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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닥공이냐, 닥수냐’ 2번 뚫린 KCC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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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현과 김민구가 빠진 전주 KCC로선 김효범(왼쪽)과 신명호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 전주 KCC

전주 KCC의 2번 포지션에 큰 구멍이 뚫렸다.

‘닥공(닥치고 공격)’ 혹은 ‘닥수(닥치고 수비) 전술로 신음해야 할지도 모른다.

KCC는 올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개혁에 들어갔다. ‘공룡센터’ 하승진(29·221cm)이 의무 복무를 마치고 복귀함에 따라 우승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라인업 구성에 나섰다.

첫 번째가 리그 최고의 2번 자원들로 꼽히던 ‘강페니’ 강병현(29·193cm)과 ‘데릭민구’ 김민구(23·191cm)의 교통정리였다. 사실 강병현과 김민구의 주 포지션은 2번으로 동일하지만 다재다능해 같이 뛰어도 코트 밸런스에 전혀 문제가 없다.

활동량과 블루워커 기질이 뛰어난 강병현은 공격은 물론 수비 시 전방위 커버가 가능했고 김민구는 어지간한 1번 못지않게 시야가 넓고 패싱센스가 좋아서 어느 자리에서 뛰어도 제몫을 해낸다. 오히려 평균 신장이 190cm를 훌쩍 넘어 상대 팀들에겐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그럼에도 또 한 번의 우승에 목마른 KCC 구단에서는 팬들의 반발을 감수하고 강병현을 트레이드했다. 강병현을 장신포워드 장민국(25·199cm)과 함께 KGC인삼공사로 보내고 대신 리그 최고 정통 1번으로 꼽히는 김태술(30·180cm)을 데려왔다. 재능 있는 2명의 슈팅가드를 보유하느니 확실한 1번과의 조합으로 하승진 효과를 극대화시키려는 의도였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강병현 공백이 아쉽기는 했지만 김태술-김민구로 이어지는 가드 라인은 빅맨 하승진과 함께 최고의 토종 라인업으로 불리기에 충분해 보였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곳에서 변수가 생겼다. 믿었던 김민구가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일으켜 치명적인 부상을 당한 것. 당시 사고로 인해 고관절과 머리를 다쳤다. 특히, 고관절 쪽은 상태가 매우 심각했다. 결국, 김민구는 다음 시즌을 뛸 수 없게 됨은 물론 재활과 몸 상태에 따라 재기 여부도 불투명하다. KCC가 자랑했던 최강 2번 라인이 순식간에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때문에 KCC로서는 강병현-김민구로 대표되던 2번 자리를 메워야 하는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게 됐다. 김태술이 아무리 잘한다 해도 적지 않은 나이의 그에게 가드진 전부를 떠맡길 수는 없는 만큼 함께 앞선을 책임질 파트너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일단 외부영입은 쉽지 않다. 경쟁팀들이 KCC의 가려운 곳을 쉽게 긁어주려 하지도 않겠거니와 김태술(6억 2000만원)과 하승진(5억 2000만원)이 받는 연봉이 워낙 커 금전적인 여유도 없다. 특별한 묘안이 없는 한 있는 자원 내에서 2번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밖에 없다. 현재 KCC가드진에서 주전 2번으로 뛸만한 유력 후보로는 김효범(31·195cm)과 신명호(31·184cm)를 꼽을 수 있다.

김효범은 현재 남아있는 팀 내 유일한 190cm대 가드라는 점에서 어깨가 무겁다. 최근 각 팀 별로 장신가드들이 새로운 추세가 되면서 2번 포지션의 신장도 무척 중요하다. 김태술의 신장이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백코트 파트너마저 단신으로 구성한다면 KCC 앞선은 상대팀의 먹잇감이 될 수도 있다.

김효범은 한때 강병현-조성민 등과 함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슈팅가드였다. 미국 NAIA 뱅가드대학 시절 주득점원으로 활약했던 선수답게 폭발적인 돌파와 정교한 외곽슛을 모두 겸비한 전천후 슈터다. 넘치는 탄력을 활용한 덩크슛도 일품이다. 현재는 과거만큼의 기량은 나오지 않고 있지만 공격적인 능력만큼은 여전히 리그 평균 이상은 된다는 평가다.

문제는 김효범의 능력은 딱 거기까지라는 사실이다. 그는 잘나가던 시절에도 공격력 하나로 승부를 보던 선수다. 2번의 또 다른 덕목인 보조리딩 같은 것은 기대하기 힘들다. 오히려 잔 실책이 많아 최근 몇 시즌 간 센스부족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다.

과거에는 엄청난 화력으로 다른 부족한 부분을 커버했지만 기량이 예전 같지 않은 현재는 주전 2번으로 고정시키기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전형적인 닥공 스타일의 2번이다.

김효범이 닥공이라면 신명호는 닥수형 가드다. 신명호는 김효범에 비해 보조리딩-드리블-게임 이해도 등이 훨씬 뛰어난 것은 물론 무엇보다 수비가 뛰어나다. 한창때의 그는 리그 최강의 수비형 가드로 불렸다. 탁월한 스피드에 힘이 워낙 좋고 볼의 흐름까지 잘 읽는 만큼 같은 가드포지션의 선수들은 물론 어지간한 포워드까지 척척 막아낸다. 빠른 손으로 조금의 틈만 있으면 스틸을 성공시켜 속공을 주도했다.

자신의 수비수를 철통같이 틀어막으면서도 동료들에게 도움수비를 들어가는 능력까지 뛰어나 그가 코트에 버티고 있으면 상대팀은 볼을 돌리기조차 쉽지 않았다. KCC가 허재 감독 체제로 ‘제2의 왕조’를 꾸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신명호를 중심으로 강병현-임재현 등이 함께했던 ‘질식수비진’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명호는 주전으로 뛰기에는 2%부족했다. 신명호의 외곽슛은 가드로서 낙제수준이다. 때문에 상대팀에서는 수비 시 신명호를 아예 오픈찬스로 놓아두는 경우가 많았다. 그럼에도 신명호는 단 한번도 3점슛 성공률 30%를 넘은 적이 없다. 자유투 역시 통산 50%대로 센터 하승진과 비교될 정도다.

외국인 선수가 2명이 뛸 때는 부족한 공격력이 어느 정도 커버됐지만 제도가 바뀌면서 약점이 더욱 두드러졌다. 그가 코트에서 뛰고 있으면 상대팀은 공격은 힘들었지만 수비 시에는 마음 놓고 다른 선수에게 도움수비를 들어갈 수 있다.

어쨌거나 KCC 입장에서는 김효범-신명호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그들 역시 팀 내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이를 악물고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과연 닥공의 김효범과 닥수의 신명호중 누가 주전 2번을 꿰찰 수 있을지, 무주공산 이지스 2번 자리에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문피아 애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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