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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이미 누워 있다” 진화하는 김동현 ‘매미의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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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이 우들리를 상대로 ‘북두의 권’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매미의 권’의 대사 “너는 이미 누워있다”를 날리기를 기대해본다. ⓒ 수퍼액션

일본 명작만화 ‘북두의 권’은 핵전쟁 후 힘겹게 살아남은 인류가 각종 원시적인 방법으로 경쟁하며 생존해간다는 내용의 격투 액션물이다. 생생한 그림체와 긴장감 넘치는 활극 스토리로 인해 오랜 시간 꾸준한 인기를 누렸다. 국내에서도 1990년대 ‘드래곤볼’과 더불어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바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1억부 이상이 팔려나갔다.

북두의 권을 대표하는 대사 중 하나는 “너는 이미 죽어 있다”다. 주인공 호쿠토 켄시로는 오랜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비권 북두신권의 후계자인데 그가 즐겨 쓰는 기술 중 하나는 손가락을 통해 적의 사혈을 공격하는 것이다. 악당들은 켄시로의 비기에 혈도를 찔리게 되면 어김없이 “너는 이미 죽어 있다”는 대사를 들은 뒤 끔찍한 고통 속에서 죽어간다.

UFC 웰터급에서 활약 중인 김동현은 한국을 대표하는 MMA 선수다. 국내 선수 중 가장 먼저 UFC에 진출해 오랜 시간 꾸준히 생존하며 현재는 ‘죽음의 체급’으로 불리는 웰터급에서 정상을 넘보는 위치까지 성장했다. 그가 있었기에 양동이-강경호-임현규-방태현-최두호-남의철 등이 차례로 UFC에 입성할 수 있었다.

김동현의 공식 닉네임은 ‘스턴건’이지만 국내 팬들은 그에게 ‘매미’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과거 전기충격기를 연상시키듯 상대 선수들을 부르르 떨게 하며 넉 아웃시켰던 그이지만 UFC무대에서는 매미처럼 달라붙어 판정승을 거두는 패턴을 즐겨 썼기 때문. 강자들이 우글거리는 UFC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승리위주의 전략으로 나갔던 탓이다.

팬들은 언제부터인가 김동현의 파이팅 스타일을 ‘매미권’이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 김동현 역시 매미권을 더욱 갈고닦아 최근에는 스탠딩에서의 넉 아웃 경기까지 자주 연출하고 있다.

과거의 매미권이 그라운드에서의 압박 위주였다면 진화된 매미권은 일격필살의 타격옵션까지 추가됐다. 만만치 않은 타격가 에릭 실바(30·브라질)에게는 카운터펀치를, 터프가이 존 해서웨이(27·영국)를 맞이해서는 기가 막힌 타이밍에 백스핀 엘보우를 꽂았다.

타격으로 끝낸 경기가 많아졌다고는 하나 김동현은 전문 타격가가 아니다. 때문에 전형적인 스트라이커들처럼 정석적인 펀치-킥 등의 콤비네이션을 바탕으로 상대를 몰아가기는 어렵다.

압박형 그래플링이라는 확실한 옵션을 바탕에 두고 상대에게 부담을 주면서 예상치 못한 한 방을 터뜨리는 게 지금까지의 패턴이다. 어찌 보면 자신만의 스탠딩 무기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

김동현은 오는 23일 중국 마카오서 있을 'UFC Fight Night MACAO‘대회서 웰터급 랭킹 4위 ‘선택받은 자(The Chosen One)’ 타이론 우들리(32·미국)와 맞붙을 예정이다. 강력한 파워를 바탕으로 한 터프함이 돋보이는 강자지만 우들리를 꺾어야만 현 챔피언 조니 헨드릭스(31·미국)와의 타이틀전도 바라볼 수 있다. 김동현으로서는 목숨이라도 걸어야할 타이밍이다.

팬들은 김동현의 매미권이 그래플링은 물론 타격에서까지 최고조에 올라있는 만큼 충분히 우들리를 제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때려서 옥타곤 바닥에 눕히든 넘어트리든 일단 눕혀야 한다.

김동현이 우들리를 상대로 ‘북두의 권’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매미의 권’의 대사 “너는 이미 누워있다”를 날리기를 기대해본다. 


문피아 애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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