 얘가 걔야.“


그런데 서연이가 그 여자애들이랑 하는 말을 들어보니 둘은 이미 나를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기억에 없는데, 어떻게 된 일이지?


"누구야?“


나는 둘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의 목소리로 서연이에게 말했다.

혹시 아는 앤데 기억 못 하는 거면 미안하니까.


"아, 내 중학교 친구들. 너 바보라는 건 이미 다 알고 있으니까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돼.“

"야, 넌 도대체 나를 뭐라고 말하고 다니는 거야!“


도대체 주위에 나를 뭐라고 말하고 다니면 내가 바보가 되는 것일지 정말 궁금했다.


"있는 그대로 말했는데?“

"있는 그대로라니, 도대체 내가 뭘 그리 잘못했다는 거야?“

"그걸 굳이 말해야 아니? 그래, 너 초등학생 때 바지에 지린 거······“

"야, 야, 야! 스톱 스톱!“


아니 도대체 왜 그런걸 친구들한테 까발리고 다니는 거야?

나는 프라이버시도 없나?


"아, 알겠어. 말 안 해도 돼.“


하지만 상황적으로 내가 월등히 불리했기에 서연이의 말에 토를 달 수는 없었다.

어쩌면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엄청나게 부끄러운 일이 아직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나의 치부가 더 드러나기 전에 그만두는 걸로 하자.


"그래서, 상관없다는 거야?“

"응, 나야 뭐.“

"나도.“


그 둘은 나의 부끄러운 과거를 알면서도 스스럼없이 나를 그룹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주었다.

나를 연민해 주는 것이거나, 엄청난 변태들이거나 둘 중 하나일 거야.

어느 쪽이든 나에게는 좋지 않아지만, 이제 와서 무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게 동아리 덕분에 나는 의도치 않게 새로운 친구를, 그것도 이성 친구를 2명이나 만들 수 있었다.




재미있게 보아 주셨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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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제 7화. 아름다운 그 아이 (선) 22.09.18 46 0 14쪽
6 제 6화. 치안 유지부서 22.09.17 55 0 14쪽
5 제 5화. 대사가 아닌 선택지 (선) 22.09.15 61 0 15쪽
4 제 4화. 이상한 점괘 22.09.13 62 1 15쪽
3 제 3화. 능력의 정체 (선) +1 22.09.11 65 2 15쪽
2 제 2화. 이런 능력은 싫어! (선) 22.09.10 72 1 15쪽
1 제 1화. 입학식과 흑염룡 +2 22.09.08 119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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