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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K 님의 서재입니다.

머니(Money)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JaeK
작품등록일 :
2021.05.12 23:32
최근연재일 :
2021.11.25 06: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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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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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1.08.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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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신의 놀이(2)

DUMMY

백명의 사람을 데려다놓고 같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게 하더라도 제각각 받아들이는 것이 다르다. 이러한 것들은 경험에서 오는 차이였고 가치관의 차이였으며 종교적 신념이나 문화적 차이일수도 있었다. 좀더 세밀하게 들어가면 가정환경이나 주변환경의 영향까지 고려해야 한다.

그것을 보통은 편견이라 불렀고 누군가는 상식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미미는 전통적인 인간의 상식을 벗어난 존재였다. 인간처럼 사고하고 행동을 했지만 근본부터가 인간일 수 없는 존재.

수많은 소재로 활용되어 소설이나 영화로 창작되어지고 있는 그런 존재였다. 그런 비이성적이고 대단한 존재가 다소곳이 앉아서 사과를 깍고 있었다.

서걱서걱, 일정한 두께로 끊임이 없는 사과깍기는 하나의 예술처럼 보였다. 거기다 먹기좋게 일정하게 깍둑썰기를 했고 보기 좋게 음각으로 꽃모양을 그려넣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의 순식간에 해낸 미미는 그것을 플래팅까지 마쳐 백원에게 건냈고 그런 모습을 어이없이 바라보던 백원은 어떨결에 사과 한조각을 받아들었다.

그런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미녀가 퉁명스럽게 한마디 던졌다.

" 아니, 나를 모티브로 만들었다면서··· 나보다 잘하는게 너무 많잖아요! 기분나쁘게.. "

" 원래 그런 존재니까. 인간의 잣대로 판단하려 하지마. 넌 나와 같은 인간이니까 내게 소중한거야. "

" .. 칫, 알았어요. "

귀여운 투정이었기에 미소를 지은 백원은 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 손길을 잠시 느낀 백원은 고개를 돌려 도깨비 공주와 구미호 신녀를 노려봤다.

" 천이슬이야 그렇다고 하지만 저 구미호는 왜 인간의 모습으로 변해 있는 거에요? "

한국 하슬라 구미호족의 족장 핏줄인 심득수의 동생이자 차기 신녀인 그녀는 성인식이 지나기전까지 구미호의 모습을 유지해야만 한다는 이야기를 심득수에게 들었다.

성인식이 지나고 특별한 의식을 통해 인간으로 탈태가 가능하다는 이야기였고 수천년동안 변하지 않는 진실이라는 말에 그저 알았다고 수긍을 한 백원은 지금 사태가 결코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그녀의 오빠와 부족들은 지금 한창 바쁠때였다. 한국이 아닌 외국에 나가 있었기에 연락을 했지만 아직 방문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만 그러한 사실을 전해 들은 심득수는 놀라기는 했지만 예상했다는 반응이었다.

- 사실 이런 일이 벌어질것을 예상했기에 우리가 밖으로 나와야 했던거다. 너에게 모든 것을 알려줄 순 없어도 대비를 해야 한다. 조만간 찾아올 그것을 말야.

그런 비슷한 이야기를 천회장도 슬쩍 흘렸던 기억이 났다.

그말과 함께 자기 동생 이름은 심미호라고 알려주었다. 이미 태어날때 받아둔 이름이라나 뭐라나.

그렇게 인간으로 변할 수 있게 된 이후 심미호는 유난히 미미에게 애착을 보이며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그 원인을 분석한 결과 미미에게 투입된 구미호 장로들의 생체세포들이 어떤 작용을 한 것으로 파악이 되었다.

다시 말하면 같은 일족으로 느끼는 모양이었다.

여튼 심미호에게 어떻게 벌써 인간으로 탈피를 했냐고 물었지만 그건 그녀도 몰랐다. 다만 언제부턴가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냥 실행했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그 모든 이상현상들과 자신의 능력이 크게 업그레이드가 되는 시점이 일치를 했다.

'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거야? 답답하군. '

백원의 두눈이 감겨들었다. 그가 결론을 내지 못하는 문제를 생각할때마다 하는 명상이었다.


커다란 덩치로 백원의 눈앞에서 왔다갔다 하는 강은빈의 모습이 신경이 쓰였지만 애써 관심을 주지 않는 백원이었다. 그의 품안에는 하얀 여우로 변한 미호가 안겨 있었고 언제나처럼 으르렁거리며 싸우던 천이슬이 본가에 다녀온다고 말하며 몇일째 모습을 보이지 않자 미호가 힘이 나지 않는지 하루종일 그의 품안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그저께 동남아 순방을 마무리하고 귀국을 한 강은빈은 지민의 위패를 모셔놓은 사당에서 하루동안 나오지 않고 있다가 수척해진 모습으로 백원의 서재에서 저런 모습을 보이고 있는 중이었다.

백원의 뒤에는 그림자처럼 미동없이 서 있는 미미, 안드로이드가 그런 강은빈을 따라 눈동자를 옮기고 있었다. 어떠한 표정변화도 없이 눈동자로 움직이는 미미의 모습은 기괴했지만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 수 없었기에 빈이는 계속 백원의 앞에서 어쩔거리고 있었다.

" 왜? 왔으면 말을 해. 신경쓰이게 하지말고. "

결국 먼저 항복을 선언한 것은 백원이었다. 그는 동남아에서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시커멓게 탄 얼굴을 애처롭게 찡그리며 억울하다는 제스처를 했다.

" 아니, 형님. 저랑 지안이랑 결혼식이 얼마나 남았습니까? "

" 글쎄, 한 두달남았나? 그건 왜? "

" 그걸 아시는 형님이 최지안에게 무슨 과제를 내줘서 아예 만날수가 없단 말입니다. "

이 덩치가 왜 이렇게 징징거리나 했더니 지 애인이 바빠서 만나지 못하는걸 자신에게 그 탓을 돌리려는 모양이었다. 어깨를 으쓱한 백원이 부정을 했다.

" 난 지안이에게 아무것도 시키지 않았어. 지가 좋다고 하는거야. "

" 아니죠, 형님. 예산을 두배로 늘려줬다면서요? 그동안 예산이 없어서 하지 못했던 연구개발을 한다고 지금··· "

" 어휴, 미미야. 지금 지안이 뭐하냐? "

" ··· 네, 지금 연구실에서 최박사외 3명와 실험결과에 대해 토론을 벌이고 있습니다. "

그제야 뒷편에 마네킹처럼 서 있는 미미를 발견한 강은빈이 화들짝 놀라며 한걸음 물러섰다.

" 아니, 무슨 기척도 생기도 없이 거기에··· "

" 뭘 그렇게 놀라, 미미라고 해. 내 비서야. 지안이보고 이리로 오라고 해. "

" 네, 주인님. "

미미는 빅토르에게 끌려가 한참동안 세뇌교육을 받았는지 빅토르처럼 주인님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학습능력은 뛰어나고 초중생정도의 인지능력과 판단능력을 가지고 있기에 말투교정과 행동교정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최박사는 국내 최고의 무기전문가이자 공학자로 한구전자를 위해 스카웃했지만 그의 뛰어난 능력으로 그룹 연구실로 전입된 인물이었다. 그와 함께 입사를 한 연구원들 모두 스마트 무기, 전자기식 무기등에 상당한 지식을 보유한 이들로 현재 그룹 전투대원들이 사용하고 있는 무기들 중 일부가 이들에 의해 발명되고 실전에 배치되고 있었다.

" 도대체 뭘 하는거야. 그냥 VR게임이나 만들지. 어휴.. "

최지안을 직접 부르자 조금 진정이 되었는지 강은빈이 백원의 눈치를 보며 자리에 착석을 했다. 그런 그를 보며 백원이 물었다.

" 출장 나간건 어떻게 됐어? "

" 네, 보고서로 오늘내일중에 올라갈겁니다. 간련하게 보고를 하자면 필리핀 정부와 기업, 인도네시아 중 소수민족 몇군데와 접촉에 성공을 했습니다.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곳들을 추려냈어요. 태국과 말레이시아는 그들 민족적인 특성때문인지 그다지 탐탁지 않게 생각을 하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싱가폴이야 말할것도 없구요. "

" 너무 무리하지마. 우리가 꼭 진출해야 할 필요는 없으니까. 대리인을 통해서 우회적인 접근도 가능하니까 말야. "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한국은 무시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대다수가 개도국으로 이뤄진 그들을 다 합치면 6억이 훌쩍 넘는 인구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동남아시아 국가 연합이라는 이름으로 더욱 공고히 자신들만의 공동체를 만들고 있었다.

동남아 국가 연합은 60년대 중반에 결성된 이름으로 여지껏 그 이름이 무색하게 활동이 미미했지만 최근들어 모든 국가들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기 시작하자 이데올로기나 정치, 민족을 떠나 그들이 한 그룹으로 모이게 되었다.

그런 낌새를 눈치챈 고스트는 그 연합에 자신들도 한다리 걸치기를 원했고 백원의 승인하에 강은빈이 대표로 파견이 된 것이었다. 막대한 무기와 인프라 구축에 들어가는 자금, 그리고 기술까지 보유한 BW그룹은 국가적인 프로젝트를 충분히 감당할만큼 커져 있었기에 작업에 무리가 없었다.

강은빈과 함께 파견된 구미호들 역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은밀하게 움직이고 인간을 홀려 정보를 빼내오고 요인을 보호하기에 특화되어 있는 그 종족들은 이미 그 방향에서 막대한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었다.

" 근데, 형님. 동남아쪽도 지킴이들이 있어서 곳곳에서 마찰이 벌어지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있어요. "

이미 예상했던 부분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극복해야 하는 이들은 구미호들이었다.

" 무기만 지원해죠. 원가로. 그들의 다툼에 끼어들지 않도록 해. "

무기만 지원해도 분명히 유리한 위치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이상하게 강해진 지킴이들의 능력에 굳이 끼어들어 피해를 입을 생각이 없었다.

" ··· 네. 어짜피 여우들도 지들 잘났다고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는게 골보기 싫었는데··· 큼. 그렇게 처리할께요. "

백원의 품속에서 잠들어 있던 미호가 고개를 들어 눈을 뜨자 강은빈이 말을 얼버무리며 끝을 냈다.

" 그래. 인도는 장백호 사장이 담당하고 있으니 동남아 끝나면 아프리카쪽으로 넘어가. 중동은 요즘 너무 시끄러워서 좀 기다려야 하니까. "

" 어휴, 기름쟁이들. 그놈의 종교가 뭔지. 이스라엘놈들도 너무 직진이지 말입니다. "

" 놔둬. 결코 풀리지 않는 문제니까. 둘중 하나가 사라져야 끝나는 싸움이야. "

" 네, 형님. "

얼마전 이스라엘 모사드, 정보기관에서 연락이 왔다. BW그룹에서 막대한 돈을 풀어 전세계적으로 땅을 사들이고 있으며 관심이 생긴 모양이었다. 지중해 인근의 제법 넓은 땅을 팔겠다는 전언이었다.

그말에 백원은 코웃음을 쳤다. 딱봐도 팔레스타인과 접경지역으로 애초 자기들 땅도 아닌 땅을 팔아넘기려는 수작이었다.

어떻게 BW그룹에 대해 알아냈는지 그 정보력은 대단했지만 자신의 성정을 파악하지 못한 이스라엘과 연락을 끊고 다시는 연락을 받지 않았다. 그 이후로는 연락이 없었지만 백원은 되도록이면 유대인과 엮이지 않으려고 했다.

" 형님은 스포츠에 관심이 없는 겁니까? 보통 어느정도 돈을 번 억만장자들이 가장 먼저 찾는게 스포츠분야인데 말이죠. "

안그래도 몇몇이 제안을 했다. 그럼에도 백원은 시큰둥한 얼굴로 결론을 내놓지 않았다.

" 글쎄. 어짜피 억만장자들은 탈세를 위해서 스포츠에 손을 대는 거잖아. 순수하게 스포츠를 좋아해서 소유하려는 자들도 있지만 말야. 그리고 난 스포츠에 별로 관심이 없어. "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예전엔 자신의 다리로 야구나 농구, 축구등 운동을 할 수도 없었고 거기에 신경을 쓸 여력도 없었다. 스포츠는 여유가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을 예전부터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흐음, 그래도 그 다리도 이미 다 고쳤다면서요. 관심이야 천천히 보면서 가지면 되는거고.. "

이 녀석이 갑자기 왜 이러나 싶은 얼굴로 강은빈을 빤히 쳐다보자 살짝 붉힌 그가 결국 말문을 열었다.

" 사실 동남아에 있으면서 심심해서 해외축구를 좀 봤거든요. 그게 그게 생각보다 볼맛이 나더라구요. 유럽 5대리그 중에 매물로 나와 있는 구단을 사서 좀 키워보는 재미를 느껴보시라고. 헤헤.. "

구단 몇 개 사는거야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물론 구단을 산다는 것은 돈으로만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걸 가능케할 힘이 자신에게 있었다.

다만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할 따름이었다.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빈이를 보며 피식 웃음을 지었다.

" 꼭 사고 싶으면 사업계획서를 만들어서 실장들을 설득해. 난 사도 그만 안사도 그만이니까. "

" 네?! 아니, 그걸 어떻게.. "

일명 이사회의 역할을 하고 있는 실장들의 회의에 안건으로 상정이 되려면 최소한 한달은 매달려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단순히 자신의 만족을 위해 그런 노고를 들일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이렇게 단둘이 있을때 슬쩍 백원을 떠보는 것이었고.

" 진짜 최지안이랑 너랑 천생연분이다. 꼭 같이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아라. "

연인끼리 아주 합이 잘맞았다. 하는 짓이 어쩜 저렇게 똑같은지 헛웃음만 나올뿐이었다.

그런 백원의 기분나쁜 눈초리를 받으며 슬쩍 고개를 돌린 빈이를 보며 백원이 말했다.

" 굳이 유럽 구단을 살필요가 있나? 국내에도 축구나 야구, 농구등 스포츠가 있지 않나? "

갑자기 생각이 바뀐 백원의 말에 빈이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국내 스포츠에 대해 잘알지는 못하지만 어디선가 들은 것은 있기에 대략적인 부분은 알고 있었다.

" 아, 네.. 있기야 있죠. 근데 해외축구나 야구처럼 전세계적으로 팬을 보유하지도 못했고 재미도··· "

" 재미야 만들어가면 되는거고. 팬이야 굳이 전세계적으로 만들필요가 있나? 그리고 자금이 투입되고 재미가 보장되면 그런 팬들은 자동으로 생기는거 아냐? "

논리정연한 백원에 말에 잠시 할말을 잃은 빈이가 고개만 끄덕였다.

" 흠, 재미있겠네. 지금 드러난 기업말고 종속되어 있는 기업들 추스려서 지역별로 보고해봐. 몇 개 기업을 묶어서 그룹을 만들어 하나의 구단을 인수하도록 하고, 그런 그룹들끼리 경쟁해서 대결하는 것도 재미있겠네. 축구나 야구, 농구 가리지 말고. "

어짜피 국내기업에서 나오는 수익은 미미했다. 대부분 기업내 사내유보금으로 쌓아놓고만 있었고 굳이 그것을 가져오지 않았기에 생각보다 사내유보금이 쌓여 있었다. 아마 몇개의 기업을 묶는다면 그것을 이용해 충분히 구단을 인수하고 투자가 가능할 것이다.

" 뭐 안되면, 내가 조금 투자해도 되고. 재미있겠네. 사장들끼리 내기도 하고, 친목도 다지고. "

왜 이야기가 이렇게 흘러가는지 모르겠는 빈이는 자신에게 주어진 일거리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닫고 울상이 되었다. 하지만 백원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 그리고 굳이 선수들을 한국인으로만 할 필요는 없잖아. 동남아쪽 선수들 인재발굴 및 스카웃해서 그쪽 국민들을 팬으로 만들면 되잖아. 그럼 시장도 넓어지고 그에 따른 중계권 수익도 발생할테니까. 축구쪽은 남미쪽 얘들을 데려다 쓰고 말야. "

결국 스포츠나 사업은 자금력의 싸움이었다.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가느냐에 따라 세계인의 관심도 쏠리고 인재도 알아서 찾아오게 되는 것이다.

" 결국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도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을꺼야. 빈이 네가 담당하고 있는 것들 말야. 협회들도 알아봐. 기존에 있던 기득권들 조사해서 비리가 있으면 다 내보내고, 나머지는 회유하거나 우리측 인물들로 갈아치우면 되겠네. 어때? 쉽지? "

뭐가 싶다는 거지? 불만 가득한 얼굴로 그저 고개만 끄덕인 빈이를 보며 백원이 미소를 지었다.

" 비서실 인원 지원해줄테니까. 너무 인상만 쓰고 있지마. "

" 넵, 비서실 인원 지원만 해주시면 뭐든 하겠습니다. 하하하. "

비서실 재원들의 능력을 알고 있는 빈이는 백원의 말에 표정을 풀며 만면에 웃음을 지었다. 말그대로 일당백인 그들의 도움만 있으면 못할께 없으니까.

그렇게 둘이 스포츠를 이용해서 단합과 화합을 만들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무렵, 최지안이 무언가의 손에 이끌려 잡혀왔다.

" 야! 이거 안놔! 이 고물덩어리가! "

한눈에 봐도 작업용 로봇, 오로지 거대한 한 개의 손과 몸통만 있는 로봇에 옷가지가 잡힌채 대롱거리며 잡혀 들어온 최지안을 보며 백원이 미미에게 물었다.

" 저건 또 뭐냐? "

" WK-001. 작업용 로봇입니다. 현재까지 열대의 작업용 로봇이··· "

" 아니, 지안이가 왜 저렇게 잡혀 오냐고. "

" 지안님에게 주인님의 말씀을 전해드렸지만 총 세번의 거절과 무시를 했습니다. 제 판단결과 주인님의 시간을 빼앗는 것은 잘못된 일이었기에 강제로 연행을 시도한 결과물입니다. "

" 이! 깡통들 당장 다 분해시켜 버릴테다! 미녀2호 이년! 너도 포맷시킬테다! "

여전히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린 최지안이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지만 미미는 고저없는 음성으로 말을 이었다.

" 최지안님은 저를 초기화시킬 권한이 없습니다. "

" 내가! 내가 네 창조주야! 이 배신 AI야! "

" 제 주인님은 오직 한명뿐입니다. 미안하지만 최지안님의 명령은 이행될 수 없습니다. "

보다못한 백원이 사태를 진정시켰다.

" 됐어. 지안이 그만 풀어주고, 넌 뭐하느라 안온거야? "

" ··· 흥, 칫. 지금 얼마나 중요한 작업을 하고 있는데. 어? 빈이오빠는 언제 왔어? "

그때까지 아무말없이 상황을 지켜보던 빈이가 나지막히 한숨을 내쉬며 대답한다.

" 그저께. "

" 왔으면 말이라도 하지, 그랬어. "

" ··· 됐다. 네가 너무 바빠서 말할 시간도 없었어. "

" 어휴, 얼굴 탄거 봐라. 썬크림이라도 바르고 일하지. "

눈을 마주친 둘은 그세 꽁냥대며 이야기를 나눴고 방금전 상황은 이미 뇌리에서 잊혀진 모양새였다. 그런 둘을 보며 백원이 말했다.

" 회포는 각자 알아서 풀고. 무슨 작업 중이었는데? "

그제야 떨어진 최지안이 당당한 얼굴을 돌려 백원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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